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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구분	기업
ㆍ게재년월	2017-11

핸드레일 자외선 살균장치 제조기업 ‘클리어윈’

“에스컬레이터 손잡이, 이제 안심하고 잡자”

현대화 된 도시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은 하루에도 수차례 승강기를 이용하게 된다. 하지만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장소인 만큼 에스컬레이터와 무빙워크 핸드레일에는 각종 세균과 병원균, 바이러스에 취약한 것이 사실이다.
과거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와 같이 인구밀도가 높은 대도시는 더욱 세균감염으로 인한 질병에 민감한 편이다. 위생을 이유로 버스와 지하철 손잡이를 잡지 않는 사람을 흔히 볼 수 있으며, 대형 판매시설 및 호텔, 각종 근린생활시설 등에 설치된 에스컬레이터와 무빙워크에서도 핸드레일을 잡고 이동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마트에서 카트 손잡이는 열심히 닦으면서, 왜 많은 사람이 잡는 핸드레일엔 큰 관심이 없는 것일까?”
다수의 에스컬레이터 탑승객들이 핸드레일을 잡지 않는다는 점에 주목한 클리어윈(clearwin.co.kr, 대표 김경연)은 올해 4월 에스컬레이터, 무빙워크용 자외선 자동 살균기를 정식 론칭했다.
핸드레일의 회전력으로 자가발전해 전기를 공급, 특수제작된 LED 램프가 핸드레일에 자외선(UV-C)을 쬐어 감염체를 제거하는 방식이다. 자전거 헤드라이트 동작과 같은 원리다. 에스컬레이터 본체와 연결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안전하고, 강화유리나 스테인레스 타입 등에도 모두 설치가능하다. 승강기업계에서는 ‘틈새시장을 제대로 공략한 아이템’으로 이름을 알리는 중이다.
김 대표가 제품구상을 구상하게 된 계기는 대형 판매시설에서 무빙워크를 이용하던 딸이 ‘세균’ 때문에 손잡이를 잡지 않아 넘어진 일 때문이었다. 당시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위생적인 문제로 핸드레일을 잡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김 대표는 “어린이나 노약자들은 안전을 위해 반드시 손잡이를 잡아야 하지만, 오히려 더럽다는 인식 때문에 기피하는 경우가 많다”며 “승객안전을 위해서라도 별도의 위생관리 제품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안전사고 방지 차원에서 핸드레일 위생에 신경 써야 한다는 것이 김 대표의 생각이다.

개발기간 6년, 투자금액 40억 원…완성도 높이려 과감한 투자
에스컬레이터 핸드레일 살균기는 기존 검사기준에 없던 제품이기 때문에 검사특례에 따라 올해 4월 정식 승인됐다. 클리어윈이 제품을 구상하고 정식으로 판매되기까지 걸린 시간은 무려 6년이다. 구동원리가 비교적 간단해 보이는 제품이지만, 상용화에 최적화된 모델을 찾기까지 오랜 연구를 거듭했다. 소요된 비용도 약 40억 원으로 상당한 투자가 이뤄졌다.
김 대표는 “소비자에게 직접적으로 노출되는 제품이기 때문에 외형에 크게 신경 썼다”며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금형과 목형제작에 많이 투자한 덕분에 미관상으로도 손색없는 제품을 출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1.5kg으로 무게와 콤팩트한 사이즈로 크기를 최소화 했고, 내부 실리콘 손끼임 방지장치로 안전성을 확보했다. 제품보증기간은 3년이지만 발전기 출력은 램프에 필요한 24V, 40~45W 정도로 외부전력 없이 가동되기 때문에 수명은 거의 반영구적이다. 에스컬레이터 당 하루 20시간 가동 기준으로 내부 UV-C LED램프만 2년마다 갈아주면 되므로 관리가 간편하다.
살균기능의 핵심 부품인 램프는 LG이노텍에서 특수제작된 제품을 독점 공급받고 있다. LG이노텍 역시 향후 성장가능성을 보고 클리어윈과 지속적으로 협업해 나갈 예정이다. 김 대표는 제품이 설치된 현장에 3개월마다 1회 점검하는 성능유지 서비스도 계획하고 있다. 제품 자체에 대한 고장보다는 접착부의 먼지제거, 마모상태 체크 등을 통해 품질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또한 클리어윈은 핸드레일 살균원리를 응용해 대기업 승강기 제조사와 엘리베이터 카 내부용 살균장치를 개발하기로 협약해 내년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제품개발을 추진 중에 있다.

입소문 타고 수출까지…론칭 첫해 목표매출 초과 달성
클리어윈은 이제 막 판매를 시작한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입소문을 타고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올해 10월 중순 기준으로 국내에 150여 대가 설치됐으며, 해외엔 680대 이상 수출됐다. 서울시청, 성남시청, 롯데호텔, 김해 이마트를 비롯해 대만 타오위안공항, 일본 나리타공항 등 에스컬레이터가 설치된 공공기관과 다중이용시설에서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아시아의 허브 공항이자, 한국의 관문으로 여겨지는 인천국제공항에 납품을 기대하고 있다.
클리어윈의 인기로 유사제품에 대한 우려도 있었지만, 너무 단순한 구조여서 오히려 특허침해에 대해 걱정 없다는 것이 김 대표의 설명이다.
김 대표는 “전기제품은 복잡할수록 카피하기 용이한데, 우리 제품은 그런 우려가 없다”며 “국내 특허 및 인증을 완료했고, 중국 유사제품에 대한 법적대비, CE인증까지 마쳐 수출에 대한 준비도 탄탄히 다져놓았다”며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제품임을 강조했다.
현재 국내 핸드레일 살균기 시장규모는 약 6만대 가량(2017년 기준)으로 추산되며, 클리어윈은 3년 안으로 80%까지 시장점유율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대당 가격은 약 80~110만 원 선이며, 올해 목표매출인 30억 원은 이미 넘어섰다. 중국과 유럽 등 전세계 시장규모가 약 3~4조원으로 예측되고 있어 매출신장이 더욱 기대되고 있다. 현재 김포 공장 월 3천 여대, 연간 5만 여대 생산규모도 갖췄다.

정부, 중소기업의 내수 기반 성장 지원해야
한편 김 대표는 신제품을 개발하기 어려운 국내 산업 환경에 대한 아쉬움도 전했다. 참신한 아이디어와 시장경쟁력을 갖춘 제품이라도, 중소기업들이 이를 시장에 제대로 안착시키기 위해선 아직 정부의 정책적, 금전적 지원이 절실하다는 주장이다.
김 대표는 “세계 최초로 위조지폐 감별기를 만든 중소기업이 국내에서 외면당하자, 기술을 해외업체에 팔아 지금은 오히려 로열티를 주고 수입해오는 상황”이라며 “대기업 같은 큰 조직은 당장 마이너스가 발생해도 투자할 여력이 충분하고, 자체 네트워크를 통해 매출발생도 쉽다. 그러나 중소기업은 개인이 감당해야 하는 리스크가 너무 커 신제품 개발이 망설여질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매출성과와 투자금 회수에 집중하는 현 중소기업 지원제도에서는 아무리 좋은 아이템이 나와도 사장되기 쉽다는 것. 김 대표는 “경쟁력 있는 좋은 제품들이 내수를 기반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정부가 토대를 만들어야 한다”고 거듭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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