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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재년월 2011-05
 
승강기시설안전관리법일부개정법률안 발의

관리원의, 관리원에 의한, 관리원을 위한 법 개정?
관리원→ 승강기안전공단, 승강기산업 모든 일 수행
관리원 ‘모르쇠’  일관…업계 ‘못 믿어’

지난달 8일 한나라당 이명수 의원이 대표발의한 ‘승강기시설안전관리법일부개정법률안’이 승강기 검사기관 한 곳의 독주체제를 굳히기 위한 일원화를 꾀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논란이 되는 부분은 개정안 제15조에 명시된 ‘승강기로 인한 위해 방지 및 승강기 안전관리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을 ‘승강기안전공단’으로 변경하고, 안전에 관한 사업을 확대하도록 함’이라는 내용이다.
이번 개정안에서 승강기안전공단은 ▲승강기 안전에 관한 조사·연구 ▲승강기 안전에 관한 교육·출판 및 홍보 ▲승강기 안전에 관한 정보의 종합관리 ▲승강기 안전에 관한 시험·안전성평가·인증 ▲승강기 기술 인력에 대한 양성 및 지원 ▲승강기 안전에 관한 국제교류 및 협력 ▲승강기에 대한 감리·진단·컨설팅 등 수탁업무 ▲제13조 및 제13조의2에 따른 승강기의 검사 및 정밀안전검사 ▲제1호부터 제8호까지와 관련해 행정안전부장관으로부터 위탁받은 업무 ▲그 밖에 공단의 설립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사업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업 등을 수행하게 된다.
즉,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원장 김남덕, 이하 관리원)에서 승강기산업 전반에 걸쳐 모든 일을 아우르는 무소불위의 권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이 중 최대 논란이 되는 부분은 인증 업무의 수행이다. 이는 과거 ‘승강기제조및관리에관한법률’에서 인증기관과 검사기관은 독자노선을 걸어야 한다는 내용을 전면 부정한 셈이다.
더욱 중요한 점은 이번 개정안을 통해서도 현재 승강기 인증기관으로 지정된 한국산업기술시험원(이하 KTL)은 해당조건인 4개 사업소 이상을 갖추지 못해 검사업무를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KTL 측은 당혹감을 내비치고 있다. KTL 기계소재본부 운송설비팀의 이주환 팀장은 “관련기관과의 협의가 전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진행된 이번 개정안은 안전을 추구한다는 목적보다는 한 기관의 영리를 위한 의도적인 개정이라 생각한다”며 “과거 ‘승강기관리에관한법률’ 개정 당시 인증기관의 검사업무 배제를 주도하더니 이제는 오히려 반대로 인증까지 섭렵하려 든다. 그러면서 KTL은 검사업무를 못하도록 또 다른 장벽을 설치했다. 정작 자격도 없는 곳이 자기들은 다 해먹고 남들은 못하게 조치하는 이러한 행태 자체가 우스꽝스럽다”고 토로했다. 또한 “말로만 승강기 안전, 산업 등을 외치더니 결국 본인들의 밥그릇, 헤게모니 등을 취하기 위해 법 자체를 시대적인 역행을 하도록 조장한 점이 심히 유감스럽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관리원 측도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관리원 선진화전략실의 엄용기 실장은 “이번 개정안은 관리원 측의 입장과는 별도로 국회에서 발의한 사안이다. 우리도 이번 개정안에 대해 불만이 많은 상태다. 이 중 논란이 되고 있는 인증기관 문제만 보더라도 그렇다. 현재 관리원은 인증설비 및 노하우 등이 전혀 갖춰지지 않은 상태다. 현재로서는 인증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상황이 안된다”고 표명했다.

KTL “한 기관의 영리 위한 의도적인 개정”
관리원 “공단? 허울뿐인 명칭, 우리도 싫어”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이번 개정안 제7조에 의하면 인증부품에 대한 범위도 더욱 넓어졌다. 기존 엘리베이터 강제 안전인증 부품 5종(조속기, 비상정지장치, 완충기, 상승과속방지장치용 브레이크, 승강장문 잠금장치) 외에 엘리베이터용 제어반, 권상기, 제동기, 유압밸브유니트가 추가됐으며, 에스컬레이터에 대한 인증부분도 확대되어 에스컬레이터용 제어반, 역구동방지장치, 스커트가드판넬, 스텝, 콤 등이 새롭게 개정안에 추가됐다. 이 외에도 행정안전부령으로 정하는 안전부품 등이 포함됨에 따라 항목수는 더욱 늘어날 공산이 크다.
게다가 행정안전부에서 지정한 안전인증기관은 안전인증을 받은 승강기 안전부품의 안전성이 유지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안전부품제조업자의 공장을 2년마다 정기검사를 실시하도록 명시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제20조에 의하면 승강기 관련업체에 소속되어 승강기 설치·유지관리 또는 검사·인증업무에 종사하는 승강기기술자는 행정안전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근무처·경력·학력 및 자격 등에 관한 사항을 행정안전부장관에게 신고해야 하며, 신고한 사항이 변경된 때에도 또한 같다고 명시되어 있어 승강기업계 역시 패닉상태에 빠졌다.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이번 법 개정안은 한 기관에서 지난해 설계검사법을 추진하다 엎어진 이후 이를 갈고 업계 전체에 보복행위를 했다고 밖에 볼 수 없다”며 “이번 상황은 한 기관이 처음부터 불순한 의도를 갖고 추진한 사안으로, 행안부 인사들도 해당 기관 장단에 놀아났을 요지가 크다”고 분통해 했다.
그러면서 “이번 개정안이 시행되면 업계는 모든 데이터를 일일이 보고해야 하며, 안전인증 부품 확대로 지금보다 더욱 어려운 상황에 놓일 것이다. 이것이 과연 산업을 살리기 위한 정책인지 중소기업 말살정책인 지 의문스럽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행안부 안전개선과 소기옥 과장은 “국가시책이기 때문에 함부로 논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 현재 관계기관, 업계, 중앙부처 38개 기관의 의견을 수렴 중에 있다. 이후 심도있게 논의해 결정할 문제인 것 같다”며 조심스레 입장을 표했다.
행안부의 이 같은 반응에 업계에서는 “승강기 담당 주무부처가 종전대로 지식경제부에 있었다면 지금과 같은 상황까지는 오지 않았을 것이다. 산업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행안부가 과연 승강기 주무부처로서 과연 자격이 있는 지 의문스럽다. 지금이라도 승강기 주무부처가 본래 자리로 돌아가야 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고 내비쳤다.

안전인증 부품 항목 증가 등 업계 ‘한숨만’
관리원 “우리도 피해자, 이런 식의 개정안은 사양”
이에 관리원 엄 실장은 “타 기관 및 업계에서 먼저 알아두어야 할 부분은 마치 관리원에서 로비 등을 통해 이번 법률개정안을 유도했다는 식의 루머가 있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며 이번 개정안도 관리원이 의도한 부분이 절대 아니라는 것을 밝혀두고 싶다”면서 “현재 관리원은 승안법 제15조 3항의 내용인 승강기에 대한 교육, 홍보, 출판, 전산망 구축 등을 수행하고자 설립된 기관이다. 하지만 정부에서는 예산 지원을 전혀 하지 않고 검사수익만 갖고 사업을 시행하라고만 한다. 이럴 바엔 차라리 15조 3항의 내용을 삭제했으면 좋겠다”고 내비쳤다.
또한 그는 “공단이라는 명칭문제도 논란이 되고 있는데, 관리원 입장에서는 예산 지원이 전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이름만 바뀐다고 나아지는 것이 전혀 없다. 공단이라는 명칭도 삭제됐으면 하는 것이 관리원의 입장”이라면서 “현재 관리원은 국가에서 지정한 승강기 공인 검사기관으로 타 검사기관과는 달리 국정감사 및 경영평가 등을 수행하고 있다. 이러한 점이 타 기관과 차별화되어야 하는 부분은 맞지만 단순히 이름만 바뀌고 실질적인 혜택이 없는 이러한 개정안은 관리원 입장에서도 사양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관리원의 이러한 반응에도 업계 및 타 기관에서는 전혀 믿지 않는 분위기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자신들이 모든 일을 수행하는 데 몰랐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며 “언제까지 모르쇠로 일관하는 지 두고 보겠다”고 성토했다.
이명수 의원 외 이번 법 개정을 주도한 9명의 의원은 이번 개정안 발의 목적을 승강기사고를 사전에 예방하고, 승강기의 유지관리 및 승강기기술자의 교육·훈련 등을 강화함으로써 승강기의 설치 전·설치 후의 관리를 모두 철저하게 하기 위함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국회의원들의 승강기산업 발전과 안전을 도모한다는 그 의도는 높이 평가되나 해당 산업 전체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은 채 자신들이 관리하기 편하도록 한 곳으로 모든 업무를 집중 시킨 점은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라고 본다. 달리는 말 위에서 숲의 단면만 볼 것이 아니라 나무도 보고, 풀도 보는 섬세함도 지녔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번 논란의 핵심인 관리원 역시 이번 개정안에 대해 불만을 품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 직접 팔소매를 걷어 부치고 이번 사태 무마를 위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 업계 및 타 기관이 품은 의혹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글 _ 이재현 기자(jhlee@liftasi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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