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AURI 건축도시포럼 개최

지속적인 마을공동체 형성 위한 필수, “소통과 리더쉽” 성미산마을·안산시 등 자발적인 주민 참여 이끈 사례 소개
근대화 이후, 도시 및 주거지는 개발업자와 건축가에 의한 단순한 도시계획의 결과물로 존재하고 있어 도시 주민들이 가꾸어 나가는 터전의 실체와 장소를 찾아보기가 어려워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도시민들의 자생적인 움직임을 통해 주민이 참여하고 공공이 지원하는 협력적인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사례를 모아 건축도시공간연구소는 ‘주민이 스스로 만들어가는 주거지’라는 주제로 지난달 18일 서울시 서초동 소재 서예박물관 4층 문화사랑방에서 ‘2010 AURI 건축도시포럼’을 개최했다. AURI 건축도시포럼은 ‘우리 시대의 좋은 도시공간, 특히 삶의 터로서의 좋은 주거공간은 어떠한 것인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해 ‘주거환경이 담아야할 가치’, ‘역사성과 시간이 녹아있는 주거지’, ‘지속적인 커뮤니티가 형성되는 주거지’ 등에 관해 논의해왔다. 이번 포럼은 네 번째로서 도시 및 주거지공간의 계획·정비·관리에 있어 주민과 공공의 역할에 대한 논의를 통해 새로운 도시계획 프로그램과 비젼을 제시하기 위한 것이다. 현재 서울시의 단독주택은 1990년 46%에서 2005년 19%로 급감한 반면, 연립주택 및 아파트를 포함한 공동주택은 2005년 80%로 급증했다. 주거형태가 획일적인 아파트 중심으로 급속히 변모해 가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된다면 2020년에는 서울에서 단독주택지가 사라져 주거유형의 획일화, 도시 경관의 훼손 등의 문제점들을 야기시켜 도시의 정체성이 모호해질 수 있다는 우려섞인 소리도 있다. 이에 따라 자연적 기반이 양호한 단독주택과 저층주거지 보전에 대한 대안의 필요성을 갖게 되었고, 주민 스스로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마을만들기’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건축도시공간연구소 손세관 소장의 개회사에 이어 ▲성균관대학교 건축학과 신중진 교수의 ‘마을만들기에서 주민의 상상력, 공공의 배려’ ▲성미산 마을극장 박흥섭 대표의 ‘도시 속 마을공동체, 성미산 이야기 그리고 그 이후’ ▲코레스 도시환경연구소 유나경 소장의 ‘도시설계를 활용한 마을만들기-주민과 함께 만드는 서울휴먼타운 지구단위계획’ 순으로 주제발표가 이어졌다.
도심 속 공동체…성미산 마을 엿보기 이중 성미산 마을 이야기는 포럼에서 가장 주목을 받았다. 성미산마을은 16년 동안 주민들의 협의 속에서 만들어진 도시 속 마을공동체로 서울시 마포구 서부지역 9개동이 살고 있는 일부 주민들이 해당된다. 행정지명이 아닌 성미산을 지키기 위해 싸우면서 자연스럽게 불리게 된 생태적 감수성 및 교육철학 등을 공유하는 주민들의 공동체로써 그 범위는 최대 2천 가구(조합원수), 최소 1천여 명(성미산지키기운동수)으로 볼 수 있다. 성미산마을이 본격적으로 형성된 것은 지난 1994년에 30대 초중반의 젊은 부모들이 아이들을 가족처럼 함께 키우자는 뜻에서 전국 최초 공동육아협동조합을 설립해 어린이집을 개설하면서부터다. 육아문제가 일상생활까지 연결되고, 특히 지역현안으로 등장한 ‘성미산 지키기 운동’에 적극 대응하면서 더욱 긴밀한 공동체가 이루어졌다. 현재 성미산마을은 교육, 경제, 자치, 협력단체, 문화, 환경, 의료복지 등 필요에 따라 자발적인 주민들의 참여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는 어린이집에서 자라난 아이들을 계속적으로 키우기 위해 만든 대안학교인 성미산학교, 맞벌이 부부가 많은 동네 특성상 유기농 등 안전한 먹거리를 직거래하는 마포두레생활협동조합, 마을에서 성장한 만20세가 된 청년들의 성인식(매년 5월) 진행, 소통이 있어 즐거운 공동체주택, 차량을 공유하는 카쉐어링 등을 사례로 들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부터 마을소식지를 만들어 가게와 기관에서 무상 배포하며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성미산마을 박흥섭 대표는 “성미산 마을은 개미집처럼 주민의 상상력이 다양한 활동으로 구현되고 있는 현장”이라며 “높은 이상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인정하고 같이 하면서 성숙하고 발전하는 마을을 지향한다”고 내비쳤다. 한편, 몇 년 전부터 마을의 시니어가 주축이 된 20가구가 함께 강원도 평창군 방림면에 몸과 마음이 자연 속에서 쉴 수 있는 녹색마을을 꿈꾸며 귀촌을 추진하고 있다.
공공 아닌 주민 주도의 마을만들기 신중진 교수는 공공이 주도하는 기존의 도시계획이 아닌 주민이 주도하는 마을만들기 사례 5곳을 소개했다. 서울시 살고싶은 도시만들기 시범사업(금천구 독삼3동), 문화역사마을가꾸기(정읍 원촌), 경관협정 시범사업(양천구 신원2동), 거점확산형 주거환경개선 국토해양부 시범사업(울산시 산전지구), 그린벨트가 해제된 구릉지 산마을의 풍경만들기(정릉골 재개발 시범사업) 등이다.
서울휴먼타운 지구단위계획…주민 참여율 ↑ 마지막으로 코레스 도시환경연구소 유나경 소장은 서울시 용역을 받아 서울휴먼타운 지구단위계획을 수행하면서 마을만들기 수법을 적극적으로 적용한 사례를 소개했다. 가장 작은 단위의 도시계획인 지구단위계획은 그동안 단독주택지를 재개발하는 수단으로만 쓰였지만, 서울휴먼타운은 기반이 양호한 저층주거지를 보전하기 위해 진행되는 신개념 주거지 프로젝트다. 서울휴먼타운에서는 사업 관계자와 주민들간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서 사업 진행상황이 진행되고 있는 내용이 담긴 소식지, 글보다 그림이 많은 디자인 가이드라인, 진행상황에 대해서 정리한 요약설명서 등의 자료와 주민대표들과의 워크샵을 통해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며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유 소장은 “이러한 사업은 아직 걸음마 단계로 주민들은 여전히 관계당국에 대한 의심을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행정관계자들이 지속성을 가지면서 주민들에게 신뢰를 주는 가운데 2·3차로 확산된다면, 성공적인 사업으로 정착될 수 있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특히 안산시 좋은 마을만들기 지원센터 이현선 사무국장과 함께 참석한 안산시 대화동 주민 3명의 실제 마을만들기에 참여하고 있는 현황을 소개하는 시간이 있어서 구체적이었다는 평이다. 주제발표 후 열린 토론회에서 토론자들이 공통적으로 평가한 것은 주민협의체 구성을 통한 주민의 참여다. 이를 위해 주민의 실제 의견을 대표할 리더가 세워져야만 지속적인 사업을 펼쳐나갈 수 있다고 소리를 모았다. 이번 포럼을 통해 기존의 공공이 주도하던 지역개발에서 주민들이 주도하는 방식으로의 지역개발에 대한 우선순위의 큰 변화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고,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서 어우러진 성미산 마을공동체를 통해 도시 속 커뮤니티에 대한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
글 _ 강은신 기자(eskang@liftasi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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