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기유화시험연구원 연구개발팀 함재호, "임의인증 통해 공익성 실현"
부제목 : "품질유지 위한 경영자 열의가 첫째!" 게재월 : 2001년 1월호
지난해 10월 산업자원부 산하 기술표준원은 ‘승강기제조및관리에관한법률’에 의해 운용되고 있는 승강기 검사기준 중 승강기 부품의 신뢰성 확보 및 안전유지와 관련된 개정안을 입안예고했다. 요는 승강기 부품의 임의인증제도를 한차원 높게 강제해 냄으로써 부품의 조악함으로 인한 조그만 사고라도 막아내겠다는 당국의 의지로 풀이된다. 규제완화 차원에서 과거 승강기 부품의 형식승인제도가 폐지(법률 제5779호, 99.2. 5)되면서부터 안전성과 신뢰성이 결여된 제품이 유통될 경우 부품의 질적 저하는 물론 이용자의 안전에도 좋지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았다. 실제 이 제도가 폐지됐던 '99년의 경우 행정자치부 119구조대는 엘리베이터와 카리프트 관련한 사고가 무려 3천86건이 발생해 7천8백 여 명을 구조(본지 2000년 3월호 참조)하는 등 승강기 사고가 갑작스럽게 폭증, 전체 사고 중 10%선이 유지돼 결국 실제 사고 발생횟수는 더욱 늘어난 것이다. 이제는 단순히 우려 차원이 아닌 실제상황으로까지 번져 관계당국을 긴장시키기에 충분했고 급기야 형식승인제도를 대신해 민간단체 및 업체 자율성을 강조한 ‘승강기 부품 임의인증제’라는 제도를 마련, 지난해 1월부터 시행돼 왔으나 항간에선 정부당국이 사고다발의 책임을 회피하고자 하는 일단의 ‘궁여지책’쯤으로만 받아들이는 풍조였다. 그러다보니 선뜻 이 인증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업체가 드물었다. 안전사고의 방지와 부품 경쟁력 제고차원의 활성화 방안이라는 큰 뜻은 가려지고 “업체의 부담만 가중되는 것 아니냐?”는 말이 회자되는 꼴이 돼버린 것. 이에 대해 현재 부품 임의인증과 관련한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한국기기유화시험연구원(원장 설창연, 이하 연구원)의 연구개발팀 함재호 계장(사진)을 만나 근간의 움직임에 대해 알아보았다.
임의인증제는 품질경영시스템! 형식승인과 임의인증에 대해 함재호 계장은 “과거 형식승인제도는 시료검사 당시 시료 자체가 업체에서 지정한 시료에 한해 시험합격만 거치면 그만이었습니다. 사실 과거의 형식승인제가 어느정도 부품품질을 향상시키는 데 일조한 것은 분명합니다만 업체가 제시한 제한된 시료를 대상으로 인증검사에 합격했다 해도 품질수준의 연속성을 보장할 수 없었죠. 결국 형식승인제도가 승강기 안전사고를 근본적으로 막을 수 있는 제도도 아니고, 국제사회가 요구하고 있는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하기에는 미흡한 점이 많아 존속됐다 해도 그 입지조건이 설 땅을 잃었을 것으로 봅니다. 이와 달리 기술표준원과 협의를 거쳐 지난해 1월부터 시행하고 있는 임의인증제도는 일회성에 그치는 인증이 아니라 인증 당시의 부품 품질을 꾸준하게 동등 이상 유지되도록 하는 것이 주요 목표입니다”라면서 그 차이를 설명했다. 임의인증 요건은 처음에 ‘시험소 및 교정기관 자격에 관한 일반요건’인 ISO/IEC 17025를 상당부분 참작했는데 이는 재료·제품 등의 구매, 외주 관리, 완성품 관리, 제품의 식별 및 공정 소급 가능성, 검사, 불합격품의 관리 등 20개 항목에 대해 조사로 매우 까다롭기 그지없다. 이와 관련해 그는 실무자 입장에서 임의인증 심사기준을 마련하는데 내부적인 갈등이 많았음을 넌지시 말한다. 연구원에서 애초에 마련한 심사기준에 통과할 수 있는 업체가 국내에서는 몇 안될 정도로 까다롭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온 대안이 바로 ‘최소요건 구비로 합격은 쉽게, 연구원과의 협조를 통해 품질 유지체제는 엄격하게 한다’는 것. 이것이 바로 함계장을 비롯 연구원 전체가 고심한 끝에 내린 결론이다. 우선 임의인증을 신청하는 업체에 대해 연구원의 협조와 아울러 대략 3∼4개월 정도 준비하면 쉽게 인증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여기서 ‘최소요건 구비’라는 조건은 ‘못해도 과거 형식승인 수준’이지만 정작 함재호 계장이 방점을 찍는 부분은 합격 자체가 아니라 바로 사후협약에 의한 품질유지체제의 지속적인 확보문제다. 특히 이는 심사항목 가운데 자사 부품의 품질유지에 얼마만큼 투자하고 지원하느냐 하는 경영자의 열의도를 비중있게 다루겠다는 데서도 그 의지를 엿볼 수 있다. 그는 사후 품질유지를 위해 “인증기관과 인증(ESQ) 획득업체가 사후협약을 맺어 3년의 유효기간을 두고 6개월 내지 1년 마다 정기적인 공장심사나 비정기적 확인을 통해 품질유지를 위한 최소요건을 갖추도록 하고 있다”고 말한다. 즉, 합격된 품질수준을 유지하기 위한 임의인증기관과 업체간의 공조체제이며, 일단의 ‘품질경영시스템’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의식의 바탕에는 ‘불특정 다수의 안전확보라는 공익이 우선해야 한다’는 점이 깔려있다. 함계장은 “과거 형식승인제도는 정부라는 ‘모체’가 있었고 연구원은 단순한 시험기관에 불과해 사고가 발생해도 결국은 정부의 책임으로 돌아갔지만 ‘자율성’이 강조되는 임의인증제도의 경우는 인증기관인 연구원의 책임으로 돌아감”을 전제하며, “이제는 진정 공익적 차원에서 사고로 인한 공공의 피해를 부품 임의인증을 통해 근본적으로 줄여보겠다는 각오가 필요함”을 덧붙였다. 임증심사는 기술표준원장이 제정 고시한 승강기 안전기술기준에 의하고 사후 공장심사는 품목별 현장의 ▲경영자 열의도와 작업환경 등의 일반관리(20) ▲품질관리일반, 표준관리, 자재관리, 공정관리, 제품관리 등의 품질관리(25) ▲생산검사설비, 기술수준, 제품개발 등의 전문기술(40) ▲소비자보호체제로서의 유통관리(15)분야를 아우르는 공장심사 기준(100점 만점)을 통과해야 한다. 심사결과가 연구원장이 지정한 위원장 1인을 포함한 전문가가 구성하는 인증위원회에 의해 결정되기에 이들 또한 무거운 책임을 지우는 것이 임의인증인 것이다. 함계장이 단순한 시험합격보다는 엄격한 품질관리체계를 강조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