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목 : 튀는 디자인, 품질경영으로 신뢰 쌓아
게재월 : 2002년 8월호

사회 문화 경제발전 및 인구집중과 더불어 거대 도시화, 고층화, 마이카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승강기와 주차설비는 국민생활에 밀접한 관계를 가지면서 폭발적 수요를 불러일으켰지만 시장에서 품질은 뒷전이고 저가 과당경쟁만 난무하는 현실 속에서 승강기와 주차기가 이용자들의 생명과 재산을 위협하는 존재로 가치하락한 것이 지금의 안타까운 현실이다.
이에 경상남도 김해의 ‘작은 巨人’, (주)아남테크(대표 제정철, http://www.anamt.co.kr)가 IMF의 지난한 역경을 뚫고 그간의 튼실한 경영성과를 바탕으로 독자적 디자인을 앞세워 업계 차별화 공략에 나서고 있어 주목된다. 그 안에는 적당주의와 무책임주의, 담합과 과당경쟁이 판치는 등 고질적인 업계 병폐와는 거리가 먼, 그러면서도 최근의 PL법 등 기업을 위협하는 요소들을 오히려 기회로 삼고 ‘품질경영’을 실현하겠다는 젊은 최고경영자의 똑 부러진 의식이 투영돼 있어 신선함마저 느껴진다.
“중소기업이 살아 남으려면 독자적 디자인으로 차별화해야 한다”는 것이 아남 제정철 사장의 첫마디다. “대기업보다 금액을 적게 받은 적도 없고, 오히려 대기업 제품보다 아남의 제품이 훨씬 낫다는 것을 보여주겠다”는 것이 그의 포부.

기술수준의 격차 이면엔 ‘의식차이’ 존재해, 품질향상 위해 투자해야
제정철 사장이 지난 1995년 (주)아남기전으로 법인설립하기 전에는 서울에서 자동화설계를 해오다 부산으로 내려와 모 업체에서 승강기와 기계식 주차기 설계를 도와주었고, 또 6개월 가량 현장설치를 경험한 결과 승강기와 기계식 주차기가 안고 있는 제품상 문제점들이 눈에 들어왔다고 한다. 개선점이 많다는 생각에 “이 분야에 한 번 승부를 걸어보자!”는 도전의식이 움트는 순간이었다.
당시 승강기, 주차기가 다른 사업영역보다 20년 정도 뒤떨어졌음과 지역적으로도 “서울과 부산만 해도 10년 가량 기술격차가 있음”을 느꼈다는 그는 기술격차 이면에 ‘의식차이’가 존재함을 절감했다. 지금도 품질향상을 위한 투자를 기피하는 등의 개선돼야 할 점도 많음을 꼬집는 제 사장은 “돈을 쫓으면 망할 수밖에 없다. 버는 만큼 품질향상에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최고의 승강기, 주차설비 전문회사로 성장 기대
1995년 10월 (주)아남전기 설립 이후 꾸준한 기술영업으로 성장해왔다. 물론 IMF 당시엔 계약파기, 공사중단, 부도 등을 겪으면서 회사 직원 40여명을 13명으로 구조조정도 했던 아픔도 가지고 있고 힘든 일도 많았지만 구매자로부터의 신뢰가 쌓이다 보니 그간 부채도 청산하고 지금은 다시 예전 인원수로 돌아왔다.
아남의 경영이념은 ▲고객과 함께 느낄 때까지, 웃을 때까지, 나눌 때까지, 고객이 다시 찾을 수 있는 ‘고객감동’ ▲의식개혁, 신뢰구축, 경영혁신을 비전으로 끊임없이 변화와 한발 앞서가는 미래지향적 기업으로 성장한다는 ‘비전 21’ ▲추진력, 기술력, 경쟁력을 갖춰 신사고와 행동으로 국경없는 세계경영의 기업으로 성장한다는 ‘3 POWER’. 이에 따라 꾸준한 품질개선 노력을 기울이면서 1999년에는 국제품질인증시스템인 ISO 9001을 승강기, 주차설비 제작·설치·A/S 전분야에 걸쳐 획득, 고객만족 실현을 넘어 향후 고객의 다양한 요구에 대처하기 위해 현재 추진중인 아남테크 부설 기술연구소를 통해 보다 안전하고 하이테크한 승강기 및 주차기 기술개발에 주력할 계획이다.
오는 2005년에는 코스닥 등록까지 내다보고 있는 아남테크는 현재 연도별 중점 목표 및 계획, 인원, 매출, 공장계획, 기술개발 등 구체적인 비전을 전직원에 제시, 공유하면서 최고의 승강기·주차설비 전문회사로 성장할 수 있는 자신감을 키워가고 있다. 지난해 42억 매출을 올린 데 이어 올해는 75억 매출목표를 정해놓고 있어 향후 아남의 행보가 막힘없이 힘차 보인다.
지난 3월에는 김해시 주촌면 내삼공업단지로 공장을 확장·이전하면서 상호도 변경했다. 간혹 아남기전이란 상호가 전기회사로 오해받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라고 제 사장은 말한다. 이번에 이전한 신축공장은 대지 총 1천1백50평, 건평 총 1천65평 규모로 연간 엘리베이터 1백68대, 주차설비 2천3백대, 경량 철골 조립식(2~3단) 3천평, 호이스트 10대, 컨베이어 5대 정도를 연간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갖추고 있다.

품질중심의 기술영업 펼쳐
아남테크는 ‘지혜의 왕’으로 통하는 ‘솔로몬(SOLOMON ELELVATOR PARKING)’을 자사 브랜드 네임으로 삼고 공장 내 디자인실을 따로 둬 타사와 비교되는 튀는 디자인과 당장의 이익에 연연하지 않는 품질중심의 기술영업을 펼쳐나가고 있다.
아남테크의 생산품목은 승객용과 화물용 엘리베이터를 비롯해, 자동차용, 식당용, 장애인용 리프트, 컴팩트 리프트, 기계실 없는 엘리베이터, 냉동-자동창고용 엘리베이터 콘베이어까지 엘리베이터 전기종을 개발·시공하고 있다.
기계식 주차설비도 다단식 퍼즐을 비롯해 다층순환식, 스카이 파킹, 수평순환식, 평면왕복식 등 다양한 모델을 개발 양산하고 있다. 이 가운데 다단식 피트 3단 퍼즐식 주차기나 평면 2단 퍼즐 파킹, 피트 2단 승강 횡행식 등의 주차설비는 전면 포스트(POST)가 없어 손쉽게 주차시킬 수 있을 뿐더러 타사 제품과 비교해 평면 공간 효율성이 매우 높아 각광받을 수 있는 제품이다.
부산·경남을 주 타깃으로 쌓아온 최근 1년간 공사실적을 봐도 아남의 납선으로부터의 신뢰와 품질로 인정받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부산시 아시아경기장, 경남 창원 LG전자, 포항제철, 신화종합건설 등 승객용 및 화물용 엘리베이터와 주차설비, 카리프트, 덤웨이터, 턴테이블 등 광범위한 기종에 걸쳐 다양한 실적과 호평을 받고있다. 엘리베이터의 경우 주로 화물용 위주의 비사양 제품을 취급해오다 승객용도 작년부터 부산·경남 위주로 공사실적을 올리고 있다. 제 사장의 말을 빌면 “한 번 거래하게 되면 그 거래를 끊은 적이 없다”고 말할 정도로 신뢰도가 높다.
입찰시에 금액이 안되면 미련없이 포기하고 발길을 돌린다. “내 품질 낮출 수는 없다!”는 의지 때문이다. 물론 굳이 경쟁을 하지 않아도 아남 제품이 ‘품질 좋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들은 비싸도 발주주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는 것이 제정철 사장의 너스레다. 그가 “품질 하나만큼은 어디에 견주어도 뒤지지 않는다”고 할 정도로 업계 소문이 나 있다.

이제는 품질 보고 고객이 다시 찾는 시대
과거 1975년까지 성장 지향적 시기에는 수요가 많아도 공급이 없던 그야말로 물자부족 시기였던 만큼 굴뚝공장 하나 지어 만들기만 하면 팔리던 시절이었고, 80년대 후반까지는 영업지향적 사고를 가졌던 ‘세일즈’시기로 과잉공급으로 품질향상을 기대할 수 없었지만 90년대 이후부터는 마케팅 자체가 품질을 따지는 시기라고 제정철 사장은 정의를 내린다. 그의 말대로 이제는 “내 제품을 팔고 고객이 다시 찾을 수 있는 시대”인 것이다.
제 사장이 직원들에게도 품질을 얘기하면서 항상 “더 큰 봉사는 우리가 좋은 품질로 최종고객에게 납품하고 잘 이용하도록 하는 것, 그것이 결국 애국하는 것임”임을 강조한다. 또한 전체 산업발전에 일조하려는 자세를 항상 견지하고 있다.
주위 사람들의 입소문에 의하면 아남테크가 ‘입사하고 싶은 회사’로 꼽힌다고 한다. 요즘처럼 설치인력이 부족한 이 때 제정철 사장은 “설치기술자도 건설업 종사자와 마찬가지로 3D업에 속한다”면서 “제작을 아무리 잘해도 설치인력 없으면 살아남지 못한다”고 전제하고 힘든 일 하는 만큼 합당한 대우를 해야한다고 말한다.
요즘 아남테크는 매주 수요일 오후 3시 이후에는 전작업을 전폐시킨다. 이유는 바로 최근 한창 말 많은 제조물책임(PL)법 관련 직원교육이 있기 때문이다. 직원 교육을 통해 당장의 결과를 가져올 수 없지만 장기적으로 하다보면 사원들의 의식전환을 위한 ‘미래투자’라고 생각하는 그다. 또한 향후 PL법이 기업의 존속을 좌지우지할 정도의 중대사안임을 인식하고 있는 만큼 중소기업청의 지원하에 제대로 된 PL 대응체계를 갖추고 자체 PL 지도 계획서에 따라 올해말까지 전제품 PL 대응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이와 아울러 전사적 자원관리(ERP)시스템을 올해중에 마무리지을 것으로 보인다(문의 : 아남테크 / 전화. 055-337-1117 / 웹사이트. www.anamt.co.kr).■글·박대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