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목 : 에너지 절감·친환경성으로 기어리스 방식 대세
          저가 수입품 물량 공세, 국내 최적가 확보 시급
게재년월 : 2004년 12월

승강기의 권상기는 승객이 탑승하는 카를 구동시키는 가장 중요한 기계장치로, 승차감 향상이나 에너지·공간 절감 등 소비자의 다양한 요구에 부응하면서 발전해왔다.
이 장치는 전기적 회전작용을 하는 전동기를 비롯해 승강기에 연결된 로프를 감아 승강시키기 위한 시브와 카를 정지시키는 브레이크, 모터와 시브를 지지하기 위한 프레임, 베어링 및 지지대, 전동기와 권상기를 고정시키기 위한 강철제 밴드 등으로 구성돼 있다.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대부분 승강기에 웜 기어드 권상기를 적용하고 있으며 기동빈도가 적으면서 저층용 건물인 경우에는 이를 저렴한 가격으로 설치하고 있다. 현재 전체 승강기 설치대수의 90% 정도에 웜 기어드 권상기가 채용된 상태이며 제작기술은 일반적 기술로 간주될 만큼 품질 또한 우수한 편이다.
MRL(Machine Roomless) 승강기의 경우 좁은 승강로에 체적이 큰 권상기를 배치하는 것은 배치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웜 기어드 권상기의 설치율은 낮은 편이지만, 하부계단 측면 등 권상기 배치공간이 있거나 혹은 저렴한 가격으로 MRL 승강기를 설치하고자 할 때는 적용되기도 한다. 상부 MRL에 기어드 권상기를 적용한다면 체적이 적을수록 유리하기 때문에 유성치차 감속기나 모터수직형 웜 권상기를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국내에서 웜 기어드 권상기는 기술수준의 향상으로 제조기술력과 품질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으나 유성치차 감속기는 수요가 극히 제한되어 있고 제조기술의 난이성 문제로 양산체제는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동기 기어리스 권상기 제작은 자체적으로 설계능력과 제조능력, 가격 경쟁력 및 품질 기술력 등을 가진 제조업체만 가능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동기 기어리스 분야의 개발을 활발히 전개할 것으로 보여, 자체 기술력 보호를 위한 특허문제가 후발업체 참여에 많은 애로사항을 안겨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업계 관계자는 “기어드 방식은 기술수준이 높지만 기어리스 방식은 국산보다는 유럽 등지의 외산이 아직까지는 품질 및 기술면에서 한단계 높은 편이다”고 귀띔했다.

기어리스 방식, 업체간 기술력 격차 심화 예상
또 기술력을 가진 업체와 중소기업 및 기술력이 낙후된 업체 간의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 격차가 점차 심화될 것으로 보여 시장 흐름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아웃소싱으로 인한 기술 개발 기피현상의 고조와 전문화로 인해 글로벌 체제를 갖춘 기업과 중소기업에 불리하게 작용돼 앞으로 부품 전문업체가 현재보다 활성화·조직화되어 새로운 생산시장 구도가 형성될 것으로 점쳐진다.
그러나 “최근 추세가 ‘MRL = 기어리스 = 동기모터’라는 공식을 따라가고 있지만 기어드 방식의 장점도 어느정도 살려야 하며, 유럽 및 일본의 경우처럼 기어드와 기어리스 방식을 혼합해 사용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는 일각의 비판섞인 목소리도 높다.
품질과 기술력, 건물용도에 따른 적용률 및 가격 경쟁력만 높다면 기어드 방식도 기어리스 못지 않은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입장이다. 여기에 기어드 방식에 대한 인증기관의 부정적인 시각까지 희석된다면 금상첨화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 권상기 시장의 대세는 공간 및 에너지 절감화 흐름으로 기어리스 권상기가 주를 이루는 추세다. 이는 가장 일차적으로 건물주 및 앤드유저들이 권상기가 소형이면서 조용한 것을 원하기 때문이다.
소음 저감에는 기어리스 방식이 기어드보다 효과적이므로 소형이면서 저회전 고토크가 요구되는 사양에는 동기모터가 적용되고 있으며, 권상기 형상은 원통형과 박형이 있으나 향후 배치성이 좋고 공간 절감화가 가능한 박형 권상기가 주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기어리스 권상기는 크게 중저속용 MRL 동기 기어리스 권상기와 고속 및 초고속용 동기 기어리스 권상기로 구분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중저속용 MRL 동기 기어리스 권상기는 시장에서의 수요가 많은 제품으로 기술 개발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하는데 반해, 고속 및 초고속용은 수요의 제한성으로 일정한 품질수준 이상의 승강기 업체들이 개발하는 형태로 전개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또 자체적으로 권상기를 제작할 수 없는 업체는 수입품 권상기에 의존하거나 국내 MRL 권상기 제조업체로부터 구입해 사용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기어리스 방식은 기어드에 비해 가격면에서 아직 전체 시스템적으로는 고가이지만 권상기 시장 동향은 서서히 세대교체의 바람이 불고 있다.

기어드에서 기어리스로의 세대교체 바람 거세
최근 이산화탄소 배출량이나 자원의 소비 증가 등으로 환경문제가 첨예하게 대두됨에 따라 에너지 소비량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많이 행해지고 있으나, 국내의 에너지 절감정책은 에너지 수급난이 발생할 때마다 응급처치식으로 일관성이 결여돼 있고 지속적인 유지가 힘들다.
기어리스 방식이 계속 증가하는 이유는 우선 오일을 사용하지 않고 기어가 없기 때문에 자원 낭비와 마찰을 줄일 수 있으며, 에너지 절감, 소음 및 진동 등을 비롯한 환경친화적인 면에서 기어드에 비해 보다 탁월한 고효율성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는 이 중 영구 자석에 대한 공급의 한계와 시장의 다변화에 대한 안정화만 이뤄진다면 앞으로 승강기용 권상기는 기어리스로 안착될 것이라는 시각이다.
기어리스 방식은 유도 전동기의 권성형이나 농형회전자의 권선에 해당하는 부분에 영구자석이 설치된 구조로, 최근 제어장치의 간소화와 영구자석 가격하락에 힘입어 가격 경쟁력과 신뢰성 확보를 위한 구동제어기술, 동기 전동기를 이용한 MRL 승강기 시스템에 대한 연구가 한창이다.
동기모터 채용으로 권상기의 박형화 및 소형화가 가능해짐에 따라 종래의 유도모터에서는 대응할 수 없었던 시스템이 실현됐으며 MRL 승강기에 있어 가장 중요한 공간의 절감 및 배치성이 용이해지고 있다. 권상기용 동기모터는 높은 신뢰성과 고토크, 쾌적한 승차감을 위한 저토크 맥동 등을 특징으로 들 수 있는데, 일반적으로 저회전 고토크의 모터이며 기계 시스템의 카와 보상추나 로프 등의 중량물을 가속시키기 위한 최대 토크가 커서 고속화·대용량화할수록 최대 토크는 현저히 증대하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가장 큰 주안점은 가격 경쟁력이다. 국내 원자재 가격은 상승하는 반면 판매 가격은 유지 혹은 상승되기 때문에 채산성이 악화된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입장이다.
따라서 MRL용 기어리스 권상기의 거의 대부분이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은 독일, 프랑스, 일본 등지와 가격 경쟁력이 높은 중국, 동남아 지역에서 수입되고 있어 국내 권상기 시장 업계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
국내 시장은 오티스 LG, 티센크루프 동양, 현대엘리베이터 등 대기업군과 나우테크, 해성산전 등의 중견기업 등이 선점하고 있지만 가격 면에서 경쟁력을 상실하고 있다. 실제로 중국산은 국내제품과 비교해볼 때 약 20~30% 저렴한 가격으로 수입되고 있다. 품질도 몇 년 전과 비교해볼 때 많이 개선됐다는 것이 한 업체 관계자의 말이다.
이에 국내 관련 업체들은 철저한 가격 분석과 설계 개선을 통해 저렴한 수입산과 견줄 수 있는 충분한 가격 경쟁력 확보, 그리고 제품의 혁신을 통해 성능이 우수한 제품으로 승부를 거는 길이 최고의 전략임을 대안책으로 제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 업계는 원가절감 차원에서 국내보다 값싼 권상기를 수입해 제품의 질을 저하시키고 있다”면서 “판매자에게는 이익 극대화겠지만 결국 최대의 피해자는 이용자”라고 강조했다.
물론 승강기 부품 아웃소싱의 가속화와 세계 시장의 벽이 무너지고 있는 현 시점에서 국수주의를 고수할 필요는 없지만, 무분별한 저가 수입품의 난립에 대한 심도있는 검증작업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정부가 품질 차별화를 위한 필터링 역할을 해줘야 할 것이다. 업체 자체의 지속적인 R&D와 품질 개선은 두말할 나위 없다.

MRL용 승강기, 작업자·보수업자 안전도 고려해야
현재 정부의 인증 허가는 대부분 “허술한 편”이라는 게 업계측 입장이다. 예를 들면 중국에서는 윗돈만 얹어주면 CE마크가 허가되며 이는 국내에서 인정되기도 하는 등 문제점이 노출되고 있다. 이에 업계는 정부의 엄격한 인증 허가와 함께 건물에 기어리스 방식을 의무적으로 설치하는 등의 정책적 배려 및 자금 지원과 세제 혜택 등 다양한 지원책을 제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종국에는 저렴한 수입품의 경쟁력이 어느 정도 한계점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됨에 따라 업계는 품질 향상을 위한 테스트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향후 권상기 시장이 MRL에 대한 수요 증가로 기어리스 권상기로 전환된다는 점에서는 반론의 여지가 없다. 문제는 국내 관련 업체들과 정부의 접근방식 차이다.
일본은 승강기 설치 시 기존 권상기보다 고효율의 제품일 경우 자금지원 등으로 최근 20년간 웜 권상기에서 헬리컬 권상기, 동기 기어리스 권상기로의 빠른 전환이 이루어졌으며 결과적으로는 에너지 일인당 소비율이 가장 낮은 국가 중 하나가 됐다. 우리도 기계실 면적의 최소화로 건축비를 절감하고 외관을 미려하게 하는 등의 MRL 장점을 살려 효율적인 권상기 정책을 구현해야 할 때다.
이와함께 MRL과 기어리스 권상기 채용으로 인한 승강기 작업자 및 보수 인원의 안전도 동시에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현재 승강기 업체들은 앞다퉈 건축 레이아웃의 최소화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지만 승강기를 다루는 작업자들에게도 최소한의 여유 공간을 두어 안전하고 편리한 작업라인을 공유하게끔 해야 할 것이다. 멀리보는 새가 높이 날듯 눈 앞에 닥친 일보다는 장기적인 안목을 키우는 것이 필요한 시기다.
 ■취재 : 신영주 기자 / yjshin@liftasia.com
            이재현 기자 / jhlee@liftas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