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강기 관리원 유대운 원장, ‘개혁’ 통해 승강기 안전 이뤄낼 터

부제목 : 검사 신뢰성 회복, 비주얼브리핑 확대 운영 홍보 업무 강화로 안전사고 최대 줄일 계획 게재년월 : 2005년 01월
아이젠하워 대통령에게 권력을 넘기고 워싱턴을 떠날 때 미국의 트루먼 대통령은 빈털터리였다. 그는 국민들을 위해 평생을 희생하며 청렴하게 살았다. 유대운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 원장이 지난달 받은 월급은 마이너스. 그동안 전국에 있는 17개 소속기관을 순회하며 직원들과 함께 한 각종 소요 비용에 개인 것까지 들어간 것이다. 가진 것이 많아서가 아니라 정부 산하 기관장으로서 예산을 소중하게 사용해야 한다는 소신 때문이다. 유원장의 강직한 면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이런 그가 최근 올해 2005년을 ‘개혁의 원년’으로 선포했다. 승강기 이용자는 물론 업계, 관리주체, 그리고 관리원 모두가 ‘윈윈(Win-Win)’할 수 있는 경영혁신에 매진키로 한 것. ‘최고경영자가 변하지 않고서는 개혁은 힘들다’는 철학이 확고한 그는 먼저 그 일환으로 자신의 연봉을 10% 이상(1천2백만원) 삭감했다. 인사는 물론 직제, 임금체계까지 선진형으로 바꿨다. 이는 덩치 큰 타 공기업에서도 시도하지 못한 개혁적 사안들이라 산업자원부에서도 모범적인 사례로 산하기관에 널리 알릴 예정이다. 지난해 12월 1일부로 이같은 개혁안이 산자부와 4개월 간의 협의 끝에 이사회를 전격 통과했다. 본지는 유대운 원장을 만나 이같은 경영혁신의 실체와 국내 승강기 안전, 검사 신뢰성 회복의 복안 그리고 그 동안 느꼈을 소회를 직접 들어보는 기회를 마련했다. 다음은 기자와 나눈 일문일답 내용.■
지난해 취임 이후 6개월간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을 이끌어온 소감과 올해 2005년 새 각오가 있다면. 지난해는 내부 경영혁신의 토대를 마련하는데 온 힘을 쏟은 한 해였습니다. 눈을 돌릴 틈도 없이 고민했고 직원들과 함께 하며 개혁에 대한 필요성과 당위성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문제점을 바로잡고 비전의 화살을 당기기 위해 땀흘렸던 지난 6개월이었다고 하겠습니다. 어쨌든 당초 생각했던 인사와 직제 및 임금 개혁안이 차질없이 이사회를 통과, 이제 추진하게 되어 기쁠 따름입니다. 그러나 모든 사안들이 그렇듯 시작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개혁 과제에 담긴 내용들을 구체화하고 실행해야 하는 큰 일도 남았습니다. 과거의 작은 성공에 취해 변화를 읽지 못하면 오래가지 않아 도태되기 마련이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지금의 경영혁신에 만족하지 않겠습니다. 앞으로는 더욱 모범적인 개혁 방안을 마련해 우수한 공공기관의 사례로 남기고 싶습니다. 특히 관리원이 추진하고 있는 각종 개혁적 사안들은 승강기 안전을 지켜내고 이용자를 보호하기 위한 대책들이 포함되어 있어 여러 사람들의 협조도 필요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서울시 의회에서 오랫동안 일해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원장님의 간단한 이력을 소개하신다면. 지난 1970~80년대 질곡의 시대에는 노동 운동가로 활동하면서 서민과 노동자 처우 개선을 위해 힘썼습니다. 노동운동은 사회와의 피끓는 싸움이었지만 나와의 치열한 싸움이기도 했습니다. ‘옳은 것은 옳고 그른 것은 그르다’는 상식도 이 때 배웠습니다. 이후 서울시 의회에서 문화교육위원장, 서울시립대학교 운영위원, 부위원장을 2차례 지냈습니다. 지난 대선 기간 동안에는 뜻을 같이 하는 노무현 대통령 후보 캠프에서 조직본부 부본부장으로 활동했으며, 지난해 6월 공모를 거쳐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 원장으로 취임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지금까지의 모든 경험들이 향후 관리원을 경영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승강기 안전사고, 줄어들지 않고 있습니다. 예방과 관리에 대한 복안을 말씀해 주십시요. 지난 1993년부터 지금까지 발생한 2백40여 건의 승강기 안전사고 통계를 보면 이 중 30% 정도가 ‘이용자 과실’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승강기는 자동차, 비행기, 배와 함께 4대 교통수단으로 포함되고 있지만 운전자 없이 운행되는 교통이라는 특성 때문에 이용자가 안전규칙을 지킨다면 사고발생률을 크게 감소시킬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그러나 안전규칙을 이용자들에게 널리 알리는 부분은 관리원을 비롯한 국내 검사기관의 몫이라 생각됩니다. 올해부터는 홍보 예산과 인력을 활용해 승강기 안전사고를 줄여 나가는데 최선을 다할 방침입니다.
올 한 해 홍보업무 강화 방안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씀하신다면. 현재 관리원의 설립 목적과 승강기 검사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는 이용자들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이는 다시 말해 창립한 지 12년이 넘었지만 기관을 알리고 홍보하는 일에는 소홀했다는 반증이라 할 수 있겠지요. 따라서 승강기 이용자의 안전을 위해 승강기 안전사고 예방의 내용이 담긴 팜플렛 및 리플렛을 제작·배포하고, 아파트나 일반 건물, 주차장 등에 붙어있는 기존의 스티커를 신규로 다시 제작해 전면적으로 교체할 예정입니다. 또한 신문, 방송은 물론 고속전철(KTX)과 지하철 및 지역 케이블을 통한 대국민 안전 캠페인도 강화해 나갈 방침입니다. 또한 현재 발행 중인 관리원의 사보 ‘승강기’ 紙의 성격을 현재와 같은 포괄적인 업계 소식에서 관리원 소식지로 편집방향을 전환하고, 가장 높은 설치율을 보이고 있는 아파트(공동주택)를 대상으로 하는 홍보지를 올해부터 발행할 예정입니다.
현재 국내 승강기 검사기관의 새로운 움직임이 일고 있습니다. 승강기 검사의 신뢰성 향상을 위한 대책이 있다면. 관리원의 핵심 업무는 뭐니뭐니해도 승강기의 법정검사라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승강기 이용자와 관리주체의 신뢰성을 확보하지 않고서는 경쟁력을 갖추기 힘들다고 봅니다. 따라서 올해부터는 첨단 장비와 운영 시스템을 보강해 신 검사기법인 ‘비주얼 브리핑(Visual Briefing)’을 전국에 걸쳐 확대할 것입니다. 즉, 검사원에 대한 기술적인 실무 중심의 교육을 통해 검사 신뢰성을 대폭 강화해 나갈 방침인 것입니다. 또한 신속한 승강기 검사 결과의 처리를 위해 전자 결제 시스템을 인터넷 상에 구축하고 휴대폰을 이용한 민원 처리 문자 서비스(SMS)도 선보일 계획입니다. 승강기 안전검사에 대한 직원 친절도를 전화로 직접 확인해 검사 서비스의 질적 향상을 위한 피드백 시스템인 해피 콜(Happy call) 제도 도입도 신중히 고려 중입니다. 아울러 수익구조 다변화의 일환으로 특수 분야의 영업을 활성화시킬 계획이며, 이를 위해 기술이사 직속으로 안전진단실을 마련할 방침입니다. 앞으로 안전진단실은 특수 엘리베이터 진단을 비롯해 감리, 컨설팅 업무에 주력하게 될 것입니다.
신 검사기법인 비주얼 브리핑(Visual Briefing)에 대해 설명해 주십시요. 비주얼 브리핑(VB)은 최근 증가하고 있는 승강기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지난 2002년 6월 개발한 신 검사기법입니다. 이 제도는 승강기 검사원이 엘리베이터를 꼼꼼히 검사한 뒤 문제점이 드러난 고장 부위나 부품 상태를 디지털 카메라에 담아 노트북 PC로 옮겨 관리책임자에게 사진형태로 직접 보여주며 설명하는 방식입니다. 관리주체는 엘리베이터 구석구석의 상태를 한 눈에 확인할 수 있어 발빠른 수리가 가능해 귀중한 인명 피해를 줄일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사진자료를 통해 승강기 이상 유무를 확인하기 때문에 설명을 듣는 관리주체는 이해가 빠릅니다. 특히 지난해 11월에는 승강기 검사기준을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신설해 본격적인 인터넷 서비스에 들어갔으며, 이를 위한 경진대회도 지난해 12월 개최하기도 했습니다. 올해부터는 사진 위주의 정보에서 동영상으로 전환해 비주얼 브리핑 서비스를 전국적으로 확대해 나갈 방침입니다.
지난해 12월, 결실을 맺게 된 ‘경영혁신’의 시행 동기 및 주요 골자는 무엇인가요. 취임 후 저는 현재와 같은 위태로운 재무구조와 수동적이고 소극적인 조직문화로는 변화의 시대에서 도태될 수 밖에 없다는 위기의식을 느꼈습니다. 이에 지난해 12월 1일자로 ▲인사개혁 ▲직제개편 ▲임금체계 개편 ▲검사 신뢰성 향상 ▲홍보업무 강화 ▲노사화합 등을 주요 골자로 하는 ‘경영혁신’ 방안이 올 한 해 관리원에 집중적으로 수혈될 것입니다. 우선 업무성과를 승진에 직접 반영하는 다면평가제도가 도입됩니다. 이로써 조직 내 무사안일주의가 해소되고 부서별 개인 역량을 최대한 끌어낼 수 있는 시너지 효과가 기대됩니다. 또 직급별 이원화되어 있는 정년제를 57세(기존 2급 이상 간부 60세)로 일원화해 직급간 차별화를 막는 한편, 지방의 5개 본부 폐지, 교통비 및 통신비도 균일화했습니다. 이는 일을 해도 직급이 낮은 직원들이 더 많이 할텐데 간부들이 교통비나 출장비를 더 많이 받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내린 결정입니다. 아울러 관리 및 사업부서의 직제 개편으로 전문성과 효율성을 높이고 개혁 전담 경영 혁신실을 신설키로 했습니다. 경영 혁신실은 공정성과 독립성을 위해 원장 직속으로 운영되며 개혁업무와 평가 및 감사업무가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경영혁신 내용 중 특히 인사규정에서 ‘다면평가제도’가 눈에 띄는데요. 다면평가제도의 시행으로 인해 계속 정체되어 있었던 인사 적체의 해소와 함께 성과주의와 능력주의 인사의 실현이 가능해졌다 할 수 있겠습니다. 이는 일방적인 수직 평가 시스템 방식에서 벗어나 인사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보완하는 장치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기존의 연공서열 중심에서 업무 성과 위주로 인사제도가 전환됨에 따라 새로운 조직문화의 변화도 예상됩니다. 이제까지의 경력 위주의 인사 관행은 사실상 분야별 유능한 인사를 배치하는데 한계가 있고 경쟁력 측면에서도 큰 도움이 되지 못하는 등의 맹점을 안고 있었습니다.
경영혁신 과제 달성에 이르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고 들었습니다. 맞습니다. 직원들에게 개혁의 필요성을 알리고 주무부처인 산업자원부의 협조를 구하는 작업이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취임 이후 몇 달간 개혁 달성으로 인한 업무적인 스트레스로 편히 잠을 자는 날도 많지 않았습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혼자서 깃발을 지키고 있을 때가 많았고 사막에 내던져진 것처럼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었던 때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어렵게 시작한 경영혁신인 만큼 중도에서 포기할 수는 없었습니다. 마음이 약해질 때마다 나를 믿는 직원들을 생각했고 무엇보다 이번 개혁을 달성하기까지 많은 격려와 도움을 준 사외이사 및 산자부 관계자들에게 감사말씀 전하고 싶습니다.
전체 급여의 10%를 삭감했다고 들었습니다. 임금체계 개편 부분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씀하신다면. 제가 현재 받는 급여가 타 기관장에 비해 어느 정도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땀 흘린 대가 만큼 받아야 한다’는 것이 저의 경영철학이자 소신입니다. 최고경영자가 솔선수범하지 않고 직원들에게만 개혁을 요구하는 것도 큰 문제라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올해부터 매달 1백만원씩 1년에 1천2백만원의 봉급이 줄어들고 이사들 연봉도 연간 6백만원씩 삭감될 예정입니다. 1, 2급 간부들을 대상으로 임금상한제를 3년간 한시적으로 운영해 동일직급 간 임금차도 최대한 해소시켜 나갈 방침입니다. 많은 금액은 아니지만 이 예산을 하위직급의 직원들을 위해 사용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기존의 상여금 제도를 단순화하고 다면평가 결과에 따른 성과급의 비중을 늘려 부서간 업무 경쟁체제를 이끌어 낼 계획입니다. 또 1, 2급 간부들에게 유리하게 차별되어 있던 이동통신 보조비나 교통비 등에 따른 지방 근무자의 전세금 지원 등도 일원화시켰습니다. 이제 ‘좋은 게 좋다’는 식의 경영은 지났습니다. 일하는 조직을 만들어야 합니다. 공공기관도 경쟁력 없이는 살아남기 힘든 만큼 앞으로도 내부개혁에 박차를 가할 방침입니다. 이번 내부혁신으로 그동안 침체돼 있었던 조직 내 활력을 불어넣고 경쟁을 유도함으로써 직원 개개인의 능력을 최대한 이끌어 낼 수 있는 계기가 됐음 합니다.
2005년을 비롯해 향후 관리원 운영 계획이 있다면. 말로만 경영혁신을 하는 것이 아니라 개혁과제에 담긴 내용들을 이제 구체화하고 실행해야 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봅니다. 변화는 어디에나 존재합니다. 지금의 변화는 한마디로 판이 뒤바뀌어 새로운 규칙이 만들어지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또한 내부개혁은 노사화합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원칙을 준수하면서 노동조합을 상생의 동반자로 여기겠습니다.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라는 말이 있습니다. 승강기 이용자의 안전을 위해 제가 행할 수 있는 일을 다할 생각입니다. ■글·정리 : 신영주 기자 / yjshin@iftasi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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