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재년월 ; 2004년 1월호
부제목 ;
‘월드 빅5’ 국내진입 후 MS구도 변화 가능성 배제못해

현대사회는 고층건물과 대형건물의 급증으로 사실상 승강기 없이는 생활이 불가능하다. 또한 승강기는 사람과 화물을 수송하는 단순 운송수단 개념에서 벗어나 일상생활에서 필수적인 교통수단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제 승강기는 안전성 확보라는 기본적인 요구사항과 함께 ‘더 빨리, 더 편하게, 더 안락하게 그리고 더 높이’ 이용하고자 하는 요구에 부응해 신속성·승차감·쾌저감·디자인 등 다방면에서 비약적인 발전을 보이고 있으며, 각 국가별로 신기술을 이용한 신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끊임없이 경쟁하고 있다. 또한 오일쇼크 이후 에너지 가격상승에 따라 승강기 소비전력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최근에는 신체 장애인에 대한 수직 운송수단의 필요성이 증대됨에 따라 공공시설물 및 대중 교통기관의 승강기 설치요구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이에 국내유일의 엘리베이터 전문잡지를 표방하고 있는 본지는 이러한 다양한 변화와 추세를 인식하고 대처하기 위해 승강기 관련 산업시장 동향과 기술발전 및 특허정보분석을 심층진단·분석해 승강기 산업의 기술발전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자 한다. 이 글은 구랍 22일 특허청에서 발표한 ‘엘리베이터·에스컬레이터’를 주제로 한 ‘신기술동향조사 보고서’를 근간으로 하고, 기타 본지 소장자료 및 데이터를 접목시켜 요약 및 재구성했음을 미리 밝혀둔다<편집자 주>.■

승강기 산업시장 동향 
승강기는 기계, 전기, 전자의 복합기술로 구성된 자동차와 유사한 고급 선진기술의 산물로 24시간 정지하지 않고 가동되어야 하므로 제조, 보수, 검사 및 유지관리에 선진 고급기술이 필요한 기본적 특성을 지니고 있다. 최근 기술은 고속화, 지능화, 복합화 형태로 최첨단 기술분야의 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와 아울러 시장에서는 선진국들이 기술블록화 및 제품인증을 강제제도로 채택해 이를 기술장벽으로 이용함으로써 자국 승강기 산업을 보호하려는 경향을 짙게 내 보이면서도 밖으로는 저렴한 인건비와 장기 수요가 있는 동구를 비롯한 중국, 한국 등 동남아 지역으로 끊임 없이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등의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세계 승강기 산업동향 분석
전세계에 설치된 승강기는 2002년 말 현재 약 7백20여 만 대에 이르며, 약 26만2천 여 대가 신규 설치됐다. 경제블록으로 묶었을 때 유럽권(EU)에 설치된 대수가 전체의 절반 정도로 가장 많지만 신규설치면에서는 그 절반이 아시아 시장에서 창출되고 있다.
최근 중국, 일본, 한국 및 동남아시아 등에서의 비약적인 신규수요 증가와 미국, 유럽 등에서의 지속적인 신규수요 및 오래된 엘리베이터의 교체수요로 해마다 약 24~27만 대 정도 설치되고 있는 것이다. 금액면에서 보면 세계 승강기 시장은 연간 2백90억 달러로 연평균 2%대로 성장하고 있다.
현재 2002년 말 기준으로 전세계 지역별 승강기 연간수요 점유율을 추정해본다면 아시아가 49.6%, 유럽 31.4%, 북미 14.9%, 기타 지역이 4.1% 순이며, 이 중 아시아권에서 일본이 18.6%로 가장 많은 신규수요를 차지하고 있고 다음으로 중국 16%, 한국 11.2%, 인도 3.3%, 인도네시아 0.5%를 기록하고 있다(▶참조 : 도표 1). 특히 중국은 위 추정치와 달리 2002년 한 해만도 6만3천 여 대로 전년도 4만6천7백 대보다 1만6천3백 대가 늘어 35%의 기록적인 증폭률을 기록하는 등 시장성장세가 두드러진 국가로 거론되고 있다(▶관련기사 : 본지 2003년 12월호 48~49페이지 참조).
또, 도시인구 1백명 당 설치대수를 비교해봤을 때 중국 다음으로 향후 성장 잠재력이 큰 국가는 인도, 인도네시아 등의 아시아 국가들이며, 구미지역 승강기 수요가 감소하는 추세에 비해 오는 2010년 세계수요의 60%인 15만 여 대가 바로 이 지역에서 창출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참조 : 도표 2).
그밖에 승강기 수출은 국가별로 미국, 스위스, 핀란드 등 5개국이 전세계 수출의 64%를 차지하고 있으며, 업체별로는 오티스(Otis, MS 21.7%), 쉰들러(Schindler, 15.5%), 미쓰비시(Mitsubishi, 13.8%), 코네(Kone, 13.4%), 티센크루프(ThyssenKrupp, 12.1%), 히타치(Hitachi, 9.7%) 등의 선진 메이커들 제품이 전체 세계시장의 86%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 기업 대부분이 국내에도 진입한 상태로 이미 치열한 다국적 경제체제로의 전환기를 맞고 있다(▶참조 : 도표 3).

국내 승강기 산업 및 시장 동향
■ 수요현황 : 1960년대부터 시작된 고도성장을 바탕으로 급속한 성장세를 거듭했던 국내 승강기 산업은 특히, 1980년대 말 이후 아파트 및 사무용 건축 붐에 힘입어 시장규모가 급격히 확대됐다. 그러나 1994년 이후 부동산 경기침체에 따른 신규 아파트 건축물량 감소로 성장세가 다소 둔화되는 양상으로 보였다. 국내 수요의 70~80%가 아파트용인 만큼 주택보급률이 1999년 93.4%까지 상승하면서 신규수요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외환위기로 건설경기가 최악의 상황에 달했던 1998년에는 수요가 급속히 감소해 전년대비 80% 수준에 그쳤으며, 1999년과 2000년에도 주택공급량 증가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인 투자부진으로 외환위기 이전을 밑도는 수준으로 증가세가 둔화됐었다.
다행히 2001년과 2002년에는 주택안정화대책, 다세대 및 오피스텔 건축규제 실시계획 등의 여파로 승강기 수요가 중소형 위주로 급증해 전반적으로 실적개선이 보였다. 2002년 승강기 시장규모는 1조2천 억 원(신규설치 9천 억 원, 보수·부품교체 3천 억 원) 규모로 전세계 시장의 4.6%를 점유하여 아시아에서 중국과 일본에 이어 3위, 세계 7위의 시장으로 부상했다.
최근 부동산 경기과열에 따른 정부의 억제책으로 민간 건설경기 위축 가능성으로 내수시장의 부진이 우려되어 2003년과 2004년에는 증가세가 다소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주차장 요건 강화에 따른 소형건축물 및 아파트 등의 건축 증가 여파로 건설경기에 후행하는 승강기 산업의 특성상 기수주 물량납품에 따라 올해에도 그 성장세를 이어나갈 것으로 관측된다. 국내 외자업체를 중심으로 업계의 전망은 올해 약 3만3천 여 대 가량 설치되겠지만 내년부터는 현 시점에서의 수주량 급감으로 다소 신규설치율이 떨어질 것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 생산 및 출하동향, 가동현황 : 최근 몇 년간 생산 및 출하동향을 살펴보면 도표 4에서 보듯이 1998년부터 증감이 되풀이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외환위기로 1998년에 생산 및 출하가 각각 19.5%, 17.5%가 감소한 반면 2001년에는 6.6%, 5.2% 성장했다.
마찬가지로 2002년 말 기준으로 폐지 승강기를 제외한 국내 설치된 승강기의 가동현황은 도표 5와 같이 1990년대 초 국가경제발전이 고성장을 지속하면서 승강기 수요의 증가로 가동설치대수가 증가하다가 외환위기로 국내 주택 건설경기가 최악인 1998년에 급격히 감소한 이후 계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 향후 수요전망 : 향후 국내 승강기의 신규 및 교체설치 현황 및 추이를 살펴보면 도표 6과 같이 오는 2006년을 고비로 신규설치분이 급격히 줄어드는 반면 기존 건물 내에 이미 설치돼 있는 승강기를 새로운 기종으로 교체하는 승강기는 2005년부터 급격히 증가한 후 2012년부터 일정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향후 국내 승강기 시장은 2010년까지는 승강기 신규설치 증가로 성장세가 지속되겠으나 2010년 이후부터는 미국 승강기 산업과 같이 신규 설치대수가 포화에 이르는 반면 노후 승강기의 현대화(교체)와 승강기 유지보수 시장이 활성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 수출현황 : 국내 승강기 산업은 지난 1980년대 중반부터 본격적으로 수출을 시작하여 1987년에 1천대 수준으로 급상승, 1991년에는 3천대에 육박하였고, 1993년을 기점으로 수출액 1억달러를 넘어서는 쾌거를 거두었다. 주요 수출국으로는 크게 중국, 동남아, 중동, 중남미, 유럽으로서 동남아 위주의 수출무대가 중국을 중심으로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다.
세계 최대의 승강기 시장인 중국은 1994년에 연간 생산량이 무려 3만여대에 이르렀으며, 이는 중국의 경제개방정책과 도시화의 급진전에 기인한 것이었다. 중국시장과 함께 승강기 수출의 양대산맥인 동남아 시장은 중국의 급부상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비중이 낮아졌지만, 여전히 활발하게 진행되었던 수출시장이었다. 이 중 홍콩은 입지여건상 고층건물이 많다는 점과 중국진출의 전초기지라는 특성 때문에 외국의 선진 메이커들이 대기 진출을 꾀했다. 이 밖에도 인도네시아의 경우에는 1994년 6월 정부의 외국인투자 규제완화 조치와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한 긴축정책의 해제로 시장여건이 호전되면서 수출전선에 청신호를 보이기도 했다.
1995년 당시 에스컬레이터 수출업체는 LG산전, 동양에레베이터, 현대엘리베이터 3개 사였다. 3사의 수출지역은 중국을 중심으로 한 동남아 지역, 중남미, 중동, 유럽 등으로서 상당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상태였다. 해외수출에서 에스컬레이터가 차지하는 비율은 각 사마다 다소 차이는 있으나, 수출물량의 20%를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나 에스컬레이터의 비중도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도표 7은 국내 승강기 업체의 연도별 승강기 수출 대수를 나타낸 것(2003년 실적은 6월까지의 상황)으로 생산의 대부분은 내수이며, 수출은 아직 미미함을 알 수 있다.
최근 한국 정부의 부동산 경기 안정화 조치로 민간 건설경기가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이에 따른 내수 시장의 정체로 증가율은 둔화될 것으로 보임에 따라 승강기 업계는 중국, 러시아 등으로의 수출물량 증대에 노력해야 한다. 특히 중국은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있고 대규모 프로젝트 진행에 따른 건설경기 호황으로 잠재시장으로서의 가치는 충분한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저렴한 인건비를 바탕으로 원가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중국 현지업체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범용 제품보다는 기술력을 요하는 고급기종에서의 비교우위를 선점하는 것이 필요하다.
■ 업계동향 : 오티스가 지난 1999년 국내 최대업체인 LG산전의 엘리베이터 사업부문과 동양중공업의 일부 지분을 인수하면서부터 국내 승강기 생산·판매시장에 영업관행, 성능제고 등 다양한 측면에서 변화를 가져왔으며, 이를 통한 시장재편이 이루어지고 있다. 또한 2001년에는 지난 1978년 신광전기(현 LG산전)와 함께 엘리베이터 및 에스컬레이터 시장에 진출한 후 1999년 LG산전이 미국 오티스와 합작법인을 설립하였으며, 한국에서 물러난 바 있는 일본 미쓰비시가 2001년에 엘리베이터 부문 한국 현지법인인 ‘한국미쓰비시엘리베이터’를 설립하면서 재진입해 있는 상태다.
이어 2002년 11월에는 도시바가 한국 현지법인으로 ‘도시바엘리베이터코리아’를 설립했으며, 2003년 초 세계 2위의 쉰들러 그룹이 중앙엘리베이터와의 합작법인 ‘쉰들러중앙엘리베이터’를, 같은 해 10월 세계 5위권의 독일 티센크루프가 동양중공업과의 합작법인 ‘티센크루프동양엘리베이터’를 설립함으로써 가히 ‘월드 빅5’가 국내에서 일대 격전을 벌이게 됐다. 특히 이들 업체의 국내진입이 대부분 국내 토종업체의 인수 및 합작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어서 국내업체의 입지가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가장 최근의 티센크루프의 국내진출로 승강기 대 메이커 중 순수 국내업체는 현대엘리베이터만 남아 있는 상태다.
이렇듯 외국 선진업체의 국내시장 잠식이 가속화되면서 그간 국내업체들간 경쟁에서 나아가 해외 선진기술을 가진 업체의 진입에 따른 경쟁의 심화로 국내 승강기 기술의 공동화 현상이 일어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참고로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의 2002년 검사접수기준으로 국내업체의 내수시장 점유율을 살펴보면 도표 8과 같이 오티스 LG, 현대엘리베이터, 동양의 대형 3사가 절대적인 우위를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세계 유수의 선진 메이커 5개 업체가 국내시장 진출을 완료하고 세계 5위 시장인 한국이 해외업체의 각축장으로 변해버린 올해부터는 이러한 시장구도가 크게 변화될 수 있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승강기의 기술발전 동향 
세계 승강기 산업계가 이미 오래 전부터 고속 승강기 개발과 함께 원가절감에 의한 가격경쟁력 확보, 기술의 간편화, 관리·이용의 편리성뿐 아니라 AC기종의 고급·고속화와 시스템의 다양화에 연이어 성공하면서 승강기 산업의 급진적인 발전을 이룩하여 온 것이 사실이다.
이는 이용자의 전반적인 생활수준이 많이 향상됨에 따라 승강기에 대한 이용자의 인식도 종래의 단순한 수직교통수단의 개념에서 자동차와 같은 필수 교통수단으로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현대적인 엘리베이터 및 에스컬레이터 시스템은 적당한 시간에 적당한 운전을 시행하는 것이 자동적으로 이루어지고, 교통상황에 완전히 호응하도록 동작시스템이 점점 정교해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새로 개발하고 개선해야 할 분야가 끊임없이 대두되고 있으며, 수직교통수단으로서 세계적인 기술개발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결과적으로 그간 다양한 계층의 이용자가 요구하는 신속성, 쾌적성, 안전성, 경제성, 편리성, 디자인 등에 부응하기 위해 세계적인 선진 메이커들이 주축이 되어 지금의 속도 1,000m/min의 초고속 엘리베이터, 스파이럴 에스컬레이터, 홈 엘리베이터, 리니어 엘리베이터, 기계실 없는 엘리베이터, 우주엘리베이터 등 기술의 첨단화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승강기 기술발전의 추이
■ 구동제어기술의 발전 : 엘리베이터의 최단운행시간, 도어개폐방법과 속도, 승객이동에 대해 설정된 시간인자(built-in time factor), 신속하고 정확한 착상능력 및 승강장 신호의 표시방법 등이 하나의 엘리베이터에 적용되는 제어 대상 기술이다. 이 중 엘리베이터 구동제어기술이 가장 중요한 제어기술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직류 구동의 경우 Ward Leonard에서부터 Static(Thyristor) Leonard(초기에는 전차선의 직류전원을 직접 이용)까지, 교류 구동은 교류1단 속도제어에서부터 교류2단 속도제어, 교류귀환제어를 거쳐 가변전압 가변주파수 제어 기술까지 발전해 왔다.
특히, 가변전압 가변주파수 제어(VVVF, 일명 인버터 제어)는 1980년대 오일쇼크 이후 일본에서 에너지 절감을 목적으로 집중 개발되어 실용화된 후 현재는 대부분의 승객용 엘리베이터에 인버터 제어가 채용되고 있다. 인버터 제어는 상용전원을 컨버터(Converter)로 정류하고 평활회로를 통하여 양질의 직류를 만든 후 펄스폭 변조(PWM：Pulse Width Modulation)회로에 의하여 제어되는 고성능의 인버터(Inverter)를 이용하여 전압과 주파수를 동시에 변환시켜서 유도전동기를 구동시키는 것이다.
이 제어의 특징은 ▲탁월한 전력절감 효과(30~50%) ▲전원설비비의 대폭적인 경감(고속·초고속 20~30%, 중·저속 50%) ▲쾌적한 승차감 ▲고장률 저감 ▲유지보수성의 용이 ▲설치시간 단축 ▲생산성 향상 등을 들 수 있다. 또한, 벡터 컨트롤 인버터(Vector Control Inverter)를 채용하면 전압 및 전류의 크기뿐만 아니라 방향도 제어가능하기 때문에 계자분 및 토크분 전류를 각각 제어하고 동시에 주파수의 크기를 제어함으로써 급가·감속 운전을 용이하게 하고 연속 4상한 운전을 가능하게 하며, 과전류 억제능력을 향상시키고 제어범위가 넓어지며 제어의 정밀도가 높아진다. 반면에 PWM회로의 고속의 스위칭 동작에 의하여 발생하는 고주파 노이즈와 누설전류가 주변의 전기·전자기기에 미치는 영향을 억제하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
■ 엘리베이터의 초고속 고양정화 : 20세기 초고속 빌딩이 등장함에 따라 이러한 건물에 사용되는 엘리베이터 또한 초고속·고양정의 엘리베이터가 요구되게 되었다. 특히 작년 10월 대만 타이베이에서 높이 508m, 101층 짜리 ‘대만파이낸셜센터(타이베이 101)’의 지붕이 완성됨으로써 최고층 건물이 되었다. 이 빌딩은 1층에서 89층까지 39초만에 올라갈 수 있는 세계 최고 속도의 엘리베이터도 갖추고 있다(▶참조 : 도표 9).
이 외에도 현재계획 중에 있는 초고층 빌딩으로는 중국 상하이에 ‘바이오닉 타워(Bionic Tower)’로 높이 1,228m, 300층 규모로 초고속 엘리베이터가 3백68대나 설치될 예정이며, 일본에서는 DIB- 200(Dynamic Intelligent Building)은 200층으로 높이가 800m에 이르는 규모로 계획되고 있다. 이렇듯 빌딩의 초고층화에 따라 탑승시간 1분 이내를 목표로 엘리베이터도 초고속화로 대처되고 있는 것이 승강기 기술의 현 주소다. 현재 810m/min의 엘리베이터가 일본 히타치에 의해 개발되었으며, 도시바는 1,000m/min의 엘리베이터를 이미 개발했고 미쓰비시도 1,000m/min 이상의 엘리베이터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
초고층 빌딩의 개발에 따른 고양정 엘리베이터는 필수적인 사항으로 되었다.
따라서 고양정 엘리베이터 설계시 고려사항을 살펴보면 우선 인체조건면에서 엘리베이터의 상승 및 하강에 따른 카 내의 기압 변화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귀가 멍하거나 심하면 두통을 느낌)과 급속한 가·감속에 따른 생리학적인 불쾌감(효과 및 jerk)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구조적 조건으로 로프의 파단 강도(안전율 10배), 시간경과에 따른 보수 및 교체 등을 고려할 때 로프식 엘리베이터의 양정 한계는 600m~1,000m 정도로 보고 있다.
일정한 시간 내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엘리베이터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가를 알게 되면, 이러한 경우 양호한 수직운송 시스템을 제공하여 준다는 것은 결국 시간과 동작에 관한 문제라 할 수 있다. 40층 이상 초고층 건물에서 초고속 엘리베이터의 기술과제로 ▲초고속 엘리베이터용 권상기 및 구동제어장치의 개발(고효율 컨버터와 인버터에 의한 구동) ▲증대하는 정지 에너지에 대응하는 안전장치의 개발(새로운 비상정지장치 및 완충기의 개발) ▲초고속 주행시 카 진동의 억제(10gal 이하 ; 가이드 레일의 정도 향상, 가이드 롤러 개발, 공기 층을 가진 이중 바닥 구조) ▲초고속 주행 시 풍음에 의한 카 내 소음 저감(상승시 50dB 이하, 하강시 52dB 이하 ; 독립 이중벽 구조, 흡음 환기 덕트, 카의 상·하부에 유선형 커버, 흡음 이중 바닥) ▲거실 소음 대책 ▲강풍 대책 ▲급속한 가·감속 및 그에 따른 저크(jerk)의 억제(가·감속 1.5 m/s2 이하, 저크 2 m/s3 이하) ▲시뮬레이션(Test Tower 실험 불가, 가·감속 거리 210m) 등을 들 수 있다.
100층 건물의 경우 엘리베이터를 위한 승강로, 승강장, 기계실 등이 전체 공간의 약 30%를 차지하므로 건물의 이용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이와 같은 공간을 최소화해야 한다. 고층 건물이나 초고층 건물에서 엘리베이터의 점유면적을 줄이고 운행효율을 최적화하기 위한 방식으로는 조닝방식과 멀티데크 방식 및 스카이로비 방식이 있다(▶참조 : 도표 10).
이를 간략히 소개하면 우선 조닝(Zoning) 방식은 저층 존(Zone) 전용 엘리베이터와 고층 존(Zone) 전용 엘리베이터를 구분하여 설치하고 운행하는 것으로서 고층건물에서 일반적으로 이용하는 방식이다.
멀티데크(Multi-Deck) 방식은 두 개(Double Deck Elevator) 또는 세 개(Triple Deck Elevator)의 카가 수직으로 연결되어서 동시에 운행하는 것으로서 1931년 미국 뉴욕의 Cities Service Building에 최초로 설치된 후 현재 전 세계에 34개 빌딩에 4백65대가 설치되어 있다.
스카이로비(Sky Lobby) 방식은 초고층 건물에서 수십 층 간격으로 스카이 로비를 설정하고 기준 층부터 스카이 로비 층까지 논스톱(Non-Stop)으로 운행하는 셔틀 엘리베이터(Shuttle Elevator)와 기준 층과 첫 번째 스카이 로비 층 또는 스카이로비 층과 스카이 로비 층 사이의 각 층 또는 특정 층을 서비스하면서 운행하는 로컬 엘리베이터(Local Elevator)를 구분하여 설치하고, 각 스카이 로비 층보다 더 높은 층까지 가고자 할 때는 우선 셔틀 엘리베이터를 타고 스카이 로비 층까지 가서 로컬엘리베이터로 갈아타고 원하는 층까지 운행하는 방식으로 현재 초고층 건물에 주로 이용되고 있으며, 승강기의 점유면적은 줄어드나 다만 갈아타야 하는 불편이 있다. 그밖에 승강기는 제품특성상 최종 조립이 건물의 공사현장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항상 위험하고 지저분한 환경에서 작업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3D(Dangerous/ Difficult/Dirty)업종의 기피현상으로 설치인력을 구하기가 어렵고 이에따라 인건비와 설치비용이 증가한다. 이와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수송의 용이성을 고려해 공장에서 조립하는 비율을 높이거나, 건축물을 설계할 때 승강기 설치의 용이성을 충분히 고려할 수 있는 대책들이 꾸준히 연구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