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목 : 장애인 70% 일반주차장 이용, 정부 늦장 대응
게재년월 : 2005년 5월호

장애인이면서도 전용주차구역을 이용 못해 70%가 부득이하게 다른 일반 주차지역에 주차하고, 주차장 혼잡 시 운전자 중 78%가 장애인 주차구역 위반 충동을 느끼는 등 교통문화운동본부(대표 박용훈, www.carngo.com)는 지난달 12~15일 나흘간 서울시내 일원에서 일반인 및 장애인 6백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장애인 전용주차구역 이용 실태 조사’를 통해 이같은 결과를 발표했다.
교통문화운동본부 관계자는 “이번 조사는 장애인 주차공간에 관한 주차장법 시행령(제6조 1항)에 의거 전체 주차면수의 2~4%를 건설해야 하는 전용 주차공간의 효율성과 지난 2003년 보건복지부가 장애인자동차표지 위조 및 부정사용을 방지하기 위해 표지를 전면 갱신한 후 나타나는 문제점을 파악하기 위해 실시했다”고 밝혔다.
조사결과 장애인 91%가 지난해 6월 29일 개정 공포된 ‘장애인·노인·임산부등의편의증진보장에관한법률’ 시행령 개정에 의거, 중증장애인과 보행 가능한 장애인의 주차구역을 이용하는 개정 법률을 알고 있으면서 70%가 위반한 사실이 나타났다. 또 일반 운전자 중 절반 가량이 장애인 전용주차구역 위반 시 10만원~12만원의 과도한 과태료가 부가되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지만, 실제 위반 경험은 27%로 나타나 변화된 제도가 실효성을 제대로 거두지 못하고 있으며, 장애인 전용주차구역의 단속 강화가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운전자의 78%가 일반 주차장이 혼잡해 주차할 공간이 없을 경우 장애인 전용주차구역을 이용하고 싶은 유혹을 받고 있었으며, 이중 ‘항상 주차하고 싶은 운전자’가 27%, ‘가끔 주차 유혹을 느끼는 운전자’가 51%로 나타났다.
교통문화운동본부 관계자는 “조사결과, 항상 비어 있는 장애인 전용주차구역과 번잡한 구역이 일정하게 나타났다”며 “대형영화관이나 놀이공원 등 장애인 이용률이 저조한 곳과 병원, 대형할인마트 등 이용률이 많은 곳에 대해 효율적인 분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향후 교통문화운동본부는 설문조사 결과와 추가적인 현장조사를 통한 개선방안 마련 후 서울시 및 지방자치단체에 이를 건의할 방침이다.
정부의 탁상공론 결과에 의해 개정된 중증 장애인과 보행 가능한 장애인 구별로 장애를 안고 있으면서도 막상 장애인 전용주차구역을 이용할 수 없어 차별을 받고 있는 장애인들은 부지기수에 달해 이에 대한 개선방안이 시급한 시점이다. 또 전체 주차면수 2~4%의 장애인 전용주차구역의 일괄적인 적용보다는 장애인 시설이용 수요를 파악해 차등적인 배분으로 장애인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최대한 편의를 제공하는 것도 필요하다.
집중적인 단속 강화로 장애인 전용주차구역 위반 차량 근절도 중요하지만, 도움이 필요한 장애인들의 궁극적 바램이 무엇인지 정부에서 파악 및 조치하는 것이 더더욱 필요한 시기라는 생각이 든다(문의 : 교통문화운동본부 / 전화. 02-2678-3661).
■글 : 이재현 기자 / jhlee@liftas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