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목 : “승강기 업계도 IT화에 적극 관심가져야”
게재월 : 2001년 7월호

감속기 전문 생산업체 (주)해성산전(대표이사 이현국)의 최근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 각종 해외 엘리베이터 전시회에 적극 참가해 수출 포문을 연신 달구는 것도 그렇고 정부의 IT 산업 지원에도 적극 나서 몸소 생산공정, 창고 등 생산자원에 IT기술을 접목해 ERP 시스템(Enterprise Resources Planning ; 전사적 자원계획 관리시스템)과도 연계를 시도하고 있다.
해성산전은 이미 5월달에 ‘중소기업 IT화 지원사업’ 생산공정분야 지원대상 중소기업으로 선정을 통보받은 상태다. 또한 같은 달에는 CE마크를 획득해 유럽공략의 교두보도 확보해 놓고 있어 수출에 전력을 쏟을 태세를 갖췄다. 해성산전의 올해 경영목표 가운데 ▲시스템 개혁 ▲기술혁신 ▲ERP 시스템 및 다품종 소량생산 시스템 구축이 포함되어 있다. ‘지식적 관리’를 하겠다는 포부와 미래를 내다볼 줄 아는 눈을 가졌기에 가능하다.
기업들이 전자상거래를 비롯 ERP, SCM 등의 E-비즈니스 환경구축에 고심하고 있지만 대기업들이 도입하고 있는 E-비즈니스 환경을 중소기업 입장에서 망설이고 있다.
승강기를 비롯한 모든 제조산업의 당면과제 중 하나가 바로 급변하는 시장환경에서 경쟁우위를 어떻게 확보하느냐일 것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우리 승강기 산업계는 아직 전자상거래나 E-비즈니스 환경을 구축하기 위한 걸음마 단계이거나 아예 단위 자동화 및 컴퓨터에 의한 생산관리 시스템 구축, 더 나아가 컴퓨터통합생산(CIM ; Computer Intergrated Manufacturing) 구축 등에 대해 전혀 관심을 기울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변화하는 환경에 대응, 생존전략 차원에서라도 우리 업계도 해성산전과 같이 이 분야에 대해 조금씩 관심과 적용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생산공정 IT화로 경쟁력 강화
중소기업 IT화란 하드웨어(H/W)나 소프트웨어(S/W) 등 정보기술(IT)을 기업경영에 접목시켜 업무혁신 및 경영합리화로 물적·인적 자원의 효율적 활용을 통해 기업의 생산성과 경쟁력을 제고하는 것을 말한다. 단위업무의 소프트웨어 및 ERP의 보급 등을 통해 중소기업의 사내 정보화를 지원해주는 사업이 바로 중소기업 IT화. 이는 21세기 지식정보화 시대에 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정부의 ’2001년도 경제운용방향‘의 중점 추진과제로 선정돼 오는 2002년까지 1만개 중소기업의 정보화를 지원할 계획이다.
IT화가 이루어지면 우선 자재·생산·재무 등 경영흐름을 리얼타임으로 파악하고 미래예측 및 전략수립이 가능하다.
또한 데이터 표준화를 통한 업무 효율화, 선진화된 업무 프로세스 도입을 통한 업무처리시간의 단축, 최고 경영자의 신속하고 정확한 의사결정 지원, 기업외 전자상거래와 고객관리시스템(CRM)과도 연계할 수 있다.
전사적 자원관리로 흔히 통하는 ERP는 말 그대로 전사적 자원계획 관리시스템이다.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모든 자원에 대해서 효과적인 사용 계획과 관리를 통한 생산성 극대화로 기업의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한 기업목표에 접근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 주고 있다. 또한 기업환경과 정보기술의 변화로 각 기업의 내부 체질강화가 필수적이다. 이러한 상황하에서 ERP의 등장은 기업내부의 업무를 전체적으로 일원화시키고, 효율성 증대를 도모하고 있다. 또한 기업 경영의 생산성을 증대시켜준다.

ERP·POP 연계, 실시간 생산정보 수집
전사적 자원 관리 시스템은 기업 업무의 근간인 회계, 재무, 인사, 급여, 영업, 생산, 조달, 물류 시스템을 포괄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이런 기업의 인프라를 구축하게 되면 기업의 모든 정보를 손끝에서 관리, 조정할 수 있다.
해성산전 이현국 사장은 “ERP를 작년 9월부터 구축하기 시작했으며, 생산공정 IT부문에서 함께 진행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ERP의 도입을 통해 생산현장의 공정흐름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기존에는 사람이 직접 가서 일일이 확인해야 했던 것도 이제는 PC 네트워크를 통해 작업종료후 공정기록을 입력하게 되면 관리실에서는 확인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ERP 도입의 장점을 요약하면 ▲새로운 업무 처리 방식으로 지속적인 선진 프로세스의 활용이 가능하고, 새로운 기술의 활용으로 신속한 업무 혁신이 가능 ▲시스템의 신속한 개발과 수정이 용이하며 통합 구현 방식으로 위험요소를 최소화하면서 성공적인 개발이 보장 ▲통합 멀티미디어와 작업흐름을 통하여 업무 효율성을 제고 ▲사실에 근거한 경영을 유도 ▲영업 부문의 자동화, 마케팅의 투자 대비 효과 개선, 인터넷 등을 통한 시장 확대를 실현할 수 있다.
그러나 기술적인 측면에서 볼 때 ERP는 정형화된 질의 및 보고 기능만을 제공하고 현황 위주의 단순한 정보를 제공하며, 다차원적으로 통합된 정보 분석이 안 된다. 또 다양한 프로세스와 복잡한 스키마 구조로 커스터마이징이 어렵고 외부 데이타와의 통합이 매우 어렵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ERP 시스템의 단점극복하기 위해 해성산전이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 바로 POP(Point Of Product ; 생산시점관리)시스템이다. 이는 생산라인에서 원시 데이터 자료를 얻기 위한 시스템으로 생산계획 및 작업지시에 의거, 온라인 네트워크를 통해 생산현장에서 발생되는 모든 정보 또는 데이터, 즉 계획 대비 실적관리, 재고관리, 재공관리, 불출관리, 불량정보관리, 설비가동·비가동 정보관리, 라인별·공정별 생산현황 정보를 실시간으로 집계 분석 조회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생산라인에 설치된 다수의 자동바코드 스캐너, 바코드 프린터, 센서, Key in작업 등을 통해 제조작업에 따라 발생하는 생산 및 품질자료를 정확하게 수집하여 시스템 기본 데이터베이스에 정리 저장한다. 실제로 시스템 구축시에는 제조라인의 흐름에서 원시 데이터의 발생시점에서 제품 하나하나에 유일한 코드값을 마킹 또는 인쇄 부착하여 투입 위치의 바코드 리더를 지나가면 그 제품이 투입된 것으로 보며 즉시 1개씩 제공이 증가되는 결과를 실시간으로 보여준다.
검사위치에서의 불량 입력도 제품 하나하나에 별도 입력되기 때문에 투입되지 않았거나 이미 출하된 제품에 대해서는 불량 입력을 할 수 없으며 이러한 행위는 로그파일에 남게 된다. 불량이 입력되면 즉시 불량률이 계산된다. 모든 입력자료는 제품 하나하나별로 철저한 확인절차를 밟고 업데이트 되며 모든 바코드 리더는 상호관계가 분명하고 POP서버에 연결된 전광 현황판에 이렇게 입력된 전체 상황을 보여주는 특징을 갖는다.
해성산전은 바로 이러한 IT화를 생산공정 부문에 도입하고 전사적 자원관리시스템 ERP를 활용함으로써 자사제품의 성능품질 신뢰성을 높이고 수출라인에도 적극 활용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언제까지나 과거 구습에 얽매여 양적인 팽창만 고민해서는 안된다. 쓸만하고 비전있는 정보시스템에 대해 과감한 투자가 요구된다(문의 : 해성산전 / 전화. 032-817-2988 / 팩스. 032-817-7153).

인터뷰 / (주)해성산전 대표이사 이현국 사장
實事求是 수출전략으로 세계시장 포문 달군다
“어느 시장이든 품질 뒷받침 안되면 NO!”

최근 해성산전의 수출대상국은 대략 11개국으로 일본과 중국,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방글라세시, 이집트, 터어키, 마케도니아, 미국, 이스라엘 등이 꼽힌다.
해성의 이현국 사장은 휴가나 명절 때도 해외로 자주 나간다. 해외시장 조사를 위한 궁여지책일 지 몰라도 이 사장 나름의 해외시장에 대한 의지를 다지기에 충분한 듯 보인다.
그는 지난 6월 11일부터 8일간에 걸쳐 홍콩과 터어키, 마케도니아, 그리스, 태국 등을 대상으로 자사제품 판매계약 및 시장조사를 위해 출장을 다녀왔다고 한다. 출장을 통해 해성의 주력제품인 감속기 ‘HSU 130’을 터어키에 30여 대, 마케도니아에 21대, 방글라데시 14대까지 포함해서 총 51대나 계약을 맺고 의기양양 귀국했다.
해성산전이 해외시장에 눈을 돌리고 공격적 마케팅을 편 것도 이제 3년째. 수출시장에 뛰어든 데는 무엇보다 내수불안이 한몫 단단히 한 듯 싶다. 과거엔 국내수주에 전력하다보니 IMF를 겪으면서 국내여건이 어려워지니 당연히 회사도 어려움에 처했다.
회사존폐의 위기까지 초래하다보니 자연 해외로 눈을 돌리게 된 것. 해외로의 수출은 계절적 요인도 별로 없고 경기편향도 그리 심하지 않다는 것이 이현국 사장의 말이다. 수출을 통해 전체적 리듬을 깨뜨리지 않는 안정적인 회사 성장경영이 그의 첫번째 목적이었던 만큼, 대표이사 입장에서 솔선해서 수출활로 개척에 지난 3년간 명절이나 휴가도 자진 반납할 수밖에 없었다.

경기위축돼도 설비투자는 해야
이현국 사장은 “올해 수출목표는 원래 1백10만 달러이었지만 지금 추세대로라면 적어도 1백만 달러는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수출 백만불탑도 한 번 노려봄직한데 회기년 기준이 연중이라 올해는 어려울 듯 싶다. 그러나 그는 “손해보는 수출은 하지 않는다”는 실사구시의 경영자세로 일관한다. 결국 국내 내수부진으로 인해 품질과 가격으로 세계시장을 노크, 공격적 마케팅을 펼치게 된 것이다. 작년같이 내수부진이 고착될 때도 총매출액 대비 8%에 해당하는 8억5천만원을 설비투자했고, R&D 투자까지 합치면 총 15억원 이상 투자해 세계시장 수출에 전력을 다했다.
작년 하반기 해성산전은 품질문제와 관련해 회사가 일시적으로 딜레마에 빠진 적이 있었다. 13년 경험의 베테랑 작업자가 사정에 의해 회사를 나갔고, 그러다보니 해당분야에서 제품에 문제가 발생해도 명확히 찾아내지 못해 품질저하가 우려될 정도였다. 이현국 사장은 당시를 “기업 하면서 사람문제로 경험한 중요한 문제였으며, 굉장히 어려웠던 때”로 기억하고 있다. 이에 대안을 고심하는 이 사장은 결국 웜 연마기와 기어 연마기, 그리고 제품의 치수, 형상 등을 검사하는 설비인 3차원 측정기를 고액에 들여놓았다. 이로써 일시적 딜레마에서 벗어날 수 있었고 해성산전이 그토록 나아갈려고 했던 수출에도 자신이 붙기 시작한 것이다.
이현국 사장은 “어느 해외시장이든 품질이 뒷받침되지 못하면 결코 우리 물건을 구입해주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경기위축에 따른 설비투자를 도외시해서는 결코 안된다는 것. 침체일로일수록 반대급부적 역발상과 공격경영으로 품질향상에 적극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해외전시회, 인터넷 적극활용
해성산전의 수출시장 공략은 크게 해외 전시회에 적극 참여해 브랜드 이미지를 알려나가는 방법과 인터넷을 통한 방법 두가지 경로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해성이 참가한 전시회로는 지난해 11월 22일부터 25일까지 이태리 밀라노에서 개최된 ‘리프트 2000 밀라노(LIFT 2000 Milano)’와  터어키에서 올해 3월 22일부터 25일까지 개최된 ‘터키 이스탐불 엘리베이터 전시회 2001’를 들 수 있다. 전시회 참가비도 만만찮다. 이현국 사장의 말을 빌면 이태리의 경우 3천만원 가량, 터어키는 현지 대리점을 두고 있는 탓에 이태리때보다 절반 가량 줄였다고 한다.
해성은 현재 터어키와 이집트에 각각 대리점을 두고 있다. 참가비용부터 부담가는 것은 사실이지만 효과는 컸다. 전시회 참가를 계기로 새롭게 중동시장과 동유럽시장의 잠재력을 파악할 수 있었다. 해성은 정기적인 해외 전시회를 직접 참가함으로써 제품을 개발하고도 영업력이나 정보가 뒤떨어져 사장되는 현실을 뚫고 나갈 수 있는 돌파구로 인식하고 있다.
밀라노나 이스탐불 전시회 모두 해성산전만이 아시아 지역에서 유일하게 참가한 업체였다. 이현국 사장은 “엘리베이터 감속기 자체가 흔히 취급할 수 있는 아이템이 아니어서 설비와 인력, 기술 없이는 해외에 얼굴 내밀기 힘들다”고 조언한다.
그에 따르면 유럽 나가면 항상 부딪치는 나라가 스페인과 이태리이고 이들 아니면 나머지 생산업체들은 기술력과 설비에서 수준이 떨어진다고 한다.
터어키 전시회의 경우는 독일이나 이태리 전시회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거의 중동지역 업체를 중심으로 많이 모였다고 한다. 역시 밀라노때와 같이 아시아지역에서 해성이 유일하게 참가해 방문객들로 하여금 “해성이 어떤 회사냐?”는 궁금증과 호기심을 이끌어 냈다. 자연스레 품질과 가격에 대한 문의가 빗발쳤다. 품질면에서는 전시된 제품을 보고 “품질은 문제없다”는 호평을 받았지만 정작 문제가 된 것은 바로 가격. 대개 절충을 하게 되지만 무리한 요구를 하는 경우에는 해성산전은 단호하게 거절한다. 무리할 필요까진 없는 탓이다.
이현국 사장은 최근 중국의 성장세에 대해 위기의식을 다소 느낀다 한다. 그는 “그동안 전시회 등 해외시장에서 중국제품을 만나는 경우가 없었는데 이번 터어키 전시회때 보니 감속기, 로프 등 중국제품이 많이 늘었다”고 회고한다. 그는 한국제품이 오히려 중국보다 비싸고 일본보다는 싼 어중간한 입장이라고 걱정한다.
전시회 말고도 해성산전은 인터넷에 거는 기대도 크다. 실제 최근 해외출장을 통해 계약한 내용 중 방글라데시에 공급할 감속기 14대는 바로 인터넷을 통해 의뢰받아 실제 계약체결까지 일군 경우다. 이에 대해 이현국 사장은 “홈페이지를 보고 문의가 올 정도이면 인터넷이란 현대사회의 ‘무서운 무기’이며 그 영향력과 효과는 엄청 크다”고 평가하고 있다.
지난 3년간 해성산전은 재작년의 4억2천만원에서 작년은 3억2천만원의 수출성과를 거두었다. 올해는 투자한 만큼 거둬들인다면 1백만불 수출은 거뜬할 것으로 보인다.
이현국 사장은 “감속기를 팔 수 있는 세계시장은 무한하다”고 보고 총매출의 절반 이상을 수출쪽으로 못박고 있다. 직원들간에도 우리 제품이 마케도니아 등 해외에서 해성의 브랜드명을 보면 굉장한 자부심을 가진다고 한다. 이제는 월 1억원 매출은 수출을 통해 가능할 것으로 이현국 사장은 내다보고 있다. 이번 출장만 해도 1억4천만원짜리 계약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