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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	인터뷰
ㆍ게재년월	2021-08

이춘식 오티스엘리베이터코리아 상무

승강기 리모델링 시장 발굴로 시장점유율 회복 나선 오티스

고객 선택지 늘린 ‘패키지’ 전략 통했다

국내 노후승강기 증가에 따라 리모델링 시장이 전체 물량을 견인하는 가운데, 오티스엘리베이터코리아(이하 오티스)의 기세가 매섭다. 한국승강기안전공단에서 밝힌 지난해 설치실적에서 전체 물량은 3위에 그쳤지만 교체실적에서만큼은 2번째로 높은 성적을 거두며 리모델링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이에 본지는 오랜 시간 업계에 몸 담아 온 승강기 전문가이자 오티스 서비스 현장 운영 분야를 총괄하고 있는 이춘식 상무를 만나 그 노하우를 들어봤다. <편집자 주>

작년 국내 설치시장에서 전부교체가 약 30%에 가까운 비중을 차지했다. 올해 상반기는 약 34%로 더 올랐다. 리모델링 현장이 증가하고 있는 지금의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전체 실적에서 전부교체가 40%를 넘은 오티스의 승강기 시장점유율 확대는 예정된 수순이다. 리모델링 시장은 건설시장이나 경기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다. 지속적으로 안정적인 물량을 확보할 수 있고, 발주처=소비자인 직접영업 형태로 신규설치보다 높은 수익성을 지녔다는 점 역시 매력적이다. 오티스의 경우 신규 집계에서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실제 필드에서 수요가 있는 부분·부품교체(수시검사) 영역까지 커버하며 디테일한 영업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신규설치 분야에서 그간 고전해왔던 것과 달리 리모델링 시장을 통해 성장 모멘텀을 만든 오티스의 약진이 기대되는 상황. 이 상무는 이런 성과의 배경을 “시장 니즈를 반영한 수요예측 전략과 서비스 품질에 대한 고객의 신뢰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Q. 승강기 리모델링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오티스. 경쟁력의 배경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고객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제품군을 다양하게 개발했던 것이 주효했다고 본다. 오티스는 노후 엘리베이터를 안전 측면에서 개정된 코드 조건에 맞도록 업그레이드 해야 하는 개정 승강기안전관리법에 대비하면서, 다양한 고객 예산과 승강기 유형에 맞도록 업그레이드 패키지 도입을 적극적으로 준비해 왔다. 이러한 패키지를 통해 고객의 수요에 따라 안전 부품을 부분적으로 업그레이드하거나 전체 엘리베이터 및 에스컬레이터를 교체할 수 있도록 맞춤형 옵션을 제공하고 있다.

당사가 리모델링 시장의 성장세를 예측하고 고객 맞춤형 상품으로 빠르게, 그리고 선제적으로 대응한 부분도 있지만 리모델링 비즈니스는 실 사용자인 고객들에 의해 주로 결정된다. 이러한 성과는 오티스의 제품과 유지보수 서비스에 대한 우수성을 고객들이 인정해 준 점이 크게 작용했다고 생각한다.

Q. 국내 승강기 시장에서 리모델링 사업 비전은 어떻게 평가하고 있나?

엘리베이터를 수직으로 이동하는 자동차로 비유하기도 한다. 그래서 엘리베이터도 자동차와 마찬가지로 일정 시간이 지나면 이용자들의 안전과 편리성을 위해 업그레이드 혹은 부품 교체가 필요하다. 엘리베이터의 설치 대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안전과 편리성에 대한 고객들의 인식과 기대치가 높아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리모델링 시장의 중요성은 계속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한국승강기안전공단이 발표한 통계를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2019년 시행된 승강기 안전관리법 전면 개정으로 노후 승강기에 대한 안전기준과 법적 요건이 강화되면서 교체 시장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노후 승강기는 안전기준을 만족하도록 안전성 평가 및 안전 인증을 받은 부품으로 교체하거나 승강기를 전면 교체해야 하는데, 엄격해진 안전기준을 만족하기 위해 승강기 교체 물량 역시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Q. 리모델링 비즈니스에서 오티스만이 가진 차별화 전략을 꼽는다면?

신규설치가 B2B 시장이라면, 리모델링은 실사용 고객에 직접 영업을 해야 하는 B2C 시장에 가깝다. 우리는 고객 니즈와 현장 상황에 맞는 가장 안전하고 편리한 교체 방식을 제안하고 있다. 이를 위해 개정법에서 요구하는 승강기 부품을 고객이 교체할 때, 비용 부담을 최소화 하고 교체작업 과정에서 안전성과 편리성을 확보할 수 있는 ‘정밀안전검사 안전장치 패키지 상품’을 출시했다.

과거 LG 제품을 포함해 주력 제품인 젠투(Gen2), 스카이라이즈(Skyrise) 등 모든 오티스 제품에 적용할 수 있도록 구성했으며, 고객은 상황과 예산에 따라 ▲안전 부품 교체(T-KIT) ▲승강기 부분 교체(M-KIT) ▲승강기 전면 교체(Full MOD) 등 세 종류로 구성돼 고객은 자신의 상황에 맞는 패키지를 선택하면 된다.

고객이 법에서 요구하는‘이중 브레이크’ 교체만 원하는 경우를 가정해보자. 당사는 개정법에서 요구하는 안전 부품을 별도로 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승강기 전체 교체를 하지 않고도 법에서 요구하는 안전기준을 만족할 수 있다. 고객은 비용 부담을 줄이면서 공사로 인한 운행 정지시간을 최소화 하게 된다. 이러한 장점 덕분에 패키지 상품에 대한 고객 만족도가 높고 시장에서도 좋은 반응이 오는 것 같다.

Q.기존 승강기를 철거하고 새 제품을 설치해야 하는 리모델링 현장은 중대재해 위험이 높다. 사고 발생에 대한 걱정이 많은 업계 분위기와 달리, 오티스의 대형사고 소식은 거의 듣지 못했던 것 같다. 현장 안전관리를 위한 특별한 노하우가 있다면?

오티스는 직원과 협력사, 승객 모두의 안전을 고려한 ‘All Safe (올세이프)’를 경영원칙으로 정했다. 실제로 최근 7년간 오티스 코리아를 비롯해 협력업체에서도 중대재해 사고가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평소“집에서 나온 그대로 다시 안전하게 귀가하기”라는 말을 자주 하는데, 개인적으로도 매우 보람있는 결과다.

오티스는 안전관리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해 사업부서와 독립된 안전전담부서(EH&S: Environment, Health & Safety)를 별도로 두고, 설치와 서비스 사업부도 안전관리 담당 인력을 각각 배치했다. 이는 전세계 모두 동일한 형태로,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안전 기준을 상회한 미국 본사의 글로벌 표준을 따른 것이다. 법인 국가별 안전 담당자들은 각자의 현장을 번갈아가며 점검하고, 동일한 안전상태를 유지하는지 서로 감시하기도 한다.

또 오티스 전 임직원은 안전 관련 현장 활동을 개인 연간 목표에 의무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관리자들이‘기본안전수칙(Cardinal rule)’을 100% 준수하며 작업하도록 현장을 주시하기 때문에 작업자들은“이런 것까지 다 챙겨야 돼?”하는 볼멘 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여기에 중대재해 예방활동, 유지보수 안전 개선 대책 주간회의 등 전사적으로 안전 문화 정착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7년의 결실은 이러한 노력의 결과물이라고 본다. 아마 우리 회사에서 가장 머리 아프고 일 많은 곳 중 하나가 안전 전담부서가 아닐까 생각한다.(웃음)

중대재해는 사소한 사고들이 쌓이고 방치돼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하인리히(Heinrich)의 도미노 이론(Domino Theory)에 따르면, 사고를 예방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불안전상태와 불안전행동을 예방하는 것이다. 이 상무에 따르면, 오티스는 작업현장 주위에서 벽돌이 떨어지거나, 작업자가 계단에서 넘어지는 등 직접적인 승강기 공정에서 발생한 문제가 아니더라도 현장에서 발생하는 모든 변수를 기록하고 예방하는데 중점을 둔다. 이러한 현장관리 덕분에 중량물과 고소작업이 중첩된 승강기 현장에서 오티스는 ‘7년 연속 중대재해 무사고’ 기록을 세울 수 있었다. 이 상무는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2019년 행정안전부로부터 승강기안전유공 대통령 표창을 받기도 했다.

Q. 승강기 시장에서 리모델링 만큼이나 새로운 먹거리로 성장 잠재력을 지닌 분야는 유지관리 서비스다. 오티스는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서비스 고도화를 통해 시장을 개척하고 있고, 향후 국내에서도 이러한 흐름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우리는 현재 4차 산업혁명이라는 거대한 물결 속에 있다. 승강기 비즈니스 방식도 큰 변화를 맞이하고 있으며, 당사도 현재 승강기 부문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통해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빅데이터를 접목한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비접촉으로 엘리베이터를 호출할 수 있는 오티스 eCall 모바일 앱, 실시간 스트리밍 서비스 Otis eView, 사물인터넷 기반 유지관리 솔루션 Otis ONE 등 다양한 기능이 국내에서도 곧 출시될 예정이다.

서비스 측면에서 오티스만이 가진 특징은 국내 포함 전 세계 서비스 엔지니어들이 회사에서 제공한 아이폰(iPhone)으로 유지관리 업무를 수행한다는 점이다. 엔지니어들은 회사가 자체 개발한 스마트폰 앱에 탑재된 센서 덕분에 승강로에 진입하지 않고도 승강기 진동소음을 측정한다. 또 현장에서 필요한 부품과 교체 이력을 검색하고 즉시 주문해 불필요한 동선과 시간낭비를 줄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실시간 P2P(peer-to-peer) 기술 지원 앱을 통해 팀동료와 전문가에게 현장 정보를 공유할 수도 있다. 나도 종종 접속해 현장의 어려움을 듣거나, 질문에 답을 달기도 하며 SNS처럼 자유롭게 서로의 경험과 전문성을 공유하고 있다.

Q. 승강기 안전인증이 도입된 지 2년이 지났다. 인증제도 시행 이후 필드에서 느끼는 변화의 내용들이 궁금하다.

변화된 인증업무에 대해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상세히 말하기 어렵지만, 오티스는 개발된 제품에 대해 필요한 안전인증을 받고, 신제품은 변경된 안전기준을 충족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최근 디지털 혁명으로 대변되는 4차 산업의 발달과 함께 승강기 업계에서도 IoT 기술을 탑재한 Connected 승강기 기술개발이 많은 진척을 보이고 있는데, 4차 산업 시대를 반영하는 신기술, 신제품에 대한 합리적인 인증 절차가 마련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가올 정기심사도 더욱 효율적인 방식으로 진행되길 기대한다.

예를들어, 제조사에서 신규 인증 이후 공장 변경이 없는 경우·있는 경우를 구분해 관련 내용을 서류로 제출하는 것이다. 인증 기관에서는 변경사항에 대한 내용을 서면 평가 후 신규인증 시 안전성 평가결과를 참조하고, 주모델과 파생모델 중 대표 모델 1건에 대해서만 안전성 평가를 실시하면 관련 절차를 간소화 할 수 있다고 본다.

당사는 (인증 프로세스 업무의) 효율성을 개선하기 위한 더 나은 방법을 찾고, 개선 기회를 모색하기 위해 유관 기관과 적극 협력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