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강기 안전검사 강화 선포식

제목 : 승강기 안전검사, 개념 재정립된다 부제목 : 25개 안전부품, 품질조사서 등 검사 질 강화할 터 게재년월 : 2005년 5월
지난달 10일 울산시 한 건물 엘리베이터가 지상 5층에서 지하 1층으로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고, 17일에는 부산시 모쇼핑몰에서 신관 엘리베이터가 지상 2층에서 지하 2층으로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하는 등 승강기 안전사고로 인한 119 구조대 출동 현황은 1996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증가해 연평균 12.5%의 놀라운 수치를 보이고 있어 안전사고 피해 정도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승강기 보유대수는 세계 9위(30만대), 연간 설치대수는 5위(2만5천대)로 명실상부한 승강기 강국이지만 승강기 안전사고율은 점차 늘어나 승강기 1백대 중 2건의 사고 발생률을 기록하고 있다. 한국소비자보호원이 조사한 자료에 의하면 국내 승강기 사망사고는 평균 2만3천5백대 당 1명인 반면에 독일은 21만6천8백30대 당 1명 발생해 그 심각성의 경중을 가늠할 수 있다. 검사기관이 지적하는 승강기 사고율의 지속적인 증가 원인은 영세 보수업체의 난립이다. 일본의 경우 승강기 보유대수 약 64만대에 3백여 업체의 보수업체가 관리를 하지만, 국내는 6백여 업체가 약 30만대를 관리하게 되면서 승강기 1대 당 평균 7만원 이하의 저가로 보수계약이 이뤄지는 등 과열 덤핑경쟁 인한 승강기 안전사고 초래의 악순환을 반복하고 있다는 것. 뿐만 아니라 이용자 또한 책임보수계약(FM)보다는 저가의 단순유지계약(POG)을 선호해 승강기 안전사고를 부추기는 결과를 낳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보수업계는 “보수 업체의 난립도 문제지만, 국내 검사기관 역시 비중만 높을 뿐 잇속 챙기기 급급한 유명무실한 단체”라며 “가령 FM 계약을 유도하는 것은 결국 자기들 배 채우는 격이 아니냐”임을 지적하고 있다. 또한 “승강기 갇힘사고 시 이용객들은 승강기 내 설치된 인터폰보다 먼저 휴대폰으로 119에 직접 전화를 거는 경우가 다반사다” 며 “따라서 119 출동건수 중 승강기사고가 교통사고에 비해 20배가 넘는다는 발표는 억지성을 띄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자료를 발표한 검사기관 역시 제 얼굴에 침뱉기다”고 피력했다.
승강기 사고율, 연평균 12.5% 증가해 이렇듯 안전사고 대책 강구가 표면 위로 제기되는 가운데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원장 유대운, 이하 관리원), 한국승강기안전센타(이사장 장선식, 이하 센타)는 지난달 20일 경기도 과천시 기술표준원 강당에서 산업자원부 오영호 차관보, 이재윤 전국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연합회 회장 등 승강기 관계자 2백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국민의 재산과 신체의 안전 확보를 위한 ‘승강기 안전검사 강화 선포식’을 통해 ‘승강기 이용자의 안전을 확보하겠다’는 내용의 대국민 결의문을 공포했다. 다음은 이날 발표한 유대운 원장, 장선식 이사장, 오영호 차관보, 이재윤 회장의 연설을 요약, 국내 검사기관, 정부, 그리고 이용자의 입장을 정리한 것이다.
관리원 유대운 원장 ‘반드시 거쳐야할 관문이라 여길 터’ 최근 몇 년간 승강기 갇힘 등 안전사고의 증가로 검사에 대한 불신이 높아진 것이 사실이다. 관리원의 전 임직원들도 위기의식을 공감하기 시작했고, 지난해 6월 취임과 동시에 정년단축과 명예퇴직이라는 1, 2차 구조조정에 따른 강도높은 내부개혁과 경영혁신을 추진한 것은 현재의 위기의식을 바탕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이는 내부혁신 없이는 위기에 처한 승강기 이용자의 안전 확보가 어렵다고 판단, 노사협력 속에서 강력한 구조조정과 혁신을 통해 능력과 성과위주의 인사제도와 업무 효율성을 극대화한 팀제운영 도입했다. 또 인력 활용도를 높이고 결재시스템을 간소화하기 위해 지역본부 직제를 폐지했고, 다면평가제도 도입으로 우수한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할 수 있게 됐다. 승강기를 이용하는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검사기관의 기관장으로서 오늘 이 자리에 오기까지 무거운 발걸음을 내딛어야 했지만, 승강기 안전검사 선포식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는 검사기관으로서 반드시 거쳐야 할 관문이라 여기고, 국민 개개인이 안심하고 승강기를 이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센타 장선식 이사장 ‘승강기 안전성 여부는 모든 기관의 책임’ 현재 승강기는 모든 국민들이 이용하는 문명의 이기가 되었지만, 기계이기 때문에 위험요소가 많이 내재되어 있고, 국민들의 관심과 안전 수칙도 다소 미흡한 단계다. 승강기 안전사고는 지난 2003년 119 출동건수 통계에 따르면 교통사고, 화재에 이어 3위에 랭크되어 있고, 연평균 약 15%씩 증가하고 있다. 승강기가 위험하다면 승강기에 관련된 모든 기관의 책임이며, 안전성 확보를 위해 제조, 설치, 보수, 검사기관, 관리주체 등 각자 맡은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이에 센타는 3년 전부터 승강기 안전 적합성에 대해 진단성 검사방법을 개발, 금년부터 본격적으로 시행해 이용자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승강기 안전성 향상을 위해 크게 노력하지 못한 점을 스스로 자성 및 반성하고 있으며, 향후 이용자의 안전 및 검사 신뢰성 확보를 위해 끊임없는 연구와 노력을 게을지 하지 않을 것이다.
산자부 오영호 차관보 ‘안전 체계, 선진국 수준으로 도약해야’ 국내 승강기 역사는 선진국에 비해 짧지만 고속성장을 해왔고, 승강기 설치는 세계적이라 자부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승강기 사고 사망율은 독일에 비해 10배에 이르는 등 안전관리 체계에 대해서는 하위에 머물고 있어 안타깝다. 이에 정부는 지난해 12월 승강기 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을 통해 안전성 강화에 힘쓰는 등 향후 승강기 안전관리에 대해 적극적인 뒷바라지를 할 것이며, 양대 검사기관 역시 검사신뢰성 선포식을 통해 승강기 안전관리에 대해 정부기관, 승강기 관련단체가 서로를 믿을 수 있는 관계가 형성되어, 안전관리 체계가 선진국 수준으로 올라가도록 오늘 선포식이 밑받침이 됐으면 한다.
아파트 연합회 이재윤 회장 ‘검사 선포식, 최적기에 적절한 상황’ 아파트 입주자들의 교통수단인 승강기 이용 문제도 심각하지만, 대부분 이용자가 승강기 이용을 기피하고 높은 건물을 걸어서 올라가는 등 승강기 안전에 대한 불신은 점차 고조되고 있다. 지난해 승객용 승강기 사고는 1백25건으로 이중 50%인 63건이 아파트에서 발생해 많은 이용자가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아파트 승강기는 타용도에 비해 저렴하다 보니 입주자들이 최저 가격으로 보수 업체를 선정하는 점도 문제지만, 관리주체의 안전검사 역할도 문제가 있다. 오늘 양대 검사기관에서 검사 선포식을 하는 것은 최적기에 적절한 상황이라고 생각하며, 현재까지의 보수유지 관리 관행을 엄격하고 엄정한 판단을 통해 이용자의 안전을 최우선 해야 할 것이다. 향후 아파트연합회는 아파트 입주자의 권리 및 안전을 찾기 위해 안전검사 강화에 동참할 것이며, 승강기 설치 강국답게 승강기 안전 관리 문화 역시 하루 속히 정착되길 바란다.
검사기관 VS 업계, 불협화음 언제까지? 그동안 승강기 검사는 유지·보수·관리상태에 대해 객관적인 확인보다는 검사 당시 일부 안전장치의 작동과 기능에 따라 합격 판정·처리하는 안일함을 보여왔지만, 이날 행사에서 두 검사기관은 승강기 안전검사 개념을 재정립키로 결의했다. 향후 강화된 검사기준에 따라 2백여 개의 검사 부품항목 중 안전사고를 유발할 가능성이 높은 25개 안전부품을 선정, 선정된 부품에 관해선 단순작동이나 기능 확인 차원을 넘어 성능상태까지 엄격히 검사할 예정이다. 이에 검사기관은 ‘승강기제조및관리에관한법률’ 시행규칙 개정에 의해 오는 7월 1일부터 불합격 판정을 받은 승강기에 대해서는 현장에서 불합격표지를 교부해 승강기 운행을 즉시 정지시킬수 있는 권한이 부여됐다. 기존에는 불합격 판정을 받은 승강기 운행정지는 검사기관→ 자치단체 통보→ 승강기 관리주체→ 운행정지 절차에 이르는 번거로운 절차를 밟아야 했지만, 앞으로 즉시 정지가 가능해짐에 따라 행정 처리기간 동안 불합격된 승강기를 이용하다 생길 수 있는 안전사고를 예방할 수 있게 된다. 이밖에 승강기 안전검사 시 승강기의 유지·보수 및 관리상태를 확인하기 위한 품질조사서를 작성하고, 월 1회 이상 실시하게 되어 있는 보수업체의 자체점검 현황 및 자체점검자의 자격유무를 확인해 기록하게 된다. 이를 바탕으로 관리원은 각 승강기별 품질조사서를 전산화해 보수업체의 승강기별 유지·보수·관리정보를 인터넷을 통해 공개 및 관련 당사자에게 제공하게 되며, 공개자료는 개정된 승관법에 따라 7월부터 실시하는 ‘보수품질 우수업체’ 선정의 근거자료로 활용될 예정이다. 유대운 원장은 “양 검사기관이 이와같이 강화된 안전검사 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하게 되면, 승강기 보수업체가 평상시 자체점검과 예방정비를 성실히 하게 될 것이므로 국민들이 승강기를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향후 양대 검사기관은 관리주체 및 승강기 제조·보수업체에 안내문 발송과 지역별 보수업체 간담회 등을 실시해 단계적인 홍보를 행할 방침이다. 하지만 이번 선포식에 대해 일각에서는 “이와같은 주먹구구식 언론 플레이는 승강기 업계에서 검사기관을 비난할 것을 우려해 미리 선수친 격이다”, “유럽이나 일본 등의 선진국처럼 검사기관이 주체가 아닌 민간 자율적인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승강기 안전사고 개념이 한층 성숙할 수 있다”는 등 곱지않은 시선으로 보고 있다. 신뢰성과 상호협조가 필요한 이때, 검사기관과 승강기 업계의 불협화음은 국내 승강기 안전의 투박한 미래를 암시하고 있어, 향후 검사기관과 승강기 업계의 기싸움이 어떻게 전개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 ■글·이재현 기자 / jhlee@liftasi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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