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재년월 ; 2003년 12월호

지난 10여 년간 ‘승강기제조및관리에관한법(이하 승관법)’의 테두리 내에서 안주해오던 국내 승강기 안전관리체계에 ‘체질개선’ 움직임이 뒤늦게나마 일고 있다.
산업자원부가 지난 93년 제정된 승관법의 부분 개정만으로는 세계적인 안전 강화추세와 이용자의 안전의식 고조, 승강기 제도 및 검사기술 향상 등의 대내외적 환경변화에 대처하기 어렵다고 판단 대대적인 법률 손질을 단행, 향후 5개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제도개선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오티스, 미쓰비시, 도시바를 선두로 쉰들러와 최근의 티센크루프에 이르기까지 외국계 회사들의 국내진입 러시로 이미 다국적 경쟁시대로 접어든 국내 승강기 산업은 선진 제국들의 기술 블록화 및 유럽의 CE나 중국의 CCC와 같은 인증 미취득 제품에 대한 국가적 통관제한 등으로 산업경쟁력 제고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며, 지난 5~6년 새 부쩍 커져버린 시장규모에 비해 소홀한 유지관리 체계로 승강기 인명사고마저 최근 부쩍 늘고 있는 형편.
이에 산자부는 지난달부터 관련법 및 검사제도, 안전사고 방지를 위한 보수제도, 부품 신뢰성 제고방안 등 승강기 산업의 전반적인 분야에 걸친 제도개선을 통해 21세기 산업구조에 대응할 수 있는 ‘승강기 안전관리 제도개선 5개년 계획(안)’을 마련하기 위해 분야별 업무전담반(T/F팀)을 구성, 개선안을 도출해 냈다.
또한 지난달 28~29일 양일간 경기도 용인 소재 한화콘도에서 관련기관, 소비자단체, 제조업체, 보수업체, 부품업체 대표 등 60여 명이 모인 가운데 분야별 전문가로 구성된 T/F팀에서 마련한 ‘제도개선(안)’에 대한 토론회를 개최해, 폭넓은 의견수렴 작업에 들어갔다. 사전 도출된 산자부의 대략적인 개선개선(안)을 살펴보면 크게 ▲승강기 안전관리 제도 및 법령의 선진체제로의 개편 ▲승강기 안전사고 방지를 위한 보수제도 개선 ▲승강기 부품 및 시스템의 신뢰성 제고 등이 핵심축으로 구성돼 있으며, 세부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 안전관리 제도 및 법령 개정 = 우선, 승강기 이용자 안전확보를 위해 ‘안전인증제도’의 효율적 시행을 위한 법적 근거조항을 마련하고, 보수제도 관련 조항과 과거 규제완화 차원에서 폐지된 안전과 직접적 관련이 있는 사항이나 불합리한 부분을 개정하는 등 법령을 더욱 강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또한 검사제도와 관련 사실상 현장검사가 불가능한 부분은 과감히 폐지하는 등 안전위주의 필수사항 검사로 재편할 방침이다. 승강기 관리도 제조단계, 사용단계로 구분하고 유럽과 같이 제조단계에서는 안전인증을, 사용단계에서는 성능위주의 검사로 전환하는 등 제조·설계단계의 검증이 배제된 현 검사제도를 선진국형으로 바꾼다.
이와 함께 관리주체가 시행하는 자체검사기준, 위반시 처벌조항도 대폭 강화하고 정기검사를 자체검사의 진정성을 확인하는 수준으로 완화시키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아울러 제조업체, 보수업체, 관리주체의 책임한계를 명확히 하고 부실업체에 대해서는 처벌이 강화되며, 시도지사를 통한 제조업체, 보수업체 사후관리를 지금보다 더욱 강화시켜나갈 계획이다.
그밖에 승관법에 ‘승강기 안전사고 조사위원회’ 규정을 신설해 안전사고 조사체계를 개편하고 경찰서 및 소방서 등 유관기관과의 연계를 통해 실질적인 사고조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관계 부처간 협의토록 할 방침이다.
■ 현 보수제도 개선 = 현행 보수업체 등록요건상 보수대수 1백 대 이하 5인, 1백 대 초과시 실무인원 1인을 추가토록 하고 있는 기준을 보수대수 3백50대 이하 10인, 50대 초과시 1인을 추가하는 등 총 기술인력의 40%를 자체검사자격자로 보유토록 하는 등 등록요건을 강화함으로써 보수업체의 대형화와 전문화를 유도할 계획이다.
불공정 하도급 거래관행도 개선된다. 이에 따르면 관리주체가 보수하도급을 동의할 경우, 동의에 의한 의사표시를 ‘문서화’하는 등 관리주체의 책임한계를 부여하고 원도급자와 하도급자가 맺는 보수하도급 계약은 공정거래위원회 관련 법 및 규정을 준용토록 승관법 조항을 개정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하도급의 경우 일정비율 이하 저가 하도급 비율을 금지하거나 정기검사시 특별관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또한 현재 이뤄지고 있는 단순보수(POG)계약보다 책임보수(FM)계약 체결과 원격감시시스템(REM ; Remote Elevator Monitoring) 등 선진 보수관리 시스템을 도입하는 관리주체에게는 법률에 단서조항을 마련해 검사횟수를 완화하는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한다는 안도 상정해 놓고 있다.
■ 부품 및 시스템 신뢰성 제고 = 산자부는 승강기 부품 및 시스템에 대한 인증제를 도입해 인증받은 제품에 대해서는 완성검사를 설치위주 검사로 대폭 완화하고 정기검사 주기도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를 위해 인증범위, 인증기관, 인증방법 등을 법률에 명시해 신규설치분은 강제인증을 원칙으로 하되 인증제 시행에 따른 충격완화를 위해 일정한 유예기간을 둘 방침이다.
무엇보다 인증제 시행에 적합한 안전기준도 마련된다. 기술표준원 주관 하에 EN코드 등을 참조해 주요 부품 및 시스템에 대한 인증기준을 마련하고 현행 승강기 검사기준을 인증기준과 중복되는 부분을 폐지하는 등 필수안전요건 검사기준으로 인증체계에 적합하게끔 전면 개편할 계획이다.
또 인증제를 관장할 ‘승강기 품질인증센터(인증기관)’도 생긴다. 인증기관은 이미 구축된 시험설비·인력 등을 최대한 활용하고 추가되는 전용설비만으로 구축하고, 내년도 ‘2004년 산업기술기반조성사업(품질인증)’으로 시행될 예정이다.
현재 산자부는 이와 같은 개선안 내용을 중심으로 의견수렴을 마치고 빠르면 이 달 초까지 제도개선 5개년 계획안을 확정짓고 구체적인 법령 개선방안, 안전관리 강화방안, 관련업체 정비방안 등을 마련할 계획이다(문의 : 산업자원부 산업기계과 / 전화. 02-2110-5626 / 웹. www.mocie.go.kr / e-mail. mars1080@mocie.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