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목 : 총 133개 블록 구분, 단속형태 및 시간별 차등적용
게재월 : 2003년 11월호

주차단속에 대한 시민들의 불만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교통소통을 위해서’라는 단속 취지에 공감하면서도 “예전에는 눈감아 주던 ‘잠깐 주차’까지도 예외없이 단속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것이 시민 대부분의 항변이다. “집 앞 도로변에 잠시 차를 세워 뒀는데 주차위반 스티커가 발부됐다”거나, “비상등을 켜놓은 채 공중전화를 하고 있었는데 노란 완장을 찬 남자가 갑자기 스티커를 발부해서 억울하다”라는 등의 과잉단속을 비난하는 글들이 시·구청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빗발치고 있다.
시민들의 불만 만큼 각 시의 주차단속에 대한 강도도 높아지고 있다. 서울시의 경우에는 청계천 복원공사를 계기로 전례없는 강도높은 주차단속을 펼치면서 단속반과 시민들 간의 실랑이가 끊이지 않고 있으며, 제주시는 불법 주정차 차량에 대한 과태료 체납액이 잘 걷히지 않자, 이에 따른 과태료 인상을 건설교통부 등 중앙 부처에 건의할 방침이다. 서울시 관계자 또한 “단속 이후 도심의 차량 통행속도가 평균 시속 2km 정도 향상됐기 때문에, 불만의 목소리는 있지만 주차질서가 정착될 때까지 계속 단속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인 바 있다.
그러나 강력한 주차단속도 중요하지만 시민과 시 당국과의 설득력있는 협의가 선행되어져야 한다는 것이 업계 일각의 목소리다. 그래야만 “시의 주차단속이 시민을 위한 행정인지 주차단속으로 인한 시비확충을 위한 단속인지 판단을 내리기 어렵다”는 비판을 비롯한 끊임없는 주차 민원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
이에 최근 경기도 부천시(시장 원혜영, www.bucheonsi.com)는 날로 심각해져 가는 주차문제에 신속히 대처하고 도로 기능을 회복하기 위해 불법 주차단속의 세부기준을 정한 새로운 부천시 ‘주차단속 매뉴얼’을 제시하는 등 선진 주차문화 시범도시 구축을 위해 모든 행정력을 집중시키고 있다.

시의 주차단속, ‘일방통행’은 안된다!
이는 제한된 주차시설과 단속인력·장비로 불법주차로 인한 교통소통 장애, 교통사고 및 경제활동의 장애를 최소화시키면서 주민간의 마찰을 최소화하고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단속방안의 하나로, 부천시 주차단속 정책을 반영한 단속기준이 제시된 것이며, 향후 단속원이 현장에서 주차단속 시 위치별 주차단속 내용, 방법, 주차단속 형태 등을 제시한 가이드라인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부천시가 불법주차의 체계적 단속기준 작성을 위해 지난해 말 대한교통학회 주차분과위원회에 의뢰, 남서울대학교 김황배 교수, 교통개발연구원 권영인 박사, 경기대학교 오승훈 교수 등 산학연 관계자가 1년 여 간 연구·개발한 결과 탄생한 이 매뉴얼은 지난 7월 시범 단속을 거쳐 내용의 적정성을 검증받았으며, 지난달까지 시민홍보와 단속안내 표지판 설치완료 단계를 밟음에 따라, 이달부터는 본격적으로 새로운 매뉴얼에 의한 불법주차 단속을 시행할 방침이다.
이는 기존의 도로교통법의 애매한 불법주차 단속기준을 도로소통, 토지이용, 불법주차밀도 등을 토대로 단속기준을 새로 정립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영국 런던 등 일부 선진국에서 단속원용 주차단속지침으로 제작, 사용 중인 사례가 있으나, 이와같이 단속기준을 차등화한 매뉴얼은 세계적으로도 최초 개발된 것이기 때문에 현재 특허청에 특허 신청 중이다.

단속표지판 설치완료 후 본격 시행
부천시 교통지도사업소 한기주 소장은 “도로구간의 단속형태, 집중단속시간, 위반 시 규제사항 등을 단속 표지판에 명시해 200m 간격으로 설치, 민원이 생기지 않도록 합리적인 단속을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차단속 매뉴얼 부분을 담당한 이유현 팀장은 “표지판은 눈비에 강하고 향후에도 수정이 가능하도록 스티커식으로 부착될 예정이며, 매뉴얼은 부천시 새주소부여사업으로 제작된 지도에 주차단속 지역을 표시해 단속의 근거를 제시해주는 획기적인 아이템”이라고 설명했다.
시는 이미 지난 9월 27일 3개 구 동사무소 관계 공무원을 비롯해 경찰서, 교통학회 관계자 등 1백 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주차단속 학술용역 최종 보고회를 가진 바 있으며, 지난달 10일 서울 시정개발연구원에서 열린 주차정책 학술 토론회에서는 이를 개발한 남서울대학교 김황배 교수진이 ‘시민이 공감하는 주차질서 확립을 위한 주차단속 매뉴얼 개발’이라는 주제를 발표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동안 적용됐던 불법주차 단속 기준은 도로교통법 제28조와 29조에 명시된 ‘정차 및 주차의 금지 구역·장소’ 즉, △교차로, 횡단보도, 차보도가 구분된 도로의 보도 △건널목 교차로의 가장자리, 도로 모퉁이로부터 5미터 이내의 곳 △건널목 가장자리 또는 횡단보도로부터 10미터 이내의 곳 △화재경보기로부터 3미터 이내의 곳, 터널 안 및 다리 위 △소방용기계기구가 설치된 곳으로부터 5미터 이내의 곳 등에 의거해 시행됐지만, 단속시간과 단속방법 등에 대한 세부 적용기준이 미비해 논란거리가 되어왔다.
이번 매뉴얼은 현재 도로교통법에서 지정한 주정차 금지장소에 대한 정량화된 과학적이고 구체적, 세부적인 단속지표 즉, 단속형태, 집중단속시간, 시간대별 규제사항, 어린이 보호구역 등 도로교통법 상 주정차 금지구역의 범위를 휴대용 단속매뉴얼로 작성해 단속원이 현장에서 단속에 대한 사항을 정확하게 인지한 후 단속을 수행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매뉴얼에 따르면, 주요간선도로 및 인접 이면도로와 대규모 상공업 시설, 위락시설 밀집지역을 주요대상으로 부천시를 총 1백33개 블록으로 구분해 내년 7월 말까지 적용된다. 도로여건에 따라 대상도로의 불법주차밀도, 도로혼잡상태, 토지용도 등 차등지표를 두고 단속시간과 형태, 방법이 세부적으로 구분됐다.

향후 매뉴얼 DB 지속적 유지관리 필요
불법주차밀도의 경우에는 표 2에서와 같이 세 가지로 나눠 10m에 불법주차가 1대 이상인 고밀도 지역일 경우 오전 첨두시간(7시~9시) 동안 집중단속하고, 10m에 0.5대 이상인 중밀도는 계도 후 스티커, 10m에 0.4대 이상인 저밀도인 경우에는 계도만 하는 등 차등적으로 적용된다.
부천시 전역을 표 2, 3, 4, 5와 같은 기준에 따라 단속형태와 집중단속기간, 단속방법 등을 적용해보면, 표 6에서처럼 단속형태에서 전일단속 블록은 76개, 주말 휴일단속은 9개블록, 오전 첨두시 집중단속은 15개, 오후 첨두시는 53개 블록, 견인과 스티커 단속블록 51개, 계도중심은 31개 블록으로 나타남을 알 수 있다.
부천시는 이와 같은 주차단속 매뉴얼 시행을 위해 언론매체, 신문, BIS를 이용한 적극적인 홍보와 함께 단속의 효율성, 부합성 등의 테스트를 통해 향후 수정·보완 작업을 꾸준히 수행할 계획이다. 또한 4차선 이상 간선도로, 중심상가 및 근린상가 이면도로, 유원지, 공장 밀집지역 등으로 불법 주차단속 대상구간이 확대됨과 아울러 주차단속 매뉴얼에 따라 단속방법이 변경되기 때문에 부족한 인력 충원도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이번 표지판과 매뉴얼은 특정기간대 조사된 자료를 기반으로 작성됐기 때문에 향후 불법주차 DB 갱신과 지속적인 유지관리는 물론, 주차시설 공급을 위한 제도지원과 민간주차장 활성화 방안, 공영 주차장 건설 등 다각적인 주차장 확보대책도 수립할 계획이다(문의 ; 부천시 교통지도사업소 / 전화. 032-320-2533).■글·신영주 기자 / yjshin@liftas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