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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재년월 2010-02
 
베일 벗은 부르즈 할리파…높이 828m 162층 현존 최고층 등극

베일 벗은 부르즈 할리파…높이 828m
162층 현존 최고층 등극

더블데크 승강기 장착…1층~1백24층 1분이면 ‘OK’


지난달 4일 전 세계의 이목은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집중됐다. 인간이 만든 구조물 중 가장 높게 지어진 부르즈 할리파(구 : 버즈 두바이)의 역사적인 첫 순간을 만끽하기 위해서다. 베일을 벗은 부르즈 할리파의 건물 높이는 828m, 최종 높이 1백62층으로, 이는 초고층 빌딩 공인인증기관인 세계초고층학회(CTBUH)의 고층 빌딩 평가기준인 ▲구조물 ▲사람이 사는 거주층 ▲건물지붕 ▲첨탑 등 4가지 분야 모두에서 최고에 해당된다.
부르즈 할리파의 최종 높이 ‘828m’는 여의도 63빌딩(249m)의 세배보다 70m가 더 높은 수치이며, 서울에서 가장 높은 북한산(836m)과 높이가 비슷하다. 또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381m)의 2배, 에펠탑(330m) 보다 2.5배가 높다.
건설에 참여한 삼성물산측은 “새로운 기술력이 요구되는 지상 828m의 건축물을 순수하게 대한민국의 기술로 이뤄 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면서 “특히 부르즈 할리파에서 보여 준 대한민국의 기술력과 공사수행능력에 대한 신뢰가 UAE 원자력 발전소 등 굵직한 프로젝트의 수주로 이어져 가슴 뿌듯하다”고 밝혔다.
부르즈 할리파는 두바이 국영개발업체인 이마르가 발주한 초고층 빌딩으로 두바이 고유의 사막 꽃을 형상화한 나선형의 독특한 외관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총 연면적만 50만㎡로 삼성동 코엑스 몰의 4배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의 56배에 달하며 7성급 아르마니 호텔, 고급아파트, 1백24층 전망대, 오피스로 이뤄져 있다.
이처럼 초고층 빌딩은 특히 중동, 동 아시아 등 신흥 경제국에서 최근 나타나는 ‘경제 패러다임’의 하나로, 건축적인 기능성보다는 사회적인 힘과 문화·경제의 우월성을 나타내고 있다. 국가나 도시를 대변하는 상징성의 초고층 빌딩은 그 규모와 도시 건축의 기능성에서 도시형태와 환경, 사회적 기능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
한국 정부 역시 건설교통분야의 미래가치 창출을 위해 전략사업과 10대 유망기술(VC-10)을 선정, 이 중 초고층빌딩시스템(프로젝트명 : Sky 1000)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는 높이 1,000m(2백층) 초고층건축물을 1천일 내 건설한다는 전략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지역개발, 건축설계 및 시공기술 경쟁력 확보를 위한 각 사업관리 단계별 핵심 요소기술과 최적 프로젝트 운영 시스템 구축 등 10년 후 건설교통분야의 기술 강국으로 자리매김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한국은 40층 이상 주거 건축물 수에서 세계 4위이며, 세계 1백대 주거용 건물 가운데 9곳이 국내에 있을 정도로 초고층 빌딩의 양적 측면으로만 평가한다면 세계 수준에 달하고 있다.

초고층 빌딩, 더블데크 승강기 각광

이러한 초고층 빌딩에서 엘리베이터의 역할은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초고층 건립의 꿈을 가능케 해주는 건물 내부의 운송 시스템인 수직운송설비 활용의 극대화를 위해서는 건물 내 승강설비 점유면적(Hoistway impact)의 최소화와 사용자의 편의성 중대 및 효율적인 교통량 처리, 그리고 효율적인 에너지 사용이 필수적 요소이다. 이에 따라 분속 500m 이상의 초고속 엘리베이터와 새로운 진보기술인 고속운행의 더블테크 엘리베이터의 수요가 초고층 빌딩을 대상으로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
엘리베이터 시스템 결정 역시 중요한 요소이다. 엘리베이터를 수용하는 코어(Core) 면적과 사무실 바닥면적의 사용을 고려해야 하며, 건물이 초고층화될수록 증가하는 코어 면적비를 줄일 수 있는 적절한 엘리베이터 조닝(Zoning) 시스템을 결정하기 위한 검토가 우선 필요하다.
엘리베이터 시스템은 ▲운영방식에 따라 Zonning 방식과 Sky Lobby 방식 ▲운영형태에 따라 싱글데크(Single-Deck) 방식과 더블데크(Double-Deck) 방식 및 그 혼합방식(Single-Deck + Double-Deck)으로 구분할 수 있다. 현존하는 세계 초고층 건물들도 이런 경향을 보이고 있다.
특히 그룹 배치에 있어서는 사용자가 엘리베이터 로비 안에서 버튼의 신호를 듣고 움직일 수 있는 시간을 고려할 때 8대의 엘리베이터를 한 그룹으로 묶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며, 하나의 엘리베이터 승강로 안에 수용할 수 있는 엘리베이터의 수는 3대가 적당하다.
각 층에서 개폐되는 엘리베이터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단일 승강로 안에 단일 엘리베이터를 설치하는 것은 반드시 피해야 하며, 부득이 한 경우 개폐되지 않는 승강로에서는 반드시 3개 층마다 점검구를 설치한다. 또 상층부를 구성하는 코어 면적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줄이고 경제적인 바닥면적을 추출할 수 있는가 하는 것도 건축 계획에서 매우 중요하다 하겠다.
시스템뿐만 아니라 기술 또한 진일보하고 있다. 세계 최고층 빌딩이 제 기능을 발휘하려면, 그에 걸맞은 세계 최고속 엘리베이터 설치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현존 최고(最高) 빌딩인 타이베이 101 빌딩 역시 최첨단 기술을 적용한 세계 최고속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어 있다. 시속 60km로 38초 만에 지하 1층에서 388m나 되는 지상 89층까지 도달하는 이 엘리베이터는 코네엘리베이터와 도시바엘리베이터 양사의 합작품으로 지상과 89층 사이의 기압차(약 48hPa)로 생기는 이명 현상을 막기 위해 내부에 기밀성 유지와 함께 기압도 제어하는 등 최고층 건물에 적합한 최고속 엘리베이터라는 평을 받고 있다.

글로벌 승강기 기업, 초고층 수주경쟁 치열

특히 두 대의 승강기를 위 아래로 붙여 운송효율을 두 배 높인 첨단 승강기 더블데크 엘리베이터의 경우, 승하차시에 두 개 층을 동시에 이용하며 초고속 승강기 보다 훨씬 많은 40명 이상의 승객을 태울 수 있다. 부르즈 할리파와 중국 상하이의 월드파이낸스센터도 더블데크 승강기를 채택해 고객들이 승강기 앞에서 기다리는 시간을 크게 감소시켰다. 빌딩이 높아질수록 승강기 속도보다는 더블데크처럼 운송효율을 높일 첨단기술이 훨씬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처럼 많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더블데크 승강기를 채택한 고층 빌딩은 전 세계적으로도 손꼽을 정도다. 제품 개발과 설치, 운행에 고도의 첨단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오티스, 미쓰비시, 티센크루프 등 글로벌 업체만 더블데크 승강기의 시공 경험을 갖고 있다.
국내에서는 인천 송도의 1백51층 빌딩인 인천타워, 서울 잠실의 제2롯데월드(1백23층) 등이 더블데크 승강기의 설치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1백층 이상 초고층 빌딩에 더블데크 승강기를 설치하면 대당 공사 규모가 약 3백억원에 달하며 여타 중저속 승강기와 에스컬레이터 공사까지 독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에 따라 승강기 업계는 최초의 더블데크 승강기 납품을 성사시키기 위해 주요 초고층 빌딩 프로젝트의 설계 단계부터 기술컨설팅을 제공하는 등 선점 경쟁에 들어갔다.
현대엘리베이터(대표 송진철)는 외국계 회사가 장악해온 초고속시장을 겨냥해 세계 최고 수준인 분속 1080m급 승강기(모델명 : EL-1080)개발을 목전에 두고 있고, 분속 600m급의 더블데크 승강기의 고속 운행 테스트에 들어간 상태다.
티센크루프엘리베이터코리아(대표 배진영) 역시 특화주문형 더블데크 타입인 초고속 기종 Elejet(엘리제트)를 중국 상해의 월드 파이낸스 센터(SWFC : Shanghai World finance center, 1백1층, 492m)에 적용한 상태다.
이 중 오티스엘리베이터는 이번 부르즈 할리파 프로젝트에 참여해 8대의 에스컬레이터와 57대의 엘리베이터를 공급 및 설치했다. 57대 중 25대는 에너지 절감형 엘리베이터인 젠투(Gen2)를 설치했으며, 7대는 스카이 웨이(Sky Way) 시스템으로 설치됐다. 스카이 웨이 시스템 중 2대는 단독으로 최상층 전망대까지 운행되는 더블데크 기종이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오티스엘리베이터는 세계 최장 엘리베이터 운행거리(504m), 세계 최고 높이 엘리베이터 승강장(638m) 그리고 세계 최고속의 더블데크 엘리베이터(분속 600m) 등 수많은 기록을 갱신하는 쾌거를 이뤘다.
이날 역사적인 자리에 참여한 Didier Mich명-Daniel 오티스 사장은 “부르즈 할리파와 같이 경이로운 건축물에 자사의 제품이 설치되어 수많은 방문객들과 입주들의 편리하고 효율적인 이동을 가능하게 한다는 사실에 기쁘다”며 “이번 세계 최고층의 건물을 완성하기 위해 도입해야 했던 획기적 해결안들은 우리에게 매우 보람있는 도전이었으며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한 오티스 임직원의 헌신적인 노력에 찬사를 보낸다”고 했다.

430m 높이서 승강기 고장…승객 14명 1시간 고립

하지만 보완점도 노출됐다. 지난달 9일에는 엘리베이터 고장으로 승객 14명이 430m 높이에서 1시간 동안 갇히는 사고가 발생한 점은 최고라는 찬사를 받는 빌딩으로서는 큰 오점이 아닐 수 없다.
이날 어린이 1명을 포함한 승객 14명을 태우고 1백24층 전망대로 향하던 엘리베이터는 430m 지점에서 갑자기 멈춰 재가동까지 승객들은 1시간 동안 카내에서 고립되어 있었다. 지상에서도 적정인원 탑승 등을 확인하느라 방문객들이 30여 분간 대기해야 했다. 발주사인 에마르(Emaar)는 이와 관련해 성명을 내고 “전망대의 엘리베이터가 잠시 멈췄다가 곧 작동을 재개했고 승객들은 1백24층까지 안전하게 이동했다”며 “부르즈 할리파의 모든 엘리베이터는 최고의 안전기준에 따라 점검·운영된다”고 밝혔다.
부르즈 할리파의 전망용 엘리베이터는 최대 14명을 태우고 초당 10m 속도로 운행하며, 1층에서 1백24층까지 이동하는 데 1분도 채 걸리지 않지만 이러한 사고의 방지는 앞으로도 개선되어야 할 큰 과제다.
한편, 초고층 전문 기업들은 이제 사우디 제2의 도시 제다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새로운 세계 최고의 빌딩이 될 가능성이 있는 제다의 ‘킹텀타워’를 수주하기 위해서다. 킹덤타워는 중도의 최고 갑부 알왈리드 빈 탈랄 왕자의 킹덤홀딩이 추진하는 초고층 빌딩으로 최소 1000m 이상의 높이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재 킹덤홀딩가 추진하는 ‘킹덤시티’는 총 2백26억 달러, 총 5.3㎢ 규모로 건설돼 약 8만명의 주민을 수용하고 연간 25만명의 관광객을 맞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다시 세계 최고 높이의 자리를 놓고 자웅을 겨루는 날이 올 지 귀추가 주목된다.

글 _ 이재현 기자(jhlee@liftasi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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