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간 힘의 논리 ‘지양’…대화 통한 접근성 필요”

  승강기 안전, 대승적 차원서 안전관리체계 마련 필요


지난해 추진한 정부의 공공기관 선진화 정책의 일환인 노사관계 선진화로 인해 노조의 활동이 많이 위축된 요즘이다. 사실상 이번 노사관계 선진화는 노동3권인 단결권·교섭권·단체행동권의 제약을 통해 노동조합의 식물화 또는 무력화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에 공공기관 노조단체는 자신의 목소리를 높이기 위해 연일 투쟁의 삶고 살고 있다. 반대로 정부의 정책과는 상관없이 노사간 윈윈체제를 구축하는 곳도 많다.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원장 김남덕, 이하 관리원)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그동안 관리원은 노사간 불협화음없이 상생협력을 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관리원의 조현준 노동조합 위원장은 “노사간 많은 대화를 통해 상생의 묘를 찾고 있기 때문이다”며 노사관계는 힘의 논리보다 대화를 통한 접근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그는 “정부의 정책으로 인해 노조의 활동이 다소 위축될 수는 있지만 노조 본연의 가치관이나 추구하는 목적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 언급했다.
이에 본지에서는 관리원 노조위원장과의 대담을 통해 노사간의 협력방안 및 현 승강기 산업의 발전 뱡향 등의 관해 질의응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다음은 본지 기자와의 대담내용.

그동안 관리원은 노사간 대립각을 세우기 보다 서로 윈윈하는 상생협력 전략을 추구하고 있는데요. 노사간 협력체계는 어떻게 이뤄지며, 의견 충돌 시 해결방안이 있다면.
노조가 사측을 향해 무조건적인 대립각을 세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지만 항시 적당한 긴장관계는 유지해야 한다고 봅니다. 이를 통해 한쪽의 일방통행을 제어할 수 있으며 양측에서 상생의 묘를 찾는데 최선을 다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관리원의 경우에는 노사 양측이 간담회 등의 소통채널을 수시로 가동하고 있어 노사 모두 힘의 논리보다는 대화를 통해 합의점을 찾고 있습니다.

지난 몇 년 간 관리원은 검사의 질 향상을 위한 노력보다는 대국민 홍보 및 교육 등에 좀 더 집중하고 있다는 업계의 질타를 받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관리원은 그동안 검사의 질적 향상을 위해 검사기준을 객관화하고 선진화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으며 실제로도 가시적인 성과를 이뤘다고 생각합니다.
이 중 MRL 검사기준을 제정하는데 있어 선진규격을 도입하는데 주도적 역할을 한 점은 대표적인 예로 볼 수 있습니다. 반면, 대국민 홍보와 교육의 경우에는 승강기안전관리법에 의해 안전관리 전담기관인 관리원의 기능과 역할로 명시된 사항으로 사전 안전사고예방 차원에서 대국민을 대상으로 당연히 수행해야 할 업무입니다.
통계적으로 승강기 안전사고의 대부분이 이용자의 과실인 점을 볼 때 지금은 이용자 스스로 승강기 안전에 대한 관심을 갖도록 지속적인 홍보를 하는 것이 옳다고 봅니다. 앞으로도 관리원은 안전사고에 노출되어 있는 저학년 어린, 노인, 장애인 등 사회적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보다 적극적인 사고예방을 위한 노력을 펼칠 계획입니다.

올해로 백년사를 맞는 한국 승강기 산업은 승강기 검사기관에서 산업 전체를 이끌어가려는 아이러니한 구조로 변질되었는데요. 이에 대한 위원장님의 고견을 듣고자 합니다.
검사기관이 승강기 산업 전체를 이끌어간다는 표현보다는 업계가 승강기 산업의 발전을 통해 승강기 안전성을 향상할 수 있도록 환경과 인프라를 구축하는 연결고리 역할을 한다고 보는 것이 올바른 표현인 것 같습니다. 현재 국내 승강기 산업은 대외 경쟁력을 상실한 채 산업인력 양성에 있어서도 별 다른 대안책이 없는 실정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관리원은 승강기대학 설립이라는 큰 취지를 통해 승강기 산업 발전의 서포터 역할과 승강기 안전성 향상의 리더로서 역할에 충실하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해마다 검사기관 통합설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관리원 노조 측의 입장을 듣고 싶습니다.
이용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안전검사 분야는 시장경쟁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의미에서 현재 다원화 되어 있는 검사기관을 일원화 하자는 데에는 공감합니다. 물론 일각에서는 일원화를 할 경우 검사의 질과 서비스가 저하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는 목소리가 있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검사기관간 과당경쟁, 검사신뢰성 등은 검사기관이 풀어야 할 난제임에는 틀림없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다원화나 일원화에 대한 논의를 하기에 앞서 실제 승강기를 이용하고 관리하는 국민들의 입장에서 안전관리체계를 정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완성검사나 수시검사 분야에서의 일원화 등 이용객이 혼란을 겪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이 문제는 검사기관간 이미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올해 관리원 노조의 계획 및 향후 마스터플랜을 제시한다면.
현재 관리원을 비롯한 공공기관의 노조는 정부의 획일적인 공공기관 선진화 정책에 대해 많은 우려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노조의 활동이 다소 위축될 수는 있겠으나 노조 본연의 가치관이나 추구하는 목적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 사료됩니다.
올해 우리 노조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현안으로, 대외적으로는 승강기 안전에 대해 각 기관이나 단체의 이해를 떠나 대승적 차원에서 안전관리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점과 내부적으로는 열심히 일하는 노동자의 권익보호를 바탕으로 조직발전을 위한 노사협력, 즉 노사상생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글 _ 이재현 기자(jhlee@liftas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