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안전처(장관 박인용, 이하 안전처)가 비상통화장치의 ‘장난콜 방지기능’으로 인한 이용자 혼선을 줄이기 위해 이 기능을 제거하거나 보완하도록 지난달 1일부로 지침을 시행했다. 엘리베이터 비상통화장치는 카에 갇힌 이용자가 외부에 구조를 요청하기 위한 수단으로 누구나 간단한 조작으로 작동이 가능해야 한다. 그러나 실수나 장난으로 오작동 하는 경우가 많아 승강기 업계에선 ‘장난콜 방지’를 위해 여러 방법으로 호출법을 변경해 왔다. 안전처는 각 제조사마다 비상통화 연결시 ‘2회 누름’, ‘지속누름’ 등 저마다 다른 비상통화 연결방식으로 이뤄져 승강기 이용자들이 사용법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하자, 이를 개선하기 위해 새 지침을 마련한 것이다 . 공표된 시행사항은 통화버튼을 누름과 동시에 경비실, 유지관리업체 등에 연결되도록 조치해야 한다. 현재 설치되어 있는’장난콜 방지기능’제거가 불가능한 비상통화장치의 경우, 비상호출버튼 근처에 쉽게 식별할 수 있게 비상통화 연결방법 안내 스티커를 의무적으로 부착하도록 했다. 안전처는 업무지침을 내려 ‘통화버튼을 짧게(1초 이하) 한 번 눌러 경비실, 유지관리업체 등에 순차적으로 통화가 연결되는지 승강기 유지보수 담당자들이 확인검사 하도록 했고, 일정기간 후에는 비상통화장치 관련 세부지침은 별도 고지하기로 했다.
공단, 설명회 열고 업계에 안전처 지침사항 전달 이번 지침은 지난 3월 31일 한국승강기안전공단(이하 공단) 주최로 열렸던 승강기 검사 관련 설명회에서 전달된 것으로, 비상통화장치의 호출 일원화에 대한 내용이었다. 안전처는 그간 비상통화장치 제조사별 “장난콜 방지기능”이 채택돼 운영된다는 것을 암묵적으로 용인해 주었으나, 이와 관련된 민원이 발생하자 서둘러 실태 조사에 들어갔다. (표 1참조) 현재 장난콜 방지기능을 운영하고 있는 업체 외에도 현대엘리베이터가 ‘2회 누름’ 방식으로 추가 개발해 적용을 앞두고 있었다. 또한 업체마다 2회 누르거나 지속 누름 등으로 혼선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일단 한번 설치되어 운영 중인 비상통화장치는 작동방식을 바꾸기 매우 어렵다. 사실상 “장난콜 방지기능”은 제거불가 수준이어서 처음 설치 시 애초에 집어넣지 않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것이다. 일단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HPNRT의 비상통화장치는 1, 2회 모두 호출이 가능하며, 현대는 1회. 세라SE는 모든 상황에서도 호출할 수 있다. 문제는 기타 제품으로, KHAN과 링스텔레콤 제품은 장난콜 방지 기능조차 지울수 없도록 제작됐다는 점이다. 원칙적으로는 승강기 안전검사기준 별표 1과 2 14.2.3 를 지키지 않아 기준 위반이지만, 그간 업계에서 통용되어 왔고 관계 기관과 주무부처 등에서도 크게 문제삼지 않았기 때문에 유예기간을 두거나, 불가능할 시엔 스티커 부착과 기종 교체 등 보완점을 찾아나서기로 했다.
제거기능 없는 제품은 스티커 한장으로 해결? 역차별이란 지적도 하지만 이번 지침에 대해 불편한 기색을 보이는 업체들도 있다. 장난콜 방지기능 제거가 가능한 제품을 취급하는 곳들이다. 제조사 뿐 아니라, 해당 제품을 취급하는 유지보수업자와 승강기 관리주체 등은 골치가 아프게 됐다. 한 승강기 업계 관계자는 “여러 기능을 가진 좋은 제품들이 오히려 더 귀찮게 됐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장난콜 방지기능을 제거하기 위해선 제품을 들어내서 꺼내고, 회로를 만지고 그에 맞게 또 테스트도 해봐야 하는데, 전국에 깔린 제품들을 언제 다 손봐야 할 지 막막하다”며“다양한 기능이 없으니 누구는 스티커만 붙이고, 오히려 잘 만든 업체들은 하나하나 손을 대야 하는 상황이어서 인적·물질적 피해를 보게 된 셈”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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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시에 못 쓰는 비상통화장치, ‘장난콜’ 기능 없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