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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구분	인터뷰
ㆍ게재년월	2017-04

조직개편으로 공공성 강화의지 밝힌 백낙문 이사장

“연말까지 단일노조 외형 갖출 것”
공단, 기관 통합 노력 빛 보나

작년 7월 출범한 한국승강기안전공단은 기관 통합 이후, 당초 우려와는 달리 빠르게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지방이전이라는 환경적 변화 속에서 공단은 국민 승강기 안전을 책임지는 기관으로서 제 역할을 해 나가기 위해 조직 전체가 융합하려는 노력들을 이어나가는 중이다.
그 중심에 선 백낙문 이사장은 통합과 공단의 위상 확대를 위해 포용력 있는 리더십으로 조직을 탄탄하게 다듬어가고 있다. 현재 각 노조가 가진 내규는 합의를 통해 통일됐고, 보수도 단일화했다. 연말쯤에는 단일노조도 염두에 두고 있어 외형적으로도 완전한 통합을 이룰 전망이다.
그러나 아직 공단이 넘어야 할 산은 많다. 진척이 없는 승강기부품 안전인증 문제, 검사원들의 업무역량 향상, 독과점으로 인한 공공서비스 품질 저하, 승강기 검사기준안 마련 등 굵직한 주요사안들을 해결해야 하는 입장이다. 지난달 말 이뤄진 인사개편은 위 문제들을 풀어나가기 위한 연장선으로 해석하는 것도 무리는 아닌 셈이다.
공단은 이번 인사발령을 통해 조직을 쇄신하고, 흩어져 있던 직원들의 역량을 적재적소에 재배치했다. 가장 큰 목적은 그간 행정업무에 치우쳐 있던 것에서 탈피해 현장 중심의 업무강화다. 더불어 출신기관과 상관없이, 각자 전문 영역에 맞게 부서를 이동시켜 직원들의 업무 적합성과 만족도를 높인다는 취지다.
이에 본지는 통합 6개월, 공단이 이룬 성과와 향후 계획에 대해 듣기 위해 지난달 17일 백낙문 이사장을 만났다.

백 이사장은 이미 오래 전 통합된 정부부처나 기관들도 각 노조 대립으로 완벽한 ‘합체’상태에 이르지 못했던 것과 달리, 초대이사장으로서 공단의 성공적인 정착을 이뤄냈다는 평가다.
그러나 기관 통합과 함께 진주혁신도시로 갑작스럽게 이전하게 된 공단은 사실 빠른 적응이 필요했다. 통합을 준비하는 기간까지 합쳐 약 9개월을 숨 가쁘게 달려와야 했던 백 이사장 입장에서는 조직의 안정화를 위해 무엇보다 ‘직원’들의 희생과 양보가 가장 큰 힘이 됐다.

“유사한 업무를 해왔던 두 기관이었지만, 하나로 합치는 일은 쉽지 않은 작업이었습니다. 조직융합실을 신설해 안정화를 꾀했고, 직원들 모두 ‘승강기 안전’이라는 공공성 측면에서 힘을 보태준 덕분에 큰 잡음 없이 통합절차를 밟아나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를 믿고 묵묵히 따라와 준 직원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공단 출범 이후 승강기 안전과 관련된 긍정적인 데이터들이 쏟아지고 있는 점은 고무적이다. 지난해 승강기 중대사고는 42건으로 ``2015년(61건)에 비해 무려 19건이 줄었고, 독과점으로 인한 검사지연과 공공서비스 품질저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업무 효율성 개선으로 빠르게 적체물량을 해소해 나가고 있다.
작년 연말엔 공단주최로 열린 ‘2016한국국제승강기엑스포’도 성황리에 마쳤다. 이에 탄력을 받은 백 이사장은 출범 2년차를 맞아 ‘안정화’ 단계를 지나 진정한 통합을 위한 ‘화학적 결합’을 시도하고 있다. 수요자 중심의 실무형 조직 개편이 바로 그 실천사항이다.

“지난 7월 출범 초기엔 조직 화합과 융합에 맞춰 조직을 구성했지만, 여러 정책 변화에 맞춰 국민 안전 서비스 중심으로 가기 위해선 혁신적인 변화가 필요합니다.
이제 안정화에 들어선 만큼 공단 본연의 목적에 맞게 개편을 진행했고, 42명의 인력이 재배치 됐습니다. 수요자 위주로 실무형 조직으로 탈바꿈하고 혁신 리더형 관리자들을 전진 배치해 경영성과 향상, 미래 성장동력 발굴을 위한 투자를 확대할 것입니다.
먼저 원스톱으로 민원을 통합 처리하는 ‘승강기종합민원센터’를 확장해 일반 국민 눈높이에 맞는 공공서비스를 제공하겠습니다. 또한 검사 신뢰성 확보를 위해 ‘검사등급제’를 도입, 검사 품질을 높여 촘촘한 승강기 안전망을 구축할 방침입니다. 이를 위해선 각 직급별, 경력별 차이에 맞는 전문적인 승강기 교육을 실시하는 등 운영효율성 극대화로 경영혁신 체계를 갖추려고 합니다”

백 이사장은 스스로에게, 또 직원들에게 공단 위상에 맞는 역할을 요구하고 있다. 올해 승강기 사고로 인한 인명피해 30%감축과 승강기 종합안전지수 20% 향상이라는 큰 목표치를 잡은 것도 그 연장선이다.
특히 공단의 미래 비전과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교육·인증 시스템 구축은 필수과제로 삼았다. 더불어 인력양성, 장비 개발 등 신규 사업 인프라도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우수한 진단감리 및 컨설팅 기술을 활용해 해외 컨설팅 활동도 강화해 나간다.

“개정을 앞둔 승안법(승강기시설안전관리법)에 이미 공단이 내년 7월 1일부터 독자적인 인증업무를 진행하도록 명시돼 있습니다. 당시 부처간 합의도 완료된 상태였습니다.
그러나 법안 개정과 인증업무를 준비하면서 그동안 산업부 및 KTL과 여러 차례 협의를 진행해 왔지만, 각 기관별 입장차이로 결론은 나지 않은 상태입니다. 해당 주무부처인 안전처와 산업부가 협의를 통해 해결해야 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내년 7월까지 결론이 나지 않으면, 일단 인증시험 데이터를 받아 인증서를 발급하면서 독자 시설을 갖추는 것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현재로선 광명 부지를 인증시험소로 가장 관심있게 지켜보는 중입니다”

안전인증과 감리분야, 교육 등 승강기산업 전 분야에 걸쳐 영향력을 확대하는 공단에 대해 ‘너무 수익성에 의존한다’는 비판의 목소리는 어쩌면 당연한 수순일지도 모른다. 다른 사업군에 비해 승강기 ‘안전’을 너무 강조하다보니 ‘산업’으로서의 중요성을 공단 스스로 외면하고 있다는 불만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런 지적에 백 이사장은 ‘공공성 강화를 위한 조치’라고 단호하게 이야기 한다.

“공단 이전 두 개 기관으로 있을 때 오히려 검사경쟁으로 인한 부작용이 많았던 것은 부인할 수 없을 겁니다. 수익경쟁 때문에 검사기관이 업체들에게 아쉬운 입장이 되기도 했습니다. 이를 보면 공공성을 강화하는 측면에서는 창구의 일원화가 오히려 나은 측면이 많다고 봅니다. 물론 독과점으로 인한 횡포를 우려하는 시선이 많다는 것은 잘 알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직원들의 수준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올해 초부터 전국 지역 사무소를 순회하며 ‘더 많이 일하자’라고 강조하면서 10%의 여유인력이 생길 수 있게 조치하고 있습니다. 교대로 남는 시간을 활용해 업무를 위한 연수와 교육을 받게 하기 위해 검사원들의 잡무를 줄이는 중입니다. 오는 7~8월 쯤 현재 사람이 하고 있는 접수업무 시스템을 자동화시켜 효율성을 높일 계획입니다.
그리고 법안 통과 뒤엔 국가보조가 어느정도 보장되기 때문에, 검사수익 이외에 공공안전을 추구하는 다양한 사업들을 늘리고, 대국민 안전캠페인에 집중할 것입니다 ”

백 이사장은 향후 공단의 모습을 ‘승강기 안전에 특화된 전문가 집단’으로 구상하고 있다. 또 이사장으로서 60만대에 달하는 국내 승강기에 대해 공정하고 정확한 검사 서비스로 세계 최고 수준의 전문 기관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만드는 일에 최선을 다 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