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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게재년월	2013-08

시간대 따른 ‘변동요금제’, 효율적 교통수요관리 효과

서울연구원
시간대 따른 ‘변동요금제’, 효율적 교통수요관리 효과
정부, 시차제 출근제 및 대중교통 이용요금 환급제 도입해야

수요관리적 측면이 취약한 현재 서울시 교통부문 요금정책에 변동요금제를 도입해 효율적인 교통부문 수요를 관리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서울연구원 교통시스템연구실 신성일 연구위원은 ‘서울시 교통부문 변동요금제 도입방안 연구’ 보고서에서 “그동안 서울시는 첨두시 교통혼잡 문제 해결을 위해 막대한 예산을 투자했지만 잠재수요 존재, 재원확보 등으로 한계를 보이고 있다”면서 “현재 서울시 교통부문 요금정책인 ‘균일시간요금제’는 수요의 시간대적 분포를 고려하지 않고 요금을 통한 교통수요 관리 측면에서 영향력이 취약하므로 이제 ‘변동요금제’도입을 검토해야 할 것”임을 강조했다.

변동요금제란 시간대에 따라 차등적인 요금 적용을 통해 수요를 관리하는 제도로, 교통수요관리전략와 같이 비용 대비 정책적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비교적 효율이 높은 전략이다.
현재 서울시 교통부문 요금정책에는 대중교통요금, 주차요금, 혼잡통행료 등이 적용되고 있으며, 모두 첨두시·비첨두시 및 장소를 구별하지 않고 균일요금을 적용하고 있다.
주차요금과 혼잡통행료는 15년 전의 요금수준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으며, 특히 공영주차장 요금의 경우 매우 저렴해 승용차 이용자에게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으며, 다른 해외 도시 대비 50%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혼잡통행료 또한 균일요금제로 혼잡이 극심한 오후시간대의 수요관리는 불가능하며, 특정구간만 적용되고 있어 승용차 이용 감소효과를 크게 기대하긴 힘든 실정이다.

현 시스템 균일요금제, 교통수요관리‘취약’
대중교통의 경우 해외사례와 비교해볼 때 서울시는 낮은 대중교통 요금 수준을 보이고 있다. 현재 서울시 시내버스 1회 승차시 기본요금은 1,050원. 이에 반해 런던은 약 3.5배, 시드니는 4.5배, 도쿄는 2.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뿐만 아니라 지하철 차내 혼잡도도 출퇴근시 과도한 수요로 매우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그림 3]을 살펴보면 첨두시 도시철도의 평균혼잡도는 147%이며, 2호선은 200%가 넘고 9호선의 급행노선 구간은 215%로, 지하철 통근자들은 매우 열악한 조건에서 서비스를 제공받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해외사례를 살펴보면, 도쿄, 뉴욕, 런던 등의 도시에서 첨두시와 비첨두시에 따라 대중교통 요금의 경우 차등요금을 적용하고 있다. 비첨두시 대중교통 요금을 10~50%까지 할인해 대중교통 수요창출을 유도하고 있는 것.

미국 워싱턴 DC의 경우 대중교통 요금체계는 버스가 단일요금제, 지하철은 거리비례제와 시간대별 차등요금제를 적용하고 있으며, 런던은 버스는 2개 구역요금제, 지하철은 8개 구역요금제를 적용하고 있다.
주차요금 또한 뉴욕과 샌프란시스코는 혼잡시간대에 요금을 인상·적용하며, 혼잡통행요금의 경우 스톡홀름, 싱가포르, 트론트하임 도시들은 첨두시간에 최대금액을 부과하고 있다. 혼잡통행료는 런던의 경우 시행초기엔 균일요금으로 부과됐으나 혼잡통행료 제도가 서부로 확대되면서 1일 8파운드로 인상돼 부과되고 있다. 이로 인해 런던 중심지의 경우 교통량이 20~30% 감소했으며 버스속도 및 정시성과 신뢰성이 개선됐다. 스톡홀름은 코든방식의 통행료 부과방식을 취하며 구역경계를 통과하는 차량에 대해 경계 통과시마다 요금을 부과하고 있다.

캐나다는 2006년부터 대중교통 이용액에 대한 세금감면제도를 시행하고 있으며, 미국은 나홀로 차량 이용을 줄이기 위해 카풀이나 벤풀, 대중교통, 도보, 자전거를 이용하는 근로자에게 재정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경우, 경영자에게 사업운영세와 공공시설세에 대한 세액을 공제하고 있다. 일본은 매달 대중교통 이용금액을 기업에 제출하면 해당금액 만큼 개인이 되돌려받는 등 대중교통 지원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처럼 해외의 교통부문 요금제도를 파악한 결과, 도시에 따라 요금제도가 다양하며 첨두와 비첨두시를 구분한 차등요금제를 적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대중교통 요금은 수요가 집중되는 첨두시간대에 높으며 승용차 주차요금도 첨두시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을 감소시키고자 첨두시 200% 인상액을 적용하고 있으며, 혼잡통행료 또한 수요가 집중되는 오전, 오후 첨두시에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변동요금제, 첨두시 요금인상…시민 여론 ‘싸늘’
그렇다면 국내에 시간대에 따른 차등요금제를 적용하면 어떨까. 신성일 연구위원은 “변동요금제는 수요가 집중되는 첨두시에 요금을 상승시키며 수요가 한산한 비첨두시에는 요금을 하락시키는 등 시점 간 가격을 차별하는 유형”이라며 “그러나 요금인상에 대한 시민들의 여론이 좋지 않아 변동요금제 시행에 어려움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즉, 일반시민들은 비첨두시간의 요금할인보다 첨두시간의 요금인상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며, 출퇴근시간을 뜻하는 첨두시간에 요금을 인상한다는 것은 반드시 필요한 통행에 대한 비용을 상승시켜 불공평하다고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첨두시간에 과도한 혼과 사회적 비용이 발생하고 있어 교통시설을 효율적으로 이용하기 위해서는 변동요금제 도입이 반드시 필요하다 하겠다.

요금인상에 대한 사회적 합의 도출이 쉽지 않은 문제에 대해 신성일 연구위원은 “교통부문의 요금은 단순히 징수해 세수확보를 위한 수단으로만 생각하지 말고 교통수요를 조절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그 역할을 강조해야 한다”면서 “정부 및 기업체 역할이 중요하며 첨두시 혼잡을 완화해 사회적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사회 전체적인 공통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기업 역할 중요, 사회 전체적 노력 필요할 터
변동요금제만을 통해 첨두시간에 요금을 조정하는 것은 도입 자체가 힘들고 현재의 유연하지 않은 출퇴근 시간제로 인해 효과 또한 미약할 것이다. 따라서 정부는 교통유발부담금제도를 강화해 기업에 대한 유인책으로 제시해야 할 것이다. 즉 시차제 출근제도를 시행하거나 대중교통 이용요금을 환급해주는 기업에 대해 교통유발부담금을 감면해주며 사회적으로도 시차제 출근제도 정착을 위한 분위기를 조성해줘야 한다.
그리고 현재의 저요금체계인 주차요금과 혼잡통행료를 조정하는 동시에 대중교통 서비스의 질을 증진시켜 대중교통으로 전환을 기대할 필요도 있다. 정부는 대중교통요금 환급정책 도입을 검토하면서 시차제 출근제도가 정착할 수 있도록 추가적인 조치를 해야 할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정부의 역할이다. 변동요금제 도입에 따른 사회적 반대 최소화와 변동요금제 시행으로 인한 효과를 극대화시키기 위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
이에 시차근무제 정착을 위해 기업에 대한 조세 감면 등 유인정책을 시행하고, 동결된 주차료와 혼잡통행료의 요금수준의 조정이 필요하다. 또 대중교통이용요금 환급제도는 대중교통 이용자 및 승용차 이용자들에게 많은 영향을 주고, 대중교통 이용을 증가시키는 정책이므로 이를 도입하는 기업에 대한 조세 감면 등 다양한 지원이 필요하다.

기업은 승용차 이용을 줄이기 위해 승용차 이용자들에 대한 주차료 지원이나 주차공간 제공을 제한해야 하며, 시차제 출근제도를 시행해 출퇴근시간의 유연성을 확보해 나가야 할 것이다. 아울러 대중교통 운영기관은 첨두시간의 극심한 혼잡을 완화해 서비스를 증진할 수 있는 변동요금체계 구축을 위해 구체적인 금액 설정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며 향후 변동요금체계를 포함한 통합정산체계 구축도 검토해야 할 것이다.

전체적으로 변동요금제 도입을 위해서는 정부와 기업의 역할이 대단히 중요하다. 신성일 연구위원은 “변동요금제 도입을 위해 부가적인 정책요소에 대한 분석 결과, 시차출근제 도입과 대중교통이용요금 환급제도의 영향력이 가장 크게 나타났다”면서 “기업과 정부는 시차제 출근제도 정착을 위해 공통의 노력을 기울여야 하며 대중교통 이용요금 환급제도 도입에 대한 검토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존의 교통정책은 인프라 투자를 통해 과도한 수요 집중 문제를 해결했다면, 앞으로는 가격이 주임이 된 소프트적인 통합접근 전략을 통해 최적의 교통시설 이용상황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