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주차장 확보하려는 시민의식 필수"
관련 제도 및 행정력 보강, 불법주정차 단속 강화…주차문화↑

대도시의 주차난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2011년 1월 말 현재 국내 자동차등록대수는 1천8백만대를 넘어섰다. 계속적으로 증가하는 자동차로 인해 발생하는 주차난은 교통문제를 넘어서 우리 사회의 현안문제로 대두되어 이제는 ‘주차전쟁’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악화돼 있다. 특히 주택가에서는 주차문제로 따뜻한 정을 나누기보다는 적대와 불화관계가 확산되고 있다.
국토해양부의 전국 7대 대도시(특별·광역시) 주차장 통계 현황에 따르면 이들 주요 시 가운데 주차장 확보율이 가장 높은 곳은 서울시이다. 지난해 말 기준 자동차등록대수 2백98만대이며 총 주차면수는 약 3백40만면으로 서울시의 전체 주차장 확보율은 114.2%에 이르며, 이는 도심과 부도심 지역의 낮 시간대 수요 주차장을 충족하는 수준이다.
주택가의 야간 시간대 주차장 확보율을 보면 차량등록대수는 2백28만대, 총 주차면 2백21만면으로 주차장 점유율이 96.6%가 되어 다소 부족한 실정이다. 하지만 서울시 전체주택가 주차장 확보율을 연도별로 살펴보면 2004년 85.6%, 2005년 87.1%, 2006년 89.9%, 2008년 93.4%, 지난해 말 96.6%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서울시는 그동안 주택가 주차난 해소를 위해 그린파킹사업의 내실화, 학교 및 공원용지를 활용한 주차장 건설, 거주자 우선주차제 운영, 주택가 공동주차장 건설, 부설주차장 야간 개발사업 등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향후 3년 내 주택가의 주차장을 2백47만면까지 확보해 주차장 점유율을 100% 충족시켜 주택가 주차난을 어느 정도 해소한다는 방침이다.
본지에서는 서울시 주차계획 관련 업무를 총괄하고 있는 주차계획과 오현 팀장과의 대담을 통해 서울시의 기본적인 주차정책 및 향후 계획에 대해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다음은 본지 기자와의 일문일답.

서울시 주차정책의 기본방향 및 그에 따른 사업을 소개하신다면.
우리 시는 지역별로 차별화된 주차정책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도심 지역 등 상업지역에 대해서는 자가용 이용억제를 위해서 주차장 설치 억제 시책을 추진하고 있고, 주차난을 겪고 있는 주택가에 대해서는 주차장 공급 확대시책을 추진 중에 있습니다. 주택가 주차난을 해결하기 위한 주차장 공급 확대사업으로는 그린파킹사업, 거주자 우선주차제, 주택가 공동주차장 건설사업, 학교 및 공원용지 지하 주차장 건설사업 등이 있습니다.
그린파킹 사업은 내 집 담장을 허물어서 주차장을 조성하는 사업으로, 2004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2만5백63동이 참여해 주차면 3만9천5백30면을 조성했습니다. 올해는 2천동의 담장을 허물어 주차면 4천면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거주자 우선주차제는 주택가 이면도로에 주차구획을 설치하고, 그 주차계획을 인근 주민에게 배정해서 사용하게 하는 제도입니다.
주택가 공동주차장 건설사업은 주택가에 부지를 매입해서 주차장을 건설한 후 인근 주민들이 공동으로 사용하게 하는 사업으로, 1996년에 시작되었는데 지난해 말까지 1백68개소에 1만3천7백75면을 조성했습니다.
학교 및 공원용지 지하주차장 건설은 주택가에 위치하고 있는 학교 및 공원용지 지상부는 본래의 기능대로 학교 또는 공원을 설치하고 지하에는 주차장을 건설하는 사업입니다. 추진실적을 세부적으로 말씀 드리면 학교운동장 지하주차장 건설사업은 1996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22개소에 2천9백6면을 조성했으며, 공원지하주차장은 1997년도에 시작해서 지난해 말까지 28개소에 3천8백64면을 조성했습니다. 올해는 주택가 주차과밀지역에 총 9개소 1천9백65면의 공영주차장을 신설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주차환경개선지구 우선지원사업입니다. 주차장 확보율이 70% 이하인 곳을 ‘주차환경개선지구’로 지정해서 주택가 공동주차장 건설사업, 학교 및 공원용지 지하주차장 건설사업의 예산을 우선적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서울시 전체 주차장 확보율은 114.2%이고, 문제가 되는 주택가 주차장 확보율은 96.6%로 전년대비 각 3.2%, 1.7% 증가했습니다.

그린파킹사업은 담장을 허물기 때문에 사생활 노출이나 보안 및 방범 등의 우려가 생길 수 있는데요. 시민들 반응은 어떠한가요?
그린파킹사업은 담장을 허물어 내 집 주차장을 확보하는 사업으로 일부 주민들은 보안과 방범에 대한 우려도 보입니다. 따라서 시는 그린파킹사업에 참여하는 가옥에 대해서는 골목과 건물의 내외부에 CC(폐쇄회로)TV를 설치하고 자가방범시스템을 도입했습니다. 자가방범시스템은 모니터를 통해서 도둑이 침투할 경우, 집주인에게 알리고 불법 침입한 사람의 얼굴을 녹화할 수 있는 시스템입니다. 이 같은 시스템 설치를 통해 오히려 담장 있을 때보다 더 나아졌다는 인식도 많습니다.

자동차는 이동수단으로, 주차장이 차량의 숫자만큼 있다고 해서 주차난이 해소되는 것이 아닌데요. 사람들이 주차를 하기 위해서 먼 거리에 있는 주차장까지 가서 주차를 하지 않기 때문에 잠깐의 주차를 위해 불법주차하는 사례가 많습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한 해결책이 있다면 말씀해 주십시오.
물론 하드웨어 측면에서 주차시설을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시민들의 주차문화의식이 현재보다는 좀 더 나은 방향으로 나가야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가급적이면 고유가시대를 맞이해서 대중교통을 이용토록 하고, 주차장 이용 시에는 시간과 비용이 소비되더라도 정해진 주차장에 주차를 해야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주차문제의 심각성은 관련제도의 미흡, 행정력의 부족 등 여러 가지 원인으로 파생됩니다. 하지만 근본적인 원인으로는 주민들이 스스로 차고지를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는 데 있다고 보여집니다. 아울러 주차시설로 확보되어진 주차장을 다른 용도로 전환해서 사용하는 등 시민들의 주차문화에 대한 인식이 좀 부족하지 않은가 생각됩니다.

한편, 뉴욕 등의 대도시들은 도심의 주차요금이 비싸기 때문에 자기 차량을 두고 대중교통을 많이 이용하게 된다고 합니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 주차요금은 너무 저렴하다는 관련 전문가의 의견도 있습니다.
서울시 산하에 공영주차장 요금은 1997년 이후부터 14년 동안 한번도 인상된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주차수요관리 측면에서 주차장 요금인상을 검토해봐야 될 때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주차계획과 관할은 아니지만 한강사업본부에서 담당하는 한강시민공원 주차장의 경우는 지난해 3월 조례 개정을 통해 요금을 인상했습니다. 한강시민공원은 여름에 개장하는 야외수영장에 많은 시민들이 차량을 가지고 나오면서 인근 주변 도로까지 정체되어 주차장의 입·출차 소요시간이 길어지기 때문에 그러한 차량의 유입을 막기 위한 방책으로 요금을 인상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서울시는 많은 사람들로 북적이는 도심의 경우, 주차장 설치 억제 시책으로 주차상한제 등을 적용하고 계신데요. 이러한 정책에 대해 강화 및 완화 등 구체적인 계획을 말씀하신다면.
주차상한제는 부설주차장 설치제한지역으로 서울시에서 주차상한제 지역으로 지정된 곳이 4대문 주변, 용산, 마포지역, 목동, 미아, 영등포, 신촌, 청량리, 영동, 잠실지역 등입니다. 그리고 전철역 500m 이내 지역으로 모두 11개 지역입니다. 향후 개발이 많이 진행될 것이라 예상되는 곳에 대해서는 추가로 주차상한제 지역으로 지정해서 부설주차장설치제한을 확대시행토록 할 계획입니다. 지난달에 시의원 발의로 주차상한제의 적용 지역이 일부 변경됐습니다. 기존에는 전철역 또는 지하철역 출입구에서 500m 이내 지역에 대해서 주차상한제가 적용됐었는데, 변경된 조례안에는 교통혼잡특별관리구역으로 지정된 전철역 또는 지하철역 500m 이내 지역에만 적용될 예정입니다. 이전보다 주차상한제가 다소 완화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주차는 교통 및 건설, 도시정책과 연관이 깊습니다. 향후 서울시의 주차정책 방향은 무엇이며, 반영하고자 하는 내용이 있다면.
주택가 주차정책의 심각성은 주택정책과의 연관성이 매우 큽니다. 정부에서는 지난 1990년대 초에 전세난 등으로 인해 다가구 다세대 주택건설을 장려하는 정책을 시행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단독주택이 다가구주택 등으로 변신되었는데 건설된 다가구주택에는 건물 주인을 포함해서 5가구에서 최대 13세대까지 거주를 하게 됐고, 이런 현상으로 인해서 주택가의 주차 부족을 심화시켰다고 볼 수 있습니다.
주택가에 대해서는 주차시설을 지속적으로 확충할 계획이고, 이를 위해서 주차장법 등 관련제도 개선, 행정력 보강 등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이런 도시정책과 관련해서 서울시는 천만 외국민 방문시대를 대비해 쇼핑, 문화 명소 등 대규모 관광객들이 몰리는 도심 내 관광버스 주차공간을 2014년까지 2배 이상 늘려 주차장을 확충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계십니다. 구체적인 계획에 대해서 말씀하신다면.
최근 관광버스 전용주차장이 부족하다는 보도기사들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서울시는 올해부터 2014년까지 3백25면을 단계적으로 늘려 도심 내 고질적인 관광버스 주차난을 근본적으로 해소하려고 합니다. 오는 2014년이 되면 서울시내 주요관광지에 총 5백1면의 관광버스 주차공간이 마련되어 관광경쟁력을 제고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도심 관광명소의 관광버스 주차공간의 부족은 인근지역 노상불법정차에 따른 교통 혼잡 및 사고위험, 대기시간 도심배회로 인한 대기오염 유발과 관광버스 운전기사의 근무여건의 악화에 따른 사고유발 가능성 등 관광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지적돼 왔습니다. 특히 경복궁, 창덕궁 등의 고궁주변과 인사동과 남산 한옥마을 등은 방문하는 대규모 내·외국인 관광객에 비해 확보된 주차공간의 부족하고 종로구 사직동 등 식당가 주변은 특정시간대에 몰려오는 관광객으로 주차공간이 부족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서울시는 우선 올해 안으로 주차공간 추가 확충, 유료주차장 이용 시 요금 감면, 시간제 주차공간 확대, 다각적인 주차정보 제공 등을 통해 부족한 주차공간 확보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서울시는 주차정책을 도입해 적용하는 부분에서 타지자체보다 발 빠르게 움직여 국내 주차정책을 주도하고 있는데요. 특히 지난 2006년에 서울시가 처음으로 도입한 승용차요일제의 경우, 대구와 경기도, 부산시 등이 참고해서 시행하고 있습니다. 승용차요일제에 대해 소개하신다면.
승용차요일제는 운전자 스스로 월~금요일 중 하루를 선택해 차량을 쉬게 하는 제도입니다. 서울시는 승용차요일제에 주차요금 감면조항을 적용해 요일제 참여 차량에 대해서 공영주차장 요금을 30% 감면해주고 있습니다. 이런 인센티브를 줌으로써 요일제에 많은 시민들이 참여해 대중교통 이용을 유도하고 교통혼잡 완화도 도모하고 있습니다. 현재 서울시의 승용차요일제 참여율은 40%을 넘어서고 있습니다.

정책만 완벽하다고 모든 난제들이 해결되지 않습니다. 주차업계 및 관련 기관, 그리고 시민들에게 바람이 있다면
하드웨어적으로 주차시설을 확충하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공영주차장을 건설하려면 우선 토지매입부터 아주 어렵습니다. 토지매입이 왜 어렵냐면, 공영주차장이 건설되면 이웃주민이 싫어합니다. 많은 차량이 왔다 갔다 하면서 배출되는 매연, 소음, 교통 안전상의 문제로 인해서 주민들이 반대를 합니다. 님비시설로 보는 겁니다. 이로 인해 매입단계부터 힘들고 매입 시 터무니없는 토지 가격으로 애를 먹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문제 등으로 인해 주차면 1면당 건설비용이 5천만원 이상이 소요되는 등 시에서 주차장 건설 시 공공부문에서는 주차장 건설이 한계가 있습니다. 이런 상황을 종합해 봤을 때 우선적으로 개선되어야 할 점은 시민 스스로 본인의 주차장을 확보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사료됩니다(문의 : 서울시 도시교통본부 주차계획과 / 전화. 02-3707-9805 / 웹사이트. http://transport.seoul.go.kr).

글_강은신 기자(eskang@liftas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