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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게재년월 2024-08
 
조수억 한국승강기학회 제6대 신임학회장

“승강기 산업 레벨업, 디지털화에서 시작될 것…학회가 표준화 방안 제시”

조수억 서일대 디지털트윈엘리베이터학과 교수가 한국승강기학회 6대 학회장에 취임했다. 
조수억 신임 학회장은 “우리 승강기 산업은 안전 강화, 산업협력 강화, 회원 간 소통, 국제화 등 산적한 현안이 많다”며 “학회 인재풀을 확대해 분과별 기능을 강화하고, 업계와 소통창구를 넓혀 학계와 함께 발전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만연한 최저가 입찰, 기업의 수익성 악화, 낮은 임금 등은 승강기 업계의 오랜 숙제다. 표준단가 제시, 덤핑현장 실태조사 등 그간 여러 노력들이 이어져 왔으나, 20년 넘도록 개선되지 않고 있다. 현장이 아닌 대학 강단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그에게 인재풀 감소가 피부로 느껴질 정도다. 조 학회장은 “승강기 산업 발전이 더뎌지고, 경쟁력을 잃어가면서 유능한 인재들이 업계를 떠나거나 유입되지 않는 상황까지 오게 됐다”며 “학회 차원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을 시도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가장 먼저 정부가 산업진흥 로드맵 만드는 과정에 참여해 업계와 부딪치는 사안에 중재자 역할을 할 계획이다. 또한 산업 경쟁력을 되찾기 위해 학회 분과위원회 인재풀을 새롭게 구성하고, 산학연관이 함께 발전할 수 있는 구체적 방향을 제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승강기는 디지털화 유리한 분야…전문가 노하우 활용해 예지보전 실현 가능
IoT, AI(사물인터넷, 인공지능) 등 4차 산업혁명으로 예지보전을 통한 유지관리 기술도 발전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은 승강기 분야의 디지털화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으며, 시대 흐름에 따라 국내에서도 원격점검과 예지보전 기술이 점차 확산 중이다. 
조 학회장은 특히 2인 1조 의무화 이후 급격히 줄어든 승강기 업계의 마진을 상쇄할 수 있는 대안이라고 봤다. 디지털화 된 정보에 기반해 작동하는 예지보전 기술은 적은 인원으로도 운영 가능하고, 줄어든 인원만큼 기존 인력의 임금도 높일 수 있다. 또한 폐쇄적인 성격의 승강기 업계에 4차산업 분야 접목으로 젊은 신규 인재들의 유입도 늘리는 효과가 있다. 다만 이 모든 것은 ‘승강기 정보의 디지털화’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 
조 학회장은 “3만개나 되는 승강기 부품 중 안전에 관한 것이라도 디지털 정보를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만 디지털트윈 기술로 현장과 동일하게 시뮬레이션하며 모니터링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조 학회장에 따르면 현재국내에서는 스마트 유지관리가 적용된 대기업 현장들을 제외하고 다수의 현장 데이터를 활용하기 어렵다. 다행스러운 건 승강기는 다른 산업에 비해 AI만큼이나 전문가 시스템이 중요한 분야라는 점이다. 그는 “진동 소음 등 전문가 그룹이 가진 노하우를 활용하면, 데이터 양도 충분치 않아도 훌륭한 예측모델을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 학회장은 임기동안 안전기능과 관련된 제어반 프로토콜을 공유하도록 의견을 모아 중소기업에 제한됐던 원격점검과 모니터링이 가능하도록 시도해 볼 계획이다. 자체 인프라를 갖추기 힘든 중소기업들은 몇년 전부터 공용 인프라 구축을 도전하고 있지만, 가장 많은 대수가 설치된 대기업들이 영업비밀을 이유로 제어반 통신 프로토콜을 오픈하지 않는다. 이에 학회가 나서서 ‘안전에 대한 부분이라도 표준을 만들자’고 업계에 요구할 방침이다.  
조 학회장은 “안전에 관한서는 기업들이 양보해야 한다. 서비스 대상은 결국 승강기 이용자다. 중소기업들도 접근할 수 있도록 공통 프로토콜을 만들어 활용한다면, 지금보다 더 많은 사고를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학회의 전문성과 중립성으로 현실과 맞지 않는 제도개선 근거 마련
한편, 숭강기 유지관리도 2인 1조 의무화 이후 인력수급 문제가 더욱 심각해졌다. 기업들은 당장 현행 기준을 맞추고자 비전문가를 점검인원으로 채워넣기도 하고, 대당 인원을 단지 기준으로 해석하는 등 편법이 난무하고 있다. 이에 학회는 점검 항목에 따라 작업장 위험성평가를 진행해 2인과 1인 작업을 나눠 구분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조 학회장은 “승강로 안에서 이뤄지는 일부 작업은 2인이 더 안전하지 않은 경우도 있는데, 법이 이 점을 간과해 무조건 2인이 투입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며 오히려 2인 점검이 사고 위험을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이러한 주장을 업계가 한다면 단순히 이익을 앞세운 것으로 보여질 수 있지만, 중립적인 위치에 있는 학계가 안전성 평가 기준으로 작업을 구분한다면 객관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사안을 추진하기 위해 학회는 승강기 전문가 인력풀도 보강할 계획이다.  현대엘리베이터와 중소기업 등 기존 기업회원 외에 최근 오티스엘리베이터의 합류로 협력 네트워크가 확대되고 있는 만큼, 정부와 승강기 유관 협단체 등의 요청이 있을 때 학회의 적극적인 대응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승강기 업계 외면하는 인재들… 원인은 ‘낮은 임금’
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자본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양질의 인력풀’을 갖춰야 한다. 특히 승강기와 같이 전기와 통신, 기계 사이의 종합적인 매커니즘이 필요로 하는 분야라면 더욱 그렇다. 좋은 인재들이 꾸준히 산업에 유입되고, 기업들은 경쟁력을 갖추고, 산업이 발전하며 더 많은 인력을 필요로 하는 선순환 구조가 가장 이상적이다. 
승강기는 다른 산업군에 비해 규모가 작고, 업무 강도와 위험도는 높다. 반면 사업 수익성과 종사자 임금도 낮다. 업계는 항상 인력부족에 시달리지만 이러한 악순환이 반복되면서 승강기를 배우려는 사람은 줄고, 기존 종사자들 마저 현장을 떠나고 있다. 
우수한 인재들을 교육시켜 기업으로 보내야 하는 대학 입장에서도 지금의 승강기 산업구조는 매우 고민스러운 부분이다. 전기분야 취업자 대비  낮은 임금이 가장 큰 어려움이다. 이렇게 계속 학생들에게 미래 비전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승강기 분야는 우수한 인재를 수혈받기 어려워지고, 인재풀이 부족한 승강기 산업은 경쟁력을 잃어가게 될 것이 자명하다.
조 학회장은“우리 대학만 봐도 전기과와 승강기과의 졸업 후 평균 임금이 20% 정도가 차이 난다, 지금같은 상황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인재 이탈은 가속화 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구매자와 사용자 ‘불일치’ 공급체계가 산업발전 막아…
구조 바꾸지 않으면 승강기 산업 더 어려워질 것 
조 학회장에 따르면 2000년대에 들어 저가의 중국산 제품이 물밀듯이 넘어오면서 국내 승강기 생산기반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특히, 국내 에스컬레이터 생산 중단은 산업기반을 위태롭게 만든 단초가 됐다. 그나마 엘리베이터는 살아 남았지만, 최저가 입찰로 계속해서 마진이 줄어드는 상황이 지속되면서 인력유입도 크게 줄고, 산업체계가 위태롭게 유지되고 있는 상황이다. 
조 학회장은 “최저가 입찰 등 자유경쟁 시스템 안에서 승강기를 공급하는 것이 옳은가에 대해 근본적인 의문을 가지고 있다”며 “사실 지금 승강기는 구매자와 사용자가 다르다. 건설회사는 공사단가를 줄여 영업이익을 내야하므로, 제품의 품질이나 기능을 고려하기 보다는 승강기 업체끼리 비딩을 붙여서 가장 저렴한 업체를 선택하기 때문에 승강기업계가 제 살 깎아먹기식 입찰에 참여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깎인 금액으로 부품, 인건비 등 제품 단가를 줄이게 되고 결국 저가 중국산 부품 대체, 전체적인 승강기 품질 저하로 이어지게 된다. 실제 승강기를 사용하는 입주민들은 비싼 분양가를 내고 저가 승강기를 받는 셈이다. 공급자와 사용자가 불일치하는 현재 시스템이 개선되지 않으면, 사용자들이 피해를 떠안을 수밖에 없다.  
조 학회장은“소비자와 승강기 업계 모두에게 좋지 않은 현 시스템을 바꾸려면 학회가 꾸준히 지적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최저가가 아닌 평가제 도입 등 제도적인 개선이 이뤄질 수 있도록 공론화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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