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승강기시장…세계 승강기 ‘메이저리그’ 등극
에너지 절감, 공간활용, 그린표방 등 글로벌 스탠다드 이룬 中


참관기 _  하석훈 한국승강기안전기술원 경인지역 본부 대리

중국이라는 국호는 중화민국의 앞 글자와 뒷 글자를 따서 명명되었으나 실상은 천하지중심지국(天下之中心之國)에서 나온 말이라고 한다. 이것을 보면 중국은 문명이 가장 발달되고 세계의 중심이라는 중국인들의 중화사상에서 그 뿌리를 찾을 수가 있다.
중국을 처음 방문하는 필자는 현지식의 두려움과 황사에 대한 고민, 쓰촨성 지진에 대한 우려 등의 마음으로 검사기관, 제조업체, 부품업체, 보수업체 등 70여 명으로 구성된 참관단과 중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중국 북경 하북성 랑팡시에서 개최되는 ‘WORLD ELEVATOR & ESCALATOR EXPO 2010’ 박람회는 엄청나게 큰 규모였다. 먼저 12만평 부지에 5백여 개 업체가 참가해 그 성대함에 압도되었고, 각국의 엄청난 인파로 다시금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1996년 중국엘리베이터 협회와 중국정부의 주도로 시작된 동 전시회는 지난달 21일부터 24일 나흘간 개최되어 유럽, 미국, 아시아 등 19개국이 참가해 3천여 개의 제품이 그 위상을 뽐내는 자리였다.
박람회장을 들어서자 소위 승강기업계의 메이저라 칭하는 코네, 미쓰비시, 히타치, 도시바, 후지텍 등 부스가 눈에 들어왔다.
해당 업체들의 부스는 고급스러움과 심플함을 갖춰 전시장을 찾은 박람객들을 맞이했으며, 승강기 완성검사 시 의무인증품인 완충기 등의 제조자였던 닝보신따, 닝보센린, 캉리 등의 익숙한 업체명도 볼 수 있었다. 이 밖에도 엘리베이터 및 에스컬레이터 각종 부품 제조자들로 연일 장사진을 이뤘다.
이번 박람회의 커다란 흐름을 세 가지로 본다면, 첫째 전 세계적인 모토 ‘그린’에 부합하는 제품들이 대거 참가했다는 점이다.
영구자석을 이용한 PM모터의 제조업체가 전체 40% 이상을 차지한 것은 이를 방증하고 있다. PM모터란 야스카와 전자에서 개발한 것으로 영구자석을 모터 내로 집어넣어 직류모터의 흐름을 증가시키고 토르크의 밀도를 높여주어 높은 토르크를 요구하는 승강기 등의 견인에 적은 전력으로 고효율을 획득할 수 있으며, 부피도 작아서 공간 활용도도 높아졌다. 현재는 승강기뿐만 아니라 많은 모터들이 이 영구자석 모터를 사용하고 있다.
둘째, 건축물의 공간을 줄이는 공간축소기술이다. 전시회 품목 중 기계실없는 엘리베이터의 차지 비율이 높았고 위에서 언급했듯이 모터의 사이즈가 작아지고 제동저항이 사라지면서 공간 활용의 부산물이 생긴 것이다.
셋째, 에너지 절약에 모든 업체가 사활을 걸고 있었다. 예를 들어 많은 사람을 싣고 내려오는 엘리베이터에는 높은 위치에너지가 모터에 전력을 투입하지 않으면 위치에너지에 의해 모터가 돌려지게 된다. 이때 모터에서는 발전의 기능이 가동 되어 이 전력을 다시금 AC로 컨버팅한 후 다른 곳에 사용하도록 만든 것이 바로 회생전력을 이용한 시스템이다. 박람회에서는 전체 참가업체 중 약 25%~35%가 회생기술을 보유했다고 광고했다.
물론 이 세 가지 모두 개발된 지 몇 년이 지난 기술이지만 현재 중국은 완숙한 경지에 달해 대부분 업체가 글로벌 스탠다드를 갖춰 세계적인 추세에 따르고 있다.
특이한 기술로는 히타치의 승강장도어 5면 감지 센서와 지문감지호출, 상하이미쓰비시사의 에스컬레이터의 구동모터가 스프라킷 자리에 있어서 공간이 대폭 줄어든 에스컬레이터가 있었다.

OEM 통한 기술력 습득…대량생산체제 구축 결과
박람회를 마치고 상해시와 소주시를 넘나들며 제어반 전문기업 STEP사와 엘리베이터&에스컬레이터 제조기업 캉리사를 방문했다.
특히 캉리사는 10만평 규모의 생산공장 위용에 놀랐고 천여 명의 근로자가 있었다. 그리고 STEP사는 에스컬레이터 스텝과 컨트롤패널의 연구에 모든 것을 걸고 있었다. 한국 제조업체와 비교했을 때 규모에서는 도저히 따라갈 수가 없다는 것이 필자 생각이다.
이전의 중국은 저가의 재료로 수량을 많이 제작해 헐값에 파는 정책이었으나 지금은 품질면에서도 자체적으로 엄격해져 국내 업체보다 비교우위에 올랐다.
풍부한 노동력과 저렴한 인건비 및 광활한 부지의 이점으로 대량생산을 통한 이 공장들은 평상시 우리가 이야기하는 ‘조잡한 중국산’이 아닌 ‘대량으로 값싸고 좋은 제품을 만들어내는 중국산’으로 생각이 바뀌었다는 점이다. 중국은 이미 세계 승강기시장의 메이저리그였다는 점이 이번 박람회와 중국 업체 방문 후의 소감이다.
실제로 몇 년 전부터 이미 중국은 낮은 인건비와 광활한 부지, 적극적인 국가의 지원을 통해 대량 부품 생산을 OEM(주문자상표부착)방식으로 해왔었고, 이를 통한 기술력 습득을 토대로 대량생산체제를 갖춰 현재는 값싸고 좋은 제품을 자체 생산하고 있었다.
이번 투어를 통해 다시 한 번 느낀 것은 한국 승강기업계가 살아나가야 할 길은 첨단의 기술력을 배양하고 육성해 고부가가치사업을 하지 않는다면 곧 중국에 의해 뒤쳐질 수 있다는 것을 새삼 실감했다.
필자는 중국행 비행기에 탑승하기 전 그저 중국을 공산국가의 나라며 농사를 주로 하는 낙후된 개발도상국이라고 생각했으나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길에서는 광할함과 규모, 그것을 이룩한 그들의 잠재된 힘을 느낄 수가 있었다. 특히 그 잠재력이 서서히 표출되어 가는 모습에 경이로움도 함께 느꼈다.
이번 기회를 통해서 자기계발의 계기가 되었고 앞으로 이와 같은 계기를 다양하게 만들어 보다 많은 인원에게 많은 질 좋은 연수 기회가 주어진다면 의식 고취와 기술력 개선에 크게 이바지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