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후 서울 지하철 6호선 안암역 역사(驛舍) 안에 설치돼 있는 엘리베이터가 갑자기 멈춰 서면서 그 안에 타고 있던 노약자 7명이 3시간10여분 동안 갇히는 사고가 발생했다.
안암역 지하철 직원들은 사고 즉시 119 구조대에 신고하지 않아 구조대가 사고 발생 50여분 뒤에야 현장에 도착하는 등 인명 구조가 늦어져 승객들이 장시간 공포에 떨어야 했다.
이날 오후 6시쯤 지하철 6호선을 타고 안암역에 도착한 승객 7명은 지하 2층에서 장애인 및 노약자용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상으로 올랐다. 그러나 엘리베이터는 지하 1층과 지상 1층 사이에서 갑자기 멈춰 섰다. 이 과정에서 승객 두 명은 발목과 허리에 각각 부상을 입었다. 승객들은 비상벨과 휴대전화를 이용해 구조를 요청했으며, 오후 9시 15분쯤 119 구조대에 의해 사고 엘리베이터에서 모두 빠져 나왔다.
사고 당시 엘리베이터에 타고 있던 김모(여·52)씨는 “캄캄하고 답답한 엘리베이터 안에서 승객들은 3시간여 동안 두려움에 떨고 있었다”면서 “지하철역 직원들은 ‘곧바로 구출해 주겠다고’만 말할 뿐 실제 구조가 이뤄지지 않아 119에 직접 신고했다”고 말했다. 안암역 관계자는 “엘리베이터가 승객들의 무게와 진동을 못 이겨 자동 정지장치가 작동한 것 같다”며 “사고 직후 엘리베이터 설비 직원을 불러 보수 작업을 벌였으나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119에 다시 신고했다”고 밝혔다.
[조선일보 2005-06-27 06: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