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목 : 뉴딜 건설투자정책 등 조기추진 시급
게재년월 : 2005년 01월

작년 세계경제는 미국과 일본 등 경기 호조세에 힘입어 4.5%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으나 고유가, 중국 경제의 긴축 전환, 미국 달러화 약세 등 해외 3대 악재가 위협요소로 대두돼 올해는 성장요소가 둔화될 전망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원장 최병선, www.cerik.re.kr, 이하 건산연)이 발표한 ‘2005년 건설 경기 전망’에 의하면 세계경제는 고유가 장기화 문제가 큰 불안 요소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내경제 성장률은 작년 20% 증가한 수출이 건설투자의 마이너스 성장으로 3% 후반으로 둔화될 것으로 보이고, 강화된 건축법 규제로 인해 건설수주가 급감하면서 올 2/4분기부터는 마이너스로 하락할 전망이다. 올해도 반도체, 휴대폰 등이 수출 주력품으로 예상되지만 IT업종의 국내 산업연관 효과가 낮아 수출호조가 내수를 포함한 전체경기로 확산되는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건설기업 체감경기는 작년 초보다 더욱 악화되어 작년 말에는 최악의 상황을 나타냈다. 작년 초 철근, 레미콘 등 건자재 가격 상승에서 촉발된 체감경기 악화는 5월부터 재건축 개발이익 환수 등 강화된 부동산 규제로 인해 재건축 사업 등 주택경기의 침체로 주택부문 공사물량지수가 50 이하로 낮아졌고, 8월부터는 유가상승 영향으로 자재비용 지수도 다시 50대로 악화되면서 본격적인 하락세를 보여 대형건설업체까지 여파가 미쳤다.
작년 건설수주는 전년보다 주거용 건축이 34.2% 감소해 건축수주가 21.0% 줄었고 재개발·재건축 사업은 68.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행정수도 이전 논의에 따른 수주액 증가 효과로 인해 충남, 충북의 건설수주가 전년 대비 각각 0.3%, 4.8%로 증가했다.
건축부문 민자사업 추이를 보면 전년 대비 8.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서울 도시철도 9호선 전역 민자사업, 용인 경전철 민자사업 등 도로 및 교량 공종이 격감하고 건축 공종은 증가한 것을 알 수 있다.

하반기 건설투자 감소세 본격화
올해 건설수주는 경제 활성화를 위한 건설투자 확대 및 민간투자법 개정에 따른 연·기금 등 건설부문 투자확대에도 불구하고 신행정수도 이전 위헌 판결로 충청권의 수주 활황세 위축 등 연간 1.8% 감소한 117.3조원에 그칠 전망이다.
그러나 비주거 건축부문은 대형 상업용 건축물의 후분양 도입의 영향으로 건축허가 시기가 조정됨에 따라 당초 전망보다 물량이 늘어났고, 작년 하반기에 ‘재래시장육성특별법’이 통과돼 재래시장의 재건축·재개발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상반기에는 0.1% 증가세를 유지하나 하반기로 접어들면서 3.4%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최근 몇 년간의 건설수주 증가는 주로 건축부문에서 발생했는데 건축공사는 토목공사에 비해 공사기간이 짧아 공사물량의 감소가 빠르게 이루어지는 특성이 있어 건설투자의 감소도 앞당겨질 전망이다. 건설수주가 작년 격감에 이어 올해 역시 감소할 전망이므로 하반기부터는 건설투자 감소세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건산연은 예상했다.
공종별로 보면 건축투자가 비주거용 건축투자의 큰 감소로 3.2% 줄어들고 토목투자는 0.3%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주거용 및 비주거용 건축투자는 올해 감소세로 반전될 전망이다. 특히 비주거용 건축투자는 오피스텔, 오피스의 과잉공급과 내수회복 부진으로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어 대도시 도심권과 수도권의 오피스 임대가격이 하락하고 공실률 상승이 두드러지면서 오피스 시장도 침체국면을 맞을 것으로 판단된다.
이에 정부는 재정지출 확대로 조속한 경제회복을 촉진하고 성장 잠재력을 확충하되, 재정적자를 중장기적 관점에서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차원에서 예산을 편성할 전망이다. 재정규모는 일반회계 지출 기준으로 작년 예산 대비 9.5% 증가한 131.5조원에 이를 전망이고, 특별회계를 포함한 예산규모는 7.5% 증가한 168.2조원 수준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정부 예산안 중 건설과 직접 연관되는 시설사업 예산은 31조5천4백27억원으로 작년과 대비해 4.1% 감소했다. 또 건설교통부와 환경부 예산은 증가하지만 교육부 예산은 6.4%로 감소할 전망이다.

부동산 법 강화, 재건축 ‘적신호’
이뿐만 아니라 올해 재정규모 대비 SOC 투자예산 비중은 작년에 비해 1.1% 증가한 16조9천8백76억원에 그치면서 12.9%로 대폭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건산연에서는 작년 9월 ‘민간투자법 개정안’이 발표됨에 따라 올해는 뉴딜형 건설투자정책 영향으로 민자사업 확대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민간투자 대상사업의 범위를 확대해 7개 교육·복지시설(학교시설, 아동보육시설, 노인요양시설, 보건의료시설, 공공청사, 군 주거시설, 공공임대주택)을 추가함으로써 정부 정책기조가 성장 중심에서 복지 중심으로 전환되고 국민연금을 비롯한 연·기금에 대한 장기투자 기회 등 확대가 적극 논의되고 있다.
또 BRT(Build-Transfer-Rent) 방식의 도입 및 CM/PM 활성화 등 사업 시행 방식의 다변화를 도모하고, 공모방식의 인프라 펀드를 허용한 민자사업 향상도 두드러질 전망이다. 현재 인프라 펀드 세제 지원은 투자기구 역할을 하면서 수익의 90% 이상을 배분할 시, 법인세 면제 및 개인투자자 배당에 대한 소득세 감면을 추진하고 있다.
이밖에 재건축 개발이익 환수제 및 10.29 대책 후속 조치 대기 등 주택가격 상승 진정 효과는 긍정적인 반면, 지나친 거래 위축·역전세난은 부정적일 전망이다.
지난 2003년 10.29 부동산 안정대책이 작년 주택경기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향후 시행 대기중인 대책들이 남아있어 올해 주택경기 침체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시행 중인 부동산 안정대책들로 인해 주택 매매 가격이 안정되고 전세가격의 하락과 미분양이 늘어 재건축 사업에 적신호가 켜졌다. 주택거래 위축과 분양시장 급랭 초래 및 역전세난이 발생돼 주택건설 실적의 급감을 가져와 시장의 새로운 불안요소로 작용할 우려도 있다.
올해부터 시행 대기 중인 대책들도 수요를 위축시킬 대책이 주축을 이루고 있어 시장 위축을 가중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재건축 개발이익환수제가 시행되면 사업 수익성에 영향을 미치게 되어 사업추진이 어려워지는 단지들이 늘어날 가능성도 커질 것으로 예상되며, 종합토지세·부동산 실거래가 신고의무화 등은 부동산 구매의욕을 저하시켜 주택경기 침체를 가져올 수도 있다.
건산연은 “향후 수요관리와 택지 확보 및 금융지원대책 등 공급을 늘리는 대책을 보완해 안정적인 주택공급 방향으로 정책기조가 정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통계청에서 발표한 작년 건설기성액은 전년 대비 10.8% 증가했다”고 덧붙혔다.
그러나 지난 2001년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에도 불구하고 시멘트, 레미콘 등 자재출하량이 크게 감소하고 있는 것은 기존 수주 공사들이 대부분 초기 골조공사가 마무리되고 후반 공정에 돌입함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장기 복합불황 촉발 가능성 염두해야
올해 국내 건설기성액은 전년대비 1.9% 증가한 102.7조원으로 전망된다. 지난 2000년 이후 지속적인 수주증가로 인해 올해까지 수주물량이 남아 기성이 발생하고 있지만, 기존 수주잔량 가운데 재건축 사업 및 대형 상업용 건축사업은 재건축 규제 및 상업용 건물 후분양 입법에 시기조정된 부분의 비중이 커 향후 제도 변화 및 시장상황에 의해 기성발생 여부는 불투명해 질 것으로 보인다.
또 정부의 과도한 부동산 투기 억제 정책은 주택시장 침체가 장기화될 가능성을 예고해 아파트·오피스텔 등의 장기 미분양으로 재무구조가 취약한 건설업체들은 타격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건산연은 “최저가 낙찰제 5백억 이상 PQ(입찰가격 사전심사제도 : Pre-Qualification) 대상공사 확대로 인해 낙찰률이 낮아지고 있으며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며 “실효성있는 덤핑 방지대책이 보완되지 않으면 갈수록 낙찰률이 하락해 장기적으로 업체의 수익성 감소 및 경영난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입법 추진 중인 재건축 개발이익 환수제도와 분양가 공개와 관련된 토지 채권 입찰제, 원가연동제 등의 영향으로 주택가격 하락세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올해 건설투자가 1.8% 감소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5%대 경제성장률을 달성하려면 다른 내수부문과 수출 증가세로 건설부문 침체를 보완해야 할 것이다. 또 건설경기의 지속적인 위축으로 내수가 붕괴된다면 일본과 같은 장기 복합불황의 상황이 촉발될 가능성에 대비해 내수기반을 일정수준으로 유지하고 이를 바탕으로 건설경기 활성화가 중요하다.

국책사업, 건설경기 연착륙 불가피
이에 국내 건설경기 장기화를 막기 위해서 올해부터 집행 가능한 주요 국책사업 집중투자와 건설경기 연착륙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건설업계의 중론이다. 정부는 이 점을 감안해 대형 국책사업의 완공위주 집중 투자, 발주 지연된 턴키·대안 입찰공사의 조기 발주 및 민간제안 SOC 민자사업의 조기 추진이 필요하다.
또 건설경기 침체의 핵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민간 건축부문의 합리적인 제도개선과 규제완화를 통한 활성화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이때 민간기업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참여기업의 수익성 제고 방안을 반드시 포함하고 있어야 한다.
이밖에 뉴타운 사업의 조기착공, 재건축 사업의 규제 정상화, 수도권 신도시 개발 촉진, 리모델링 활성화 등 민간 건축사업 활성화 대책도 반드시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글·정리 이재현 기자 / jhlee@liftas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