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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구분	기고칼럼
ㆍ게재년월	2017-05

팀하스(TimHaahs) 주차타워 답사기

지난 대한교통학회 춘계학술대회 주차세션에서 발표되었던 다래파크텍 김동근 부사장의 ‘선진 주차타워 답사’자료를 정리한 것임을 밝힘

주차관제시스템 전문기업 다래파크텍(대표 김호정, www.daraeparktech.com)은 대규모주차장 설계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수립하기 위해 올해 초 미국을 방문해 선진 주차타워를 답사했다.
주차시설과 주변과의 연계성에 대해 국내에서는 아직 큰 의미를 두지 않지만, 수도권 집중화에 따른 주차부족과 교통혼잡 문제가 끊이지 않자 지자체와 정부, 민간에서도 ‘주차장’과 ‘교통흐름’의 상관관계에 눈을 점차 뜨고 있다.
이러한 인식 변화 속 최근 약 8,000대를 수용할 수 있는 대형 복합시설 주차공간 설계에 참여하게 된 다래파크텍은 기존보다 더 진화된 주차 솔루션을 제공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 이번 프로젝트는 주차수요가 최고조에 달하는 첨두(피크타임 시) 진출입 문제를 그 일대 교통흐름과 자연스럽게 연결시켜야 했기 때문이다.
다래파크텍은 주변 정체를 막는 진출입 차량 유도방법과 주차장 수요관리, 요금징수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해외 선진 주차시스템을 살펴보기로 했다.
김동근 다래파크텍 부사장은 “이제 주차시설은 단순히 차를 파킹하는 부가공간 개념에서 벗어나 목적지 일대 교통의 흐름을 결정하고, 건물 이용을 위한 처음과 마지막을 구성하는 필수 시설이 됐다”며 “대규모 프로젝트를 준비하며 미국 내 주차빌딩 업계에서 선도그룹인 ‘TimHaahs(팀하스)’의 작품들을 돌아보았고, 협업을 통해 이곳에서 보았던 선진 주차시설의 장점들을 국내 현장에 맞춰 적용해보려 한다”고 전했다.

이용주체인‘사람’ 먼저 생각한 팀하스의 주차빌딩, 지역의 랜드마크로 우뚝 성장
TimHaahs는 미국 필라델피아에 본사를 둔 주차빌딩 건축회사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주차빌딩은 철제 골조로 단순하게 지어지거나, 네모반듯한 콘크리트 건물이지만 팀하스의 주차빌딩은 기능과 주변 환경까지 고려한 철저한 ‘사람’중심의 디자인이다.
팀하스의 주차빌딩에서는 미술전시회가 열리고, 영화를 보기도 하며, 결혼식과 콘서트가 열린다. 우리가 흔히 아는 주차장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팀하스가 주차빌딩을 만드는데 있어 중요 포인트로 삼는 것은 단순히 자동차를 잠시 세워놓는 공간이 아니라 다양한 목적으로 사용가능한 열린 공간으로 만드는 것이다. 쇼핑센터와 영화관, 오피스 타워 등 어떤 목적지를 위한 부속건물이 아닌, 그 자체로 지역사회를 발전하게 만드는 촉매로서의 역할도 담당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 팀하스의 설계원칙이다.
따라서 주차빌딩 하나를 세우더라도 구조물의 디자인과 외형까지 모두 고려하게 될 수밖에 없고, 궁극적으로는 사람 중심의 설계가 이뤄지게 된다. 특히 미국은 대중교통과 보행보다 자가용을 모는 사람이 많다. 주차가 편해야 그 지역 상권이 살아나게 되며, 주변 상황과 사용자 특성에 맞는 주차장을 만드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팀하스는 동물원 주차 빌딩은 어린이를 포함한 가족단위가 많기 때문에 뛰어놀기를 좋아하는 아이를 고려하며, 어두운 공간에서 일어날 수 있는 범죄에 대비해 주차장이 사방으로 트이도록 설계하기도 한다. 항상 밝은 공간을 유지하고 누군가 숨어있을 만한 공간을 제거해 주차장을 이용하는 누구나 안정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한 것 역시 팀하스의 주차설계 특징이다.
또한 태양열을 활용한 자가 발전으로 운영효율을 높이고, 남는 전기를 전기회사에 재판매 하는 등 그린에너지 공간으로서도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팀하스가 설계한 5곳의 주차빌딩을 답사를 통해 다래파크텍은 “건물주나 주 목적시설의 관리, 운영 효율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국내 주차업계와 달리 선진화된 주차빌딩에서는 설계부터, 구조, 디자인, 편의시설 등 이용자 중심의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선진 주차시설의 장점을 흡수해 자동차 이용자의 패턴에 맞는 주차시설 콘셉트, 주변과의 조화를 고려하는 주차장 업계의 ‘패러다임 전환’이 국내에서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주차하기 좋은 곳에 사람이 모인다
땅이 넓고 자가용 문화가 보편화된 미국은 주차산업 전반적으로 안전성과 효율성, 또한 사용자 중심의 편의성과 심리적 불안감 해소에 크게 방점을 두고 있다. 팀하스의 주차빌딩에는 이러한 요소들이 자연스럽게 녹아있다.
먼저 주변과의 조화를 이룬 디자인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주차빌딩 자체를 지역의 랜드마크로서 활용할 수 있도록 콘셉트를 잡고, 사람 중심의 설계로 내부 시설과 외관을 계획한 것이다. 마이애미의 Marlins Park, Design District은 그 구체적인 예시다. City View Garage는 고속도로에서부터 눈에 잘 띄는 주차빌딩으로, 방문객에게 주차장이 곧 디자인 구역이라는 강렬한 인상을 심어준다.
창의적인 예술작품으로 장식한 정면에 극적인 조명을 추가해 1층에 위치한 매장 공간과 주차 공간 간의 연결에 재미를 더했다. 등고선이나 태풍 레이더와 같은 이미지를 옥상에 그려 공중에서도 역동적인 이미지를 느낄 수 있게 했다. 현재 이 주차빌딩은 혁신 디자인 마스터플랜 지구에 포함돼 마이애미 지역을 고급 쇼핑몰, 식당 및 문화중심지로 탈바꿈시켰으며, 다양한 상업시설과 수많은 국내외 방문객을 유치하고 있다.
내부 디자인도 주차장 실 사용자 마음에서 접근한 흔적이 보인다. 강철 빔으로 특수제작한 긴 대들보를 천장에 받쳐 기둥수를 줄였다. 이를 통해 주차공간을 더 확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운전자에게 탁 트인 개방감을 주고 사각지대를 줄임로써 범죄 예방효과를 높였다. 여기에 밝은 조명을 적용해 야간에도 심리적 안정감을 제공한다.
또한 자동차가 이동하는 경사로를 넓혀 주차면으로 활용한 아이디어도 돋보인다. 대량의 차가 한꺼번에 들어오고 빠져나갈 때, 빠른 입출차로 주차장 혼잡도를 줄일 수 있다. 까칠한 바닥면은 운전자를 위한 또 하나의 배려다. 청소가 간편하고 미관상 좋지만 소음이 심하고 빗물에 미끄러운 고무가 덮힌 국내 주차시설과 대비된다.

실용성에 입각한 미국의 주차관련 법규
팀하스가 이러한 특징을 가진 주차빌딩을 설계할 수 있었던 데에는 각 국민들의 교통, 주차장에 대한 인식 차이도 있지만, 기본에 충실하면서도 효율성을 지닌 미국의 건축법규도 한 몫 했다고 볼 수 있다.
건물 내 주차장이 많은 우리나라에선 주차장에 환기시설과 스프링클러 등 방재시설이 필수적으로 갖춰져야 한다. 창이 많고 외부에 노출된 주차타워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미국은 사방이 개방돼 있는 Open Parking Garage(개방형 실내주차장)에는 환기 및 스프링클러 설치가 미국 건축법규 IBC(International Building Code) Chapter 4. SPECIAL DETAILED REQUIREMENTS BASED ON USE AND OCCUPANCY 세부항목 406.5.2에 따라 Open Parking Garage에는 섹션 905.3.이 지시하는 Standpipe System(소화전 설비)만 갖추어도 충분하다.
건물외벽 중 두 개 이상의 입면이 개방돼 있거나, 그 오픈된 크기가 a, b 두 가지 항목을 모두 충족시킬 경우 Open Parking Garage로 인정하고 있다. (a. 면적 : 각 층 전체 입면적의 20% 이상의 면적이 오픈되어야 함. b. 길이 : 각 층 전체 둘레의 40% 이상의 둘레가 오픈되어야 함)
김동근 부사장은 “실내 주차장에 스프링클러 설치하는 이유는 소방관들이 소방호스로 접근하기 어려워 진화가 쉽지 않기 때문인데, 개방된 형태로 살수차와 소방관들의 접근이 용이한 건물에는 이런 조치가 꼭 필요한 것은 아니다”며 “창문이 많은 곳에 환기 장치를 굳이 설치하지 않아도 되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과도한 의무규정 적용은 기본으로 설치해야 할 설비와 이를 작동시키기 위한 부가 설비 증가로 건축비 상승을 불러오게 된다. 디자인 및 다양한 시도를 하는데 걸림돌이 될 소지도 분명 존재하므로, 정부에서도 건물의 특성에 맞게 실용적인 방향으로 제도가 현실성을 갖춰야 한다는 업계의 지적을 자세히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