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 이유라 거창군청 기업지원과 승강기산업담당 주무관

거창승강기밸리는 지난 4월 25일부터 3일간 열린 ‘2017 러시아 승강기 엑스포(Russian Elevator Week 2017)에 참가했다. 이번 전시는 한국승강기안전공단의 한국관 운영 계획에 따른 것으로, 대한민국을 대표하여 전 세계유일의 산·학·연·관의 승강기산업 클러스터인 거창승강기밸리의 브랜드 이미지 홍보와 신규 수출시장 개척을 위한 국제교류 활동 목적이었다.
한국관(KOREA PAVILION)은 올해 한국승강기안전공단과 거창승강기밸리를 비롯해 신한엘리베이터, 새한트라비스, 대성IDS, 코엘텍, BTR수성 등이 참가했다.  거창승강기밸리에서는 거창군 및 군의회, (사)승강기밸리기업협의회, KTL 거창승강기R&D센터와 한국승강기대학교 관계자 등이 함께 러시아로 향했다.

올해 러시아 승강기 엑스포는 러시아리프트연합(National Lift Union) 주최로 수도 모스크바에 위치한 상설박람회장 베덴하(VDNH)에서 열렸고, 러시아 9개 연방과 세계 16개국, 179개 기업이 참여했다. 우리는 이번 엑스포 참가를 통해 러시아 시장 및 동유럽 국가에 거창이라는 브랜드를 알리기 위한 것이 주된 목표였던 만큼, 전시기간 동안 거창승강기밸리 발전에 초석을 다지기 위한 다방면의 활동들을 진행했다. 첫 일정은 ‘2017 러시아 승강기 엑스포 공식개막식’참가로 시작됐다.
개회식에는 러시아 및 독립국가연합의 정부 공공주택 담당자들이 대거 참석했으며, 승강기 학계 및 러시아 인증 관련 기관들도 만날 수 있었다. 한국관을 대표하여 (사)거창승강기밸리기업협의회 김호일 회장과, 거창군의회 변상원 총무위원장이 내빈으로 참가했고, 러시아, 중국, 독일 등의 승강기기업 대표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앉은 김호일 회장은 한국을 대표하여 거창승강기밸리를 소개하는 인사말을 통해 청중들의 환호를 받았다. 전 세계에 거창승강기밸리를 알릴 수 있는 뜻 깊은 자리였다.

기능적으로 편의성과 실용성을 높인 디자인에 관심 많은 러시아 시장
전시 업체 중에는 KLEEMANN, Vega, Wittur, Shanghai Mitsubishi Elevator Co., ORONA, MOGILEVLIFTMASH 등 세계적 메이커와 러시아 최대 기업인 Moslift, KMZlift, SCHERBINKA ELEVATOR PLANT, Evroliftmash, Parnas Enterprise, SIB Lift, Neiron, Chelyabinsky liftostroitelny plant “Witchel”, Cheboksary Elevator Plant ELBRUS 등이 참여했다.
그 중 CIS(독립국가연합)와 동유럽의 엘리베이터 업체인 JSC Moslift는 숙박 시설 및 시립 건물에 적용하는 barrier free 환경의 최신 혁신제품 ‘리더’를 발표하기도 했다.  리더는 오래된 주거용 건물의 좁은 엘리베이터 샤프트에  설치하기 용이하고, 휠체어 사용자와 처력, 시력이 약한 사람들이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 제품이다.
러시아의 많은 업체들은 대부분 최신식 카 디자인과 유지보수 프로그램, 음성제어 시스템 및 관련 부품들을 대거 선보였으며, 특히 장애인에게 장벽없는 환경을 조성하는 혁신적인 기술 솔루션이 주목을 받았다.

전시·홍보 부스 운영 및 상담
한국관에서는 엑스포 기간 동안 전세계 바이어들을 마주할 수 있었다.  승강기 시장 규모가 크고, 크고 작은 업체가 다양하게 존재하는 한국시장에 관심이 있는 모습이다. 한국관 내 거창승강기밸리 부스에서는 밸리와 밸리 내 입주한 기업의 홍보 카달로그를 전시하고, 홍보 동영상을 지속적으로 상영해 지나가는 참관객들의 발길을 멈추게 했다.
특히 기업, 대학, 연구기관, 지자체의 지원으로 이루어진 거창승강기밸리에 대한 설명을 들은 바이어들은 거창승강기밸리가 전 세계에서 유일한 승강기산업 클러스터라는 사실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덕분에 수출상담과 관련해 큰 소득이 있었다. 3일간의 부스 운영으로 러시아 바이어 40명, 그 외 국가에서 온 바이어 6명 등 총 46건의 수출 관련 상담문의 실적을 냈다. 그 중 한국제품의 러시아로의 수출 상담은 34건으로, 거창승강기밸리 제품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다.

RUS CERTIFIC(러시아 인증회사) 국제교류
  유럽의 EN코드나 한국의 KC인증과 같이 러시아 수출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러시아 국가에서 요구하는 해외규격인증(TR CU)이 중요하다. 때문에 거창승강기밸리 참가단은 엑스포 참가 1일 차인 4월 25일에 러시아 제1의 인증회사 대표와 만남을 가졌다.
RUS Certific의 Svetlana Spiryaeva 대표와 만난 자리에서 김호일 대표는 “러시아 수출을 위해서 승강기의 어떤 품목의 인증이 필요하며, 비용과 방법은 어떻게 되는지”에 대해 질문했다. Svetlana Spiryaeva 대표의 답변에 따르면 러시아 TR CU 인증에서 승강기 안전과 관련된 5개 부품은 인증이 필수적이다.  해당 부품은 모델 당 인증 비용이 약 1,700유로(한화로 약 190만 원)지만, 러시아 당국에서 까다로운 기준을 제시하고 있어 서류준비와 제품 인증은 러시아 내에서만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수출을 준비하는 기업의 경우, 러시아 인증기업과의 파트너 협력이 필수적이라는 조언을 얻었다.
  한편 이 자리에 함께 참석한 KTL 승강기R&D센터 강인구 센터장은 향후 한국 기업들이 러시아 수출을 위해 인증획득이 용이하도록 대한민국 인증기관인 KTL과 RUS Certific의 협약을 타진했다.  RUS Certific 측에서도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는 등 향후 협력방안을 모색하기로 협의했다.
National Lift Union(NLU) 국제교류
전시회 기간 중 ‘2017 러시아 승강기 엑스포’를 개최한 주최 측이자, 1,500개의 승강기관련 제조, 유지보수, 설치회사를 회원사로 보유한 러시아 최대 승강기 연합 조직인 러시아승강기연합(National Lift Union)의 Viktor Tishin 회장을 만나 러시아 승강기 산업 동향에 대하여 들을 수 있었다.
러시아의 총 승강기 설치 대수는 약 57만대, 매년 신규 설치대수는 3만대 규모로 한국 승강기 산업규모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제조업이 발달하지 않은 탓에 승강기 제조사는 약 15여 개사에 불과한 실정이다. 그래서 많은 해외 승강기 기업들이 러시아 업체에 기술이나 자본을 직·간접적 투자하며 러시아 시장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한다.
이날 자리에서 거창승강기밸리 제조사의 러시아 시장 진출을 위해 NLU와의 기술협력 MOU 체결기회를 타진해 보았으나, 직접적인 MOU 체결보다는 러시아 기업과의 합작회사 또는 MOU 체결시 기업 선정과 검증에 도움을 주겠다는 답변을 받았다.

러시아승강기 제조기업 KMZ 공장 탐방
   엑스포 참가 3일차인 28일 오후에는 러시아 모스크바 랴잔스키대로에 위치한 러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를 자랑하는 러시아 2위 승강기 완성품업체 KMZ(KARACHAROVSKIY MEHANICHESKIY ZAVOD)를 방문했다.
1950년에 설립되어 67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KMZ는 1,160명이 근무하고 연 생산대수가 1만5,000대인 러시아 최대 승강기 기업이다. 이날 공장을 둘러본 거창승강기밸리 방문단은 어마어마한 공장규모에 한번 놀라고, 모든 공정이 자체적으로 이뤄진다는 점과 30년이 넘는 기계설비가 많다는 점에 두 번 놀랐다. 이는 시장경제 개방이 늦어져 부품 제조업이 발달하지 못한 러시아의 국가적 특성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한다. 러시아 승강기 제조업의 현주소를 가늠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한편 KMZ 관계자의 설명으로는 현재 러시아는 노후 승강기의 대대적인 교체가 계획돼 있다. MOD 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바, 작은 부품 하나까지도 직접 생산하는 KMZ에서는 시장대응력을 높이기 위한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때문에 부품 분야에서 수요 대비를 위해 거창승강기밸리와 협력할 부분이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코트라 모스크바 무역관 방문
 엑스포 공식 일정 3일을 다 마친 거창승강기밸리 참가단은 4월 28일 러시아 수출을 위해서 반드시 거쳐가야 할 코트라 모스크바 무역관을 방문했다. 참가단을 반갑게 맞이한 송혜숙 코트라 모스크바 무역관 과장에게 참가단에게 러시아 수출을 위해서 유의해야 할 점에 대해 자세히 안내받을 수 있었다.
송혜숙 과장의 설명에 따르면, 대체로 러시아인들의 특성과 러시아 통관절차 등은 한국 중소기업이 진출하기엔 까다로운 편이다. 때문에 승강기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인증을 필수적으로 획득한 후 현지 기업과 파트너쉽을 통해 진출하는 것이 가장 유리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아직 제조업이 발달하지 않은 점도 현지 업체와 ‘조인트벤처’ 형식으로 진출하는 것이 가장 빠른 길이라는 추천이다.
또한 러시아에는 무역사기가 많아 피해를 입는 기업이 많은 만큼,  안정적인 수출을 위해 반드시 수출보험을 가입하라는 조언도 덧붙였다.

러시아 승강기 엑스포 성과
이번 러시아 승강기 엑스포를 통해 잠재적인 고객을 만날 수 있는 교류의 장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가장 큰 의미가 있었다고 할 수 있다. 다양한 국제교류 활동으로 러시아 수출을 도와 줄 협력자들을 만났으며, 거창승강기밸리에 대한 이해와 이미지를 홍보하고 향상시킬 수 있는 자리였다.
러시아 승강기 시장은 정부의 노후 승강기 교체계획(매년 약 3만대 교체 검토)에 따라 신규 승강기 수요가 대폭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러시아는 자국의 업체만 엘리베이터를 설치할 수 있도록 국가차원에서 규제하고 있어 외국 업체들의 진출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러시아에 한국의 승강기를 수출하기 위해서는 러시아 인증은 물론이고 러시아 설치 업체와의 파트너쉽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때문에 엑스포를 통해 거창승강기밸리 참가단과 교류했던 NLU(러시아승강기연합)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이번 만남을 통해 러시아 승강기 합작회사 선정과 검증에 대한 도움을 약속한 만큼, 든든한 버팀목을 얻은 기분이다. 향후 거창승강기밸리의 수출길도 더욱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만일 러시아 인증을 획득하면 러시아와 관세동맹을 맺고 있는 베라루스, 키르키즈스탄, 카자흐스탄까지도 수출이 가능하다. 거창승강기밸리에서는 이미 카자흐스탄 시장에 일부 진출해 있지만, 이번 엑스포 참가를 계기로 러시아는 물론이고 러시아를 포함한 4개의 잠재시장까지도 수출을 활성화 시킬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한 셈이다.
이처럼 새로이 개척하게 된 러시아 수출 시장에 대한 지속적인 환경 분석을 통해 시장진출 기회를 확대하고, 군에서도 업계에 전폭적인 지원을 이어갈 계획이다. 지금보다 더욱 발전된 거창승강기밸리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