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재년월 : 2004년 7월호
부제목 : 태그 단일화, 판독기 호환성 선행되어야

무선 주파수 인식(RFID)은 20세기 중반 제2차 세계 대전동안 항공기 식별에 사용됐던 무선 기술에서 출발한 기술이지만 지난 수십년 동안 그다지 활발한 이용이 없어왔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1990년대말 RFID가 재고 관리나 주차장 관리, 신용 카드 대체 기능, 보안 지역의 출입 통제용, 계산 절차 등의 업무를 능률적이고 신속하게 바꿀 수 있다는 가능성이 발견되면서 관심이 집중되기 시작해, 관련 신기술 개발이나 새로운 업무처리 방식의 파급효과에 대한 수많은 연구논문 및 보도가 발표됐다.
중국에서도 45개 도시에서 공공 교통 요금 지불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싱가폴을 비롯한 여러 지역에서도 공공 도서관의 도서 대출 및 도난 방지에 이용되고 있어 향후 이용률은 점차 높아질 전망이다. 관련업계에서도 기존의 UPC, POS 기술보다 더 혁신적이고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RFID를 하나로 묶어주는 시스템이랄 수 있는 EPC 네트워크는 Auto ID 센터, EAN, UCC, GSMP, GCI 등의 기구들에 의해 점차 진보되고 있다. 범세계적인 표준 사용자들의 모임인 GCI는 EAN, UCC 표준화를 촉진하고 모범 사례 보급을 담당하고 있으며, EAN 인터내셔널은 국제 표준 기구로 글로벌 표준 관리 프로세스(GSMP ; Global Standards Management Process)를 통해 EPC 시스템을 이용하는 업계의 표준화 개발을 주도해 나가고 있다.
RFID 기술 산업화에 앞장서 온 Auto ID 센터는 비영리 국제 연구조직으로 MIT에 본부를 두고 현재 Auto ID 연구소와 EPC global로 나눠 운영되고 있는데, 기업화 측면의 기술과 개발 담당을 위해 지난해 가을 설립된 Auto ID 연구소는 미국 보스턴과 영국 캠브리지 대학, 오스트레일리아 아델라이데 대학, 일본 도쿄 게이코 대학, 스위스, 중국 후단 대학, 스위스 세인트 갈렌 대학 등 총 6개 지역에 각각 자매 연구소가 있다.
global 네트워크 개발과 국제적 보급 총괄 기구인 EPC global도 지난해 가을 EAN 인터내셔널·UCC 합작으로 설립돼, △EPC 관리자 코드 데이터베이스 관리 △지적 재산권 관리 △공공 정책 문제 관리 △관련 장비 및 소프트웨어 표준 개발 △EPC 시스템의 마케팅 자료 개발 및 홍보 활동 △사용자 및 기술 개발 그룹을 통해 EPC 네트워크 관련 지식 공유 및 정보 확산의 중심기지 역할 등을 수행하고 있다.
EPC는 ‘차세대 바코드’라 불리는 것으로 단순한 바코드를 훨씬 넘어선 Auto ID 센터가 개발한 코딩 방식이다. 기본적으로 개별 상품의 고유 식별이 가능하며 기존의 코딩 시스템처럼 종이 라벨에 인쇄하는 대신 코드가 무선 식별이 가능한 전자태그에 기록되기 때문에 상품의 현 위치와 이동경로 등을 공급체인 어느 곳에서 확인 가능하다.
이 개념을 기반으로 EPC 네트워크 시스템은 RFID 기술과 인터넷 기술을 결합해 전세계 모든 기업들이 자사의 공급체인에서 상품 및 자산의 이동상황을 실시간으로 완벽하게 파악할 수 있게 해주며, 인터넷에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에 글로벌 시스템으로서 향후 다양한 비즈니스 분야에 큰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PC 네트워크, 글로벌 인프라 시스템!
RFID 상품 데이터를 관리하고 적용하는데 있어 인터넷을 최대한 활용한 인프라, EPC 네트워크는 상품 하나하나에 일련번호를 부여하고 아이템 단위의 상품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차세대 공급체인관리(SCM)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향후에는 상품에 대한 추적도 가능해 공급체인의 완전한 가시성(Visibility)을 확보할 수 있게 되며 공급체인의 효율 및 효과를 높일 수 있고 상품의 리콜을 비롯한 위조 방지, 누락 확인, 주문 일치 등의 기타 기능도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PC 네트워크는 표준 규격에 부합하며 국가별 또는 지역별로 각국의 무선통신규약(Air Interface Protocol)에 맞는 저렴한 가격의 태그와 판독장치 사용을 기본 원칙으로, 각 상품과 관련한 정보는 적절한 보안 장치가 있는 공동 네트워크에 안전하게 저장해야 한다.
또 호환성을 전제로 한 EPC 규격의 태그와 판독기는 공개된 국제 표준을 기반으로 해 세계 어디서나 사용 가능해야 한다.
EPC 네트워크의 기본은 최소의 데이터인 EPC 코드가 입력된 수동형 태그다. Auto ID 센터는 ‘클래스 0’과 ‘클래스 1’ 태그 프로토콜을 개발해 무선 태그로 사용되고 있으나, 현장 실험과 운용 시험만 마친 상태고 그 규격은 아직 개발 완료되지 않았다.
과거에는 제조업체가 서로 다른 경우 태그와 판독기 사이 교신이 불가능했으나 현재는 상호 운용이 가능한 태그와 판독기가 생산되고 있다. 현재 한창 진행 중인 클래스 0, 1과의 프로토콜 통합 작업은 ‘클래스 1 버전 2’을 생성, 이제 하나의 판독기로 두 클래스의 태그를 모두 읽을 수 있는 날이 머지 않았음을 말해주고 있다.
이 두 가지를 모두 판독할 수 있는 판독기가 존재하지만 이는 두 번을 각각 판독하는 것으로 단기적 해결책에 불과하다는게 업계 반응이다. 프로토콜의 통합으로 인해 기대되는 효과로는 쉽게 인프라 구축이 된다는 점과 모든 기반 시설을 교체할 필요 없이 판독기 펌웨어의 업그레이드만으로도 새로운 클래스를 수용할 수 있다는 것.
그러나 실제로 각 기업이 필요로 하는 EPC 태그 클래스를 선택해 사용할 수 있는 융통성과 상위 클래스에 대한 판독 장비의 호환성 문제가 우선적으로 해결되어야 할 것이다. Auto ID 연구소와 태그 제조업체 그리고 EPC global에서는 이 분야에 대한 지속적 연구 수행과 모든 태그 클래스에 대한 무상 공개 표준 개발과 보급을 위한 노력을 꾸준히 할 예정이다.
EPC 네트워크 확산의 또다른 결정적인 요소로 무선 인터페이스 문제 해결을 들 수 있다. 현재 RFID용으로 사용 가능한 주파수 대역이 국제적으로 단일화되지 못해 EPC 및 RFID 장래성에 잠재적 걸림돌이 되고 있는 현실이다.

ONS, EPC IS 등 총 5개로 구성
일반적으로 무선 주파수 통신에 대한 규정은 국가별로 상이하며 관리기구 또한 각각 다르다. 미국의 경우에는 태그의 주파수 대역 사용 범위가 902부터 915MHz로 선택 폭이 넓고 판독 가능 거리가 긴 반면, 유럽은 제한이 많은 편이다.
미국의 자유 주파수 대역이 유럽에서는 이동전화용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그 아래 대역인 865~868MHz는 의료용으로 사용이 제한되고 있는 것. 이에 유럽무선표준기구 및 유럽무선통신청, 유럽위원회 등과 국제무선통신연합 등 관련기관들은 국제적 호환성 확보를 위해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초고주파(UHF) 태그의 경우에는 860~960MHz 대역에서 높은 효율로 판독이 가능하며 동일 출력으로 보다 긴 판독 거리를 확보할 수 있다.
EPC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5가지는 △Root ONS △Local ONS △EPC Information Service(EPC IS) △EPC Discovery Services △EPC Trust Services로, 이 요소들은 기존의 인터넷 기술과 흡사하다고 볼 수 있다.
즉, 해당 상품 정보를 보유한 위치를 알려주는 ONS 개념은 해당 사이트의 정보를 알려주는 DNS 개념과 유사하며, 유효기간과 같이 특정한 상품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있는 EPC IS 개념은 어떤 주제에 대해 정보를 가지고 있는 Web Site 개념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또 네트워크 상에서 EPC IS를 검색하는 EPC Discovery Services는 원하는 웹사이트를 찾는 검색엔진과, EPC 네트워크 상의 보안 접근을 담당하는 EPC Trust Services는 웹페이지에서 보안을 담당하는 SSL 개념과도 상통하는 개념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각각의 개념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ONS(Object Naming Service, 객체 명명 서비스)는 디렉토리 역할을 하며 EPC를 인터넷 상의 URL(논리적 주소)로 변환시켜 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 URL을 이용해 인터넷 IP(프로토콜) 주소를 찾을 수 있고 해당 상품이나 케이스, 파레트 등에 대한 상세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EPC IS는 상품 정보를 관리하고 정보 제공 요구가 있을 때 이를 PML(Physical Markup Language)로 표시해 제공하는 컴퓨터 시스템으로, 상품의 경로, 규격 등의 높은 수준의 질의에도 응답이 가능해 거래의 기본 수단으로 이용한다는 개념에 상당수의 기업들이 찬성하고 있다.
PML은 물리적 생성 언어로 사람과 컴퓨터가 함께 이해할 수 있도록 Auto ID 센터가 개발한 상품기술 방식으로 물체, 시스템, 공정, 그리고 물체와 관련된 환경을 기술하는 XML 기반의 언어다. RFID 기술이 적용된 상품 정보를 표준 공통 언어로 표시해 배포함으로써 여러가지 업무와 응용 시스템 등에 이용할 수 있게 보조해준다.
이 언어는 계속 진화하고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핵심부와 확장부로 구성된다. 핵심부는 Auto ID 시스템의 내부적 정보 공유 방식에, 확장부는 상품 정보를 외부 어플리케이션과 주고받는 방식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효율제고 및 원가절감 등 기대효과
EPC 동작원리를 네트워크 상에서 살펴보면, △먼저 상품에 RF 태그를 붙이면서 EPC가 시작된다 △상품정보(제조일, 만기일, 위치 등)를 EPC IS에 기록한다 △EPC IS가 상품에 대한 정보를 EPC Discovery Services에 등록한다 △실제 상품을 Retailer로 운반한다 △Retailer는 수령정보를 EPC IS에 기록한다 △Retailer의 EPC IS가 상품정보를 등록한다 △만일 Retailer가 상품정보를 알고 싶다면 Root ONS를 통해 제조업체의 Local ONS의 위치를 확인하고 △Local ONS를 통해 EPC IS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Retailer는 EPC IS를 통해 원하는 상품의 정보(제조일, 만기일 등)를 알 수 있게 되는 진행순서를 갖는다.
기업이 이 시스템을 도입하고 자사에서 이를 활용할려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구입, 서비 구축, 네트워크 용량 증설, 보안 프로토콜 개발, 시스템 관리 및 모니터링, 운영 인력에 대한 교육 등의 많은 준비작업이 필요하지만, EPC global에 회원으로 가입만 하면 각국 EPC global 전담기관인 EAN 회원기관이 그 역할을 대행해준다. 회원기관은 자국 내 EPC 코드 보급 및 관리, 이에 따른 회원업체 모집, EPC 네트워크 보급을 위한 총괄적인 지원업무 등을 담당하고 있다.
특히, 일본의 경우에는 자국 내에 EPC 시스템을 보급하기 위해 관련 세미나에서의 발표를 통한 업계 홍보, 웹사이트를 통한 홍보, EPC 시스템 카달로그를 보급하는 등 적극적인 활동을 벌이고 있다.
그 결과 현재 EPC global Japan은 15개 기업 회원을 확보한 상태이며 이외에도 현재 일본 내의 많은 주요 기업들이 가입에 대한 긍정적인 검토를 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재)한국유통물류진흥원(EAN Korea)이 EPC global Korea로 국내 EPC 네트워크 보급과 확산 업무 역할을 담당하고 있어 향후 활동이 기대되고 있다.
EPC의 비전은 상품 이동에 드는 시간, 비용, 비효율 등을 산업 전체적으로 절감해 소비자에게 안전하고 저렴한 가격의 상품을 공급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있다. 소비자 판매 단위 상품에 태그가 부착돼 본격적으로 이용할 날도 10년이 채 걸리지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EPC 네트워크는 공급체인상의 상품 추적에 사용됨에 따라 막대한 이익을 창출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단제 제조업체나 도매업체, 소매업체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업계 전체적으로도 효율 제고와 원가 절감, 시장 점유율 확대와 위험 감소 등의 이익을 공유할 수 있 을 것이다.
소비자 역시 더 안전한 일련의 제품을 더 낮은 비용으로 공급받고 선호하는 상품을 언제든지 구입할 수 있는 등 큰 혜택이 돌아올 것이다. 관련기관에서는 EPC의 미래가 실현되도록 표준화, 기술, 대중인식 등에서 많은 발전을 선행해야 한다. ▣
■글·신영주 기자 / yjshin@liftas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