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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게재년월	2019-11

행안부, 업계와 간담회 통해 ‘개별인증 시 동일모델 허용범위’ 재확인

‘연말 인증대란’ 우려로 승강기업계에 긴장이 감도는 가운데, 사안에 대한 긴급논의를 위해 행정안전부가 지난달 25일 승강기 분야 관계자들을 모아 간담회를 개최했다. 행안부 승강기안전과장이 직접 주재한 이날 회의에는 승강기 제조·설치·유지관리 협단체 및 기업체 관계자, 공공기관과 소비자 단체 등이 참석했다.
이들이 모인 이유는 개정법 시행 이후 인증발급 지연으로 인한 납기지연이 승강기 업계 뿐 아니라 수요처에서도 현실적인 문제로 나타나면서 민원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개별인증에 대한 기준을 어떻게 가져갈 것인지 인증을 담당하는 공단-업계의 눈높이가 달랐던 만큼 주무부처의 확실한 정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행안부는 지난달 18일 전체 간담회 이후 2차례 추가 회의를 통해 접수받은 여러 요구사항들을 정리하고, 보편타당한 내용의 경우 이를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제도 시행 8개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각 주체들은 법령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황이다. 제조사들은 인증과 검사제도 변경으로 현장에서 다양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고, 공단 역시 인증물량 적체와 검사현장의 혼선으로 업무가 가중되고 있다.
수요처의 경우 인증제도로 인한 설치·관리비용 증가로 막대한 비용을 투입해야 할 처지로, 크게 늘어난 안전비용 지출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승강기공사 행정관리를 담당하는 지자체나 수요처 담당자들도 개정된 승안법 내용을 명확히 파악하지 못한 경우가 빈번하다. 때문에 시방서 변경이나 업체들의 인증취득 기간 문제로 당분간 발주가 중지된 곳들이 많다. 게다가 일부 업체들이 법 개정을 인지하지 못하고 공사를 시작했다가 진행 중 문제가 발생한 사례도 보고되고 있어 주무부처에서 다시 한 번 정리에 나선 것이다.
행안부는 “법안이 이미 작년 초 개정됐고, 하위법령과 고시 발표 후 본격적으로 개정안을 시행한지 반년이 넘게 지났다”며 “다수의 설명회를 통해 변경된 내용을 고지했으나 여전히 현장에서 애로사항이 발생하고 있어 긴급 간담회를 개최하게 됐다”고 밝혔다.

업계, 행안부에 인증대란 우려 불식시킬 수 있는 방안 요구
이날 간담회에서 업계가 요구한 사항은 ▲안전인증 시행시기 지연 희망 ▲조합의 단체표준 공동모델로 인정하거나, 중소기업 승강기 모델인증 시 비용 지원하는 방안 ▲승강기 개별인증 시 동일모델 허용범위 확대 ▲안전성시험항목과 검사항목 중복되는 부문 통일 ▲인증관련 코드에 대한 부속 해설서, 인증발급 가이드 공유 등이다.
현재 승강기 업계가 떠안고 있는 가장 시급한 문제는 안전인증 부분이다. 개정법 시행 이후 지난 3월 28일 이후 건축허가분, 공사계약서는 설치검사를 받으려면 모두 부품안전인증 부품을 적용하고 승강기 안전인증(모델 혹은 개별) 개별안전인증 취득 여부를 공단에 확인받아야 한다.
그러나 공단은 3월 28일 이전 출고된 재고부품들이 지난달을 중심으로 대부분 소진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는 부품·모델안전인증 작업이 전체적으로 완료될 때까지 ‘인증대란’을 피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현재 유일한 승강기 안전인증 발급기관인 승강기안전인증기술원의 인증처리 속도가 매우 더딘 상황이다. 지난 2월부터 인증접수를 시작했지만 지난 10월 25일 기준 개정 안전인증기준으로 승강기 모델인증을 발급받은 업체는 누리엔지엔지니어링, 오티스엘리베이터 단 2곳뿐이다.
부품안전인증 역시 연말까지 경과조치를 받은 구동기, 9월 27일 출고분까지 종전 기준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제어반은 어느 정도 재고확보가 가능하지만, 다른 주요 부품들과 새롭게 안전인증에 포함된 부품들은 지금보다 더 많은 모델이 인증을 완료해야 하는 상황이다.

개별인증 신청해도 적체물량에 현장 스케줄 잡기 쉽지 않아
공단의 안전인증 발급이 늦어지면서 일선 현장들은 준공을 위해 모델인증 발급을 기다리는 대신, 개별인증을 신청해 설치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당장 모델인증을 받기 힘든 업체들로선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납기를 위해 개별인증을 신청하지만, 7명에 불과한 공단 개별인증 인력만으로는 전국각지에서 접수되는 물량을 빠르게 처리하기엔 물리적 한계가 있다.
공단은 “준공날짜가 급박한 관급 공사나 장애인시설, 공동주택 등 승강기 사용이 시급한 현장들은 공단에서도 우선적으로 개별인증을 처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접수건수 폭증으로 검사날짜를 확답하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인정했다.
실제로 중소기업 한 관계자는 “다수공급자계약(MAS)를 통해 관급공사를 주로 하는 중소기업들의 경우, 단 하루라도 늦어져 지체상금을 물게 되면 패널티를 받게 된다”며 “업체들은 함부로 수주를 못하고, 수요처 역시 공사를 진행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런 이유로 수주를 해 놓고도 계약서를 쓰지 못하거나, 계약을 하고서도 공사 시작을 못하는 업체들도 상당수다. 승강기 업계는 공단에 일시적으로라도 인증실 업무지원 인력을 늘려달라고 요구했으나, 인증실 인력은 전문교육을 받지 않고선 업무를 할 수 없고 기재부의 재가가 필요한 부분이다.
최강진 한국승강기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관급공사는 수요처의 예산집행 등 행정처리를 이유로 4/4분기 준공현장 비율이 40%에 가깝다”며 “연말에 공사가 몰려있다는 특성을 고려해 업계가 검사대란, 인증대란을 피할 수 있도록 인증발급에 속도를 내달라”며 정부에 대책마련을 강하게 요구했다.

안전인증 과도기…현 상황에서는 수요자 비용부담 만 커진다
승안법에 따른 부품안전인증 품목 20가지 중 신규 인증을 받지 않은 부품은 3월 28일 이후 설치하는 것 자체가 불법이다. 종전 완성검사 기준으로 설치검사 받을 수 있는 KC인증 안전부품들은 3월 28일 이전 공장 출고물량까지만 허용된다.
10월을 기점으로 3월 28일 이전 통관된 수입부품이 대부분 소진된 상황이므로, 새 설치검사기준을 충족하기 위해선 안전인증을 받은 부품을 써야 한다.
그러나 부품/모델인증이 아직 진행 중이므로 납기가 촉박한 승강기 제작업체는 3월 28일 이전 생산·출고해놓은 기존 재고품을 사용하는 수밖에 없다. 현재 부품 수급불균형으로 재고품 가격은 날로 높아지고 있으며, 이는 인증제도가 안정화 될 때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제조사 관계자는“수요기관마다 다른 시방에 맞춰 제작을 하려면 다양한 부품이 시장에 있어야 하나 지금은 인증 받은 부품 숫자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태”라며 “또한 기존에 제품들과 인증제품 간 호환성이 떨어지는 경우도 있어 납기를 위해 결국 종전 기준제품을 사용할 수박에 없다”고 전했다.
개별인증 비용에 높아진 부품가격까지 추가돼 소비자들의 부담은 당분간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다. 실제로 보유 승강기 중 에스컬레이터와 무빙워크 비중이 높은 대형 유통사들의 경우을 살펴보면, 이들이 법률에 따라 교체하거나 추가해야 될 부품들만 해도 이미 승강기에 비해 수십배가 늘어난다. 20년 이상 사용 중인 제품들은 경우 단종되거나, 부품을 구하기도 어려워 이런 현장들은 지금법 체계 안에서 모두 전면교체를 해야되는 상황이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사용한지 21년 넘은 승강기들은 당장 3월부터 정밀안전검사를 받아야 하는데, 건축구조 자체가 강화된 기준을 맞출 수 없는 상태라 매장 문을 닫아야 할 판”이라며 “신규 인증부품이 호환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엘리베이터 1,800대, 에스컬레이터 1,900대를 전부 다 교체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막막한 심정을 토로했다.
다른 유통업체 관계자 또한 “내년 교체비용 예산으로만 60억 원을 잡아 놨다”며 천문학적으로 치솟는 안전비용에 난감함을 느꼈다. 이 관계자는“오히려 수요처가 한정적이라는 이유로 일부 부품사들은 신규 부품안전인증 비용을 수요처에게 요구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제조업계, 법률이 허용하는 최대 범위 안에서‘애로사항 해결 촉구
현재 인증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시간’을 벌어주는 것이다. 업계는 행안부가 안전인증 품목의 파생모델 분류, 시험범위 등 안전기준을 빨리 내놓지 못한 탓에 인증문제가 이슈화 됐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유럽은 리프트 안전코드를 EN81-20/50으로 변경하는 과정에서 업체들이 자연스레 새 제도를 흡수할 수 있도록 2년이라는 충분히 유예기간을 뒀다.
또한 오래된 건물이 많은 유럽의 특성을 반영해 코드에 맞지 않는 제품을 필요로 하는 현장들을 위한 기준(EN81-21)을 별도로 마련해 뒀다. 업계는 승안법에서 규정한 승강기 안전인증이 유럽 코드에서 가져온 것인 만큼 국내도 이러한 융통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 승강기 업체 관계자는 “엘리베이터 설치가 필요한 도시철도 역사들 중 30년 넘은 노후 건물들은 현 설치검사기준, 안전성 시험기준을 도저히 충족시킬 수 없는 구조이기 때문에 승강기 설치를 위해선 건물을 다시 지어야 될 판”이라며 “이전 승강기 법률처럼 별도의 특례기준, 예외조항 같은 것을 추가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를 위해 정부가 TF회의, 공청회를 통해 하위규정의 전면적으로 수정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전했다.

대형업체, 공단의 인증 업무처리에 불만…“자료 요구 하려면 그에 대한 근거 먼저 제시해달라”
대형 승강기 업체들은 정부에 인증 접수와 처리과정에 대한 프로세스를 명확히 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들은 인증접수를 위해 하위법령에서 요구하는 자료들을 준비해 거창에 내려갔지만, 기관에서 원하는 내용과는 차이가 있어 정식 접수서류를 꾸미기까지 3~4달이 소요된다고 토로했다.
심지어 수정을 거듭해도 접수가 취소되는 일이 종종 발생해 접수하기까지 너무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든다는 것이다. 특히 생산거점이 해외에 있는 글로벌 업체들은 이 과정이 더욱 복잡하다. 비효율적인 인증업무 프로세스를 개선하기 위해 정부 조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미쓰비시엘리베이터 관계자는 “안전인증을 위한 설계심사, 공장심사, 안전성 시험 규정은 서류상에는 단순히 키워드 수준의 적은 내용만 담겨 있는데, 실제 접수를 하러 가면 해외 인증기관에서는 요구하지 않는 필요 이상의 제반서류를 요구하는 일이 잦았다”며 “제출할 자료 토씨 하나까지 승인을 받아야 하는 입장에서 명확한 근거 없는 자료 요청은 난감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단순히 ‘그냥 필요합니다’식의 대응은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나 행안부는 “국내에 생산설비가 있는 기업과 없는 기업은 공장심사부터 기술서류까지 아무래도 서류로 확인해야 할 사항이 더 많을 수밖에 없다는 점을 이해해 달라”며“만일 우리가 요구하는 부분이 유럽기준보다 과도한 수준이라면, 조정해볼 여지는 있다”고 업계의사를 반영 가능성도 비췄다.

개별인증, 승강기 용량별로 동일모델 허용범위 해석…주요부품 변경 시엔 인정 안해
업계 의견을 청취한 행안부는 현재로서 큰 틀에서 변경되는 점은 없다고 말했다. 남송희 승강기안전과 사무관은 “업체들이 현실적으로 당장 적용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던 부분에 대해선 이미 지난 6개월 간 경과조치를 통해 충분히 여유를 줬다고 생각한다”며 “승안법 시행이후 8개월이나 지났지만 여전히 인증에 대한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는 것은 업계가 여전히 법률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했다는 반증”이라고 지적했다.
중소승강기 업체들이 가장 우려했던 개별인증 부분에서 가장 문제가 됐던 동일모델 허용범위는 “사이즈나 길이가 아닌 ‘모터-제어반 용량’이 같은 제품끼리는 바닥 안전율이 차이 나지 않는 선에서 같은 모델로 인정해주는 것이 원칙”이라고 재차 설명했다. 주요 안전부품과 바닥면 안전율이 같고, 전과 유사하게 설계된 제품을 같은 모델로 인정한다는 해석이다.
이에 따라 현행 안전검사기준을 따르기 어려운 일부 현장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용량에 따라 동일 개별인증 모델로 인정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행안부, “자의적·과도한 해석 방지할 수 있도록 신법에 따른 인증·검사기준 부속 해설서, 가이드 규정 안내할 것”
행안부는 현재 안전성 시험 절차가 까다로운 구동기 품목만 올해 연말까지 경과조치를 내렸다. 주요 안전부품을 제작하는 업체의 대표모델들은 현재 대부분 인증서를 취득했거나 KC로 유예를 받아 공단도 종전 모델인증 발급 진행에는 속도가 붙었기 때문이다. 준공이 급한 현장은 개별인증으로 받을 수 있어 인증대란 문제도 크게 불거지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행안부는 행정절차 상으로 해결이 가능하거나, 오해의 소지가 있을만한 모호한 규정에 대해선 검사원들이 업체에 충분히 협조할 수 있도록 추후 공단을 통해 안내하겠다고 밝혔다.
박종현 승강기안전과 과장은 “승안법에서 말하는 인증은 국내에 판매되는 승강기와 부품 품질이 유럽에 준하는 수준으로 안전성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나라로부터 인정받는다는 의미한다”며 “업체가 기관으로부터 인증 받는 과정에서 누가 보더라도 말이 안 되는 기준을 요구받거나, 상식선에서 벗어난 법적 해석으로 기업에 피해가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공단에 주문하겠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유지관리 업계가 요구하는 2인 1조 시행 유예에 대해선“모든 산업에 적용되는 안전보건법에서 규정한 내용이기 때문에 업계 상황을 봐서 도입하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명확히 선을 그었다.
다만, 승강기 안전점검이 여전히 저가 수주 관행이 고쳐지지 않는 만큼 행안부에서도 평균 70%이하 보수료를 받는 현장에 대해 실태조사를 강화하고, 국토부와 논의해 승강기 품목에 한해서라도 적격심사제를 도입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이를 위해 “최저가 입찰로 계약을 따내는 승강기 업계의 관행도 시급히 개선돼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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