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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재년월 2021-02
 
김기동 한국승강기관리산업협동조합 이사장

“승강기 안전, 유지관리비 정상화 없인 백약이 무효”
‘도서정가제’처럼 유지관리비 하한제로 시장 흐리는 덤핑업체 잡아야

정부는 승강기 유지관리비 정상화를 위해 매년 표준유지관리비를 발표하고, 실태조사를 하며  업계의 ‘자정노력’을 강조해왔다. 한국승강기관리산업협동조합(이사장 김기동, 이하 조합)에서도 적격심사제 및 덤핑업체 신고 등 여러 방법을 고민해 왔으나 승강기 유지관리비 인상률은 여전히 제자리다. 특히 가장 많은 물량이 있는 공동주택 유지관리비는 표준유지관리비의 1/4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다. 이에 행정안전부는 올해 ‘승강기 유지관리비 개선TF’를 구성해  실효성 있는 개선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김기동 이사장은 “승강기 안전 강화를 위해 다양한 규제 장치가 마련됐지만, 그 결과 업체들의 부담만 가중됐다. 최저가 입찰이 존재하는 한 문제는 풀기 어려울 것”이라며 “향후 TF에서 승강기 분야도 도서정가제와 같이 유지관리비 하한선을 정해 시장을 정상화 시킬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규제강화로 사업 영위 힘들어진 유지관리 업계...시급한 유지관리비 문제부터 집중키로 
재작년 승강기안전관리법 개정으로 승강기 제조업체들은 리모델링 수요 확대란 호재를 맞이했지만, 오히려 유지관리업체들은 규제강화 및 처벌강화라는 된서리만 맞았다.  
승안법에서 2인1조 규정을 명문화 하고, 중대사고 규정 및 처벌은 강화됐으며, 대기업 직접유지관리 비율 확대로 공동수급을 하던 중소 유지관리 업체들의 인력난은 더욱 심화됐다. 
여기에 지난달 통과한 중대재해기업처벌법과 올해 하반기 시행될 주 52시간 근무제가 추가되면서 많은 기업들이 경영환경 악화를 호소하고 있다. 일부에선‘유지관리업을 계속 해도 될 지’를 근본적으로 고민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기동  이사장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업계는 희망을 가지고 인내해 왔지만, 이제 한계에 다다르고 말았다”며 “정부가 규제를 늘려놓은 만큼, 업계에도 이를 수용할 수 있도록 대안을 제시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승강기유지관리업계는 낮은 진입장벽으로 새로운 업체가 끊임없이 생겨나 현재 약 800개가 넘는 업체가 난립해 있다. 그러나 신규업체나 소규모 업체들은 어느정도 물량을 확보하고 있어야만 큰 규모의 현장을 맡을 수 있기 때문에 업계 스스로 저가수주 경쟁을 접기란 매우 어렵다. 더 이상의 방치로는 승객안전이 확보하기 어렵다는 것이 김 이사장의 판단이다. 
정부가 엔지니어 노임단가에 따라 계산한 공동주택 6층 기준 승객용 엘리베이터 표준유지관리비는 18만 원. 그러나 김 이사장에 따르면 공공시설을 제외한 실제 현장에서는 일반 빌딩 10~11만 원, 아파트나 빌라 등의 공동주택은 4~6만 원 선에 계약되고 있다고 한다. 
김 이사장은 “일반적인 수준도 정부가 제시한 표준유지관리비의 1/2, 1/4 수준이지만, 과다경쟁으로 인해 1,000원∼ 3,000원에 경쟁하는 등 저가 덤핑계약도 현장에서는 여전히 존재한다”며 “저가수주 경쟁이 관성화 된 탓에 공동주택 입주자와 관리주체들도 유지관리 품질보다는 낮은 유지관리비를 선호하고 있어 적정 유지관리비를 받는 일은 업체들의 노력만으론 해결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행안부, 승강기 유지관리비 개선을 위한 TF 발족, 이번엔 실효성 있는 대책 나올 것으로 ‘기대’
승강기는 3만여개의 기계·전기·전자 분야의 크고 작은 부품과 IT분야가 융·복합된 정밀 기기다. 불특정 다수가 수시로 이용하는 건물 내 수직 교통수단으로서, 완벽한 점검·정비가 이뤄져야 함에도 저가 덤핑계약으로 인해 부실 점검·정비가 횡행하다보니, 생활안전에 큰 위험을 내재하고 있다. 
행안부가 ‘승강기 유지관리비 개선 TF’를 구성한 것도 이러한 배경이다. 승강기 업계와 주무부처, 아파트연합 등 관리주체로 구성된 TF에서 상반기 동안 의견을 모으고, 도출된 합의안으로  하반기 공청회를 거쳐 제도화까지 연결시킬 계획이다. 승강기 관리주체가 안전성보다 저가 덤핑 입찰을 요구·조장하고 있고, 승강기 사고 예방차원의 관리가 아니라 고장이 날 때까지 정비를 하지 않는 사고방식 또한 시급히 개선돼야 할 과제다.
김 이사장은 “유지관리비 정상화 없인 어떤 처방도 듣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 조합은 지난 실패를 경험삼아 이번 TF에서는 구속력 있는 개선방안을 만들고, 덤핑계약  유지관리업체와 해당 현장 관리주체들을 처벌할 수 있는 규정을 강력히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승강기 표준유지관리비 70% 이하 현장은 업체와 관리주체 모두 처벌하는 규정 만들 것 
조합 이사장 취임 후 꾸준히 승강기 유지관리비의 ‘도서정가제화’를 주장해 온 김 이사장은 표준보수료의 70%만 받아도 2인 1조, 주 52시간 근무 등 업계 현안 문제들을 대부분 해소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20층 건물의 승강기 점검을 제대로 하려면 대략 1시간이 걸린다. 이동 시간을 고려해 하루 6대를 본다고 가정하면, 주말을 제외한 한 달에  2인이 120~130대 물량을 소화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는 이상적이라고 얘기되는 1인 당 한달 점검대수  60~70대에 근접하는 수치다.
업체들이 충분한 보수료를 받게 되면 적정 인원, 적정 대수만으로도 매출이 나오기 때문에  덤핑계약으로 무리하게 현장을 늘릴 이유가 없고, 기존 현장관리에 더 집중해 유지관리 품질도 더 높아지게 된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승강기 유지관리 업무환경이 나아지면, 신규인력들의 유입도 늘어날 것이란 기대다.      
김 이사장은 “승강기 기능사는 한해 6천 명이 배출되지만, 업계 유입은 적다. 대부분 여건이 좋은 전기 쪽을 택하기 때문”이라며 “이번 TF에서 유지관리비 하한제가 채택돼  종사자들의 저임금 문제가 해결되고, 젊고 유능한 인력유입으로 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겠다”고 전했다. 

공동체 안전 걸린  ‘사유재산’ 시설물…일반적인 관리방식과 예외 둘 필요 있어 
그간 정부와 업계가 표준유지관리비 공표, 적격심사제 도입, 안전 분야인 승강기 유지관리 계약을 승안법으로 이관하는 방안 등 최저가 입찰을 제한하려 했으나 결국 10년간 제자리였다. 정부가 승강기는 관리주체의‘사유재산’이라는 불가침 영역이라고 여긴 탓이 크다.   
김 이사장은 “이 논리라면 지자체가 노후승강기 교체보조금을 지원하는 것도 사유재산에 세금을 낭비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공동체가 이용하는 시설물의 안전관리를 위해 공적자금을 투입하고 있는 만큼, 유지관리비 역시 안전을 위해 최저가 입찰을 금지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20층 아파트에서 유지관리비로 가구당 한 달에 1,000원만 더 내도 업체들은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해지고, 승객들도 보다 안전하게 승강기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승안법에서 정의한 ‘중대사고ㆍ고장’  내용, 과도한 규정으로 피해보는 업체 없도록 업계 ‘공동대응’ 구상  
승안법 37조에서는 엘리베이터가 운행하려는 층으로 운행되지 않은 경우와 운행 중 정지로 이용자가 카(Car)에 갇힌 경우를 중대한 고장으로 분류하고 있다. 
김 이사장은 “승강기는 전기상태가 불안정하거나, 날씨나 환경에 따른 영향으로 충붖히 오류가 날 수 있는 부분”이라며 “안전사고의 위험이 없는 고장들까지 중대한 고장으로 분류해 마치 ‘큰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취급하고 있다”고 정부에 개선을 요구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유지관리 협력업체들이 당면한 불합리한 공동수급 계약부분도 수정할 수 있도록 대기업과 협상테이블을 마련할 계획이다.  
김 이사장은 “유지관리협력 업체가 수리 시 부품을 교체하면 총 공사비 내역에서 부품 값만 가져가야 하는데, 수리비용에 포함된 인건비까지 대기업이 모두 챙겨가고 있다”며 “협력사들이 정당하게 대가를 받을 수 있도록 부당·불공정 계약을 바꾸도록 힘 쓰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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