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목 : “체제완비 후 2년 내 1천억 수주목표 달성할 터!”
게재월 : 2002년 12월호

전국시대를 방불케 하는 국내 승강기 업계의 지각변동이 가시화되고 있다. 지난달 1일 일본의 도시바엘리베이터(Toshiba Elevator & Building Systems Corporation)가 자사의 한국법인인 ‘도시바엘리베이터코리아(주)’를 설립함으로써 오티스와 미쓰비시에 이어 새로운 진원지로 전면에 등장, 국내 고속기종 승강기 시장의 판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도시바(대표 Hiroshi Nishioka, http://www.toshiba-elevator.co.jp)는 오티스, 쉰들러, 미쓰비시와 같이 1백년의 세월을 뛰어넘은 업체에 비해서야 승강기 역사가 그리 장황하지 않지만 기존 전기부문 메이커로서의 도시바 기술력을 바탕으로 10년이란 단기간 내에 주요 선진 메이저사와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급성장한 업체로 잘 알려져 있다.
도시바 브랜드로 설치된 대수만 따져도 일본 내에 10만 여 대, 아시아 등 해외 5만 여 대로 총 15만대에 이른다. 특히, 지난 1992년 일본 오사카 세계무역센터(Osaka World Trade Center) 빌딩에 속도 540m/min급 초고속 인버터 제어 기어리스 엘리베이터 6대를 설치한 바 있고, 가장 최근에는 1,010m/min급 세계 최고속 엘리베이터가 대만금융센터(Taipei Financial Center, 101층, 508m)에 2003년 공사완료 예정으로 한창 설치중에 있는 등 초고속시장에서 도시바의 명성을 드높이고 있음은 익히 아는 바다.
지난 70년대 후반부터 국내 동양에레베이터와 기술제휴 관계를 맺어온 도시바가 올초 4월 계약완료 후 한국법인을 설립하는 등 직접 투자방식으로 진출한 데에는 나름대로의 까닭이 있다. 셰계 최대 시장으로 자리잡고 있는 중국의 막후 배후지에 간접적인 기술제휴에 의한 ‘우회 공략’보다는 한국내 도시바 제품을 선호하는 고객들을 ‘직접공략’해 브랜드 마케팅의 효과를 극대화시키겠다는 의도다. 그도 그럴 것이 한국은 중국, 일본에 이어 아시아 3위의 시장이자 같은 아시아 국가군 중 대만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고속시장의 수요가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더이상 방관하지 않고 직접 뛰어들겠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지난달 1일자로 도시바엘리베이터코리아의 대표이사에 취임한 치지와 유키하루(Chijiwa Yukiharu, 37) 사장은 “한국은 일본보다 변화가 빠르고, 새로운 기술 및 제품에 대한 수용력도 크다”고 전제하고, “도시바의 해외영업은 대리점을 통했지만 한국에서처럼 해외 판매법인을 설립해 진출한 것은 한국이 처음”이라고 전한다. 이는 아시아에서 차지하는 한국의 시장잠재력도 그렇거니와 특히 높은 품질과 신뢰도를 요구하는 만큼 이에 대한 요구를 수용하기 위한 선택이었음을 빗댄 말이다.
그만큼 도시바의 품질과 신뢰도 면에서 최고로 인정받고 있다고 자부하는 치지와 사장은 한국에 오기 전까지만 해도 도시바의 해외영업부문에서 아시아 지역을 담당해왔다. 그의 한국과의 인연은 지난 97년부터 동양을 통해 엘리베이터 및 에스컬레이터 해외영업을 해오면서부터다. 본지는 도시바의 한국내 진출의 정점에 서 있는 치지와 사장을 만나 한국진출에 따른 의의와 향후 전망에 대해 일담을 나눴다. 다음은 도시바엘리베터코리아(주) 대표이사 치지와 유키하루 사장과의 일문일답이다.

다른 나라에 비해 한국 승강기 시장에 대한 사장님의 시각은?
신규수요 면에서 한국은 아시아에서 중국의 4만대, 일본 3만대에 이어 1만5천~2만대의 세번째로 큰 시장입니다. 또한 한국사회의 변화의 속도도 빠르고 역동적이며, 향후 성장잠재력이 무한한 시장입니다. 무엇보다 일본에 뒤지지 않게 승강기 품질에 관한 관심과 요망이 높다는 것이 타국과 다릅니다.
도시바의 해외영업 실적이 좋은 곳을 꼽으라면 대만, 홍콩,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아랍에미레이트(UAE), 필리핀 등을 들 수 있겠지만 이들 국가는 모두 대리점을 통한 영업실적인데 비해 한국의 경우는 도시바에서는 유일하게 해외 판매법인을 설립한 것만 봐도 도시바가 한국 시장을 어떻게 바라보는 지 짐작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기존 동양에레베이터와의 기술제휴 종결 이후 귀사의 한국진출이 가지는 의미는 무엇이고 진출 이후 시장 판도변화는 어떻게 보십니까?
도시바의 한국 직접진출은 무엇보다 고급·고속기종에 있어서 고품질과 서비스를 요구하고 있는 고객의 기대에 부응키 위함입니다. 당분간 한국은 연간 1만5천 여 대의 수요가 전망되고 있고, 고급기종 및 신기종을 요구하는 고객이 많은 만큼 이에 부응할 수 있는 회사가 진출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또한 기존 동양과의 기술제휴를 통해 국내에 설치된 제품들은 동양의 브랜드로 소개됐지만 이제는 “순수한 도시바 제품을 쓰고 싶다”는 고객들의 요구가 있는 한 향후 고급 기종 판매를 중심으로 명실공히 도시바 브랜드의 승강기를 품질의식이 높은 한국의 고객에게 판매함으로써 중국과 일본에 이은 아시아 제3위의 시장에 있어서의 도시바 승강기의 존재를 확고히 한다는 데 그 의미를 둘 수 있습니다.

일본 내에서 도시바를 비롯한 다른 승강기 주요 메이커들이 세계 유수업체들과 M&A를 추진한다는 소문이 있는데…
일본의 승강기 업계는 품질면에서 따라올 회사가 없을 정도로 세계최고입니다. 그러나 M&A 등을 통한 업체간 합종연횡(合縱連衡)은 섣불리 예측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입니다. 12년간 도시바에 몸담아온 본인의 경우도 도시바와 코네(KONE)가 각각 20%와 5%의 지분을 공유하게 될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을 정도로 빅 메이커의 M&A 관련 사항은 예측불허의 영역입니다.

MRL 및 초고속 기종의 첨단 승강기 시장에서 미쓰비시에 이어 도시바의 한국 승강기 시장 직접진출로 국내 관련업체들이 긴장하고 있습니다. 도시바의 한국내 현지화 전략은 무엇입니까?
현지화 전략도 고객만족을 뛰어 넘은 고객감동이라는 슬로건 ‘Customer Delight’를 바탕으로 직접투자에 의한 고품질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데 있습니다. 따라서 한국내 업체들이 우려하는 것처럼 과도한 경쟁으로 단가를 낮추는 등의 방법으로 한국 시장을 교란시킬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 품질에 관한 의식이 높은 손님에게 고품질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폐사의 전략임을 재차 강조하고 싶습니다.

그렇다면 한국 시장에서 도시바의 가격경쟁력 확보방안은 무엇입니까?
도시바 제품들이 고품질이다 보니 그에 상응하는 가격은 어쩔 수 없으리라 봅니다. 품질은 높이고 가격을 맞추기가 쉽지는 않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 도시바의 중국내 심양(Shenyang) 및 상해(Shanghai) 공장을 비롯해 말레이시아 공장과 연계하는 것도 고려할 생각입니다. 향후 한국 시장은 중저속과 고속시장으로 양분화된다고 봤을 때 아무래도 고속시장은 가격경쟁보다는 품질경쟁인 만큼 적정가격으로 품질을 유지하는 전략을 구사할 계획입니다.

현지 안착화에 걸리는 문제는 없는지?
현지화에 있어서 나서는 문제는 한국내 보수시장의 현 실정입니다. 안전하고 쾌적한 승강기를 바란다면 FM 보수계약도 일반화돼야 하고 업체 채산성도 맞아서 투자도 할 수 있을 정도는 되어야 함에도 한국의 보수시장은 너무 실망스러울 정도입니다. 보수료 수준만 보더라도 아시아에서 인도네시아가 최하위인데 그보다도 낮습니다. 너무 ‘싸구려’로 안전을 보장받으려 하는 자체가 이해가 안되는 부분입니다. FM 계약을 당연히 해야함에도 한국 시장을 들여다보면 요원한 상태로 이에 대한 법적 제도정비가 우선되어야 할 것입니다.

향후 도시바엘리베이터코리아를 통해 국내 시장에 선보일 제품들은 어떤 것들이며, 타사 제품과 비교시 대별되는 점은?
도시바가 향후 한국 시장에 소개할 제품은 우선 업계최초로 속도 120~1,010m/min까지 시리즈화되어 있는 인버터 고속 AC 기어리스 엘리베이터(모델명 : ELBRIGHT)와 기계실 없는 엘리베이터(모델명 : SPACEL)를 꼽을 수 있습니다.
고속 AC 기어리스 엘리베이터의 경우는 영구자석형 동기모터 PMSM(Permanent Magnet Synchronous Motor)을 채용, 공간효율성 및 에너지 절감을 실현시킨 제품입니다. 기계실 없는 엘리베이터 ‘스패셀(SPACEL)’은 최소의 TOP CLEARANCE, 최대의 TRAVEL, 최대의 CAPACITY를 자랑하는 세계특허의 기계실 없는 엘리베이터입니다.
특히 스패셀의 경우 초박형 동기모터 에코디스크(EcoDisc<SUPERSCRIPT>TM<NORMAL>)만 도시바 지분을 공유하고 있는 코네사로부터 직접 들여오고, 최상층 승강장에 설치되는 100mm 초박형 제어반은 도시바 제품을 채용함으로써 소음 및 진동을 완벽히 해결한 제품입니다. 스패셀은 한국 내 기계실 없는 엘리베이터 시장의 판도를 완전히 바꿔놓을 것입니다.
그밖에 종합 전기 메이커로서의 도시바 기술력을 살린 Fuzzy Neural Network 응용 군관리시스템(모델명 : EJ-1000 시리즈)을 비롯해, 각종 전망용 엘리베이터, 지하철용 엘리베이터 및 에스컬레이터, 장애인용 엘리베이터, 계단형 에스컬레이터, 전동 3륜차용 쓰리 스텝 에스컬레이터, 각종 무빙워크 등을 시장에 선보일 계획입니다.

한국의 MRL 시장은 이제 초기 시장 형성기를 맞고 있습니다만 업체간 잡음과 견제 등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치지와 사장님의 의견은?
MRL은 소음과 진동 문제만 해결되면 고객 입장에서 상당히 좋은 제품임은 틀
림 없으며, 이에 따라 향후 MRL로 기종을 바꿔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고 있지만 한국의 경우는 그 속도가 늦은 편입니다.
일본의 경우 이미 ‘스탠다드’로 돼 있으며, 다른 아시아 국가들도 급격히 MRL로 바꾸고 있습니다. 도시바의 경우만 해도 지난 1998년 스패셀을 판매하기 시작한 이후 현재 일본 내에만 1만대 물량이 설치돼 있을 정돕니다.
한국내 시장형성이 늦은 이유는 아직 도시바 제품을 납품해보지는 않았지만 결국 진동·소음에 문제가 있었다고밖에 볼 수 없습니다. 검사기준 등 규정과 관련해서 한국과 마찬가지로 일본 역시 100% 충족시키지 못합니다. 다만 일본은 건설부 장관의 특별 승인을 획득해야만 설치가 가능한데 이는 일본 내 메이커를 신뢰하느냐 마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향후 한국 내 업체들로부터 견제야 받겠지만 여러가지 잘 생각해 이에 대응할 것입니다.

한국 내 수요자들에게 당부하실 말씀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도시바 승강기 그룹은 고품질의 서비스를 모토로 하고 있으며, ‘Customer Delight’라는 슬로건에 걸맞게 보다 좋은 제품을 요구하는 고객은 반드시 만족하실 것으로 확신합니다. 승강기에 관한 것이면 무엇이든 상담해 주시기 바랍니다. 승강기 관련 상담은 어떤 것이든 상관없이 친절하게 응대할 것이며, 좋은 품질을 원하는 고객들이 일단 도시바 제품을 쓰시게 되면 틀림없이 좋은 평가를 내리리라 믿습니다.

향후 도시바엘리베이터코리아의 중장기적 계획이 있다면 무엇인지?
아직 설립 초기로 조직을 정비하고 있지만 내년 봄 즈음이면 완벽한 체제를 갖출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우선은 수입·판매를 중심으로 하겠지만 가까운 장래에는 물류센터 형식을 빌거나 공장설립 등도 고려할 계획입니다. 매출면에서는 현재 체제 완비 후 2년 안에 1천억원 수주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또한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의 승강기 시장이 큰 변화를 보이고 있으며, 그 속에서 생존을 건 통폐합이 더욱 더 진전될 것이며 예기치 못한 사건도 있을 것입니다. 어제의 상식이 오늘의 비상식, 어제의 비상식이 오늘의 상식이 될 수도 있습니다.
아무튼 도시바엘리베이터코리아(주)는 한국 시장에 있어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도시바의 브랜드를 찾는 고객을 위하여 고품질의 서비스로 보답하려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문의 : 도시바엘리베이터코리아 / 전화. 02-771-7490 / 팩스. 02-771-7740).
■대담·박대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