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재년월 ; 2003년 10월호
부제목 ; 대안없는 ‘규제’는 교통산업 정체 일으켜

지난 10년 동안 안전띠 매기, 자동차 함께 타기, 경차 보급 운동, 공회전 줄이기 등 약 4백여 회의 교통 관련 캠페인을 꾸준히 펼쳐오고 있는 교통문화 운동본부(www.carngo.com , 이하 운동본부)의 박용훈 대표는 “사회갈등적 요소가 되고 있는 포괄적인 교통문제를 NGO 뿐만 아니라 정부와 시민 모두가 협력해 풀어나가야 한다”고 말을 꺼냈다.
그는 “정부는 건전한 시민단체의 필요성을 인정해주고 시민 또한 이율배반적인 행동보다는 공익을 먼저 고려하는 의식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교통 관련 운수직 공무원이나 공기업 근무자 등 동종업계에 있는 인자들의 시민단체에 대한 자발적 참여가 뒷바침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실 국내에서 시민단체에 대한 인지도는 낮은 편에 속한다. 대부분 전투성, 과격성을 먼저 떠올리게 되고 제도권 밖에서 맴도는 ‘주변인’이라는 인식이 먼저 앞서는 것. 국내의 교통관련 시민단체는 현재 10여 개 정도 운영되고 있지만 어린이 안전 등 부분적으로 특화되어 노조를 바탕으로 친목적인 성향이 짙은 편이다.
이에 반해 운동본부는 아직도 교통문화가 성숙하지 않은 국내 단계에서 교통 전반에 걸쳐 계도적이고 친인간적인 캠페인과 교통안전 의식 높이기에 역점을 두고 정부정책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최근에는 항공안전을 이슈화해 마일리지 제도 변화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시정을 촉구하고 있다.
기자가 교통과 관련해 국내 주차 문제점에 대해 의견을 묻자, 박 대표는 “주차도 인프라(Infrastructure)다”고 단언한다. 자동차 생산국 6위, 보유국 13위를 달리는 자동차 강국이지만, 주차관련 예산은 1년 도로건설비용인 15조에 비한다면 1//10에도 못미칠 정도로 열악한 것이 우리네 현실. 박 대표는 “주차시설을 교통의 부대시설로만 인식하다 보니까 좋은 시기를 다 놓친 것”이라면서, “이제부터라도 교통시설 특별회계에서 주차시설 설치비용을 늘려나가야 한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이는 주차문화 조성만으로는 한계가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지자체 단체장들이 적극적으로 나서 정부에 주차난 해소를 위한 방안책을 요구해야 함을 의미하는 것이다.
현재 정부의 주차관련 정책은 대안은 없는 상태에서 단속 및 규제만 상향조정하기 때문에 교통산업 자체가 정체되고 있고 국민들은 점점 더 힘들어지고 있다. “이제 현실을 인정하고 공생의 관계로 나아가서 주차시설을 확보하고 차량 이용을 줄여야 할 때”라고 박 대표는 강조한다.
그가 강조하는 것은 주차사업 활성화를 위해 융자제도를 상향시키고 용적율을 조정하는 등 인센티브 제도를 강화시켜 주차시설에 투자를 할 수 있는 사회적 여건을 조성하는 것. 단속 예고제를 실시해 ‘단속’ 개념에 대한 국민들의 의식을 제고시키고 ‘공공의 적’이라고 할 수 있는 교차로, 이면도로에서의 불법주차는 2배 이상의 범칙금을 물리는 등의 차등적 정책을 펴야 한다고 말한다.

“제 3세계 대상, 교통 컨설팅 펼칠 것”
공급을 먼저 늘려 주차문화 이해를 통해 ‘유료 풍토’를 조성해주는 것도 시급하다. 그는 ‘주차는 공짜’라는 시민의식에서 탈피하고 이제는 주차비용을 현실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한다. 사실 차량의 평균운행 시간은 하루에 3시간 정도고 그보다 7~8배 많은 시간을 주차에 할애하면서도 집 앞이나 골목길은 자기소유라는 인식이 강하다.
그는 “이러한 인식전환이 바로 우리들의 할 일”이라고 강조한다. 견고한 전문단체임을 표방하기 위해 최근에는 물리적 단속의 한계성을 인식하고 교통의 아킬레스건을 발견해 개선해 나갈 수 있는 ‘진단’이 가능한 재단법인인 교통사고연구센타 설립을 추진 중이다. 교통사고는 주차든 교통이든 관련 안되는 부분이 없기 때문에 심도있는 분석과 현황을 통해 인적인 교통환경을 조성해나가겠다는 것.
앞으로 운동본부는 국내 교통환경과 교통안전인식을 중국 조선족 자치구 등 국내보다 열악한 환경에 있는 제 3세계,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 교통 컨설팅 및 어드바이스 역할을 지속적으로 전개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서는 해당 지자체 공무원과의 끊임없는 의견교환과 관련 기관의 재정지원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박 대표는 일본 나고야 안전운전자 포럼, World Alliance of Reformed Church 교통협의회와의 수평적 연대를 강화하고, 교통사고 발생을 줄이기 위한 선진국의 역할이 큼에도 불구하고 이에 못미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해 이에 대한 캠페인을 국내 뿐만 아니라 국외에도 지속적으로 펼칠 계획이다(문의 ; 교통문화 운동본부 / 전화. 02-786-3385, 웹. www.carngo.com, 팩스. 02-786-3337).■
대담·신영주 기자 / yjshin@liftas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