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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재년월 2021-12
 
승강기 작업자 추락·사망 ‘시스템비계’ 로 차단 나선 안전보건공단

8, 5, 7, 8, 6…이 숫자는 2016년부터 작년까지 승강기 작업 중 추락사고로 사망한 작업자 숫자다. 올해도 9월까지 3명의 승강기 작업자가 현장에서 집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국내 승강기 대수가 80만 대, 연 4만 대 이상 설치되는 동안 승강기 작업자의 추락 사망사고도 꾸준히 늘고 있다. 승강기 업계의 고질적인 문제였던 추락재해는 지난 2019년 국회에서 이슈화 된 후에야 본격적인 안전대책 논의가 시작됐다. 
그 첫걸음으로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이하 연구원)이 승강기 대형제조사 4사와 협력해 국내 승강기 현장에 적합한 ‘승강기 작업 전용 시스템비계’를 개발했다. 2년여에 걸쳐 개발된 이 시스템비계는 최근 시연회를 가진 뒤 현장 적용을 목전에 두고 있다. 수요기업이 직접 참여해 현장 적용성을 높였다는 점에서 활용도가 많을 것으로 기대되며, 승강기 설치작업 외에 고장수리 등 보수작업에서도 작업자 추락사고 방지에 큰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공정편의 우선주의가 사고 키워…누가 설치해도 안전하도록 규격화된 ‘시스템비계’ 개발 주력
승강기 작업현장의 열악한 환경, 공정편의 우선주의로 재래식 산재인 추락사는 근절되지 않고 있다. 한국승강기안전공단에 따르면 승강기 관련 사고 중 작업자 과실 사고는 2.5% 정도의 미미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나 고소작업이 많은 승강기 현장 특성상 추락 사고 위험은 상대적으로 높다. 
현행 승강기 사고 통계에 잡히지 않지만 설치검사 완료 이전에 발생하는 산업재해까지 포함하면 심각한 수준으로 추측된다. 반복됐던 과거의 죽음에서 충분한 교훈을 얻어야 할 필요가 있었다. 
이번 프로젝트를 추진한 황종문 연구위원은 개발에 앞서 승강기 고소작업 특성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먼저 전국 곳곳의 작업장을 찾아다녔다. 실제로 도면없이 현장에서 설치되는 기존 강관 비계는 작업자 숙련도에 따라 조립 완성도가 들쭉날쭉 했다. 비숙련자가 작업하는 현장일수록 사고위험이 더 클 수밖에 없었던 상황. 
황 연구위원은 “아무리 안전한 제품을 만들어놔도 작업에 불편함을 느끼면 작업자들이 잘 사용하지 않는다”며 “이번에 개발된 시스템비계는 안전을 확보하면서도 최대한 많은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현장 적용성을 높이는데 중점을 뒀다”고 전했다.   
이에 연구원은 승강로 작업 중 추락사고 발생이 잦은 기존 강관비계를 승강기 작업환경에 맞춰 안전하게 설치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규격화된 시스템비계를 만들었다. 시스템비계는 승강로 내부에 진입하지 않고도 설치가 가능한 구조를 갖추고 있어 근본적으로  추락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시장 점유율 높은 4대 승강기 제조사와 협력개발로 현장 적용성 높여...내년부터 현장 도입
승강기 제조사들은 일반적으로 작업용 비계가 200kg 내외를 견딜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연구원에서 개발한 시스템비계는 제한하중을 300kg 수준으로 높였다. 자체실험에서는 최대 900kg까지 견디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철빔으로 제작돼 안전율 면에서도 기존 비계보다 2배 이상 강도를 지녔다. 작업자 2명이 올라가더라도 안전하게 작업할 수 있는 조건이다. 총 중량은 90kg정도로 운반하기 편리하도록 분절된 형태로 개발됐으며, 7~15인승 승강기 작업 현장에서  승강로 사이즈에 맞게 조립 후 사용하게 된다. 
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10월 열린 시연회에서 제품을 본 승강기 관계자들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승강기 시장 점유율 80%를 차지하는 대기업 4사(현대, 오티스, 티케이, 미쓰비시)도 개발단계부터 참여해 현장 적용성을 높이는데 주력했고, 내년부터 승강기 설치현장에 시스템비계를 도입할 예정이다.  
황 연구위원은 “기존 작업방식에 익숙해져 있는 작업자들은 현장에서 뭔가가 새로 바뀌는 것을 선호하지 않아 개발 과정에서 크고 작은 어려움이 있었다”며 “하지만 완성된 시스템비계는 튼튼하고 흔들림이 거의 없기 때문에 안전성과 함께 작업효율도 크게 올릴 수 있어 수요자 만족도가 매우 높았다”고 전했다. 

현장에서 최대한 많이 활용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
승강기 작업용 시스템비계는 ‘현장에서 최대한 많이 활용돼’ 사고를 줄이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다. 이에 연구원은 널리 사용될 수 있도록 기업들과 수요 연계형 개발을 진행하고, 비숙련 작업자도 쉽게 설치할 수 있는 규격화된 제품으로 만들었다. 제품 개발은 이미 완료된 상태로 안전규격에 대한 고용노동부 고시 등 행정절차가 완료되면 바로 현장 투입이 가능하다. 이르면 연내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연구원은 “시스템비계는 여러 현장에 반복사용 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보니, 강도나 기능 변형 등 사전결함을 체크할 수 있도록 리스트도 함께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연구원은 개발한 시스템비계 특허기술을 중소 비계 제작사와 공유해 안정적인 판로를 제공할 방침이다. 비용 문제로 시스템비계를 자체 구매하기 어려운 중소기업들에게는 자금지원을 통해 대기업 현장 뿐만 아니라 소규모 현장에도 확대 적용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한다. 
연구원은 “고용노동부 고시 중 산업재해 예방시설 보조규정을 활용하거나, 고위험 업종 클린사업에 엘리베이터 설치업을 포함시키는 등 시스템비계 구매 시 최대 3천만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며 “하루 빨리, 하나라도 더 많은 승강기 현장에서 작업자 안전을 확보할 수 있도록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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