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목 : 주택건설 물량축소 및 건축부문 수주부진 예상
게재월 : 2002년 12월호

올초 서울 강남의 부동산 경기가 과열되고 주택 건설경기도 상승세를 이어감에 따라 LG 오티스, 현대, 동양 등을 비롯한 주요 승강기업체들은 매출목표를 상향조정하는 한편, 초고속 엘리베이터 및 기계실 없는 엘리베이터(MRL)와 같은 첨단기술을 도입한 신제품을 내세워 내수시장 공략에 나섰다.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에 따르면 실제 지난해 총 설치대수 20만7천6백 여 대에서 지난 9월 30일 현재까지만 해도 22만4천2백 여 대로 올 한해 약 2만 대 이상의 신규설치 물량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초 저금리로 인한 소규모 재건축 붐의 연속과 전반적 부동산 경기의 회복에 힘입어 대단위 신규 고층 아파트를 중심으로 고급 승강기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비록 올 한해 대기업이건 중소기업이건 전체 승강기 업계에 있어 “바빠서 정신이 없다”는 행복한 비명을 질렀지만 건설경기가 올 하반기 이후 위축되기 시작해 내년에도 건설물량이 감소세로 반전하는 등 부진을 나타낼 것이라는 전망이 일찍부터 회자됨에 따라 “내년은 올해와 같이 낙관적이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부정적인 견해가 지배적이다. 이런 가운데 내년 국내 건설시장이 IMF 환란 직후인 지난 98년 이후 5년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이라는 건설 전망이 최근 나오고, 또 “부동산 가격도 최근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가격 안정대책이 효력을 발휘하면서 그동안 폭등세를 주도하던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안정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하는 추세여서 업계 종사자들을 더욱 맘졸이게 한다.
이를 반영이라도 하듯 한국건설산업연구원(www.cerik.re.kr, 이하 건산연)이 조사한 올해 10월 CBIS(Construction Business Survey Index ; 건설기업경기 실사지수)는 88.4를 기록, 4개월째 100 이하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BSI는 100을 기준으로 그 이상이면 체감경기가 전월에 비해 상승했음을 의미하고, 반대로 100 이하이면 체감경기가 하락했음을 의미한다. 특히, 10월 중 실사지수가 9월의 10월 전망지수 101.6과 큰 격차를 보여 건설경기가 건설기업들의 당초 기대에 못미치고 있다. 또 11월에 대한 건설경기 전망지수도 89.6에 그쳐 업체들은 건설경기의 악화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와 함께 경기 회복세가 중소업체 및 지방 건설업체로 확산되는 경향을 나타냈으나, 올 하반기 이후 중소업체 및 지방 건설업체의 경기둔화가 대기업이나 서울 업체에 비해 빠르게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발표됐다. 대외 경제여건도 세계 경제가 비록 최근 재연되고 있는 국제금융 불안과 미국과 이라크간 전쟁 가능성 등으로 시장여건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올 하반기 이후 완만한 경기 회복세를 나타내면서 올해 2%대 성장에서 내년에는 3%대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대한건설협회(www.cak.or.kr, 이하 건설협회)와 건산연이 공동 발표한 ‘2003년 건설경기 전망’에 따르면 주요국별로 각각 ▲지난해 0.3% 성장에 그친 미국경제가 올해에는 2% 전반, 내년에는 2% 후반대의 완만한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지난해 마이너스 0.3% 성장한 일본은 올해 역시 0.5% 내외의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한 후 내년에는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설 것으로 보이나 회복정도는 미미할 것으로, ▲유로경제는 주식시장 침체, 높은 실업률로 인한 소비 부진으로 올해와 내년에 각각 1% 내외의 낮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단, 이러한 전망은 금융불안, 미국의 대이라크 전쟁 가능성 등 국제여건이 악화되지 않을 경우에 한한 것이다.
만일 미국과 이라크간 전쟁이 발발하고 전쟁양상이 1년 이상 장기화될 경우 또는 외환 및 주식시장 등 금융시장 불안이 심화될 경우에는 경제심리 위축뿐만 아니라 유가 폭등으로 인해 미국경제의 재침체(더블 딥)와 세계경제의 급격한 악화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내적으로도 올 8월까지 완만한 경기 회복세를 지속해 오던 국내경제가 9월 들어서면서 생산, 소비 등 경제활동이 둔화되고 있다. 현재의 경기국면을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도 지난 6월 기준점인 100으로 낮아진 데 이어 7, 8월에 각각 99.4와 99.1로 떨어졌고, 9월에도 99.8로 4개월째 100 이하를 기록하고 있다.
건설협회는 “이런 분위기라면 내년 역시 내수 증가세의 둔화로 성장세가 당초 예상보다 낮은 5% 중반대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경제회복을 주도해온 소비는 가계부채 확대에 따른 우려, 경제불안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 등으로 증가세가 둔화될 것이고, 수출 역시 세계경제가 내년 중 완만한 성장회복세를 나타낸다는 가정하에서 최근 회복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그간 위축되었던 설비투자도 증가폭이 다소 커질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다.

건설수주 동향과 전망

올 하반기 이후 증가세 급격히 둔화
지난해 하반기 이후 호조를 보이던 국내 건설경기는 올 하반기 들어 건설수주가 감소세로 반전하는 등 부진을 나타내고 있다. 1∼9월간 건설수주는 건축, 특히 주거용 건축수주가 큰 폭으로 증가함에 따라 지난해 동기 대비 23.8%나 증가했다.
발주 부문별로 보면 공공 건설수주가 1.2% 증가에 그친 반면 민간공사는 37.0%나 증가했는데 이는 주거용 건축수주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 이후 수도권 내의 아파트 단지 건설을 위한 대규모 택지가 절대 부족한 상황에서 소규모 택지 활용 및 저금리로 인한 임대주택 건설 등으로 다세대·다가구 주택건설이 활발히 이루어진데 힘입은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비주거용도 1995년 및 1998년 오피스텔 주택비율 규제완화 및 용적률과 부설 주차장 설치기준 완화 등 규제완화가 최근의 부동산 경기 활성화와 맞물리면서 오피스텔 건축이 급증하고 학교 등 교육용 건축과 경기회복에 따른 여타 상업용, 공업용 건축이 활발히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월별로 보면 6월 이후 건설수주의 증가세가 급격히 둔화되고 있다. 6월 중 3.6% 감소한 건설수주(건설협회의 건설계약실적)는 7월에도 1.9%의 소폭 증가에 그쳤고, 9월에는 11.1%나 큰 감소세를 보였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달 6일 건산연은 “내년 국내 건설수주는 공공 및 토목부문의 수주는 증가할 것이지만 주택건설 물량축소 등 민간 및 건축부문에서 수주부진이 예상돼 올해보다 1.0% 내외 감소한 76조2천억원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치를 발표했다. 이렇게 되면 97년말 IMF 환란으로 98년에 40.1%나 격감한 뒤 99년 6.8%, 2000년 17.6%, 2001년 12.8%, 올해 추정 성장률 13.5% 등 꾸준하게 이어진 성장추세가 5년만에 마이너스로 반전되는 셈이다.
건산연은 또 내년 국내 건설수주는 상반기 중 주택부문 수주가 크게 줄면서 8.8% 정도 감소할 것이지만 하반기 이후 경제의 불확실성이 점차 해소돼 6.5% 정도의 증가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했다.
부문별로는 공공 및 토목수주는 수해 등 재해방지 관련공사의 발주 확대화 서울시의 청계천 복원사업, 강북재개발 관련 토목공사의 발주증가 등에 따라 증가폭이 다소 커져 올해보다 각각 6.7%, 6.9%가 늘어난 32조9천5백억원, 28조1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반면 민간 및 건축부문은 내년도 경제성장의 둔화와 금리인상 가능성, 가계신용 악화에 따른 가계대출 억제 등으로 인해 주택 수주가 큰 폭으로 감소할 것이고 이로 인해 올해 추정실적 46조8백억원, 50조6천9백억원보다 각각 6.2%, 5.1% 줄어든 43조2천5백억원, 48조1천억원에 그칠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주거용 건축의 경우는 다세대·다가구 주택건설의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올해 각종 주택가격 안정화 대책의 파급효과, 재건축 요건 강화(안전진단 강화, 용적률 하락, 재건축 대상 범위 현행 20년에서 40년으로 확대 논의), 부동산 경기 위축 등으로 부진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
또한 그간 큰 폭으로 증가해 온 비주거용 건축수주의 경우도 서울시의 오피스텔 주거 전용화를 막기 위한 업무부문의 전용면적을 50%에서 80%로 상향 조정할 것으로 보이는 등 규제강화와 지난 2년간 건축 확대에 따른 공급 증가 및 경기 위축 등으로 증가세가 크게 둔화될 것으로 내다 봤다.

건설투자 동향과 전망

호재와 악재 혼재, 증가세 크게 둔화
건설협회와 건산연은 올해 2/4분기중 공공·토목부문의 건설투자가 전년 동기 대비 4.1% 증가에 그쳐 1/4분기에 비해 증가세가 크게 둔화됐으며, 이와 함께 올 하반기 이후 토목투자의 호전과 건축투자 증가세도 둔화 추세가 지속되는 등 호재와 악재가 혼재돼 전체적으로는 4.3% 증가한 81조7백억원 규모에 머물 것으로 추산했다.
지난해 하반기중 전년 동기 대비 9.5% 증가한 건설투자(1995년 불변가격 기준)는 올해 1/4분기에도 10.1%나 크게 증가하였으나, 2/4분기에는 건축투자의 증가세가 다소 낮아지고 토목투자가 1/4분기에 이어 큰 폭의 감소세를 지속하면서 4.1%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올 상반기 전체 건설투자는 33조8천9백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7% 증가했다.
공종별로 살펴보면, 지난해 하반기 소폭이나마 증가세로 반전되었던 토목투자는 올초 1/4분기 중 전년 동기 대비 8.2% 감소한데 이어 2/4분기에도 7.2%나 감소함으로써 상반기 전체로는 7.6%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의 경우 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해 SOC 투자를 포함한 재정지출을 조기집행한 반면, 올 상반기에는 경기 활성화로 상·하반기 균형 재정집행을 도모하였기 때문인 것으로 봤다. 즉, 정부는 재정의 제한적 경기조절 기능수행을 위해 전체 세출예산의 62%를 상반기에 배정하고, 특히 SOC, 중소·벤처기업 지원 등 주요 투자사업(2백53개, 21.8조원)은 예산의 85%를 상반기에 배정하는 등 조기집행을 실시한 것이다.
그러나 올 상반기에는 3백대 주요 재정사업의 예산의 경우 전체 예산의 55.2%만을 상반기에 배정하였을 뿐만 아니라 집행실적에서도 상반기 계획 대비로 88%에 그쳐 연간 예산의 48.5%를 집행했다. 또한 대부분 SOC 투자인 건교부 예산(38개 사업, 12조2백53억 원)의 경우도 상반기에 연간 예산의 48.8%에 해당하는 5조8천6백25억원을 집행했다. 한편, 건축투자는 1/4분기의 22.6% 증가한데 이어 2/4분기에도 17.6%의 높은 증가세를 지속했다. 주거용 건축투자가 두 자리수의 높은 증가세를 지속하였을 뿐 아니라 비주거용 건축투자도 견실한 증가세를 유지했다.
작년 하반기 이후 부동산 경기가 활성화되는 가운데 특히 급증했던 다세대·다가구 주택 수주증가가 투자로 연결되면서 주거용 건축투자가 올초 1/4분기 중 32.8%, 2/4분기 중 24.3%나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오피스 및 판매용 시설 등 상업용 건축물에 대한 투자도 견실한 증가세를 보였고, 그 동안 감소세를 보여온 공장 등 공업용 건축투자도 경기회복에 따라증가세로 반전되어 비주거용 건축투자가 1/4분기 중 8.6%, 2/4분기 중 7.8%의 비교적 높은 증가세를 지속했다.

내년, 건설투자 4.3% 내외로 상승할 듯
건설협회와 건산연은 올 상반기 중 6.7% 증가한 건설투자는 하반기 중에는 주거용 건축투자의 증가세 둔화에도 불구하고 상반기 중 감소했던 토목투자가 6.7% 증가함으로써 전체적으로는 6.0%의 비교적 높은 증가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이처럼 올 하반기 중 토목투자가 증가세로 반전할 것으로 보이는 것은 정부의 SOC 투자가 올 상반기에 부진함에 따라 상당 부분의 SOC 관련 예산이 하반기에 집행될 것으로 예상될 뿐만 아니라 태풍 루사에 의한 수해복구 관련 토목투자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2002년 연간 건설투자는 지난해에 비해 6.3% 증가하여 1995년 불변 가격기준으로 77조7천4백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중 건설투자는 올 하반기 이후의 토목투자 호전, 건축투자 증가세 둔화 추세가 지속되면서, 전체적으로는 올해에 비해 4.3% 증가한 81조7백억 원 규모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공종별로 보면, 토목투자는 내년 상반기 5.0%, 하반기 3.1% 각각 증가하여 연간으로는 3.8% 내외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비록 내년 중 정부의 SOC 투자 예산이 경상기준으로 올해에 비해 4.8% 증가하여 실질기준으로는 1.5∼2% 내외의 소폭 증가에 그쳤으나, 태풍 루사 피해복구를 위한 올 하반기의 추가경정예산에 따른 내년 상반기 중의 투자증가, 서울시의 청계천 복원사업 착공, 경기 위축시 새정부의 경기부양을 위한 SOC 투자 확대가 기대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주택 및 부동산 가격 전망

내년 상승률 1% 미만으로 급락할 듯
건설협회와 건산연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급격한 상승곡선을 그렸던 부동산 가격은 올 하반기부터 상승세가 한풀 꺾이면서 내년 상승률도 1% 미만으로 급격히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지난해 하반기부터 폭발적 상승세를 나타냈던 부동산 가격의 올해 상승률은 토지 9.16%, 아파트 25%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가변동률은 올들어 9월말까지 6.37% 올라 주택건설 1백만 가구를 건설하던 지난 91년 이후 최대의 상승폭을 기록했으며, 특히 개발제한구역 해제와 주택가격 상승 및 다가구·다세대 건축 붐 등의 영향으로 녹지지역(7.32%)과 주거지역(7.04%)의 오름폭이 컸다.
그러나 최근 정부의 투기근절 대책과 경기전망의 불투명성 등으로 내년 지가 상승폭은 올해보다는 훨씬 낮아져 2∼3%에 그칠 것이라는게 건산연의 논리. 이와 관련, “정부의 대책으로 최근 주택시장이 주춤하고 있으며 수도권 개발예정지를 중심으로 토지거래허가구역이 확대되고 있다”고 건산연은 강조했다. 다만, “저금리 기조, 개발제한구역 해제, 서울시의 강북 재개발 등 시장 불안요인은 잠재하고 있다”고 건산연은 덧붙였다.
건산연이 부동산 114와 국민은행 등의 자료를 인용, 올들어 9월말까지 아파트는 21.6% 상승하고 연립은 10.7%, 단독주택은 7.4% 각각 오른 것으로 추정했다. 전세가도 아파트가 12.1% 오르고 연립이 7.0%, 단독주택이 6.8% 각각 상승한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10월 들어 정부 대책과 시기적인 영향이 맞물리면서 이미 재건축 아파트가 하락세에 접어든 가운데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등 재건축 단지에 대한 잇단 안전진단 반려로 재건축 단지의 상승세는 제동이 걸린 것으로 건산연은 봤다.
아울러 공급측면에서 2003년 서울지역 입주물량이 올해보다 37.1% 늘어난 6만7천9백31가구에 달하고 수요측면에서는 정부의 대책으로 투자심리가 꺾이면서 수요가 위축될 것이라는게 건산연의 시각이다. 이에 따라 재건축이 아닌 일반 아파트는 10월에도 소폭 상승한 만큼 아직까지는 본격적인 아파트 가격의 하락세라고 단정하기는 어렵겠지만 내년에는 전체 주택 매매시장이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한 것. 또 재건축 성사가 불투명한 아파트는 하락하겠지만 상대적으로 진행절차가 빠른 단지는 소폭 상승하고 서울시의 강북 재개발 인근지역 주택가격이 오르는 등 지역별로는 차별화가 심화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주택건설실적 지역별·유형별 편중심화
주택시장의 가격동향과 관련해 건설협회와 건산연은 “주택건설 실적의 증가세가 둔화되는 가운데 지역별·유형별 편중이 심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올 8월말 현재 주택건설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47.4% 늘어나 총 40만2천3백32호의 사업계획 승인이 이뤄졌다. 그러나 누계실적으로야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나 8월 한달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3.7% 감소한 수치다.
주택수요가 많은 서울 및 수도권 지역에서도 주택건설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6.5%, 47.4% 증가했으나 50% 이상이 다세대 주택으로 공급되고 있고 수요자들이 선호하는 아파트 실적은 20∼40% 수준에 불과한 실정이다.
특히 서울지역의 경우 아파트 건설비중이 전체 주택건설 실적의 26.8%에 불과해 아파트 건설실적이 부진한 상황이며, 미분양 아파트의 경우에도 서울 및 수도권은 감소세가 지속되는 반면 지방은 5월 이후 계속 증가하고 있다(표 8).

다세대·다가구 주택 건축동향

IMF 이후 주택공급 구조 크게 변화
1997년 12월 시작된 IMF 관리체제 하에서 주택공급 규모는 급격히 위축됐다. 건설교통부의 주택건설실적 자료에 의하면 1997년도에 59만6천 호에 이르던 것이 1998년도에는 무려 48.7%가 감소한 30만6천 호로 줄어들었다. 이러한 주택건설 실적은 1999년 이후 완만한 속도로 회복되다가 지난해부터 가속화해 53만 호에 달함으로써 연간 22.2%의 증가율을 현재 보였고, 올해 들어서는 서울 일부지역에서 주택가격 폭등현상이 나타나면서 주택시장이 과열조짐을 보이고, 공급물량도 급증해 올 상반기 주택건설은 전년 동기 대비 69.6% 늘어나 총 31만1천5백47호의 건설허가가 이뤄져 IMF 외환위기 이전 수준을 완전히 회복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IMF 이후 주택공급의 양적회복보다는 주택공급의 구조변화.
지난달 22일 건산연은 아파트 비중은 지난 1997년에는 71.9% 였으나 2001년에 37.6%로 34.3%나 감소한 반면, 다가구 주택 및 다세대 주택이 차지하는 비중은 1997년도에 20.3%에 불과했으나 2001년에는 57.7%로 세배 가까이 급증하여 아파트의 비중을 크게 압도하고 있다는 내용을 주요골자로 한 ‘다세대·다가구 주택 건축동향 분석’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IMF 이후 각 시도별 주택건설 중에서 다세대·다가구 주택이 차지하는 비중은 인천이 68.2%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고, 그밖에 대전 55.9%, 대구 46.0%, 서울 45.5% 등의 순으로 높게 나타났으며, 각 시도의 다세대·다가구 주택의 건설 비중은 최근에 올수록 더욱 높아져, 지난해의 경우 대전 89.0%, 인천 86.4%, 서울 66.8%, 경기 60.0%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 중 수도권은 67.2%로서 다세대·다가구 주택이 신규 주택건설의 주류를 이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1999년까지는 40%대에 머물던 전국 다세대·다가구 주택 건설에서 차지하는 수도권의 비중이 2000년에 59.4%, 2001년에 63.8%로 급등했다. 이는 수도권 지역의 경우 주택수요는 크지만 아파트 건설을 위한 대규모 택지개발이 여의치 않기 때문에, 민간주도의 소규모 주택건설에 의존하는 경향이 큼을 의미한다.
다세대·다가구 주택이 집중 건설된 2001년 1월 이후 올해 상반기까지 서울시에서 건축허가를 받은 주택은 총 22만 5천 세대이며, 이 중 다세대·다가구 주택의 비중은 69.9%이고, 아파트는 27.6%에 그쳤다. 다세대·다가구 주택의 건설은 저금리, 소형 아파트 공급감소, 주택임대료 상승, 월세전환, 주차장 기준 강화 등 거론되던 2001년 봄부터 큰 폭으로 증가하기 시작했다.
보고서를 낸 건산연 권오현 연구위원은 “다세대·다가구 주택의 건축의 급증으로 이들 주택의 과잉공급 상황이 우려되고 있다”며, “단독 및 다가구, 다세대, 연립주택의 13.9%가 빈 방이고, 건축허가를 받았으나 아직 착공되지 않은 다세대·다가구 주택은 2001년 이후 올해 상반기까지 건축허가분의 32.2%에 해당하는 5만1천 세대가 있어, 이들 주택이 완공될 경우 공급과잉 현상은 더욱 심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가 내놓은 다세대·다가구 주택 관련 제도의 개선 사항을 보면 우선,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분양을 전제로 하는 다세대 주택에 대한 건축기준은 단기 임대를 전제로 하는 다가구 주택보다 엄격하게 할 필요가 있으며, ▲층수, 연면적, 세대수 등 물리적 기준의 획일적 적용을 지양하고 경제적, 지리적 특성에 따라 탄력적인 건축이 가능토록 규제를 완화해야 하고, ▲소규모 단독주택 필지 안에서 주차문제를 개별적으로 해결하도록 강요하는 것보다 도시계획 차원에서 공동 주차장을 블록별로 확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또한 다세대·다가구 주택의 무분별한 확산으로 주거환경이 악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필지 규모, 도로 체계, 주민의 의사 등을 고려하여, 일정 조건 하에서는 다세대·다가구 주택의 건축을 제한토록 해야 함을 강조했다.

해외건설 동향 및 전망

해외건설 실적 지난해 대비 48.6% 증가
위축되는 내수시장에 비해 올들어 크게 증가하고 있는 해외건설수주는 내년에도 회복세가 지속되면서 올해보다 8∼15% 증가한 65억∼70억달러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건설협회(www.icak.or.kr)의 올해 해외건설 계약실적을 살펴보면 2002년 10월말 현재 해외건설 계약실적은 48억3천1백64만 달러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실적 32억5천54만 달러에 비해 48.6%가 증가한 것으로 2000∼2001년의 극심한 침체기를 벗어나는 양상이다. 여기에는 현대건설과 LG건설이 각각 12억1천8백만 달러와 6억5천5백만 달러 규모의 이란 사우스 파스 가스설비 공장 건설을 계약한 것을 비롯하여 대형 사업의 계약 비중이 증가한 탓도 크다.
10월말 현재 단일 공사 금액이 1억달러 이상인 신규 계약 공사는 9건에 총 33억2천5백30만 달러로 전체 계약액의 69%를 차지하였으며, 2001년의 경우 46%(6건)보다 크게 높은 수준이다. 또, 일괄 도급 계약방식의 비중이 68% 이상을 차지함으로써, 2000∼2001년 사이 전체 계약의 60% 이상을 차지해 온 단순 시공 중심의 해외사업 방식이 변화되는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건산연은 “중동 플랜트 시장에서 당초 기대 이상으로 대형 공사 수주 실적이 목표달성에 크게 기여하고 있고, 또 계약 체결 후 미등록 실적이나 계약 성사 단계에 있는 물량을 감안하면 올해 연간 계약 목표액 60억 달러는 달성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올해 현재 계약 실적이 1997년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46% 수준에 불과하다.
■지역별 해외건설 실적 : 지역별로 봤을 때 지난해부터 중동 지역 진출이 크게 활성화된 양상을 보이고 있다. 10월말 현재, 중동 지역에서 신규 공사 20건을 포함하여 총 26억9천1백67만 달러를 계약함으로써 실적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1.9% 증가했으며, 전체 실적의 57.4%를 차지했다.
아시아 시장 계약 실적은 15억3백28만 달러로 지난해에 비해 43.1% 증가했으나 전체에 대한 비중은 31.1%로 1996∼2001년 사이 평균치 55.6%보다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더욱이 지난해 아시아 지역 계약 실적이 2000년의 51.4% 수준에 불과했던 점을 고려하면, 올해 실적은 상대적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침체 상태에 놓여있는 실정이라는 것이 건산연측의 분석.
이 같은 분석은 중동 지역에서는 공사 1건당 평균 계약 금액이 1억3천4백58만 달러 규모로 아시아 지역 2천1백79만 달러 규모의 6배 이상 수준이며, 중동 지역이 대형 플랜트 공사 위주인 반면 아시아 지역은 소형 토목, 건축 사업이 주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아프리카 지역에서는 현대중공업이 지난 3월 나이지리아에서 4억7천7백11만 달러 규모의 BONNY 터미널 육상설비 및 해상 수송관 설치 공사를 수주함에 따라 시장 비중이 지난해 연간 7.0%에 이어 올해에도 13.2%에 이르러 큰 폭의 증가세를 유지했다.

■국가별 해외건설 실적 : 국가별로는, 이란 시장 진출 실적이 단연 우위를 나타냈다. 계약건수 기준으로는, 중국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각각 18건(2억7천8백42만 달러)과 9건(8천3백50만 달러)으로 가장 많은 공사를 계약했으나, 금액 기준으로는 이란에서 18억7천3백75만 달러를 계약함으로써 지난해보다 4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나이지리아(5억8천3백19만 달러)와 리비아(4억8천2백43만 달러) 진출 실적도 지난해에 비해 2배 이상의 증가세를 나타냈다. 중국 시장의 경우, 1997년 중 18억 1천3백8만 달러를 기록한 이후 감소하여 2000∼2001년 중에는 불과 1천3백만∼1천4백만 달러 수준이었으나, 대림산업의 난징(南京) 복합 화력발전소 건설 공사 수주(1억2천6백80만 달러)를 계기로 플랜트 부문 진출 활성화가 기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플랜트부문 대폭증가, 건축·토목은 위축
플랜트 부문의 계약 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0.3%가 증가한 37억2천29만 달러로 2000년 실적(17억3백46만 달러)의 2배를 능가했다. 플랜트 부문은 총 계약액의 77.0%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러한 비중은 1997∼2001년 사이 평균치와 비교해 볼 때 무려 31.6% 포인트 증가한 수준이다.
이는 국내 기업들이 수익성 향상을 위해 고부가가치의 플랜트 사업을 중심으로 해외 진출 활성화를 꾀하고 있음을 반영하는 것으로, 이같은 플랜트 부문의 실적 호조는 이란에서 수주한 3건의 공사를 비롯한 중동지역과 아프리카 지역에서의 석유 및 가스 발전 설비와 가스관 공사를 중심으로 대형 공사를 수주한 결과다.
이에 비해 건축부문의 계약 실적은 5억3천1백31만 달러로 지난해에 비해 11.8%가 감소했으며, 1997년 같은 기간 실적(49억5천51만 달러)의 10.7%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토목부문의 실적도 4억5천8백15만 달러에 불과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8%가 감소했으며, 지난해 연간 실적이 2000년의 1/3 수준에도 미달한 점을 감안하면 토목부문의 부진은 더욱 심각하다고 할 수 있다. 건산연측은 건축 및 토목 부문에서의 급격한 부진은 해외건설의 뚜렷한 사업 구조조정 과정을 반영한 것으로 분석했다.
건설협회와 건산연은 2003년 해외건설 수주는 연간 65∼70억 달러 규모로 올해보다 8∼16%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치를 내놨다. 중동 및 터키의 경우에는 4.5%에서 4.7%로 상향 조정되었으나, 미국의 이라크 공격 변수로 중동 지역 경제의 불확실성이 증가하여 신규 발주 일정의 지연 또는 물량 감소가 예상된다.

내년 해외건설 수주는 65∼70억＄ 전망
해외시장 여건의 변화를 감안해 볼 때, 2003년 수주 규모는 현대건설의 재도약, LG건설의 진출 확대, 삼성물산의 해외 진출 기반 확충 등 주요 진출 기업들의 경쟁력 확보로 올해보다 증가할 것으로 내다 봤다. 다만 대이라크 전쟁이 발발하여 중동지역의 정세가 혼란을 겪게 될 경우에는 중동지역 건설수주가 크게 타격을 받을 것만은 자명한 사실.
현재 중동지역에서만 수주규모가 35∼4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유는 중동지역에서의 국내 기업 신인도가 향상되었으며, 올해 계약 실적 호조세가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또, 중동지역에 대한 정부 차원의 건설외교가 집중적으로 추진되고 있으므로 기업들의 수주 활동 여건이 개선되고 있는 이점도 있다.
건산연은 “고유가 상태가 지속될 경우, 국내 기업들은 올해 대형 공사 수주 실적을 기반으로 Oil&Gas 시설물, 담수 발전, 석유화학 설비 확충 등 우선 순위가 높은 공사에 집중할 것”으로 점쳤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우, 올해 현재 계약 실적은 8천3백50만 달러에 불과하지만 2001∼2005년 사이 석유 인프라 관련 2백35억 달러 규모의 공사 물량을 발주할 계획을 시행하고 있으므로 2003년에는 진출 확대가 예상되고 있으며, 2003년에도 이란 사우스파스 11∼12단계를 비롯한 일련의 공사 발주가 이어질 것이므로 이미 진출한 현대건설과 LG건설의 연계 수주가 기대되는 부분이다.
리비아와 카타르에서의 대형 공사 수주 경험과 인적, 물적 네트워크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경우 2003년에도 진출 확대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카타르, 오만, 바레인 등 걸프만 주위의 주요 발주국들이 시공자 금융 부담 공사의 비중을 확대하고 있으므로 금융조달 역량 강화가 경쟁력의 관건이 될 것으로 건산연은 내다봤다. 이들 5개국이 올해에 발주한 시공자 금융부담 공사 규모는 1백억 달러를 상회한 것으로 추정된다.
동남아 지역에서는 올해와 비슷한 15∼20억 달러에 머물 것으로 전망된다. 동남아 국가들의 건설 경기 회복세가 지체되고 있는 것이 시장 환경의 가장 큰 장애요소가 되고는 있지만 동남아 국가들이 2003∼2006년 사이 해상 플랫폼 및 가스 파이프라인 건설투자를 확대할 것이므로 국내 기업들의 참여도가 부분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기대해봄직 하다.
또한 2003년에도 현지업체들과 중국업체들과의 경쟁격화로 시장확대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서부 대개발 사업, 2백20억 달러에 이르는 올림픽 시설물 건설투자가 본격화되고 있으나, 현지업체의 가격 및 기술 경쟁력 향상으로 국내 기업들의 대규모 진출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인도시장에 대한 진출 상승세가 긍정적인 추세로 보이고 인도석유공사가 발주하는 석유화학 공장 건설 사업과 공항 개발 공사 등에 수주 활동을 전개하고 있으나 현지 정책 판단의 불확실성이 큰 변수로 나서고 있다.
그밖에 중동 이슬람국가를 제외한 아프리카 지역에서는 점진적인 진출 확대가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나이지리아를 비롯한 중서부 아프리카 지역의 경제 개발이 촉진될 것이 예상돼 2003년에도 대우건설과 현대중공업을 비롯한 국내 기업의 진출이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왔다. 중남미 시장의 경우, 멕시코와 브라질에서 정유공장 설비와 복합화력 발전 시설 공사에 대한 발주 물량이 감소하고 국내 기업의 수익성이 확보되지 못함에 따라 2003년에도 진출 활성화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건산연은 또, 플랜트 부문에서 50∼55억 달러 규모를 수주할 것으로 보임에 따라 2003년에도 토목 및 건축부문의 수주 규모와 비중은 올해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플랜트 부문의 진출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건산연이 국내 주요 해외 진출업체들의 사업 계획과 전략을 조사해 본 결과, 2003년에도 플랜트 부문의 비중은 75% 이상 수준이 유지될 것으로 보이고, 특히, 중동 지역과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 동남아 지역에서 Oil&Gas 시설물, 발전 시설물, 석유화학 설비 등을 중심으로 플랜트 공사 발주 물량은 2003년에도 증가하여 시장 공급 여건은 호전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토목 및 건축 부문은 발주국의 현지화 정책이 더욱 강화되고 국내 기업들의 가격 경쟁력의 반전을 기대하기가 어려워 2003년에는 10∼15억 달러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동남아 시장의 경우 항만, 매립, 교량 등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상품을 중심으로 선별적인 수주확대 전략이 기대된다고 건산연은 피력했다.■글·정리 : 박대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