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목 : 작은변화 기대, 수도권 및 지방 확대 예정
게재월 : 2003년 1월호

구랍 9일부터 13일까지 서울시청 앞 을지로 지하보도에서는 ‘주차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의 모임’ 주최로 ‘바른주차 문화를 추구하는 주차문화사진전’이 개최됐다.
건설교통부, 서울특별시, 교통안전공단, 한국주차설비공업협동조합, 한국주차설비협회를 포함 9개기관이 후원하고, 이래종합건축사사무소, 엠팍시스템즈 등 7개 관련업체가 협찬한 이번 주차문화사진전은 교통 및 주차 관련업계에서는 처음으로 개최된 사진전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그러나 이보다 더 큰 의미는 다양한 주차관련 사진을 전시함으로써 시민들의 관심과 호응을 조금이나마 이끌어냈다는 것이다.
주차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의 모임 오 선 실장은 “주차문제를 ‘철길과 레일’처럼 시민의식과 공무원의 행정 및 법이 서로 공존하는 문제로 인식해야 할 것”이라며, “이번 사진전에서 단 0.1%의 변화와 참여만 있어도 성공한 셈”이라고 말했다.
이번 주차문화사진전에서는 청계천 화물불법조업 차량, 스쿨존 및 버스정류장 앞에 불법으로 주·정차한 차량이나 소화전 바로 앞에 주차구획을 그은 경우 등을 중점적으로 전시해 시민들에게 불법주차에 대한 경각심을 심어줬다. 또한 기계식 주차장 내부사진과 기계식 주차장에서 추락해 찌그러진 차량 등의 사진을 보여줌으로써, 자주식만이 아닌 기계식 주차기가 지닌 편리성과 함께 안전한 이용 또한 필요하다는 것, 그리고 기계식 주차기에 대해 생소한 시민들에게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계기가 됐다.
이밖에도 내집 주차장 갖기, 부설주차장 개방 등 현재 서울시가 추진하고 있는 주차정책과 관련된 사진 등 총 1백18개의 다양한 사진을 전시, 지나가는 시민들의 높은 호응을 불러일으켰다(전시사진, 34~37 페이지 참조).
주차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의 모임에 따르면, 사진전을 관람한 시민과의 거리 인터뷰에서 거의 대부분의 시민들이 이구동성으로 ‘주차문제는 심각하며 매우 어려운 문제’라고 답했고, 그 외에 ‘주차장이 왜 필요한지는 알고 있지만, 1면당 건설비용이 어느정도 소요되는지까지는 모른다’, ‘주차문제를 생각하기 이전에 자동차의 매연, 소음, 조망권, 진동을 먼저 생각하게 된다’ 등의 의견이 나왔음을 강조했다.
오 실장은 “이를 살펴볼 때 아직까지는 주차문제를 ‘두리뭉실’하게 인식하고 있으며, 관련기관의 적극적인 홍보와 계도의 필요성을 느껴, 우리 단체에서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차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의 모임은 앞으로 주차문화사진전을 서울에서 그치지 않고 수도권 및 지방도시로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인천시 및 부천시와 협의 중에 있으며, 향후에는 사진전시 뿐만 아니라 주차정책포럼, 세미나 등 주차계획과 관련된 포괄적인 전시회도 구상 중에 있다.
이 외에도 올 상반기에는 사진전 및 주차문화를 주요내용으로 하는 책자를 1만부 발간, 전국에 배포할 예정이며 알림표지판 달기 운동, 주차관련 포스터전 개최, 주차관련 만화를 초등학교에 배포하는 등의 계획도 세우고 있다(주차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의 모임 / 전화. 02-562-7170).■글· 신영주 기자

인터뷰 / 주차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의 모임 오 선 실장

‘주차문제’는 함께 풀어나갈 ‘실타래’
“시민참여 이끌어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번 주차문화사진전은 많은 것을 담기보다는 제대로, 잘 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준비했습니다. 이 자리가 향후 업그레이드된 주차정책을 펼칠 수 있는 기회의 장이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주차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의 모임 오 선 실장은 주차문화사진전에 대해 이렇게 서두를 꺼냈다. 사진전을 한다고 말했을 때 ‘판넬에다가 10점 정도 걸고 하는 것이냐’라고 말하면서 만류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건물의 나사나 못이 되어 지탱한다고 하더라도 조금의 도움은 되겠지’라는 마음으로 분주히 준비했다.
9일 사진전시 시작날, 푸근하던 날씨가 갑자기 추워지면서 을지로 지하상보도를 지나가는 시민들이 줄어들어 조금은 울상이었지만, 하루 2백명 정도 총 1천여명에 이르는 시민 및 관련 공무원, 업계인들이 다녀가 ‘어느정도 성과는 올린 것 같다’고 만족해 하는 그의 모습에서 시민과 함께 참여하는 ‘충실한 시민운동가’의 잔상을 발견할 수 있었다.
오 선 실장은 주차문제에 대해 “깊이 들어갈수록 ‘수렁에 빠져드는 듯한’ 느낌이지만 심각성을 알리고 정책을 개선하고 시민참여를 이끌어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이것이 내가 하고있는 시민운동의 목표이자, 이상”이라고 말한다.
또 시민운동은 특정인 몇몇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가지는 ‘일상적인 권리’라고 못박는다. 주택·교통문제의 ‘사생아’인 주차문제를 어떻게 어떤 방법으로 키울 것인가를 함께 고민하고, ‘주차문제’라는 실타래가 묶여있다면 그것을 푸는 역할을 담당하는 사람은 남이 아닌 자신, ‘우리’라고 강조한다.
■글· 신영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