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목 : 노후 승강기 교체시장 타깃, 안전장치 대거 출품
게재년월 : 2004년 12월호

지난달 17일부터 20일까지 4일간 이탈리아 밀라노(Milano)에서는 승강기 관련 업계의 신제품 및 신기술과 향후 유럽 시장의 흐름을 예단할 수 있는 엘리베이터 전문 전시회인 ‘리프트 2004(LIFT 2004)’가 개최됐다.
FMI(Fiera Milano International)가 주최한 이번 전시회는 출품사 142개사를 비롯 엘리베이터 월드(미국), 버티컬 리포트(스페인), 엘리베토리(이태리), 엘리베이션 매거진(영국) 등 관련 언론매체를 포함해 약 160여 회사가 참가, 제품 홍보에 열을 올렸다.
본지에서는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 한국승강기안전센타, 한국기계연구원 등의 관련 검사기관과 대한주택공사, 크고 작은 관련업체 사장급 등 총 24명으로 구성된 전시 참관팀을 모집, 밀라노 전시회 견학 이후 독일 슈트트가르트에 위치한 티센크루프 엘리베이터 노히하우젠 공장 및 독일의 엘리베이터 중견 제조업체인 브로베일(Brobeil GmbH)을 방문하는 6박7일간의 긴 여정을 시작했다.
주최측은 “이번 전시회는 지난 2002년보다 30% 증가한 규모로 4일동안 1만2천5백여 명의 엔지니어 및 디자이너, 빌딩관리 및 건축관련 분야 전문가가 다녀갔다”고 집계했했다. 안전·보안 관련 전시회인 ‘Sicurezza 2004’와 병행 개최돼 시너지 효과가 더 컸다고 단언했다.
지난해 독일 아우구스부르크에서 열렸던 인터리프트(Interlift) 전시회나 중국 상해 엘리베이터 전시회 등에 비해 규모 및 제품 정보부분에서는 뒤쳐지지만 여느 때보다도 실속있는 부품업체들이 대거 출품, 방문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밀라노 최대 전시장인 피에라(Fiera)에서 약 6천 평방미터 규모로 열린 이번 박람회는 참가사의 대부분이 현지업체였으나 프랑스, 독일, 벨기에, 덴마크 등 국경 인근 유럽국가도 30% 이상의 비율을 차지했으며 간혹 미국, 뉴질랜드 등지의 외국회사도 눈에 띄였다.
이미 신규에서 교체시장으로의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유럽 승강기 시장의 동향을 반영이라도 하듯 이번 박람회에서는 도어와 카 리노베이션 그리고 리모트 컨트롤 메인터넌스 시스템 및 안전 제동장치, 도어 개폐장치 업체가 다수 출품했음을 알 수 있었다. 특히 건물의 슬림화, 컴팩트화 추세에 따라 권상기 부품도 기어드에서 기어리스 방식으로 변모하고 있어 alpha, wittur, seim, motorlift 등의 관련업체가 제품을 선보였다. 유럽시장도 기어드 방식은 고객 주문 생산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또 고층 빌딩이 거의 전무한 유럽 건축 성향에 맞물려 또 하나의 특징으로 Bravo, liftex, Moris 등의 유압식 엘리베이터 관련사가 약 34개 업체(품목 중복 포함) 가량 참가해 파워 유니트, 컨트롤 유니트 등 관련 부품군을 전시했다.
이 외에도 장애인용 엘리베이터 및 휠체어 리프트, 산업용 엘리베이터를 비롯 인디케이트, 오일 버퍼, 가버너, 푸쉬 버튼 판넬, 프레스, 플랫폼, 가이드 롤러 등 실력있는 승강기 관련 부품 중소업체가 다수 등장했다.
그러나 엘리베이터 전문 전시회 성격과는 부합되지 않게 국지전에 그쳤다는 아쉬움의 목소리도 크다. 국제적인 성향보다는 이탈리아 자체의 지역적 성향이 짙고, 이는 이제 승강기 시장이 유럽이 아닌 중국·아시아로 넘어가고 있음이 여실히 드러난 게 아니냐는 것.
이번에 출품한 한 업체 관계자는 “현재 승강기 신규시장이 유럽에서 아시아로 넘어간 상태지만 곧이어 아시아도 포화상태를 맞이할 것“이라며 “이제는 기존 승강기의 유지보수 및 리노베이션 방법을 연구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전시 두번째날 아메리카 홀에서 ‘노후 승강기와 그에 따른 규제(Aging lifts and regulations)’를 주제로 열린 국제 포럼은 참석자들의 높은 호응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는 평가다.
이는 현 유럽 승강기 시장이 당면하고 있는 가장 큰 현안으로 이탈리아 또한 최근 2년동안 노후 승강기로 인한 사고발생률이 높아지면서 유지보수를 합법적 의무로 규정짓고 유럽안전규격 EN 81-80을 철저히 준수하고 있다.
밀라노가 이탈리아의 경제적 허브 도시이며 이탈리아 또한 유럽 승강기 시장의 2천8백~3천대 정도를 제작할 정도로 선진국가지만 매일 4천만명을 운송하는 승강기의 30%가 30년 이상, 15%는 40년 이상된 승강기여서 이에 대한 강한 규제가 요망되고 있는 시점이다.
오는 2006년 3월에 Rho-Pero 전시관에서 개최될 LIFT 2006은 안전(safety)과 서비스(service)가 주를 이룰 것으로 주최측은 전망하고 있다.
■글 : 신영주 기자 / yjshin@liftas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