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목 : 현장검사 편의성 찾기에 ‘급급’, 원래 취지 ‘뒷걸음’
게재월 : 2003년 8월호

상승 방향 과속 및 개문발차 방지장치 등 승강기 보조안전장치의 의무설치를 15층 이하 건축물로 확대한다는 내용을 주 골자로 한 승강기 검사기준이 지난 6월 18일자로 개정, 현재 시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간 설치대상 시설물에 대한 제한조항 탓에 말이 많았던 ‘형평성 논란’의 소지를 없앰은 물론 더욱 중요하게는 이용자의 인명과 재산을 중시하는 차원에서 승강기의 상승과속과 개문발차에 따른 위험요인을 고려한 만큼 적절한 조치였다는 평가를 받고있다.
그러나 한 가지 지적하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다. 개정된 검사기준에 맞게 해당 보조안전장치가 제대로 작동을 하는지에 대한 ‘현장시험’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장치의 신뢰성을 어떻게 확보하느냐의 문제제기에 봉착한 탓이다. 다만 검사기준 항목에 “승강기 설계구조상 완성검사시 현장확인이 불가한 경우 설계서나 공인기관 시험성적서로 확인할 수 있다”는 단서조항을 달고 있다.
이와 관련 주무기관인 기술표준원도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과 한국승강기안전센타를 비롯해 산업기술시험원, 한국기계연구원, 이상 4곳의 승강기 전문검사기관에 ‘승강기 안전검사 철저 요청’ 공문을 발송한 바 있으며, 지난달에는 10일과 16일 두 차례에 걸쳐 검사기관협의회 기술소위원회를 개최해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루기도 했다.
기술소위 회의 결과 도출된 결론을 살펴보면 ▲비상브레이크 기능에 대한 현장검사는 ‘수동속도’로 실시함 ▲검사기준 3.1.6(16), 3.1.6(17)항 중 이중브레이크에 대한 검사는 해당 장치의 제조업체별로 ‘협의’ 후 별도로 정함 ▲시험 인증기관에서는 부품인증서의 표시사항에 상승방향과속 동작속도를 기입토록 함 ▲양방향 조속기의 동작속도 측정은 조속기 로프를 분리시킨 후 실시함 ▲이중브레이크 개문출발 방지 기능검사는 시험기관의 시험성적서로 가늠함 ▲일반건물을 다중이용건축물로 변경할 경우 이를 검사기관에서 알 수 있는 방법은 없으나, 검사기준에서 다중이용건축물에 따라 적용을 달리 하는 경우에 있어서는 ‘법리적(法理的)’으로 적용하는 것을 함 ▲검사기준 3.17(1)~(3)의 적용 시 전자접촉기 등이 폐로될 염려가 없는 경우 모두 ‘해당없음’으로 처리함 ▲검사기준 3.1.6(3), 4.1.2(13)에서 자동운전방식은 ‘해당없음’으로 처리함 ▲MRL에서 동일 설비를 사용해야 하는 구체적인 부품항목은 기술표준원에 질의토록 함 등의 내용으로 정리할 수 있다.
대체로 검사기관간 검사항목에 대한 ‘개념정의’를 정리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 내용을 자세히 보면 이중브레이크에 대한 검사를 장치 제조사별로 협의를 해야 한다든가, 특별한 경우에는 ‘법리적’으로 적용한다든가 하는 등 다분히 현장검사 시 혼란을 부추길 수 있는 요소도 더러 내포돼 있다.
양방향 조속기 사용 시 카와 조속기 로프를 쉽게 분리시키기 위해서는 해당 검사기준도 개정해야 한다. 결과적으로 다분히 ‘보조안전장치’를 장착해 이용자 안전을 도모한다는 본래의 ‘법철학’ 취지는 간 데 없고 현장검사의 편의성만 부각된 듯한 인상을 지울 수 없다. 기준에 맞게 검사하려면 검사원 2명에 보조요원 2명 정도 해서 대략 4~5명이 하루 한 대밖에 검사를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검사현장에서의 과속상승 및 개문발차 방지장치에 대한 시험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봐야 한다. 특히 과속상승의 경우는 현장검사가 불가한 경우로 행당장치를 테스트타워에 설치하고 안전성이 확보된 상태에서 기준조건을 충족시키는 지를 확인하는 등 간접적인 검증절차를 거칠 수밖에 없다. 개문발차의 경우 표준 제어반을 통해 약식으로 하는 등의 다소 융통성있게 접근한다면 현장시험이 가능하지만 이도 제작사별 제어반의 회로구성이 제 각각인 현실을 고려하면 제어반 자체 표준화가 우선 전제되어야 한다.
“모호한 기준항목 정의로 혼란을 초래하기보다는 차라리 단서조항의 ‘시험성적서 대체’ 내용을 고쳐, 제대로 된 품질유지절차에 따른 ‘인증제도’ 로 전격 개정해 인증 공인기관이 보조안전장치의 신뢰성을 보장해주고 메이커는 책임있게 제조할 수 있게끔 유도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것이 업계 일각의 지적이다.■박대성 기자 / dspark@liftas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