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태료 체납, 최장 30일 감치된다
이달 내 국회 안건 제출, 내년 상반기 전격 시행
게재년월 : 2005년 9월호

내년부터 고액의 과태료를 상습적으로 체납할 경우 최장 30일까지 감치된다. 지난달 22일 국무회의는 현행 과태료 제도를 대폭 개선한 ‘질서위반행위규제법안’을 의결하고, 이달 내 국회에 제출하기로 했다. 법무부는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내년 상반기 중으로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행정형벌 과잉으로 경미한 행정법규 위반행위에 대해 벌금형이 부과되어 전과자가 양산되는 현상을 방지하는 차원에서 도입된 현행 과태료 제도는 6백여 개 법률이 개별적으로 규율됨에 따라 부과요건과 절차가 통일되지 못하고, 행정편의적 규정으로 불공정했다는 평이다.
뿐만 아니라 과태료 체납자 제재수단이 전혀 없어 5년 이상 체납한 경우가 8백80만 건, 10회 이상 체납한 인원이 31만여 명에 달하는 등 실효성을 제고할 수 있는 제재수단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실제로 한국행정연구소가 법무부의 의뢰를 받아 지난해 4월~11월 행정제재 수단의 적절성 및 실효성을 조사한 결과, 과태료는 2002~2003년에 모두 3천9백만 건(부과금액 2조2천5백억원)이 부과됐지만 거둬들인 금액은 1조1천2백94억원에 그쳐 집행률이 50%에 불과했다. 또한 비슷한 행정제재 수단인 과징금은 같은 기간 부과금액 3천6백6억원 중 3천48억원이 납부돼 집행률 84%를 기록했고, 범칙금은 4천8백17억원 중 3천9백55억원이 납부돼 83%의 집행률을 보이고 있다.
이에 정부는 납부능력이 있으면서도 과태료를 1년 이상, 3회 이상, 1천만원 이상 체납한 고액·상습 체납자에 대해서는 사전통지→ 행정청 신청→ 검사 청구→ 법원 재판을 거쳐 30일 범위 내에서 구금할 수 있도록 하고, 과태료 납부 시 석방할 방침이다. 또한 성실납부자에 대해서는 과태료를 경감해주고 체납자는 가산금을 부과하며, 관허사업의 제한과 장기체납자는 신용정보기관에도 체납관련 자료를 제공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과태료에 대한 이의제기기간을 30일에서 60일로 연장하고, 체납자가 납부능력이 없을 경우 분할납부 및 납부유예제도, 결손처분제도 등도 함께 도입할 방침이며, 향후 제도가 정비된 이후 벌금형을 과태료로 전환해 전과자 양산을 방지한다는 장기적인 계획도 함께 내비쳤다.
법무부는 “감치 대상 체납액은 1천만원을 적정선으로 잡고 있는데 여론을 수렴해 결정할 예정”이라며 “경제적 사정으로 과태료를 못 내는 국민과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번 법안을 통해 과태료 부과요건을 엄격하게 제한하는 일반규정을 두고, 행정기관의 적절한 법집행을 유도해 고의·상습 체납자를 제재함으로써 과태료의 실효성을 제고하고 성실납부자의 형평을 도모하는 등 국민 권익 보장을 기대하고 있다(문의 : 법무부 / 전화.02-503-7023 / 웹. www.moj.go.kr).
■글·이재현 기자 / jhlee@liftas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