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프트아시아

ㆍ구분	특집
ㆍ게재년월	2018-06

'WEE EXPO 2018'에서 확인한 중국 승강기 트렌드

'WEE EXPO 2018'
전시회 곳곳에 등장한 FA(자동화), 인공지능 로봇기술
빠르게 변화하는 승강기 시장…기술성장 거듭하며 경쟁력 키워가는 중

지난 5월 8일부터 11일까지 중국 상해에서 나흘간 열렸던 ‘World Elevator & Escalator Expo 2018(WEE Expo 2018)’은 전세계 약 1,200여개 업체가 참가하는 국제 엘리베이터 행사다. 독보적인 1위 승강기 마켓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규모의 전시인 만큼 양적, 질적으로 성장한 중국 승강기 업계의 면면을 살피고 글로벌 업계의 동향을 파악할 수 있어 많은 업계 관계자들이 격년에 걸쳐 전시장을 찾는다. 이번 전시도 전 세계 주요 기업들과 엘리베이터, 에스컬레이터 시스템 및 부품 공급 업체를 만날 수 있었다.

주관사인 중국엘리베이터협회에 따르면 올해는 약 12만명이 넘는 참관객이 엑스포를 다녀갔으며, 본지와 함께 전시장을 찾은 100여명의 참관단 역시 해가 갈수록 발전하는 중국업체들의 진화와 글로벌 시장의 변화 속에서 국내 승강기 시장의 현주소를 짚어볼 수 있었다.
Li Shoulin 중국엘리베이터협회 회장은 “WEE Expo는 출품자와 방문객을 연결하는 모든 엘리베이터 산업 체인을 포괄하는 전시회”라며 “기업부스 외에도 ISOTC178, CEN / TC10 및 여러 엘리베이터 전문가 단체가 엑스포에 참석해 다양한 정보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함께 열렸던 신제품 및 기술발표회와 20건 이상의 기술세미나에서 세계 최첨단 기술 및 제품들이 발표됐다. 전시기간 중 개최된 국제 엘리베이터 품질 안전 포럼에서는 중국 품질감독검역총국에서 중국 엘리베이터 산업 정책 및 안전관리 규정 및 최신 개정내용을 설명하는 자리도 가졌다.

중국 승강기 시장 50조 규모로 신장
현재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크고 빠르게 성장하는 독보적인 엘리베이터 시장이다. 중국내 건설경기 부진으로 지난 2014년 이후 성장세가 다소 둔화된 시기도 있었지만, 현재까지 중국 내 누적설치량은 560만 대를 넘어섰으며, 1인당 설치량은 전 세계 평균을 상회하는 중이다.
엘리베이터의 수는 2001년 말부터 2017년까지 연평균 20%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작년기준 중국 내 엘리베이터 및 에스컬레이터 총 생산량은 80만대를 넘어섰고, 그 중 7만6,000대가 타 국가로 수출됐다. 중국 협회가 밝힌 통계에 따르면 2017년 중국 엘리베이터 산업규모는 3,000억 위안(약 50조5천억 원)으로 전년대비 16% 증가했으며 총 이익은 약 274억 위안(약 4조6천억 원)을 기록해 19% 증가세를 보였다.
업계의 많은 전문가들은 향후 몇 년간 중국 엘리베이터 시장이 황금시대를 넘어 플래티넘시대로 진입할 것으로 예고했다. 인구 고령화로 인해 오래된 건물들도 대부분 엘리베이터를 설치하고 있으며, 과거 설치된 승강기들의 교체시기가 도래하고 있다. 정부의 두자녀 정책이 부동산 개발을 촉진하고 있는 점도 눈여겨 봐야 할 대목이다.
또한, 최근 늘고 있는 고층건물과 쇼핑몰, 공항, 관광 명소, 지하철, 고속 기차역, 공항 및 기타 공공시설도 물량확대를 예고하고 있어 엘리베이터 수요의 급격한 증가가 예상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으로 생산 및 유지보수 분야 스마트화 두드러져
전 세계가 4차산업 전환기에 접어든 가운데 열린 올해 전시에서 단연 눈길을 끈 것은 승강기 생산시설의 자동화다. 스마트공장으로 일컬어지는 공장자동화를 통해 중국 승강기 업계는 표준화된 제품의 양산시스템을 구축하고 생산효율 향상에 주력한 모습이다. 업체별로 틀어둔 홍보용 공장 및 작업공정 영상에서 중국 산업의 발전수준을 실감케 하며, 양적 성장이 아닌 질적 성장으로 탈바꿈한 중국 승강기 업계의 현주소를 보여주고 있다.
5, 6관에 집중된 글로벌 업체들은 각종 ICT·IoT·AI 기술 등 스마트화 시대에 걸맞는 지능형 엘리베이터 및 유지보수 기술을 앞다퉈 소개했다. 중국 완성업체들 역시 로봇을 활용한 제조설비 및 VR과 인공지능 기술 등 최신 기술을 접목한 다양한 제품군을 선보였다.
오티스, 코네, 미쓰비시, 도시바 등 글로벌 기업들은 유지보수 분야에 IoT 시스템을 도입해 각 기기별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작업자와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서비스 플랫폼을 완성해 나가는 양상이다. 오티스의 경우 새롭게 출시한 클라우드 기반 유지보수 시스템인 ‘오티스 원(Otis ONE™)’을 이번 전시에서 첫 공개하며 서비스플랫폼의 디지털화를 선언하기도 했다.
이처럼 기기별, 상황별로 수집된 빅데이터를 통해 승강기 상태와 수명을 체크할 수 있게 되면서 유지보수의 패러다임도 타임베이스에서 실시간 컨디션에 따른 맞춤형 서비스로 전환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한편 SJEC 이번 전시에서 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자체 개발한 나선형 에스컬레이터 모델을 선보이며 주목받았다. 3D 프린팅은 제품 R&D 시간과 비용을 크게 단축하고 동작 시뮬레이션 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양산시스템 외에도 제품개발 방식도 진화하고 있는 중국 업체들의 또다른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소형 엘리베이터 시장, 벨트타입 로프로 세대교체 중
중국에서는 최근 2년 사이 소규모 빌딩의 저용량, 저속용 승강기 모델을 중심으로 벨트타입 로프가 확산되고 있다. 오티스가 개발한 플랫벨트 기술이 특허기한 만료로 중국 승강기 시장에서 이를 적극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엑스포에 참가한 중국의 크고작은 완성업체들은 벨트타입 엘리베이터 모델을 선보이며 참관객들의 시선을 끌었다.
벨트타입 스틸로프는 고장력 스틸에 고강도, 고강성 등 기계적 성질이 뛰어난 탄소섬유(carbon fiber)를 입힌 폴리우레탄 현수 수단이다. 기존 와이어로프와 달리 가볍고 높은 마찰력으로 적은 동력으로도 운행이 가능하고, TM 구조의 특성상 부품도 크게 줄어든다. 오일이나 윤활제 없이도 긴 수명을 자랑해 에너지 소비를 크게 줄일 수 있다. 또한 높은 복원력으로 지진이나 태풍 등 건물 흔들림에도 강한 점도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주요 부품업체인 Wittur에서도 중국 교체시장을 겨냥한 벨트구동 엘리베이터용 기어리스 드라이브를 다양하게 선보이는 등 이런 경향이 뚜렷이 반영됐다.
중국 완성업체 SWORD 관계자에 따르면 “벨트타입 로프는 중국내 승강기 전체 설치량 중 약 5% 정도를 차지하며, 주거용 엘리베이터 신규설치 물량 중 약 13% 정도가 벨트타입을 채택하고 있을 정도로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며 “작은 샤프트 공간에도 효율적인 설치가 가능해 작은 빌라나 오피스 건물에서 선호하는 타입”이라고 전했다.
현재 오티스(Gen2의 플랫벨트)를 필두로 쉰들러(3300 및 5500 시리즈 용 Suspension Traction Media)와 코네(UltraRope)가 대표적으로 벨트타입 모델 확대를 리드하고 있다. 아직 중국 내에서 고품질 벨트타입 로프를 제작하는 업체는 소수에 불과하고 가격도 높은 편이나 기술발전 속도로 볼 때 몇 년 안으로 경쟁력 있는 업체들이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플랫벨트 공급처 다변화로 가격경쟁력을 갖게 되면, 중국의 승객용 엘리베이터 시장도 크게 변화를 맞이할 것으로 예상된다.

뉴 마켓으로 떠오른 홈리프트와 특수엘리베이터 시장
주택이 많고 건물 층수가 낮은 유럽시장을 중심으로 형성된 홈리프트 시장은 집약적 토지개발이 이뤄지는 아시아 마켓에는 적합하지 않은 분야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중국의 급속한 고령화 사회 진입, 생활수준 향상 및 노후 주택 리모델링으로 최근 홈리프트 시장이 관심을 받고 있다. 표준형과 고가형 프리미엄 시장으로 구분되며 특히 프리미엄 시장은 스마트홈과 맞물려 다양한 기능과 디자인으로 설치가 수요가 증가하는 양상이다.
스마트홈 건축은 주로 동부연안지역 및 상하이, 선전, 광저우, 하이난 등 남방지역에 집중돼 있고, 구매능력 및 소비 수요를 가지고 있는 부유층을 중심으로 홈리프트의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다. 3~4인용 소형부터 장애인용 등 다양한 모델을 선택할 수 있고 라미네이트, 세라믹타일, 가죽 등 여러 소재와 재료를 활용한 맞춤형 디자인과 옵션으로 구매자의 상황을 고려하며, 시공방식 개발로 설치기술과 안전성 신뢰도도 높아지는 중이다.
한편, 주위 환경을 파괴하지 않는 최소한의 공사로 장애인 및 노약자들의 접근범위를 넓히는 특수엘리베이터 시장도 주목받고 있다. 독특한 형태의 건물이나 산악지대, 명승지 등은 지형과 날씨와 공간의 제약으로 일반적인 제품 설치가 불가능하며, 시도한다고 하더라도 상당한 기술력이 요구된다.
이러한 환경에 적합한 경사형 엘리베이터나 모노레일 등 특수엘리베이터 분야는 경쟁이 치열한 중국 승강기 시장의 블루오션이다. 개별 프로젝트 발주금액이 커 기술력과 경험을 보유한 중국업체들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가격경쟁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편이다.

강력한 주차규제로 주차설비 시장 육성
중국의 지난해 신차 판매량은 약 2,888만 대로 한국의 전체 차량 등록대수와 맞먹는 규모다. 중국산업정보망에 따르면 작년 6월 말 기준 중국의 자동차 보유량은 총 2억 대이며, 지난 10년간 자동차 보유대수가 3배 이상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전역의 23개 도시의 자동차 보유량이 200만 대를 넘어 주차난이 심화되고 있으며, 2020년 중국의 차량보유대수를 3억 대로 가정하고 계산하면 약 5,000만 개의 주차면이 더 필요한 실정이다.
중국 정부는 주차난 해결을 위해 인구 50만 명이 넘는 도시에서 주택과 상업용 건물 설계 시 차량 1대당 1.3개의 주차자리를 갖추도록 조치했다. 이에따라 2009년부터 기계식 주차설비 시장 성장률이 연평균 20%를 기록하고 있으며, 시장규모도 2020년까지 400억 위안(한화 약 6조 7천억 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2016년 기준 중국의 기계식 주차면은 330만 면으로 해마다 시장이 5~10배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기계식주차설비를 전문으로 하는 기업들의 성장도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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