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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재년월 2017-08
 
도시재생 교통문제 해법, ‘철도망’과 ‘동네 교통 전문가’에 주목

교통학회, ‘도시재생 뉴딜, 교통 어떻게 할 것인가?’ 주제로 세미나 개최
“골목길 주차는 우리현실임을 인정하자”…생활밀착형 교통 인프라 구축해야

대한교통학회(최장 최기주)가 ‘도시재생 뉴딜, 교통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도시 재개발과 교통문제를 다룬 세미나가 지난달 17일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렸다.
이번 자리는 도시재생과 교통을 엮어 복합적인 도시교통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연결성을 높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이날 각 분야 전문가들은 서로 밀접하게 연결돼 있는 두 사안에 대해 토론하고 의견을 공유했다. 참석자들은 도시 재개발 과정에서 고려해야 할 교통문제 해법을 함께 찾아가야 한다는 필요성에 공감했다.
최기주 회장은 “새 정부가 추진하는 도시재생 공약은 교통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도시관련 정책”이라며 “교통분야 전문가와 관련정책 담당자가 함께 대안을 발굴하는 자리가 됐으면 한다”며 국토정책과 교통대책의 유기적 네트워크 형성을 주문했다.

정책 결정되고 난 후 교통문제 고민하면 늦다…
도시재생 정책에 교통전문가 함께 참여해야

  한국의 도시재생은 구체적인 개념이 정립되지 않았다. 지난 2013년 도시재생특별법 제정과 위원회를 구성하고, 2015년에 들어서야 도시재생 일반지역이 선정되는 등 제대로 안착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서울과 일부 대도시에서 독자적인 도시재생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기간도 1년에 불과해 여전히 걸음마 단계다.
  이날 세미나에서 첫 발제자로 나선 이재준 아주대 교수는 “도시재생은 이미 출발한 정책이기 때문에 지난 정부의 문제를 짚어보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지자체와 주민의 적극적인 참여를 일으키기 위한 공감대 형성이 첫 번째”라고 말했다. 현재 문재인 정부의 도시재생 뉴딜정책은 개발시대의 전면 철거방식이 아닌 소규모 정비사업 모델의 개발과 낡은 주택의 임대주택 활용으로 큰 그림을 그렸다. 임대료가 급등하는 등 젠트리피케이션 부작용을 막고자 임대료를 일정 수준 이하로 묶는 규정도 마련될 전망이다. 주목해야 할 점은 하드웨어식 개발에서 소프트웨어 방식으로 도시개발 패러다임을 전환을 선택한 점이다. 주택, 도로, 주차장, 공원 등 물리적 개념에서 4차 산업혁명, 문화, 예술, 복지 등 창의적인 내용 위주로 도시를 재편하게 된다.
  이재준 교수는 “그동안 도시개발은 정권 임기 내에 무언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것에 집중해  이뤄졌던 것이 사실”이라며 “도시개발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각 지역 특성에 맞게장기적 플랜을 가지고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 발표자인 박상섭 한국교통기술사협회 회장은 “어느 지역, 어느 도시를 가도 가장 민원이 많은 교통문제를 풀어가려면, 도시계획 수립 시 교통 분야에 대한 다각적인 접근이 매우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생활밀착형 도시재생에서 교통의 역할을 설명한 박상섭 회장은 도시재생사업의 효과를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실태조사와 현황진단에 근거한 생활교통환경 인프라’가 조성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 구체적인 실천항목으로는 ▲통행 및 주차실태, 교통사고 현황에 대한 분석 ▲주차공유제 정착 ▲보행거리 기준의 생활교통구역 모듈화 ▲교통코디네이터(지역교통전문가) 양성 ▲주민참여형 거버넌스 구축 ▲성과지표의 구체화 등을 제안했다.
  박상섭 회장은 “선진국의 좋은 제도를 가져온다고 해도 우리 현실에 맞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라며 “많은 주민들의 동의가 있어야 성공적으로 사업을 이끌 수 있으므로, 우리 생활밀착형 교통인프라 구축을 위해 도시재생의 단계별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철도연결로 대도시권 확장→지방도시 소멸 우려…
교통인프라에 기반한 도시재생뉴딜 고민할 때

  철도중심의 대도시권화로 인한 교통환경 변화가 도시재생계획과 함께 맞물려가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김현수 단국대 교수는 ‘초연결사회의 국토균형발전을 위한 도시-교통분야 협력연구방안’에 대해 고민했으며, 그간의 연구를 바탕으로 4차 산업혁명과 철도혁신이 대도시를 더 확장시키고 지방소멸을 앞당기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현수 교수에 따르면 우리나라 대도시 생활권은 지방 거점지역까지 확산 중이며, 향후 일본과 같이 철도망 위주 생활권이 더 밀집하게 될 전망이다. 때문에 단순 인구·면적을 나누는 방식으로 균형발전을 추진하기보다는, 교통기술  발달과 네트워크·정보 이동 속도에 맞게 새로운 시각으로 국토발전계획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고속철도 및 광역철도망 건설 이후 해당 지역을 중심으로 하나의 거대한 생활권이 만들어지고 있다. 동대구 복합환승센터, 동탄역 복합환승센터처럼 철도중심의 교통체계가 광역적으로 확산되면서 초역세권이 형성됐으며, 버스와 공항터미널까지 연계해 교통중심지가 도시 경제활동의 핵심중추로 부상하고 있다.
김현수 교수는 “과거와 달리 국토 균형발전의 개념이 변화 할 시기가 왔다”며 “촘촘히 연결된 철도망을 통해 주위의 많은 것을 흡수하면서 향후 초연결 공간으로서 국토와 교통문제를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동시에 산업고도화, 사물인터넷·광통신 발달에 맞춰 대도시권 교통과  그 외 지역의 교통체계를 효과적으로 연결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는 조언도 덧붙였다. 
  한편 ‘경제거점형 도시재생사업에서의 교통역할’을 주제로 발표한 이광훈 서울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개발시대의 개념을 가지고 있는 상태에서 도시재생으로 향하고 있어 충돌이 우려된다”며 “시대가 요구하는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어 전반적인 정책 수정이 필요해 보인다”고 전했다.
   이번 복합세미나 자체를 좋은 정책연구의 시작점이 될 것으로 바라본 이광훈 연구위원은 “향후 국토학회와 교통학회가 같이 토의해봄직한 사안”이라며 “광역철도망이 이동효율화를 넘어 주택시장과 교통문제, 도시문제에 어떤 연쇄 영향을 미칠지, 어떤 연결성을 갖는지 분석하고 장기플랜을 짜야한다”고 건의했다.

공유경제 개념, 교통분야에 효과적으로 대입 가능
  이어진 패널토론에서는 주무부처 담당 공무원과 교통전문가들이 대거 참석해 ‘도시재생과 교통대책의 효과적인 결합’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장영수 국토교통부 종합교통정책관은 “정부는 교통정책에서 지하철 역사공간과 건물을 연결하는 이동성·연계성 강화에 초점을 맞춰왔고, 교통문제에 대해선 ‘주차 공간 공유’를 중심으로 주차난 해결방안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정부는 도심 주차난이 물리적 공간확보가 어렵다고 보고,  도심 내 카셰어링을 장려해 차량 진입수 자체를 조절하려는 노력을 진행 중이다. 장영수 정책관은 “세종시에서는 ‘그린카 카셰어링’이 매우 효과적으로 활용되고 있고, 만족도도 매우 높은편”이라며 교통난 해소 수단으로 카셰어링 활성화를 꼽았다.
  김갑성 연세대 교수도 이와 유사한 입장이다. “전체 차량 중 도로에 다니는 차는 20%에 불과하다. 대부분의 차량은 출퇴근 시간을 제외하고 모두 서있는데, 교통 혼잡을 유발하는 이 80%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정부와 해당 지역사회가 함께 머리를 맞대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토론회에선 이를 해결하는 쉬운 방법으로 주제발표에서 제시된 ‘동네 교통닥터’의 도입에  관심을 보였다. 현실적으로 인프라 확장이 어려울 경우 지역 커뮤니티에 교통전문가를 투입해 점진적으로 보완해 나가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진장원 한국교통대학교 교수는 “교통사고 장소비중을 보면 동네 골목길에서 가장 많은 교통사고가 발생하고 있다”며 “교통안전에 가장 크리티컬한 문제는 노상주차인데, 인프라 개선이 쉽지 않고 많은 비용이 투입돼야만 한다”고 밝혔다. 
    이희정 서울시립대 교수는 문재인 정부의 도시재생 계획이   교통정책과 한 몸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교통은 생활체감형과 거점형을 따로 나누지 않고 복합적으로 진행해야 한다며 “국가차원에서 미래도시 비전의 큰 그림을 그리고 국토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주거, 교통, 문화 등 여러 분야의 공공과 민간 합의를 통해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인류의 구습을 벗어던지는 제 5의 물결 도래,
교통문제를 보는 시각도 시대에 맞춰 변화해야

  한편 기업 관계자로서는 유일하게 발언 했던 최정한 공간문화 대표는 과거 교통관련 시민단체에 몸담았을 당시 경험을 토대로 조언을 이어갔다. 최정한 대표는 “93년 녹색교통 출범 당시 도시개발에 교통문제를 첫 접목했는데, 사람중심 교통체계·교통약자·교통환경·교통권 등에서 시민들의 많은 지지와 호응이 있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디지털 커뮤니티로 생활양식이 변화하고 디지털 시스템과 플랫폼이 발달한 지금도 여전히 비슷한 구호를 사용하고 있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시민사회가 향후 도시재생 과정에서 교통체계가 지역단위, 근린재생형 사업 등 시대를 관통하는 메가트렌드를 정책이 잘 반영하고 있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김연기 교통영향평가협회 회장도 교통엔지니어링 전문가로서 도시재생 안에서 교통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교통기술자들의 도시개발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이들이 도시개발 목표와 컨셉, 세부사항을 정확하게 이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물론 이를 위해선 도시재생 과정과 예산도 정확히 알 수 있도록 해당 기관과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고 단언했다.
   고승영 교수는 이날 토론을 정리하며 “도시가 개발되면 인구가 몰리고, 사람이 몰리는 곳엔 교통문제가 뒤따르기 마련”이라며 두 당면과제에 대한 연관성을 강조했다.
또한 “참가자들 모두 도시설계와 교통분야 협력을 논의하는 이런 자리가 지속적으로 마련되길 희망한다”고 전하며 다음 복합세미나 개최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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