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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구분	기업
ㆍ게재년월	2021-03

전기차 충전, 이제 기계식주차장에 맡겨라

신우유비코스 ‘전기차 충전 가능한’ 기계식 주차시스템 국내에서 첫 개발

서울의 한 아파트에 거주하는 전기차 소유주 A씨. 그는 전기차로 바꾼 뒤부터 주차장에 들어서면 스트레스를 받는다. 주차장에 마련된 충전기가 3대에 불과해 최근 늘어난 전기차 차주들과 충전경쟁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주택용으로 설치된 충전기는 대부분 3~7kW의 완속충전 타입으로 완충까지 4~5시간이 걸린다. 친환경에 경제성이 높다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점점 증가하고 있는 전기차 대수를 고려하면 충전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이런 전기차 운전자들의 불편함을 해소할 수 있는 기술이 최근 국내 기업에서 개발됐다. 주차설비 전문 업체 신우유비코스(대표 김문재)가 전기차 충전이 가능한 기계식주차장을 선보인 것. 제한된 면적에 주차대수를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는 기계식주차장의 장점을 활용해 향후 폭발적으로 증가할 전기차 충전 인프라 시장에서 높은 수요가 예상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국내 전기차는 작년 말 기준 누적 14만 대 보급됐다. 2016년 1월(5,776대)과 비교해 5년 만에 23배가량 급증했으며, 전년대비 50% 늘어났다. 정부는 이를 점차 확대해 2025년까지 전기차를 113만 대로 늘리겠다는 목표다.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도 전기차 비중은 2019년 2.5%에서 지난해 4.2%까지 팽창했다. 글로벌 시장 조사기관들도 승용차 신차 판매량에서 전기차 비중은 2040년 58%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처럼 전기차 시장의 고속성장이 예고되고 있지만, 대중화에 함께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다. 바로 충전 인프라 구축이다. 신우유비코스는 전기차 시장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전기차 충전이 가능하면서도 주차공간 확보에 유리한 기계식 주차시스템을 개발하게 됐다.

충전설비 내장한 기계식 주차시스템 활용으로 전기차 충전 인프라 부족 문제 해소할 수 있어

전기차 충전소는 매년 늘고 있지만 전기차가 늘어나는 속도에 비해선 더딘 편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국에 설치된 전기차 급속 충전기는 9,800여 개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충전기 보급 속도가 수도권에 비해 느린 지방 거주자들은 전기차 충전에 더 큰 어려움을 겪는다.

기존 건물들은 한정된 주차공간을 활용해 전기차 충전소를 늘려야 하는데, 전기차 전용면이 늘어날수록 일반 차량 주차면이 줄어드는 문제가 있다. 이 때문에 비워둬야 하는 전기차 주차면에 무단주차가 빈번하며, 충전이 끝난 전기차의 장기 주차도 문제로 지적된다.

또한, 전기차는 급속충전을 해도 완충까지 20분 이상 소요돼 충전기가 부족하면 먼저 온 차량이 충전을 마칠 때까지 최소 십수 분을 기다려야 한다. 때문에 현재로선 물리적으로 충전소를 늘리는 것이 급선무다.

이에 김 대표는 “지금도 충전 인프라 부족으로 전기차 구매를 망설이는 이들이 많은데, 앞으로 전기차가 더 늘어나면 훨씬 더 많은 충전소가 필요해진다”며“같은 공간이라도 몇 배로 충전 대수를 늘릴 수 있는 기계식 주차시스템이 전기차 인프라 확대에 적절한 대안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운전자는 커넥터 연결만…알아서 충전한 뒤 일반 주차면으로 스스로 이동

신우유비코스가 개발한 기술은 전기차 충전설비를 갖춘 기계식주차장이다. 기존 승강기식·평면왕복식 주차설비와 유사하지만 팔레트를 이동시킬 때 AGV(무인운반차)이 활용된다는 점에서 차별화된 기술이다.

운전자가 승입면에서 전기차 충전 커넥터를 꽂은 뒤 차량을 세워두면, 리프트가 내부 충전장소로 차를 이동시킨다. 이후 전기차 전용 팔레트와 충전기 커넥터가 접촉할 수 있도록 AGV가 해당 팔레트를 들어올려 빈 주차면으로 입고하는 방식이다.

서버에서 결제내역이 확인되면 PLC(제어프로그램)와 연결된 전기차 충전 시스템이 작동한다. 회사에 따르면 공급용량 50~200kW 급속충전시스템은 승강기식·평면왕복식 기계식주차장에 적용할 수 있으며 수직순환식에는 7.7~15.4kW완속충전 방식으로 전기차 충전이 가능하다.

완충 후엔 운전자에게 모바일 메시지를 전송한 뒤 충전된 차량은 일반 주차면으로 이동시켜 둔다. 덕분에 전기차 운전자도 과태료 걱정 없이 장시간 주차가 가능하다. 충전설비 관리 측면에서도 실내충전으로 눈, 비 등 외부환경에 노출되지 않고, 고정형 케이블로 손상이 적어 관리가 용이하다.

자체 AGV 개발로 기술 노하우 축적하며 지능형 주차로봇(Auto Parking)에 한걸음 더

신우유비코스에 따르면 제품 개발 과정에서 AGV 기술을 구현하는 것이 가장 큰 숙제였다고 한다. 자주식 주차장에서 사용하는 AGV는 높이에 제약이 없지만 기계식주차장은 팔레트 하부로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도록 얇은 모델이 필요했다.

그러나 현재 판매되고 있는 AGV 대부분 중국산 구동모듈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높이가 300mm 를 넘었다. 신우유비코스는 향후 자율주행이 가능한 지능형 주차로봇 시스템 개발을 염두하고 구동모듈을 자체 개발했다.

형성진 전략기술개발팀 연구원은“기계식주차장에 맞춰 높이를 180mm까지 줄인 슬림형 AGV를 개발해 특허까지 받았다”며 “사이즈는 줄이면서 차량과 팔레트 무게를 들어 올릴 수 있도록 성능을 개선했고, 이를 토대로 향후 목표하고 있는 스마트 지능형 주차로봇 시스템 개발에 한 발 더 나아갈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에러, 온도변화, 진동 등에 민감하게 반응하도록 설계…화재위험 원천 차단

신우유비코스는 기계식주차장 및 충전기에 대한 소방규정을 준수하고 있다. 여기에 전기차 자체결함이 아닌 이상 화재가 날 수 없도록 설계 시 안전장치를 더 추가했다. 사소한 에러, 온도상승, 진동 등에도 전기가 모두 차단되도록 설계됐고 이는 본사 시스템으로 실시간 감시해 안전성을 높였다.

일각에서는 전기설비 추가했다는 점에서 화재위험에 대한 우려의 시선을 보내지만, 이는 기계식 뿐만 아니라 전기차 충전소가 있는 모든 주차장이 동일하게 가지고 있는 위험요인이다. 관건은 위험요소를 줄이고 안전성을 확보하는 기술력을 갖췄는지 여부다. 기술개발 소식을 접한 이스라엘과 홍콩에선 이미 수출문의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김 대표는“전기차가 대중화 되는 시점엔 주유소도 급속충전소로 많이 변화될 것”이라며“주차 효율성과 편의성이 높고, 안전성까지 확보한 신기술 제품이 과도한 우려로 시장에서 외면받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