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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	인터뷰
ㆍ게재년월	2021-04

강영근 승강기안전기술원장

안전인증제도 시행과 함께 개원 2주년 맞이한 승강기안전기술원

“국내 승강기 품질 및 산업경쟁력 강화, 승강기안전기술원이 핵심 동력 될 것”

한국승강기안전공단 부설기관인 승강기안전기술원(원장 강영근, 이하 기술원)이 지난 3월 26일 개원 2주년을 맞이했다.

기술원이 처음 거창에 내려갔던 당시만 해도 인력, 장비, 인프라 부족에 쏟아지는 인증물량과 민원들로 하루하루 전쟁을 치르듯 버티는 일상이었다. 초기 멤버들의 힘겨운 사투 끝에 인증물량 적체는 이제 어느정도 해소 됐고, 그 사이 기술원 식구도 크게 늘었다. 이제 2처(안전인증처, 산업협력처) 아래 각각 팀과 실을 둔 조직으로 승격됐다.

강영근 원장은 그간 인증업무 지원에 집중했던 내부 역량을 기술개발 및 산업협력, 승강기허브도시 조성사업 등 본래의 목적에 맞게 재분배 하고 있다. 그는 “안전인증 업무 프로세스가 안정화 시기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이젠 기술원의 또 다른 역할인 기업협력 R&D사업 활성화와 거창 승강기밸리를 통한 지역발전에 더 많은 역량을 쏟아부을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Q. 개원 2주년, 처음과 어떤 점이 달라졌나?

짧은 시간동안 많은 성과가 있었다. 기술원 설립목적이기도 한 안전인증 업무는 개원 초기에 비해 크게 안정화 됐다. 테스트타워 및 시험동을 확장해 테스트 수용범위를 넓혔고, 지난해엔 5,092건의 승강기 부품 및 승강기 안전인증을 처리하는 성과를 거뒀다. 인증물량이 몰렸던 작년까지 바쁘게 달려온 만큼, 올해 인증신청 건수는 전년도에 비해 축소될 것으로 예상돼 사업계획을 일부 조정하기도 했다.

또 인증업무 지원을 위해 하나 둘 늘어난 직원이 개원 초기보다 약 2배에 가까이 늘며 인력이 크게 보강됐고, 부품과 승강기 인증을 총괄하던 안전인증실이 안전인증처로 승격됐다. 산업협력기능 강화를 위해 동반성장팀이 기술원으로 새롭게 합류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한편, 운영기관으로 참여하고 있는 거창 승강기 허브도시 조성사업이 오는 5월 산업복합관과 새로운 인증시험타워 착공을 앞두고 있다. 타워 완공 후엔 거창 승강기밸리를 중심으로 기술개발 및 산업협력 기능, 교육기능을 강화해 지역사회는 물론 승강기 업계에 도움이 되는 기관으로 자리매김 할 것으로 기대된다.

Q. 인증제도 정착을 위해 기술원은 그간 어떤 노력을 기울여 왔는지?

기술원에서는 기술서류 및 심사과정을 풀이한 동영상, 설계 샘플링 자료 뿐 아니라 수치만 입력하면 자동으로 설계값이 계산돼 나오는 엑셀 프로그램 수식도 제공한다.

작년 말부터는 업체들이 필요로 하거나, 단순 미팅만으로 해결이 안 되는 인증 건의 경우, 심사원들이 직접 현장을 방문해 컨설팅을 진행하는‘찾아가는 서비스’도 선보였다.

또한 인증 접수부터 진행상황, 결과를 홈페이지를 통해 모두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고, 인증관련 처리 내용을 주기적으로 업데이트 하며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이 모든 활동은 업체들이 어떻게 하면 더 쉽고 효율적으로 인증업무를 따라올 수 있을까 고민한 증거다.

인증과 관련된 업무를 수행하는 기관 중, 업체들을 위해 이 정도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기술원밖에 없을 것으로 자신한다.

기업 입장에선 보완기간을 최소화 할수록 비용이 줄어든다. 인증실 역시 마찬가지로, 업체들이 제대로 된 서류를 갖춰줘야만 쉽게 업무를 처리할 수 있기 때문에 최대한 업체 편의에 맞춰 진행하려 노력하고 있다.

Q. 인증제도 시행 2년이 지나며 주요 부품들은 대부분 인증을 받았다. 업체들이 흔히 하는 실수는 무엇이고, 어떤 점을 더 신경써야 하는지?

지금까지 지켜본 바로는 업계와 기술원 간 소통 부족인 경우가 많았다. 기술원은 서류접수가 모두 완료된 후 실질 처리기한을 2~3주 만에 끝내고 있지만, 업체들은 최초접수를 기준으로 카운트 하기 때문에 오랜시간 인증서가 나오지 않는다고 불만을 표시하기도 한다.

또 중소기업의 경우 담장자가 바뀌는 경우 때문에 발생하는 인증지연 사례가 의외로 많았다. 담당자 간 인수인계가 잘 이뤄지지 않아 이미 처리된 내용을 또다시 보내거나, 필요한 서류나 시료를 제 날짜에 제공하지 못하는 경우도 생각보다 빈번했다. 이런 부분은 기업 대표자들이 더 신경 써 준다면 인증에 걸리는 시간과 비용을 조금이나마 단축할 수 있을 것이다.

대기업은 기본적인 체계와 메뉴얼이 정해져 있지만, 인증 진행 건수에 비해 담당자가 적어 실수하는 경우도 자주 본다. 오히려 잘 준비한 중소기업이 심사와 테스트가 빨리 끝나는 경우도 많다. 제출 전 한번 더 확인하는 습관으로 시간 낭비를 줄였으면 한다.

Q. 핵심부품인 제어반의 경우 인증을 받을 때 PESSRAE, PESSRAL 등의 기능안전을 확보해야 하는데, 업계에서도 아직 이 부분에 대해 이렇다 할 논의가 이뤄지지 않는 분위기다. 우려되는 부분은 없나?

개원 초기엔 밀려드는 인증 수요로 눈코 뜰 새 없이 분주했지만, 지금은 업체들도 주력 제품들에 대해선 대부분 인증작업이 완료돼 신규인증 신청은 크게 줄었다.

처음 시작했을 때만 하더라도 인증대상 제품 중 얼마나 많은 건수가 접수가 되는지 예측하기 어려웠지만, 신규 인증 후 3년을 주기로 돌아오는 정기심사에선 인증제품 접수 시기를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기 때문에 대략적인 스케줄을 짜는 것이 가능해진다.

또 인증을 한번이라도 받아본 업체들이라면 당시 경험을 토대로 더욱 수월하게 업무 진행이 가능해 개원 초기와 같은 인증 물량 적체 현상은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신규인증이나 내년 정기심사 시기가 도래한 제어반은 내년 3월 28일부터 기능안전(안전관련 응용프로그램 작동 전자시스템, PESSRAE/PESSRAL)을 갖춰야 해 일부 진통이 예상되고 있다.

기능안전 항목은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 제어반을 공급하는 업체만 해당되는 요구사항이기 때문에 신청 건수 자체가 많지 않으나, 설계 검증이 까다롭기 때문에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인증을 준비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 작년 하반기 유관 업체 대상 기능안전 설명회를 갖기도 했다.

기술원 자체 추산으로는 현재 약 20곳의 업체가 기능안전 항목에 대한 검증을 시작해야 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지만, 현재 진행 중인 곳은 1개 업체에 불과하다. 해당 업체의 인증 접수를 위해 진행한 사전컨설팅만 3개월이 소요됐다. 문제는 접수 후에도 보완기간을 고려하면 최소 3~6개월의 워킹데이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정기심사 도래일에 좇겨 급하게 인증을 준비하다가 딜레이 될 경우, 결국 피해는 업체에게 돌아오게 된다. 이 부분이 제대로 준비되지 않으면 납기를 제때 맞추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 내년 3월 이후 영업에 지장 받는 일이 없으려면 업체 스스로 이러한 부분을 꼼꼼히 챙겨야 한다.

Q. 최근 행안부의 제도개선 TF회의가 시작됐는데, 기술원도 제도개선 분야에 함께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떤 내용들이 논의되는지 궁금하다.

올해는 제도개선, 인증관련, 안전기준 3개 분과로 나눠 이해관계자 협의체가 운영된다. 그 중 기술원이 인증관련 분과 실무자 협의에 참여하고 있다. 행안부에서도 사업 수행기관인 우리 기술원이 업계와 자주 소통하는 것을 알기 때문에 업계의 의견을 받아 행안부에 전달하고 있다.

아직 확실한 가이드가 나오지 않았지만 상반기 중으로 규제개혁 범위와 속도가 많이 변화될 예정이다. 가령 설치검사 확인 항목은 승강기인증 심사에서 제외하고, 인증업무 중 현장에서 확인 가능한 항목은 검사와 일부 나누는 방향으로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 중복검사를 피하려는 목적이다.

그 중 기업들이 인증분야에 개선을 요구하는 세가지(비용. 심사항목. 기간) 민원이 가장 많은 편이다. 하지만 인증기준을 낮추는 문제는 수입에 대한 규제도 함께 낮아지는 문제로 귀결돼 인증제도 취지 자체가 무력화 될 우려가 있다.

Q. 인증제도에 대응하기 위해 공동모델을 통한 중소기업 간의 협업이 시도되고 있다. 이런 업계의 움직임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그간 공동법인, 단체표준의 형태로 중소기업들이 모여 제품을 만들었던 사례는 있었지만 이번 서울경기북부엘리베이터사업조합 같이 공동 제조시설을 가지고 ‘협업생산’을 하는 시도는 처음 목격했다. 개인적으로도 매우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아직 시작 단계지만, 조합이 표방하고 있는 사업목표나 운영방식을 보면 업체 간 시너지 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기대된다.

승강기 개별인증을 받은 승강기는 같은 모델이라 하더라도 매 현장마다 심사료가 들어가는 반면, 모델인증은 한번 받아두면 같은 모델을 설치할 때 심사나 수수료가 없이 인증서만 제출하면 된다.

가격경쟁력이나 납기 면에서도 모델인증이 시장에서 훨씬 유리하지만, 개별인증에 비해 초기 투자비용이 크고 심사가 까다로운 탓에 중소제조업체들은 모델인증 취득에 부담을 느낀다. 어렵게 모델인증을 받더라도, 물량이 적은 중소기업은 3년 마다 돌아오는 정기심사까지 그 비용을 회수하기 어렵다. 이런 점을 미뤄볼 때 이번 사업조합의 시도는 향후 중소기업들이 생존을 위해 가야 할 길을 보여준 것으로 높이 평가하고 싶다.

특히 공동으로 모델인증을 받아 한 공장에서 협업생산 하는 방식은 자연스럽게‘품질관리’도 따라오게 돼 있다. 주무부처인 행정안전부 역시 법률 취지에 맞는 기업 간의 협업이 업계에 큰 시너지 효과를 불러 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