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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재년월 2017-06
 
초고층건축물 높이 경쟁, 승강기 기술발전 채찍질 한다

2017 한국초고층도시건축학회(CTBUH) 컨퍼런스 개최 
과거와 달리 ‘대피수단’으로 승강기의 개념과 역할도 확대

지난달 26일 한국초고층도시건축학회(CTBUH, 회장 강부성)가 ‘초고층빌딩 시대의 도래’를 주제로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최근 국내외 초고층건축물 사업은 활발히 진행 중이다. 사우디에서 전체 높이 1km에 달하는 메가 프로젝트인 ‘킹덤타워(Kingdom Tower)’가 건설 중이며, 국내에서는 올해  4월 준공된 롯데월드타워 외에도 내년 착공에 들어가는 삼성동 현대자동차 GBC가 105층, 569m로 높이 기준 최고층에 오른다. 인천 청라국제도시에 높이 448m에 달하는 청라시티타워가 내년 첫 삽을 뜬다.
국내 초고층건축물 설계 전문가들이 모인 CTBUH는 국내외 초고층 건축 동향과 최신건축기술과 사례를 공유하는 학회로 학계와 업계의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관계 법령과 시행령 등의 개선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
강부성 CTBUH 회장은 개회사에서 “착공 8년 만에 완성된 국내최대 555m 높이의 멋진 초고층 타워가 지어지기 까지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며 “이번 자리를 통해 롯데월드타워의 건축설계와 구조, 특수공법, 피난 및 소방, 엘리베이터와 안전컨설팅 분야에 관해 그간의 경험을 공유하고, 새로운 초고층건축 프로젝트를 진행하는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날 컨퍼런스에서는 롯데월드타워와 관련된 내용 중심으로 여러 카테고리들이 다뤄졌다. 발표자 대부분이 설계와 건축에 참여했던 당사자들로, 보다 생생한 현장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1km대 높이 세계 최고의 마천루 될 킹덤타워…최첨단 건축기술의 총집합
이날 컨퍼런스에서는 킹덤타워 설계를 맡은 미국 건축업체 Adrian Smith+Gordon Gill Architecture의 김창훈 박사가 프로젝트 진행배경과 전체 콘셉트, 공사 진행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김창훈 박사는 “발주자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높이였다. 두바이가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을 가진 것에 대해 사우디와 신경전이 있기 때문에, 버즈칼리파보다 더 높게 지어야 된다는 것이 첫 번째 요구사항이었다”고 전했다.
킹덤타워는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진행하는 지상 최고높이의 마천루 프로젝트로 전 세계의 관심이 쏠려있다. 사무용, 호텔, 주거시설이 복합된 킹덤타워는 지하 3층 지상 168층, 첨탑 최고높이는 1,007m로 설계됐다.
지난 2013년 4월 착공해 오는 2020년 개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완공 시 아랍에미리트의 부르즈 칼리파(829.8m)를 제치고 세계 최고층 빌딩의 지위를 거머쥐게 된다.
그러나 타워의 최종 디자인이 결정되고 난 뒤에도 호텔과 레지던스 등 내부공간 디자인 변경이 계속 들어와 수정을 거듭해야 했던 김창훈 박사는 “수정 과정이 만만치 않았다. 이런 점을 생각하면 건축가가 대형 프로젝트를 맡을 때 미리 발주자와 컨설턴트, 입주업체, 유지관리자 등이 미리 발생할 수 있는 문제와 요구사항들을 충분히 전달해주면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조언도 덧붙였다.


화재 시 ‘탑승금지’ 위기대응 매뉴얼, 초고층건축물엔 오히려 독 될 수도
일반적으로 지진이나 화재 등 재난 시 승강기 탑승은 금지하고 있지만, 초고층 건물에서는 오히려 승강기를 활용한 대피가 오히려 효과적이다.
초고층건축물의 소방안전제도를 발표한 황현수 한방유비스(주)대표는 “화재 시 승강기 탑승을 막게 된 것은 1970년대 미국에서 불이 난 건물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대피하던 7명 전원이 카에서 빠져나오지 못해 사망한 사건 때문이었다. 그 이후 화재 시 엘리베이터 탑승을 전면 금지했고 지금까지 이 위기대응 매뉴얼을 사용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911테러 당시 많은 인원이 엘리베이터로 대피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피난용·비상용 엘리베이터 개념이 생겨나게 된다. 대표적 초고층건축물 브루즈칼리파와 타이페이101 등은 위기 시 피난용 승강기를 이용하도록 피난안전구역을 중간층에 포함시켰다. 정해진 피난안전구역과 지상층만 운행하는 피난용 엘리베이터로 승객들을 빠르게 대피시키기 위한 목적이다.
황현수 대표는 “지금까지 우리가 배웠던 ‘재난 시 엘리베이터 사용 금지’라는 개념을 초고층건축물이 변화시켰다”며 “인명구조를 위한 비상용 승강기 활용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국내 초고층건축물의 안전기준제도, 전 세계에서 가장 ‘정밀’
국내 최고 높이의 초고층건축물 롯데월드타워는 건축법, 소방법과 초고층 및 지하연계복합건축물의 재난관리에 관한 특별법 등 새로운 법과 제도 만들어냈다. 고층건축물(30층 이상), 준초고층건축물(30~50층 미만), 초고층건축물(50층 이상)으로 초고층건축물의 정의를 정립하는 계기를 마련했고, 30개 층마다 피난안전구역을 설치해 비상용 또는 피난용 승강기를 설치하도록 한 제도개선의 기준점이 됐다.
현재 롯데월드타워의 피난안전구역은 5개 층, 피난용 승강기는 19대로 브루즈칼리파보다 더 많다. 타워가 착공한 당시 우리나라 건축법에도 관련 기준이 없었기 때문에 버즈칼리파 동등이상으로 만들었고, 해외(IBC)기준치보다 높은 수준을 채택했다.
황현수 대표는 “당시 초고층건축물 안전대책은 우리나라 법엔 적용되지 않았기 때문에 해외 건축사례에서 가져온 기준들을 많이 도입한 뒤 건축, 소방 관련법에도 많은 변화가 생겼다”고 전했다.
한편 국내에 초고층건축물 관련 규제가 많아져 최근엔 49층짜리 건물이 많이 들어서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특히 해운대 고층아파트 화재사고 후 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는 준초고층건축물 안전기준을 만들어 매우 정밀하게 규정하고 있다. 건축업계는 제도가 기준을 설정해야 하는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피난구역의 면적구획 등 일부 항목들은 현실에 맞는 조정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다.
황현수 대표는 “사실 미국은 구체적인 규정 없이도 설계자나 엔지니어들의 자율권으로 안전대책을 만들지만, 우리는 강제하지 않으면 권고사항을 잘 지키지 않아 과도한 규제를 가하는 속사정이 있다”며 “안전성에 초점을 둔 국내 성능설계 기준에 경제성·효율성을 지닌 해외 규정을 가미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또한 지자체 가이드라인과 건축법, 소방법, 승강기안전관리법 등 연결된 법안들이 서로 동일한 내용을 담아 혼선을 줄여야 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했다.


초고층건축 기술발달과 속도 맞춰온 수직운송시스템, 기술혁신 어디까지 이뤄질까
타워의 안전성과 직결된 수직운송 시스템의 안정성은 건축 산업 발전과 건설 이미지에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승강기 업계도 이에 따라 수직·수평운송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현재 초고속 엘리베이터 기술은 분속 1,230m(미쓰비시)까지 개발됐으나, 지금의 설계 기술로는 200층 규모 높이를 분속 700~750m로 수직운송 가능한 단계에 와 있다. 부르즈칼리파의 58대 엘리베이터 중 최고속도 분속 600m급은 오티스에서 시공했으며,  현재 공사 중인 킹덤타워에도 총 58대의 승강기, 최고속도 제품은 코네의 분속 600m 제품이 들어갈 예정이다.
한편  일본에서 2045년 완공할 계획인 ‘SKYMILE TOWER’는 현존 하는 첨단 건축기술들이 총동원 될 예정이다. 최고점의 높이가 약 1,700m로 부르즈칼리파의 2배에 해당되는 거대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일본은 이용자 약 5만5,000여 명의 발이 될 수직 운송수단으로 자력을 이용해 수직, 수평으로도 이동할 수 있는 제품을 채택한다고 밝힌 바 있다. 지진 시 초고층건축물에 거대한 피해를 주는 공포가 있으나, 기술적으로는 강풍에 의한 진동피해 대비가 더욱 중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니어모터가 로프식 승강기보다 강풍관제운전과 지진관제운전에 더욱 유리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엘리베이터 설계, 감리 전문가 윤병희 (주)첨성시스템 대표는 이처럼 초고층건축물의 층고가 계속 올라가면서 승강기 업계도 속도경쟁 외에 바람, 지진, 중력을 고려한 엘리베이터 기술개발이 요구되고 있다고 전했다.
고층건물은 초고속 주행에 따른 피스톤현상, 기압저감기술 등이 필수적이며, 최근엔 승차감 측면에서 진동, 소음, 가이드레일, 와이어로프, 주행케이블 등에도 많은 기술발전이 있었다는 설명이다. 또한 승강기 업계는 수송능력 극복을 위한 대용량, 고효율의 성능기반 엘리베이터 등 다양한 측면에서 연구가 진행되고 있음을 전했다.
윤병희 대표는 “롯데월드타워의 경우 국제기준에 따라 설계한 교통량 시뮬레이션(홀버튼 등록-도어열림-승객탑승-출발-목적층도착-승객하차) 결과 수송능력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며 “국내 법적기준으로 총 49대의 법적 승강기 대수를 외국의 성능기반 계산법에 대입할 경우 더블데크와 구간용 승강기를 포함해 총 73대의 성능을 나타내고 있다”고 추산했다.
한편 지진문제로 시끄러웠던 작년 이후 초고층빌딩의 흔들림 현상과 엘리베이터 설계의 유의점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했다. 고층빌딩의 승강기는 빌딩 흔들림으로 인한 장주기 지진동이  운행에 가장 치명적이다.
장주기 지진동은 초고층건축물이 갖는 특성으로 빌딩이 흔들리는 범위가 최대 2.5m에 달하고 1~10분까지 흔들리는 상태가 지속돼 승강로 내 엘리베이터 로프와 주행케이블이 흔들려 부품 손상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실제 경주지진 당시 400km나 떨어져 있는 해운대 퇴적층에서 증폭된 진동이 감지되며 고층빌딩 거주민들이 불안에 떨었던 일도 있었다.
윤병희 대표는 “여러 대책들이 있지만, 팬들럼 스위치를 사용해 빌딩의 흔들림을 감지해 카의 감속과 정지 위치를 조절하는 방식이 주로 사용된다”고 조언했다.
또한 “연돌현상으로 인한 문제는 시스템이나 건축적 해법과 함께 고민해야 하며, 다양한 시도들이 성공적으로 이어지는 것이 더 높은 건물, 더 높은 초고층 설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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