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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1

국감, 승안원·기술원 도마 위…검사기관 책임론 대두
2013년 국정감사

승안원·기술원 도마 위…검사기관 책임론 대두
지하철승강기 부실검사·비정규직 처우·검사인력운용 등 집중 ‘질타’

지난달 열린 국정감사에서 승강기 검사기관인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과 한국승강기안전기술원이 노후 승강기에 대한 미흡한 사후관리, 검사기관 부실검사 의혹 등의 문제로 도마 위에 올라 검사기관의 책임론이 대두되고 있다.

지난달 21일 진행된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백재현(민주당) 의원은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에게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3년 7월말 기준 전국적으로 15년 이상된 노후 승강기는 총 10만9,209대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며 “그러나 승안원에서는 ‘검사를 받지 않은 승강기 또는 검사에 불합격한 승강기 운행에 대한 사후조치는 ‘시·도지사에 위임된 권한’이라는 이유로 관련 현황 파악과 대책이 마련되어 있지 않은 상태”임을 지적했다.

제출자료에 따르면 노후 승강기는 경기(25,143대), 서울(24,929대), 부산(8,100대) 순으로 집계됐으며, 지자체별로는 서울 강남구의 노후 승강기가 3,775대로 가장 많았고, 그 뒤로는 경기 성남시 분당구(2,685대), 서울 서초구(2,427대), 대전 서구(2,062대), 대구 달서구(2,009대)가 다수의 노후 승강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백재현 의원은 “승안원은 승강기 및 부품에 대한 안전성과 위험요소를 검증하기 위한 검사절차를 강화하고 모든 국민이 승강기를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의무가 있다”면서 “안전행정부와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사후조치에도 책임있는 태도를 보일 것”을 주문했다.

유승우(새누리당, 경기 이천) 의원은 승안원의 허술한 인원운용기준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유승우 의원이 승안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승강기 검사인력 1인이 연간 검사한 평균 승강기 대수는 1,200여대. 승안원측은 검사원 1인당 연간 검사대수를 800대 이하로 유지하고 있다고 밝혀 왔으나 이는 책임검사원으로 검사한 대수만 계산한 수치다.

유 의원은 “검사원 1인당 연간 검사대수를 규정하고 있는 승안법 시행규칙 별표 7의 3은 ‘검사인력은 직접 검사에 종사하는 사람을 말하며’라고 규정하고 있어 책임검사원으로 검사한 대수만 계산할 근거가 없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또 해당 규정은 ‘1인당 연간 완성검사 600대, 수시검사 600대, 정기검사 800대를 초과하여 검사할 수 없다’라고 규정하고 있어 세 유형의 검사를 통틀어 800대를 초과할 수 없는 것인지, 아니면 각 유형별로 제한을 따로 적용해 1인이 연간 최대 2,000대까지 검사를 할 수 있는 것인지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유승우 의원은 “승강기 검사는 국민의 안전과 직결된 문제”라며 “검사의 질을 확보하기 위해 검사인력에 대한 운용규정을 명확히 다듬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승안원은 검사인력 운용문제 뿐만 아니라 비정규직 처우에 대한 부분도 질타를 받았다. 백재현 의원은 “승안원 2013년 예산 432억원 중 인건비는 257억원으로 전체 예산의 59.6%를 차지하는 등 전체예산 대비 인건비가 60%가 육박하고 있다”면서 “직원평균보수가 올해 기준 5천만원을 돌파했으며 최근 5년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나, 전체 직원의 19.2%에 달하는 비정규직 직원에게는 이같은 혜택이 돌아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승안원은 승안법 및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에 의한 안전행정부 소속 준정부기관으로서, 정규직과 비정규직 차별을 해소하고 불안정한 일자리가 아닌 ‘좋은 일자리’ 창출에 정부기관이 앞장서야 하므로, 비정규직에 대한 고용안정 방안을 시급히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22일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한국승강기안전기술원의 부실검사 문제가 지적됐다. 이종훈(경기 성남 분당 갑) 의원은 지난 7월 18일 성남 분당구 야탑역에서 발생한 에스컬레이터 역주행 사고와 관련, 해당현장의 정기검사를 실시한 한국승강기안전기술원의 부실검사를 지적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기술원이 제출한 야탑역 에스컬레이터 정기검사 기록표를 제시하며 “기술원은 지난해 9월 기술원이 실시한 정기검사 결과 체인쪽에서 결함이 발견돼 조건부 합격판정을 내린 뒤, 올 1월 재검 결과 최종 합격 판정을 내렸다”면서 “그러나 해당현장 사고 원인은 모터와 감속기를 연결하는 헬리컬기어 파손에 의해 구동력이 전달되지 않아 발생한 것”임을 설명했다.

가장 큰 문제는 헬리컬 기어 마모로 인한 에스컬레이터 역주행 사고가 2007년 지하철 5호선 까치산역에서도 발생, 국민들의 불신과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 의원은 “기술원의 정기검사 기록표 어디에도 헬리컬기어를 검사했다는 내용은 찾아볼 수 없다”면서 “사고 발생 이후 6년이라는 시간적 여유가 있었음에도 검사항목에 포함시키지 않았으며 사고재발방지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이에 안행부는 에스컬레이터 역주행 관련 법적 규제를 마련했으나 기존에 설치된 에스컬레이터에는 소급 적용되지 않는다는 문제가 있으므로, 이 의원은“9월 15일 이전에 만들어진 에스컬레이터의 경우 사고 재발방지를 위해 역주행 방지장치 설치를 해야 할 것”임을 제안했다.

이밖에도 기술원의 법인카드가 유흥주점, 피부 미용실 등에서 불법·부정 사용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상민 의원이 기술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3년간 법인카드 사용내역에 따르면, 법인카드로 3년간 주점, 주류판매업소에서 761번 사용했으며 특히 23시 이후 사용건수는 97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열악한 재무상황과 직원들이 반대에도 무리한 사옥 신축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국감 결과 나타났다. 기술원은 지난해 결산기준으로 부채 66억원, 자본총계 39억원으로 부채비율이 168%에 이르는데도 직원의 71%가 동의하지 않는 사옥 신축을 진행하고 있다고 김 의원은 지적했다. 특히 신청사 건립비용은 차입계획은 있으나 상환계획은 없는 것으로 드러났으며, 상환계획 없이 토지부터 무작정 구매해 내년까지 착공하지 못하면 계약금을 돌려받지 못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