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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재년월 2011-07
 
중소기업 적합업종·품목 제도

주차기 시장 환경, '좀 나아질까?'
중소업체 234건 품목 신청, 9월 선정 결과 발표

최근 대·중소기업간의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동반성장에 대한 논의로 기업가는 뜨겁다. 이는 정부가 경제선진화와 지속적인 성장동력을 창출하기 위해 대·중소기업간의 동반성장 정책을 적극 추진하는데 기인한다. 하지만 동반성장문화가 산업 곳곳에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이에 지난해 9월 29일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전략회의 시 ‘동반성장 추진대책’의 일환으로 동반성장위원회가 조직체를 구성하게 됐다.
동반성장위원회(위원장 정운찬, 이하 동반위)는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선순환적인 협력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서로간의 사회적 갈등문제를 발굴하고 양극화를 해소함으로서 국가 경쟁력을 강화시키려는 민간기구다. 정운찬 전 국무총리를 필두로 민간의 합의를 통한 동반성장의 자발적 이행 및 확산을 꾀하는 동반위는 지난해 12월 13일에 출범했으며,  위원회 특성상 정부위원 없이 민간인 25인으로 구성돼 있다. 민간부문의 합의 도출을 위해 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에게 상호이익이 되도록 조정자로서의 구심체 역할을 한다는 방침이다.
동반위는 지난 4월 22일 공청회에서 ‘중소기업 적합업종·품목 선정 및 운영 가이드라인’을 제시했으며, 지난 5월 3일부터 27일까지 중소기업 적합업종 신청을 받았다. 신청건수는 1백29개 업종, 2백34개 품목이다. 중소기업 적합업종 신청이 50여 건에 달할 것이라는 당초 예상을 크게 넘어선 것으로 건설업계의 장기화된 불황으로 시장이 현저하게 축소된 기계식 주차기를 비롯해 두부나 막걸리 등의 식품류, 레미콘, LED 등 대기업과 공존하는 시장에서 어려움을 겪는 업종들이 대부분 접수가 됐다.
신청 대상자는 중소기업 서비스업(유통 포함)을 제외한 제조업 분야에 대해 중소기업협동조합, 기업단체 또는 해당 품목을 생산하는 5개 이상의 기업이 공동으로 신청토록 했다.

다음은 각 업종(품목)별 신청현황.
▲ 식품 : 김치, 간장, 된장, 고추장, 두부, 탁주, 녹차, 콩나물 등 46개 품목
▲ 섬유 : 섬유사 염색, 직물염색, 끈 및 로프 등 20개 품목
▲ 화학 : 수소 등 산업용 가스, 세탁비누, 계면활성제, 부동액 등 22개 품목
▲ 석유화학 : 재생타이어, 플라스틱 파이프, 플라스틱병, 폴리에틸렌필름 등 13개 품목
▲ 비금속 : 레미콘, 아스콘, 유리용기, 콘크리트블럭 등 12개 품목
▲ 금속 : 도금 강관 및 피복 강관, 아연분말, 주물, 단조물, 특수강, 도금, 판금제품 등 33개 품목
▲ 전자 : 데스크탑PC, 차량용 블랙박스, 위성방송 수신기, 폐쇄회로카메라 등 10개 품목
▲ 의료 : 내비게이션, 광학렌즈, 선글라스, 안경테 등 11개 품목
▲ 전기 : 송배전변압기, LED등, 조명장치, 이온정수기, 가정용 전기청소기 등 22개 품목
▲ 기계 : 프레스형 금형, 플라스틱용 금형, 각종 밸브, 주차기, 산업용 냉동기, 정수기 등 31개 품목
▲ 기타(목재 및 나무제품 제조업(가구제외), 펄프, 종이 및 종이제품 제조업, 인쇄 및 기록매체 복제업, 기타 제품 제조업) : 기타 승용장난감, 조립식장난감, 기타 장난감, 인형 및 장난감 부품, 마루용판재, 골판지 상자 등 14개 품목

中企 적합업종·품목제도, '고유업종제도와 달라'
중소기업 적합업종·품목 제도는 지난 2006년에 폐지된 중소기업 고유업종제도와 유사하다. 중소기업 고유업종제도는 중소기업의 안정적 사업영역을 보호하기 위한 사전적 보호장치로서 지난 1979년에 도입됐다가 2006년까지 27년간 있었던 중소기업 보호 제도다.
동반위에 따르면, 이 제도는 여러 부작용에 의해 고유업종으로 지정된 업종의 수를 점진적으로 감축하면서 폐지됐다. 이는 사회적·경제적 여건의 급속한 변화에 따라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이분적 구분이 어려워졌다. 또 일부 중소기업들이 중견기업으로 성장하기보다는 중소기업의 혜택을 지속적으로 받기 위해 다수의 중소 자회사를 설립해 운영하는 등의 폐해가 뒤따랐다. 그리고 고유업종의 중소기업 중 일부가 기술이나 품질경쟁보다는 가격경쟁에 주력함에 따라 기술 및 품질향상이 미흡해, 외국제품의 시장참여로 국내시장이 잠식됐었다. 아울러 고유업종 지정 전 진입해 있는 대기업의 계속 생산을 허용하면서 신규 대기업의 참여를 제한했기 때문에 기존 대기업의 독과점적 시장성과를 사실상 묵인해 주는 등의 부작용을 양산했다.
한편, 동반위 관계자는 한 토론회장에서 “고유업종제도의 폐지는 제도 자체에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다”면서 “2000년대 당시 신자유주의가 들어서면서 개방화 논리, 규제 철폐 등의 경제논리에 떠밀려서 폐지된 것”이라고 언급하며 “그 결과 대기업들은 어떤 업종이든 진출하게 되었고, 중소기업은 보호받을 수 있는 규제장치가 사라지면서 경쟁력과 수익성이 떨어지는 문제에 직면해 정부는 사후적으로 조정해 줄 수 있는 사업조정제도를 뒀으나 권고 수준에 그치기 때문에 실효성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결국 중소기업 고유업종제도를 폐지한 것이 발단이 되어 중소기업 환경이 나빠지고 대기업들이 중소기업 분야에 많이 진출하게 되면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들이 많아졌다.
이를 보완하기 위한 최소한의 규제를 도입하려는 것이 중소기업 적합업종·품목 제도이다.

中企 적합업종 가이드라인 선정, 9월 확정
동반위는 지난해 12월 출범 이후부터 지난 4월까지 중소기업 적합업종·품목에 대한 가이드라인 연구 용역을 추진했다. 광업·제조업 통계조사보고서 2천1백12개 품목을 대상으로 최소효율규모, 1인당 생산량, 중소기업 종사자 비중, 수입 비중 등을 검토했으며, 전문가와 유관단체로 구성된 TF회의를 7차례 이상 개최하면서 다양한 의견을 수렴했다. 또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44개), 중소기업협동조합(23개), 동반성장위원회 공익위원 및 실무위원회 위원, 학계 및 연구계 전문가 등 9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40명에게 응답을 받고 가이드라인을 보완했다.
특히  고유업종제도에서 나타난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소비자 만족도와 품질 기준,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R&D 능력이나 기술능력도 함께 검토할 계획이다.
중소기업 적합업종 선정의 1단계는 적합업종의 효율적 운영을 위해 출하량을 기준으로 1천억원~1조5천억원의 시장으로 제한하는 컷오프 조항이었다. 대기업은 상한가를 낮춰달라, 중소기업은 상한가를 높여달라는 요청에 대해 실무위원회 회의를 거치면서 컷오프 조항을 없앴다. 이를 평가지수 항목에 편입해 점수로 산정하기로 마무리 지었다.  이에 따라 컷오프조항에서 제외됐던 금형, 소성가공, 열처리 등의 뿌리산업과 레미콘, 기계식 주차기 등도 포함하게 됐다.
동반위는 이번에 신청된 중소기업 적합업종·품목을 전문기관 등을 통해 실태조사와 신청 당위성 등을 철저하게 분석해 엄정하게 선정할 예정이다. 이를 위한 향후 추진 일정에 대해서는 먼저 7월에 품목별 시장현황 분석과 실무위원회를 통해 확정한 운영가이드라인 지침으로 검토를 끝내고, 전문기관을 통한 품목별 실태조사 및 분석, 그리고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협의를 거쳐 동반위에서 최종적으로 일반제조업분야에 대해 선정된 중소기업 업종·품목을 9월에 발표할 계획이다.

中企, “산업 발전 위한 난상토론회 열자”
지난 5월 삼중테크, 동양메닉스 등 중소업체 7곳은 동반위 중소기업 적합업종·품목에 기계식 주차기를 신청했다.
그동안 건설업체의 장기적인 불황으로 해가 거듭될수록 기계식 주차기 시장 규모가 축소되면서 반복되는 저가수주 출혈경쟁이 정도를 넘어섰다는 비판이 나오는 실정이다.
지난 1980년대말 주택 2백만호 건설계획과 88올림픽을 시작으로 활성화된 건설경기로 1990년대 주차장 건설이 증가하면서 당시 5백억원이었던 기계식 주차기 시장은 연간 30% 이상씩 성장하며 연간 2천억원 시장으로 형성되는 등 잠시 호황을 누렸다. 하지만 외환위기와 함께 찾아온 건설 불황으로 시장규모는 3분의 1로 줄었으며, 건설경기가 조금씩 살아나면서 2000년부터는 지방경제 활성화에 따라 수주물량이 조금씩 증가해 2004년까지 호황을 맞았다가 2005년부터 지금까지 불황이 장기화되고 있다.
기계식 주차기 시장은 당초 대기업이 먼저 진출한 분야로서, 대기업이 일본과의 기술제휴 및 자체기술 개발을 통해 시작한 사업이다. 초창기에는 LG(오티스), 롯데, 현대, 쌍용, 효성, 코오롱, 삼성, 유원 등의 대기업이 대거 참여했다가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롯데알미늄(구 롯데기공), 현대엘리베이터, 오티스엘리베이터코리아(구 LG) 등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사업을 접었다. 또 대기업에서 사업부가 분사한 업체는 주차전문기업으로 자리를 굳히며 자체 기술로 주차기 모델을 개발하며 사업을 지속하고 있다.
롯데 강호영 부서장은 “대기업이 선진출한 시장을 중소기업에 뺏겼다”면서 “폐사가 기술제휴와 자체 개발을 통해 만든 도면을 중소기업들이 무차별적으로 카피해 사용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동양메닉스  방대창 이사는 “도리어 그 반대의 경우, 대기업이 중소기업의 도면을 카피하는 사례도 많다”면서 “대기업들이 연구소를 가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실제 운영하고 있는지 궁금하다”고 전했다.
강호영 부서장은 “주차협회에 가서 실제 도면을 만들어서 사용하는 것이 어느 회사의 제품이 많은지 보자. 주차대수 준공용으로 한 것은 대체로 중소업체 제품으로 도시의 흉물로 전락했다”면서 “이런 중소업체들은 물건을 실제가의 10~20% 낮은 가격에 가져가서 물을 흐린다”고 전했다..
방대창 이사는 “내수 시장이 너무 치열해서 해외 수출 현장으로 나갔는데, 그곳에서도 우리 업체들끼리 가격경쟁으로 서로 싸우는 형국이다”면서 “해외에서 수주를 받아도 외부에 유출하지 못할만큼 현 주차기 시장이 민감해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기회가 된다면 대기업과 중소기업들이 만나서 난상토론회라도 하고 싶다”면서 “함께 머리를 맞대고 업계 발전을 위해서 고민하며 모두가 살 수 있는 길을 모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大 - 中企 한 목소리, “시장 환경 개선 절실하다”
전반적으로 시장 환경 개선에 대해서는 중소기업과 대기업이 한 목소리를 냈다. 더 이상 이대로 가면 안 되며 제값받을 수 있는 시장이 조성되어야 한다는 것.
원자재 가격이 불안정하게 상승하고 있음에도 주차기 가격이 내려가는 것에 대해서 한 중소업계 관계자는 값이 싸면서 좋은 기계가 있다는 것은 빚 좋은 개살구일 뿐이라면서 일반적인 소비자라면 신제품이 기존 대비 성능이 나아진 것인가 의문이 생길 것이라고 언급했다.  물론 무조건 저가만을 요구하는 고객도 문제가 있다. 하지만 이런 시장 분위기를 만들어낸  대기업 또한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기업의 경우 전체 매출에서 주차기 부문이 차지하는 비율은 현대 2.1%, 롯데 1.3%, 오티스 1.7%(2009년)에 지나지 않는다. 일각에서는 일부 대기업이 매출액을 유지하기 위해 원가 이하의 수주도 마다하지 않는 경쟁 분위기를 조성하면서 저가출혈경쟁이 시작됐다고 전했다. 이는 시장이 작아지는 것과 달리 일정 금액의 매출액 규모를 유지해야만 사업부가 존폐 위기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 대기업의 전체 매출에서 주차기 부문이 차지하는 비율은 1~2%에 불과하다.
삼중테크 하해석 이사는 “과연 전체 매출액의 1~2% 에 불과한 주차기 사업부를 가지고 가야 되는지 질문하고 싶다”면서 “가능하다면 대기업이 주차기 업종에서 철수했으면 좋겠다”면서 “앞으로도 계속 한다면 나머지 중소업체들을 힘들게 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이에 대해 강호영 부서장은 “기계식 주차기는 소비자의 안전이 가장 중요하다. 작은 업체에서 설치했다가 사고가 발생하면 누가 책임질 것인가”라며 “또 우리가 철수하면 15~20여 년간 함께 성장해온 협력업체 사람들은 어떻게 하며 그들 회사의 부도 위험은 누가 방어할 것인지 묻고 싶다”면서 “지금까지 중소업체에 대금지불을 미룬 적이 한 번도 없었고, 그동안 누적설치한 기축현장에 대해서도 책임을 져야 한다”고 전했다.
현재 기계식 주차기의 메이저 5개사(현대, 롯데, 오티스, 동양메닉스, 삼중테크)의 시장점유율은 76%에 해당한다. 이중 대기업 3사의 시장점유율은 50%이다.
현대 전욱수 부장은 “중소기업 중에서 전국에 설치된 기계식 주차기에 대해 유지보수 서비스망을 구축한 업체가 과연 몇 군데나 되겠냐. 대기업은 전국적인 서비스망을 구축해 그동안 누적 설치한 주차기를 유지보수하고 있다. 소비자에 대한 신뢰성을 져버릴 수 없기 때문에 사업을 그만둘 수 없다”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하해석 이사는 “현대의 엘리베이터 유지보수 요원이 주차기까지 같이 한다고 하지만, 이들이 주차기 A/S를 얼마나 만족한 수준으로 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고 전했다. 계속해서 그는 “작은 시장 규모에서 가격 질서를 흐트린 것은 대기업”이라면서 “대기업이 저가경쟁 분위기를 불러 일으키고 시장규모에 상관없이 매출액 중심으로 가면서 시장을 어렵게 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大기업답게!,  “기술개발과 해외시장 진출에 힘써야”
기계식 주차기 시장은 파이가 점차 감소하는 추세다. 지난해 기계식 주차기 시장규모는 전년 대비 파렛트 사용검사 기준으로 20% 감소된 약 7~8백억원대로 추정하고 있다. 사회 전반적으로 치솟는 물가와는 달리 주차설비는 10년 전 가격보다도 훨씬 낮은 가격이 형성되면서 품질 유지가 어려워졌다. 전장품 가격이 많이 저렴해졌다고는 하지만, 주차기의 60~70%를 차지하는 철 가격이 6~7년 사이에 3배나 뛰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가격대가 조성되는 것은 아이러니하다. 
중소업체가 중소기업 적합업종에 신청하면서 기대하는 것이 무엇일까. 바로 대기업은 대기업답게 행동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기술개발과 해외 시장에도 본격 진출해서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 중소업체들의 생각이다.
만약 대기업에게 더 이상 발전의 여지가 없다면, 영세한 시장에서 저가경쟁 분위기 만들지 말고 철수하라는 것이다. 그래서 중소기업들이 R&D에 투자할 여유를 가지고 시장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것이 이들의 바램이다.

글 _ 강은신 기자(eskang@liftasi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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