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소기업간 선의의 경쟁, 양질의 서비스 제공할 수 있다”
해당지역 업체서 보수 전담하는 지역총량제 추진돼야

몇 년 전부터 올림픽 이전 건축된 노후 아파트의 리모델링 공사가 각광을 받고 있다. 재건축에 비해 조건이 까다롭지 않고 비용 및 시간적인 부담이 크지 않기 때문에 서울 및 수도권을 중심으로 아파트에서 리모델링 바람이 불고 있다. 이에 따라 승강기 교체공사 물량도 증가하는 추세다. 그 중심에는 승강기 보수전문기업 삼정엘리베이터(주)(대표이사 최강진, 이하 삼정)가 있다.
엘리베이터 제조, 설치, 리모델링, 유지·보수까지 토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이 업체는 1997년 정식 법인으로 전환한 이후 차근차근 기술을 축적해 서울·수도권 내에만 승강기 보수물량이 3천여 대에 달할 정도로 국내 엘리베이터시장에서 ‘소리 없는 강자’로 자리를 잡았다.
삼정은 무엇보다 노후 승강기 교체에서 안전규격을 벗어나지 않는 틀에서 창조적인 제품을 공급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최강진 대표는 “엘리베이터는 무엇보다 안전이 중요하지만 건물로 들어가는 입구인 만큼 시각적인 부분도 고려해야 한다”며 “‘안전’이라는 틀을 벗어나지 않는 범위에서 산뜻한 디자인과 쾌적한 내부시설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별도의 기술연구소를 운영하며 50여 명에 가까운 기술 인력을 보유한 삼정은  앞선 기술력과 정보화시스템 구축을 통해 ISO9001 인증, 승강기보수품질우수업체인증, 기술혁신형중소기업인증, NEP제품인증 등을 획득했으며, 지난 2006년에는 기술혁신형 중소기업(INN0-BIZ) 및 벤처기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특히 삼정에서 강조하는 부분은 승강기 유지보수 부문이다. 승강기 이력 및 수리 이력 등을 실시간 인터넷을 통해 고객들이 확인할 수 있도록 자체 ERP 시스템을 구축해 고객들과의 소통의 장을 열었으며, 유지보수 관리 체계의 단순한 현장 담당자의 단일 책임제에서 벗어나 다중 관리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즉, 현재 대부분의 유지보수업체들은 현장 담당자가 일상점검에서부터 고장수리, 민원업무, 정기검사 등 해당 승강기에 관련된 모든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데 반해 삼정은 이 업무들에 대한 팀을 별도 조직해 운영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현장 담당자는 고장이나 민원업무에서 벗어나 일상점검 및 정기점검에 충실할 수 있으며 고급기술을 필요로 하는 고장처리 및 민원업무는 고장처리팀, 고객만족팀, 기술지원팀에서 전문기술을 가진 인력들이 처리하고 있어 한 승강기에 대해 여러 팀들이 각기 책임을 가지고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최 대표는 “이러한 다중책임 관리체계를 도입한 결과 현재 삼정의 유지보수관리는 신속하고 정확한 고장처리에서, 사전 예방을 통해 고장률을 낮추는 사전예방점검 (Preventive Maintenance) 차원의 관리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ERP 시스템의 적극적인 활용으로 직원 누구나 해당 승강기의 정보를 신속,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기에 가능하다”고 언급했다.
또한 그는 “엘리베이터 사고는 생명과 직결되는 만큼 삼정은 무엇보다 안전의식을 높이기 위한 직원교육을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한편, 월 1회 정기검사 이외에 수시로 점검활동을 펼치고 있다”며 “특히 24시간 비상근무조를 운영해 엘리베이터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즉각적으로 조치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본지에서는 삼정의 최강진 대표와의 인터뷰를 통해 승강기 보수업에 대한 전망 및 문제점 등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다음은 본지기자와의 일문일답 내용.

국내 승강기 보수산업의 현황에 대해 간략한 설명부탁드립니다
국내 승강기 시장의 연간 규모는 약 2조원에 달하며, 보수시장은 약 8천억원에 이릅니다. 이 중 대기업군에서 보수시장의 약 60%를 점유하고 있으며, 하도급 관리까지 포함하면 70%를 상회합니다.
반면, 중소 승강기 보수업체는 약 4백50여 기업에서 30%도 안되는 파이를 놓고 경쟁하는 구도에 있습니다. 이 중 보수물량 1백대 미만의 존폐 여부가 불분명한 영세 보수업체가 2백50여 업체에 달해 과당경쟁 및 저가수주가 판을 치고 있는 실정입니다.

앞서 말씀하신 보수 하도급은 승강기시장에 심각한 병폐인데요. 이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현재 우리나라의 승강기 시장규모는 보유대수 및 신규설치대수 모두 세계 10위권에 드는 거대시장이지만 대기업 및 다국적 기업들이 국내 승강기 보수시장의 70% 이상을 점유하고 있으며, 이들 대기업 및 다국적 기업들은 대부분의 물량을 60%~70% 수준에서 하도급을 시행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승강기 유지보수라는 것은 승강기 제조나 설치에 의한 분야로 기술 서비스 업종에 해당합니다. 기술 서비스업이라는 특성상 하도급은 할 수 없는 업종이며, 세계 어디에서도 승강기 유지보수 서비스를 하도급 하는 경우는 없습니다.
기술 서비스 업종은 기술력이 충분히 확보된 상태에서 문제 발생 시 책임지고 처리하는 특성이 있습니다. 반면, 하도급의 경우 이런 것이 명확하지 않으며 오히려 보수시장의 과당경쟁으로 저가 하도급을 실시해 보수업체의 경영악화 및 영세화로 이어져 소비자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보수전문 중소기업의 평균 보수료는 6만원인데 비해 대기업의 하도급 평균 보수료는 4만5천원대에 이릅니다.

승강기 보수업의 특성과 전망에 대한 견해는?
현재 국내 승강기 대기업 및 다국적 기업은 제조 분야에 대한 기술개발 투자는 등한시 한 채 생산 공장을 중국 및 제 3국으로 옮기고 외국산 제품을 국내에 설치하기 때문에 국내는 제조업의 근간인 부품산업이 몰락해 버렸습니다.
이들 기업은 막대한 자금력과 조직력을 바탕으로 승강기 보수시장 점유를 늘리고 있으며, 브랜드와 자금력이 부족한 전문보수업체는 부품의 적기공급 지연으로 동등한 경쟁을 할 수 없는 불평등한 관계에서 이용자의 불편함과 안전을 위협하는 원흉으로 전락해 시장의 외면을 받고 있습니다.
현재 국내 승강기 보수시장은 기존에 설치 된 20년 이상 된 승강기의 보수, 교체가 점차적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승강기의 보수업은 부가가치가 높은 기술 서비스 산업으로, 보수용 부품만 적기에 공급된다면 중소 보수업체가 가지고 있는 기술 인력과 장비를 통해 다국적 기업 및 대기업과 선의의 경쟁관계에서 소비자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정부는 승강기가 서비스 분야라는 이유로 규제만 강화하고 있어 승강기 산업 발전을 저해하고 있습니다. 승강기 산업 육성을 위해서는 민간주도의 법 개정으로 육성·발전되도록 해야 합니다.

승강기 보수산업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이 있다면
보수인력 부족, 표준 보수료 문제, 국민 안전의식 결여 등 여러 가지 문제가 있지만 개선이 가장 시급한 사안으로 우선 유지보수업체의 영세성을 꼽을 수 있습니다. 현재 5인 미만의 영세 보수업체는 2백50여 업체에 달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유지보수료의 덤핑 구조가 형성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이들 업체는 기술력 및 인력과는 상관없이 장거리 거래처를 확보해 시장 욕구에 부적합한 서비스를 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보수업체의 선진화 및 대형화를 위해서는 지역 내 보수는 해당 지역 업체가 보수를 실시하는 지역 총량제가 실시돼야 하며, 정부 및 지자체는 보수업체의 통폐합 및 M&A 등을 통해 기술력과 전문성을 갖춘 보수업체를 육성해 이용자의 안전을 확보해야 합니다.
다음으로 보수업체 기술 인력에 대한 교육 및 관리감독 소홀의 문제점이 있습니다. 현재 각 시도의 자치단체는 관리감독 인력의 부족으로 보수업 등록, 관리감독 업무, 보수업체의 자율정화 능력 부재 등의 문제점을 안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업계 및 현장사정 파악이 용이한 보수 관련 단체에게 교육과 실사를 하고 자율정화 능력을 배양시키는 제도적인 보완이 이뤄져야 합니다.
특히 승강기 보수용 부품의 공급지연은 중소 보수업계가 가장 시급히 해결돼야할 문제입니다. 휴무일 또는 긴급고장 시 부품공급지연으로 승강기의 운행정지 상황이 지속되자 소유주로부터 유지보수 계약을 해약 당하는 사례가 종종 발생하고 있습니다.
승관법에 의거 48시간 내 제조사는 해당 부품을 공급하기로 되어 있지만 부품의 유통구조 낙후에 따른 제조사의 고의적인 지연으로 약 5일에서 2개월 까지 소요되는 사례가 있으며, 이로 인해 승강기의 운행정지 또는 안전사고가 우려 되는 등 소비자들의 불만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한 가지 사례로 국내 H사에서 최근에 제작·설치한 대단위 아파트(승강기 대수 : 1백8대) 인천 구월지구 초고층 H아파트 단지의 경우, 대기업으로부터 부품공급 요청을 했으나 약 40~50일이 경과된 후 공급되는 등 의도적인 지연으로 보수 시 애로사항을 겪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해결방안으로 보수부품유통센터 건립은 반드시 제도화돼야 합니다. 이 안건은 최근 승강기보수업협동조합 이사회를 통과해 올해 중으로 건립될 예정이며, 이로 인해 보수업계의 숨통이 트일 것으로 사료됩니다.
문제는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대기업의 횡포 역시 개선될 사안입니다. 현재 독과점으로 조정용 콘솔을 확보하고 있는 대기업으로 인해 이를 확보 못한 중소 보수업체는 부품의 적기교환 및 조정을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특히 한 다국적기업에서는 승강기 시스템에 소프트웨어를 가미해 본인이 아니면 누구도 접근 할 수 없도록 보수 자체를 원천봉쇄하고 있어 중소 보수업계의 숨통을 조여오고 있습니다.
정부는 제조사 및 수입업자들로 부터 유지보수용 부품과 매뉴얼, 보수조정용 기기를 유지보수 업체 요청 시 즉시 공급할 수 있는 제도적인 근거를 마련해야 합니다. 중소 승강기단체 역시 무조건적인 대립각을 세우기 보다는 검사기관 및 정부와의 유대관계를 맺고 공동으로 대처할 수 있는 상생의 장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글 _ 이재현 기자(jhlee@liftas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