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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분 특집
게재년월 2017-08
 
피난용승강기의 새 기준점 제시한 롯데월드타워

초고층건축물 승강기의 성능위주설계 앞당겨

 

마천루(摩天樓)라고 일컬어지는 초고층건축물은 랜드마크로서 도시경쟁력 강화, 도시이미지 향상, 관광 및 경제 활성화 등을 위해 세계의 대도시에서 활발히 진행돼 왔다. 대표적인 건물로는 아랍에미리트의 부르즈 칼리파(Burj Khalifa, 162), 대만의 타이페이 101(Taipei 101, 101), 말레이시아의 페트로나스 트윈 타워(Petronas Twin Tower, 88) 등이 있다. 점을 볼 때, 피난용 승강기 시장은 더 확대될 전망이며 이에 따른 기술개발도 더욱 활발히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도 피난용 승강기를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하는 초고층·준 초고층건축물이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건축법에서 높이 200m 이상 또는 50층 이상인 건축물로 규정된 초고층건축물은 피난층 또는 지상으로 통하는 직통계단과 직접 연결되는 피난안전구역을 설치하도록 돼 있다.

해외에서는 WTC 이후 초고층에서의 피난규정에 대한 활발한 논의와 매뉴얼 등이 마련됐으며, 우리 건축법에서 규정하는 것 이상의 기준치를 요구하고 있다.

지난 4월 준공한 롯데월드타워는 500m를 넘는 초고층건축물로 계획됐던 만큼, 국내법보다 엄격한 글로벌 방재시스템 기준에 맞춰 설계됐다.

일반적으로 아파트나 일반 건축물의 경우 화재나 정전, 지진, 테러 등 비상시에는 승강기를 사용하지 않도록 조치하는 것이 보편적이지만, 초고층건축물의 경우 다수의 인원이 단시간 내에 대피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피난용 승강기는 인명구조의 핵심사항으로 꼽힌다.

국내에서도 롯데월드타워 건설이후 초고층건축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전국적으로 준 초고층건축물(50층 이하)이 늘면서 지난 2014년 피난용 승강기 의무화와 세부내용이 건축법에 포함되는 등 인식이 확산되는 추세다. 서울시는 별도의 가이드를 마련해 운용중이며, 승강기시설안전관리법에서도 피난용 엘리베이터의 용도전환과 관련된 내용이 언급돼 있다.

현재 롯데월드타워의 피난용 승강기는 비상전원 방수성능 내화성능 CCTV 등 모니터링 장치 양방향 통신설비 안내방송 원격조정장치 등 안전장치와 관련된 여러 가지 기능들이 탑재돼 있다. 이는건축물의 피난방화구조 등의 기준에 관한 규칙의 설치기준을 따른 것으로, 승강기에서 벌어지는 모든 상황은 중앙방재실로 연결돼 전체적인 컨트롤이 가능하게 설계됐다.

초고층, 준 초고층건축물이 집중된 서울시에서는 지난 2011초고층건축물 승강기설치 가이드라인을 별도로 마련해 건축위원회 심의기준으로 활용하고 있는데, 대부분 롯데월드타워 현장에서 처음 적용됐다. 서울시 가이드는 국제건축엔지니어링서비스협회(CIBSE Guide D)의 기준을 준용한 승강기 설치기준을 따르고 있으며, 작년 말께 피난층전용 승강기로 명칭을 변경하고 내진 설계기준을 반영하는 등 이용객에 대한 안전을 확보했다.

다만 가이드라인은 의무조항은 아니기 때문에 건축법에 따른 설치기준과 병행돼 적용되고 있다.

 

피난층 지나는 피난용 승강기 개념 국내에 첫 도입,

성능위주 소방설계로 부르즈 칼리파보다 대피시간 26분 단축

국내 건축물들은 보통 법에서 정한 기준에 따라 설계하는 법규위주의 설계(CODE Based Design)를 채택하고 있지만, 롯데월드타워는 선진국에서 주로 도입하는 성능위주설계(Performance Based Design) 방식을 도입했다.

성능위주설계 개념은 법에서 정한 내용보다 높은 수준의 성능을 확보하는 것으로, 공학적 기법을 통해 건물규모와 특성에 맞게 설계함을 의미한다. 일정규모 이상 건물에서 피난안전 시설을 성능위주로 설계하면, 기존 법보다 더욱 까다로운 안전기준을 적용해야 하기 때문에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든다. 그러나 피난인원과 동선, 건물 구조를 고려한 대피방식 등 과학적인 분석을 통해 피난시 안전도를 증가시킬 수 있어 대형 프로젝트에서 주로 적용되고 있다.

롯데월드타워 역시 피난안전대책에서 가장 핵심으로 꼽히는 부분은 피난안전구역과 이를 오가는 피난용 승강기다. 피난용 승강기는 화재 시 유독가스와 연기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승강로 내부 압력을 높이도록 설계됐으며, 방수 및 내화성능을 강화해 라이프 보트로서 충실히 역할 하도록 만들어졌다. 일반 건물에서 화재가 나면 질식의 우려 때문에 승강기보다는 계단을 이용하도록 권고하고 있지만, 롯데월드타워 피난용 승강기로 빠르고 효율적으로 사람들을 대피시킬 수 있다.

긴급 상황이 발생하면 롯데월드타워의 승강기 19대는 곧바로 피난용으로 전환돼 피난안전구역과 1층 사이만 오가며 사람들을 피신시킨다. 타워 내 피난용 승강기의 최고 속도는 분속 600m로 대피인원을 효율적으로 실어 나를 수 있다. 피난실험 결과 롯데월드타워 예상 상주인원 15,000명 중 6,000여 명이 피난용 승강기를 통해 63분 안에 안전하게 대피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방 설계를 담당했던 한방유비스는 국내 규정보다 강한 글로벌 기준을 적용했으며, 승강기 컨설팅 업체 VT코리아는 피난용 승강기 승강장 구획, 승강로 가압을 설계했다. 화재 뿐 아니라 정전과 지진이 발생해도 피난용 승강기는 정상 운행된다. 지진 시 진도 9에 견디도록 설계됐으나, 승강기는 고객과 기계의 안전을 위해 진도 3이면 운행을 자동 중지한다. 현장의 특수성 덕분에 우리나라에서 가장 안전한 승강기가 탑재된 셈이다.

롯데물산 측은 화재 시 승강로에 공기를 가압할 수 있도록 2~3개소에 급기덕트와 휀이 분산 배치되어 외부의 신선한 공기를 승강로에 불어넣었다. 또한 배연기능으로 질식에 대한 우려를 줄여 승객들의 안전한 탈출을 돕는다고 전했다. 만일 승강기 탑승 중 정전이 발생해도 2,500KW비상발전기 8대가 1분 이내 비상발전전원으로 전환돼 최대 20,000KW의 전기가 안정적으로 공급한다. 위 관계자는승강기 운행에 필요한 전기량은 대당 10~200KW에 불과해 피난층을 오가는 데 충분한 용량이라고 전했다.

 

초고층 전용 고속기종 경험업체 채택

세계 최장 수송거리 더블데크, 피난용 승강기에 첫 적용

먼저 비상상황 발생시, 2개소(1층 승강장과 B1층 종합방재실)에 위치한 피난용 승강기 전환 스위치에서 설정을 변경해야 한다. 1층 승강장은 통제자(피난용승강기 운전자)가 각각의 승강기를 키로 전환할 수 있지만, 방재실에서는 19대의 피난용승강기를 동시에 전체 전환 가능해 더욱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대피할 수 있도록 설정했다.

일부 구간에 더블데크 승강기가 도입된 롯데월드타워는 평상시 일반 운행하고 비상 시 하부카만을 사용해 피난층을 운전한다. 전망대용 더블데크 2대도 동일한 방식으로, 전환 시에는 상부카가 먼저 1층에 도착해 승객을 하차시키고 다음 운행부터 하부카가 1층에 착상하도록 피난운전한다. 건물 내 위치한 17대의 더블데크 중 9대가 피난용으로 전환하게 된다.

국내에서 100층 대의 초고층건축물을 첫 시도한 만큼 엘리베이터 선택에도 신중에 신중을 기했다. 설계단계부터 준공 후 한국의 마천루로 대표될 상징성 있는 롯데월드타워에 제품을 넣기 위해 초고층용 초고속 엘리베이터 기술을 보유한 여러 기업들의 제안이 있었지만 무엇보다 안전성에 집중해 제품을 선택했다.

롯데물산 관계자는 “50층 대의 초고층과 100층 대의 초초고층은 예상하거나 경험해보지 못하는 수많은 리스크가 존재한다특히 당 현장에 적용된 기종들은 기네스북에 등재될 만큼의 승강기로써 많은 경제적 부담에도 시민의 안전을 위해 최대한 검증된 메이커를 선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현재 롯데월드타워 피난안전구역을 오가는 피난용 승강기는 오티스엘리베이터(이하 오티스)와 미쓰비시엘리베이터(이하 미쓰비시) 두 업체가 공급했다. 61대의 엘리베이터 중 19대가 긴급상황 시 피난용 승강기로 전환돼 피난층과 1층을 반복 운행한다. 전환되는 19대 중 4대가 오티스, 15대는 미쓰비시의 제품이다. 오티스의 피난용 엘리베이터는 지하 2~121층을 운행하는 전망용 더블데크를 비롯해 총 4대가 102층 피난안전구역과 1층을 반복적으로 오가며 승객을 대피시킨다. 상주 인원이 더 많은 저층부(83층 이하)를 오가는 피난용 승강기는 미쓰비시의 제품이 주로 설치됐으며 83, 60, 40, 22층에 위치한 피난안전구역을 15대가 1층과 반복 운행한다.

 

피난용 승강기, 승강기 전체 기술발달 앞당겨

일반적으로 분속 200m 이상 피난용 승강기 대당 금액은 3~4억 원을 호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이유는 고속기종인 승강로와 카 모두 고온에 견딜 수 있도록 설계하고, 화재 시 연기를 차단할 수 있도록 내열성과 차연성능을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초고층 전용 고속모델의 특성상, 승강기 설치에만도 상당한 금액이 투자해야 하는데, 더욱 높은 성능과 기능을 요구하는 피난용 승강기의 확대로 국내 승강기 시장의 고급화도 더욱 앞당겨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서울시에서 건축심의 진행 중인 현대차 GBC타워와 잠실주공 5단지 등 50층 이상의 초고층건축물이 계획돼 있고, 전국적으로 35층 이상 준 초고층건축물이 준공·시공에 들어감에 따라 국내외 승강기 업계도 이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최근 일본의 대표적인 승강기 업체 히타치가 한국시장에서 철수한 지 18년 만에 다시 재진출 한 것도 이러한 초고층건축물 증가로 인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한 승강기 업계 관계자는 건물의 고층화는 승강기 시장 확대와 함께 기술발전의 촉매가 된다며 국내 승강기 기술발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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