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원, 기계식 주차장의 허술한 안전기준 지적…관계부처에 안전대책 강화 요구

기계식 주차장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고 발생함에 따라 한국소비자원(원장 한견표)이 안전대책 강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국내 자동차 등록대수는 매년 증가하고 있어 주차난이 가중되는 가운데, 보다 많은 차량을 주차할 수 있는 기계식 주차장 설치도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기계식 주차장 이용 시 발빠짐, 자동차 추락, 안전관리자 및 수리기사 사고 등 위험이 높아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것이 소비자원의 설명이다.

지난 2014년 1월 1일∼2017년 6월 30일까지 한국소비자원 위해감시시스템(CISS ; Consumer Injury Surveillance System)에 접수된 기계식 주차장 관련 위해사례는 총 17건이며, 이 중 사망사고는 5건으로 집계되는 등 중대 안전사고 사례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2월엔 기계식 주차장 진입 대기 중 차량이 갑자기 돌진해 출입문을 뚫고 추락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소비자원은 사고가 다발하는 승강기식, 다층순환식, 평면왕복식 등 기계식 주차장 3종 60기를 조사한 결과 15기(25.0%)에서 운전자 보행경로 바닥에 4cm 이상의 틈(이하 ‘기준치 초과 틈’이라고 함)이 발생하여 이용자 발빠짐 사고 위험이 높았다고 밝혔다.

또한 기계식 주차장 출입문은 별도의 강도기준이 없어 주차대기 운전자의 부주의 또는 차량 오작동시 차량이 추락할 위험이 있어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사대상 60기 중 2기는 입고 대기 시 운반기가 최하층에 위치하고 있어 출입문이 잘못 열린 상태에서 차량이 진입하면 추락사고로 이어질 위험이 있었다.

별도의 출입문이 없어 보수 및 점검 시 이용자의 출입을 막거나 이용을 제한할 수 없는 곳도 60기 중 52기(86.7%)나 됐다. 별도 출입문이 있는 8곳도 이용자가 출입할 수 없도록 출입문이 자동으로 잠기거나 사람을 감지하여 작동을 정지시키는 등의 안전장치가 설치된 곳은 한 곳도 없어 안전사고 예방에 매우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조사대상 중 22기(36.7%)는 조도(밝기)미달, 39기(65.0%)는 추락 예방표식 미설치, 12기(20.0%)는 신호장치 미설치 및 미작동, 15기(25.0%)는 짐을 쌓아놓는 등 다른 용도로 병행해 사용하는 등 개선이 필요했다. 특히 기계식 주차장 안전사고 예방에 기초가 되는 「주차장법」시행규칙 제16조의17(기계식주차장치 안내문 부착 위치 등)에 명시된 필수안내 사항 4가지(차량 입고 및 출고 방법, 긴급상황 발생 시 조치 방법, 긴급상황 발생 시 연락처, 기계식주차장치 관리인 성명 및 연락처)를 모두 게시한 곳은 1기에 불과했다.

소비자원은 기계식 주차장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관계부처에 ▲발빠짐 사고 관련 안전기준 강화 ▲차량 추락 사고를 예방할 수 있도록 출입문 강도 등 안전기준 마련 ▲별도 출입문 및 안전장치 설치 의무화 등 안전대책 마련 ▲안전시설 전반에 관한 관리감독 강화를 요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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