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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	인터뷰
ㆍ게재년월	2021-05

김창일 승강기기술진흥원 이사장

검사물량 적체 해소할 2번째 민간 지정검사기관 ‘승강기기술진흥원’

“검사기관은 검사품질 및 공신력 확보에 목숨 걸어야”

지난 3월 승강기 정기검사 업무를 담당할 재단법인 승강기기술진흥원(이사장 김창일)이 행정안전부로부터 지정검사기관 정식 승인을 받았다. 민간 검사기관이 2곳으로 늘어나면서 한국승강기안전공단의 적체된 검사물량도 일부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공단의 검사적체 문제는 지난 몇 년 간 꾸준히 지적돼 온 사안이다. 본래 정기검사의 검사기간은 검사주기 도래일 전후 각각 30일 이내지만, 지속적인 신규물량 증가 및 검사인력 부족으로 공단의 정기검사 처리일수는 매년 처리기한을 지키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새롭게 지정검사기관이 된 승강기기술진흥원은 정기점검 물량을 분담하며 검사물량 적체를 일부 해소할 것으로 기대된다.

행정안전부의 용역결과에 따르면 오는 2026년 국내 승강기 대수는 최소 약 87만 대에서 113만 대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김창일 이사장은 “진흥원은 연간 약 6만대 가량의 물량을 분담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검사기관으로서 공신력을 확보해 나가는 한편, 검사업무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인 중립성·객관성·정확성을 담보할 것”고 강조했다.

Q. 민간 기관이 행안부 지정검사기관으로 승인받는 절차가 상당히 까다로운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떤 계기로 검사기관을 준비하게 됐고, 어떤 과정을 거쳐 최종 승인됐는지 궁금하다.

승강기기술진흥원은 지난 2019년 8월 29일 법인을 설립하고 검사기관 지정요건에 맞춰 조직과 인력, 장비, KOLAS(코라스) 인증 등을 준비해왔다. 올해 1월 코라스 인증을 획득하고 지정검사기관을 신청했고, 행안부에서 적격심사를 거쳐 지난 3월 정식 승인 받았다.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코라스 인증을 획득하는 일이었다. 법률에 따라 검사기관 지정을 받으려면 코라스 인증을 받아야 하는데, 처음 시작하는 기관들은 요구되는 조건들을 갖추고 유지하는데 과정이 매우 까다로웠다.

또한 지정검사기관으로 정식 승인을 받을 때까지는 경력자 모집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현재는 약 50명이 넘는 조직을 갖추고 서울과 경기(의정부), 대구 등에 사무실을 두고 승강기 정기검사 업무 수행을 위한 준비를 마쳤다. 현재 공단과 3개월 간 합동검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오는 6월 중순부터 현장에 본격 투입된다.

지금으로선 검사원 1인당 연간 검사물량을 1,397대 소화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공단 검사업무 처리일수가 계속 지연되고 있다. 우리가 분담하게 될 물량도 증가할 수 있어 이에 맞춰 중급 수준의 검사 인력도 일부 더 채용할 예정이다.

Q. 일부에선 민간 검사기관의 검사원의 실력과 검사품질을 신뢰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이는 민간 검사기관이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 가장 걸림돌이 되는 부분일 것 같다. 진흥원은 이러한 인식을 바꾸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듣고 싶다.

현장 경험이 부족한 신입검사원들의 수준은 어느 기관이나 비슷하겠지만, 국민 정서상 민간영역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민간 검사기관은 오히려 더 높은 수준의 검사품질과 신뢰도, 공정성을 증명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가야하는 입장이다.

검사기관에서는 한 개인의 실수가 조직 전체의 품질과 신뢰성 문제를 야기하기도 한다. 사안의 중대성에 따라 민간 지정검사기관은 과태료나 영업정지, 최악의 경우 지정취소 처분까지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검사원의 전문성과 공정성은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진흥원에서는 검사자의 승강기 지식수준과 전문성을 높이는데 집중하고 있다. 교육 때마다 항상‘모르면 유지관리 업체에 물어봐서라도 승강기 시스템을 정확히 이해하고 검사를 진행하라’고 강조하는데, 승강기 시스템이 고도화 될수록 검사자가 이를 이해하지 못하면 놓치고 가는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정기적인 교육과 평가, 인센티브 제도를 마련하는 등 검사원들 개개인의 능력과 자질향상을 위한 지원도 아끼지 않을 생각이다.

또한 우리 진흥원은 승강기업종에 종사해 온 30년 이상 고급인력부터 실무에 가장 활발한 중급 검사원, 갓 학교를 졸업한 신입검사원까지 다양한 인적구성을 갖췄다는 점이다. 전문성을 가진 숙련기술자들이 신입들을 지도해 줄 수 있고, 초급 검사원들도 전문성을 키울 수 있어 서로에게 좋은 시너지 효과를 준하고 생각한다.

또한, 퇴직하거나 은퇴한 전문인력을 검사원으로 채용하면서 개인적으로도 보람을 느꼈다. 개인에게 재취업 기회를 제공하면서“승강기 기술은 나이 들어도 놀지 않고 한 평생 써 먹을 수 있다”는 전문가로서 긍지도 심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3D업종으로 소문 나 기피분야가 된 승강기업종이지만, 신입 직원들도 이들을 보며 동기부여를 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Q. 공단에서도 검사업무 표준화로 항상 고민이 많다. 민간 검사기관도 피해갈 수 없는 문제이기도 한데, 진흥원이 가진 복안이 있는지 궁금하다.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듯, 검사원들마다 다른 판단기준을 갖는 일은 어떻게 보면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검사기관은 검사의 신뢰와 공정성을 유지해야 하므로 이는 큰 문제의 소지가 될 수 있다. 동일한 사안을 두고도 검사원마다 판단이 다르고 결과가 다르다면, 해당 승강기의 안전성을 신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는 우리 기관만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검사기관들이 갖는 고민거리일 것이다.

그 중요성을 알기 때문에 진흥원 설립 당시부터 교육분야 체계를 잡는 일을 가장 먼저 진행했다. 공단의 검사원 교육을 참조하기도 하고, 자체 교육시스템도 별도로 갖춰 대응하고 있다.

최근엔 승안법 개정 이후 승강기 시스템 변화에 따라 검사규정도 크게 변화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매번 동일한 검사업무를 진행하는 검사원 입장에선 관성적으로 업무를 처리할 위험이 높은데, 이는 검사품질 저하 및 안전사고로도 이어질 수 있는 심각한 문제다. 또한 법이 규정하고 있는 바를 정확한 이해와 해설 없이 자의적으로 판단하지 않도록 항상 신경쓰고 있다.

아울러 검사품질 향상을 위해 정기적으로 협의체를 운영하면서 공단, 타 지정검사기관과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합의점을 찾는 검사품질 개선 활동도 적극 참여하겠다.

Q.검사 업무 외에도 교육 시스템에 대한 나름의 구상이 있는 것 같다. 향후 계획은?

오랜 시간 승강기 산업에 몸 담으며 체감한 것은 현장이 필요로 하는 직무와 교육을 받고 배출된 인력 사이의 갭이 너무 크다는 점이다. 스스로 교육과 실무를 어떻게 결합하고 조화시킬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오래 해왔다.

향후 조직이 안정화 되고 시스템에 따라 움직이게 되면, 승강기 전문가를 양성하는 직업학교를 만드는 일에도 열정을 쏟고 싶다. 오래 전부터 승강기 교육 분야를 체계적으로 시스템화 하는 작업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대학 재직당시 학교기업을 통해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한 경험도 있다.

진흥원의 궁극적인 목표인 승강기 산업발전과 안전시스템 실현이라는 목적에 부합할 수 있도록 교육 분야에 헌신할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