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회 내실다지기 급선무, 추후 역할 확대할 터
재정적인 안정, 회원사 결속력 증대 등 통해 협회 위상 제고

대기업 승강기사들의 주축으로 건설되고 대기업 승강기사들의 발뺌으로 몰락 위기에 처해있던 한국엘리베이터협회(회장 홍성조, 이하 협회)가 어느덧 중소승강기인 회장 2기를 맞았다. 지난 2월 협회는 정기총회를 개최하고 신임 회장으로 대오정공의 홍성조 사장을 추대했다.
그동안 중소 승강기업계에서 팔소매를 걷어 살린 협회는 이재군 전임 회장을 필두로 회원사 옷에 맞는 새로운 정관 등 대대적인 리빌딩 작업을 거쳐 새롭게 변신을 계획했지만 무리한 업무추진, 재정부족 등으로 인해 지지부진한 행보가 지속되어 왔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산업에 있어 협회는 한 업종을 대표하는 단체로서 상징성을 띄고 있다. 협회의 발전은 곧 그 산업의 발전을 의미한다. 가까운 일본을 보면 일본 승강기협회는 산하에 검사기관 및 인증기관 등을 설립할 만큼 승강기산업 자체에 막대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면서 “향후 협회가 정부의 승강기산업 정책 방향에 올바른 길라잡이 역할을 할 수 있는 단체가 되어 그동안 잊고 있던 협회의 당위성을 찾길 고대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홍성조 체제’로 탈바꿈한 협회는 우선적으로 재정난을 극복하고자 회장단(회장 1명, 부회장 3명)에서 특별회비를 기부했으며, 과거 승강기조합의 전무를 역임했던 주정식 전무를 초빙하는 등 무리한 사업 강행보다는 재정을 강화하고 회원사와의 결속력을 증대하는 등 내실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유관기관 및 관련단체와의 유대를 강화해 향후 협회의 위상을 제고하고 협회만의 당위성을 찾는 데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이에 본지에서는 신임 회장으로 선출된 홍성조 회장과의 대담을 통해 향후 협회의 전개방향 및 마스터플랜, 승강기산업 육성 방안 등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다음은 본지기자와의 일문일답.

그동안 협회는 대외적인 활동에 있어 큰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었는데요. 앞으로의 전개활동에 대해 말씀하신다면.
고사 직전에 있던 협회를 전임 회장의 열정으로 인해 오늘에 이르렀다고 생각합니다. 이 자리를 빌어 전임 회장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현재 협회는 회원사들의 결속력으로 탄탄한 기초가 마련되었지만 여전히 업계에서는 승강기산업에 있어 협회의 역할 및 중요성에 대해 정보가 부족한 상태입니다. 이에 올해부터는 보다 홍보를 강화해 업계의 인식을 변화하는 데 주력할 계획입니다. 또한 회원사를 비롯해 정부기관, 관련단체, 학회 등과 유기적인 유대와 긴밀한 협조 하에 협회의 역할을 충분히 발휘할 예정입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부실했던 협회의 재정을 튼튼하게 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회원사간 결속을 증대하는 등 내실을 다져 엘리베이터 업계를 대표하는 단체로서 그 당위성을 찾을 계획입니다.

현재 국내 승강기 관련법은 승강기산업 육성보다는 안전 중심 위주의 정책으로 편향되어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시는지.
과거와는 달리 현재 승강기는 일상의 기구로서 안전성이 이미 국제 수준에 도달했다고 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승강기 안전사고가 해마다 지속되고 있으며, 통계를 통해 알 수 있듯이 이용자 과실이 전체 사고의 70%를 상회하고 있습니다. 통계를 보더라도 제품의 하자보다는 이용자의 잘못된 승강기 상식이 사고를 유발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용자가 승강기에 대한 기본상식을 갖고 좀 더 신중하게 다뤄 준다면 사고율은 현격하게 줄어들 것이며, 제품의 수명 또한 늘어날 것입니다.
이에 정부는 더 이상의 안전 위주의 정책보다는 대국민 홍보에 초점을 맞춰 이용자의 올바른 탑승을 유도하길 바라며, 향후에는 엘리베이터의 장기육성발전에 더욱 비중을 두고 다국적 기업이 잠식하고 있는 국내 시장에서 토종 기업이 생존할 수 있는 육성책을 조속히 마련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어느 덧 국내 승강기 도입 시기 1백년을 넘기고 새로운 1백년 미래를 맞았습니다. 향후 국내 승강기산업의 흐름은 어떠할 것으로 전망하시는지.
그동안 강산이 10번 변하는 긴 세월동안 우리 엘리베이터 업계에서는 그 흐름을 쫓아가지 못해 주인자리를 다국적 기업에게 내 준 것은 사실입니다. 지금이라도 기술발전, R&D 등을 통해 자생력을 키워 다국적 기업이 국내에서 철수하는 시점을 대비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의 승강기산업 육성책이 마련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와 같을 때 향후 승강기 1백년사는 국내 승강기업계가 그려가는 그림이 완성될 것으로 보입니다.

국내 승강기산업에 있어 협회의 역할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침체되어 있는 국내 승강기산업의 부흥을 위한 마스터플랜을 제시한다면. 또는 협회가 추진하고자 하는 중점적 사업계획이 있다면.
앞서 언급 했듯이 우리 협회가 당면한 많은 어려운 난관을 일시에 해결할 수는 없습니다. 우선순위를 두어 가장 시급한 재정을 튼튼하게 할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정부의 사업을 용역하는 방안과 외국인 근로자들에 대한 보수·제조 교육사업을 전개해 수익을 창출할 계획입니다.
또한 회원 상호간 결속을 증대해 공동목표 달성에도 주력하며, 나아가 회원사의 이익증대를 모색함은 물론 승강기산업 육성을 위한 정책추진에도 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앞장서겠습니다.
이와 같이 협회를 회원 중심으로 운영 관리함으로써 회원에 대한 실질적인 혜택이 주어지도록 전개해 나간다면 업계가 자발적으로 회원으로 참여할 것이며, 이를 통해 협회의 역할이 더욱 비중있는 단체로 위상이 제고되어 궁극적으로 승강기산업이 더욱 발전할 수 있으리라 예상합니다.

글_이재현 기자(jhlee@liftas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