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쉰들러의 강점은 제품과 기술혁신이다”
내년…노이즈·진동 해결한 MRL 소개 및 콜백센터 강화 중점
게재년월 : 2005년 11월

세계 1위의 에스컬레이터·무빙워크 기업이자 세계 2위의 엘리베이터 기업으로 1백31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쉰들러 그룹은 뛰어난 안전성과 내구성, 에너지 효율에서 오는 실질적인 경제성을 강점으로, 현재 전세계적으로 90여 개의 해외지사를 두고 쉰들러의 네트워크망을 연결하고 있다. 연간 총 매출 77억 스위스 프랑으로 매일 7억명이 넘는 사람들이 쉰들러 제품을 이용하고 있다.
2003년 국내 진입한 쉰들러 엘리베이터(www.kr.schindler.com)는 지난 3월 부산연금관리공단에 신제품인 ‘마이코닉 10’을 선보이면서 업계에 최첨단 시스템의 새로운 바람을 예고하고 있다. 쉰들러 관계자는 “부산에 이어 이미 지난달 중순 아이엔지 빌딩에 고속기종 10대, 교통최적화를 위한 마이코닉 10 제품(8대)이 진행되고 있는 상태”라며 “향후 MRL 및 고속기종 수주에 노력할 것이며 여기에는 마이코닉 10 제품이 함께 할 것”임을 밝혔다.
지난해 4월부터 쉰들러 엘리베이터 사장직을 역임하고 있는 왈타 유리 사장은 “쉰들러 제품은 EN 및 미국규격협회의 안전기준을 부합하고 있으며 저소음, 편안한 승차감 그리고 특유의 ECO 에너지 절감 시스템, 마이코닉 F 컨트롤러를 통해 30%까지 에너지를 절감해 주는 등 실질적인 경제효과를 건물주에게 돌려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안전과 투명경영을 회사 철학으로, 소정의 윤리강령에 따라 입찰부터 사후관리에 이르는 전 과정에 있어 명확한 근거와 합리성에 의거한 영업활동을 하고 있다”고 덧붙혔다.
본지는 제품, 기술혁신, 고객만족을 쉰들러의 강점으로 꼽고 있는 쉰들러 엘리베이터 왈타 유리 사장을 만나 전세계 엘리베이터 시장 및 국내 시장의 동향과 전망을 짚어보고, 그 속에서 쉰들러 엘리베이터의 장기적 계획의 청사진을 들여다 보는 기회를 마련했다. 다음은 본지 기자와 왈타 유리 사장과의 일문일답 내용.■

우선 왈타 유리 사장님의 개인적인 소개 부탁 드립니다.
저는 화학공학을 전공했으며 지난 15년간 기계공학 관련회사에서 프로젝트 메니지먼트와 컴퍼니 매니지먼트 분야를 담당했습니다. 이후 신규설치 사업을 총괄하는 쉰들러 아시아·태평양 본부 부사장을 역임하며 3년간 신규제품의 주요타깃 및 전략적인 부분, 그리고 프로세스 업무를 진행해 왔습니다.
한국과는 인연이 깊은 편으로 홍콩에서 근무할 당시 아들의 베스트 프렌드가 한국인이여서 좋은 한국인들을 많이 만나다 보니 한국에 대해서는 항상 좋은 인상을 가지고 있습니다. 88 서울 올림픽을 계기로 한국의 크나큰 저력을 느낄 수 있었고, 특히 남북관계 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 관련서적이나 뉴스 등에 항상 귀를 기울이는 편입니다. 저는 지난해 4월 쉰들러 엘리베이터의 사장으로 임명되면서 아시아 시장을 이끌고 가는 중요한 핵이라 여겨지는 한국시장에 대한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재임기간 동안 100% 끌어올리고 싶습니다.

전세계 엘리베이터 시장을 살펴보면 신규 설치보다는 유지 보수 분야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안전 강화와 기존 엘리베이터에 대한 법령 신설 등의 움직임이 일고 있습니다. 이와같은 엘리베이터 시장 흐름에 대한 사장님의 관점은?
쉰들러는 이미 설치되어 있는 엘리베이터를 중심으로 고객과 기술자 안전 향상에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신규 설치된 엘리베이터는 새로운 코드와 기준이 적용되어 매우 안전한 편이지만 노후된 엘리베이터는 그렇지 못하므로 항상 안전에 문제가 생깁니다. 이는 정기적이고 효과적인 정비와 보수, 현대적인 위험관리 방법을 적용한 업그레이드(모더니제이션)를 통해 안전성을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이러한 동향은 세계적 추세입니다. 쉰들러에서 기존 엘리베이터 안전 강화를 성공적으로 실행시킨 좋은 예로 호주지역을 들 수 있습니다. 호주는 안전 강화를 위해 EN 81-80 코드를 기초로 기존 엘리베이터에 대해 위험도 측정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이 시스템은 엘리베이터의 안전 위험성을 분별하고 위험 정도(높은 위험성, 중간 위험성, 낮은 위험성)에 따라 적절한 행동 우선순위를 부여합니다.
유지보수와 관련, 한국 시장에서 중요하게 짚고 가야 할 부분 중 하나가 엘리베이터 유지보수 업체들의 낮은 자격 기준입니다. 이는 적절한 유지보수와 효과적인 위험성 측정에 필요한 경험과 재원을 보유하지 않은 수많은 영세 유지보수 업체를 양산하는 결과를 만들었습니다. 앞으로 한국이 EN 81-80 코드를 적용하고 규정이 바뀐다 해도 이와같은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승강기 안전 향상은 다른 나라보다 뒤쳐질 수 있습니다.

로비비전, 콜백센터 등과 같은 쉰들러 엘리베이터의 유지보수 시스템에 대해 설명해 주십시요.
쉰들러 엘리베이터는 현재 약 4천7백여 대 가량을 유지보수하고 있으며 로컬 의미가 강한 중앙집중관리 시스템인 로비비전과 24시간 운영하는 콜백센터로 유지보수 체계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특히 쉰들러 고객들이 품질과 서비스 속도에 대해 매우 까다로운 편이기 때문에 서비스의 구성을 확장하고 발전시키는 데 역점을 두고 있습니다.
따라서 제가 한국에 와서 가장 먼저 한 일은 1년 365일, 24시간 운영할 수 있는 콜백센터를 강화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는 기존과는 달리 새로운 모뎀 필요없이 직접 인터넷으로 연결, 온라인을 통해 운행 중인 엘리베이터를 관리 감독할 수 있고 고장 여부나 승차감, 스피드 등의 신속한 확인이 가능합니다.
콜백센터에서 직접 엘리베이터 조정이 가능한 ‘투웨이 리모트 모뎀 컨트롤 시스템’을 구축해 고장점검 뿐만 아니라 고장원인까지 파악이 가능해 수리방법을 미리 제시함으로써 코스트 세이빙을 극대화하는 효과를 보고 있습니다. 또 업무를 진행하면서 고장을 빨리 감지할 수 있고 하드 엔지니어가 상주하고 있으므로 고장이나 세밀한 부분까지 체크하고 나면 고장의 이유와 수리부품의 종류까지도 미리 준비할 수 있으며, 컴퓨터를 리셋시켜 전기적인 고장의 절반은 해결하고 있습니다.
현재 서울시내 주요 프로젝트의 엘리베이터는 전부 이 시스템에 연결되어 있으며 향후 중·저급 승강기에도 이 시스템을 적용할 계획입니다. 콜백센터 강화와 리모트 모뎀 컨트롤 시스템 설치가 제가 한국에 와서 가장 힘들었지만 기뻤던 점입니다.

한국 엘리베이터 시장 풍토가 유럽지역과 상당히 다를 것으로 판단됩니다. 양 지역간 차이점과 또 한국 시장의 현 실태 및 앞으로의 전망을 하신다면?
한국과 유럽의 풍토는 현저하게 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가장 큰 차이점을 들라면 우선 영업과 신규 엘리베이터 설치가 한국 전체 시장 규모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유럽은 전체 시장 규모의 80~90%가 기존 엘리베이터의 정기적인 유지관리와 수리 그리고 모더니제이션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유럽 서비스의 시장 규모는 한국보다 훨씬 더 큰 편이지만 고객이 공급자에게 요구하는 사항들은 한국이 유럽보다 더 많습니다.
한국 고객들은 엘리베이터가 어떠한 잔고장 하나 없이 항상 완벽한 운행을 기대하기 때문에 쉰들러의 혁신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또다른 차이점은 신기술에 대한 빠른 흡수력입니다. 실례로 유럽은 도어잠금장치를 받아들이는데 5년이 걸린 반면 한국은 1년여의 시간만이 필요할 정도로 새로운 기술이나 제품의 수용력이 타지역에 비해 빠른 편입니다.
이와함께 건설회사에서 요구하는 설계면에서의 표준화 및 규격화가 잘 정비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까다로운 스펙 요구가 많은 유럽에 비해 한국은 터치 패널 등의 간단한 기능만 바꿔주면 되므로 공기 단축이나 시간·인력 낭비가 적은 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중국시장과도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는데, 한국은 품질을 굉장히 많이 보는 편이며 제품 설치 능력이 더 뛰어난 편입니다. 중국이 도시간 지역차가 매우 큰 반면 한국은 지역차가 거의 없고 시장이 안정적이여서 품질에 더 집중력을 높힐 수 있습니다. 중국시장은 급격히 성장하는 추세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품질면에서 다소 소홀해질 수 있습니다.

최근 5년간 쉰들러 본사에서의 운영모토 및 향후 전세계 엘리베이터 시장 마켓 쉐어 장악을 위한 방안책이 있다면?
쉰들러의 세계적인 운영 모토는 ‘서비스를 통한 리더쉽’입니다. 지난 5년간 쉰들러 그룹은 요구의 정형화, 시스템화에 초점을 맞춰 고객 만족도 향상에 주력해 왔습니다. 최종 목표 또한 고객의 불만족을 없애고 만족과 즐거움을 선사하는 것입니다.
현재 쉰들러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전체의 약 15%의 운영 매출(operating revenue)을 올리고 있습니다. 향후 목표는 아시아에서의 매출을 확대해 아시아, 유럽 그리고 미국지역을 각각 30%의 균형적인 운영 매출로 맞추는 것입니다.
이와같은 목표 달성을 위한 쉰들러의 가장 중요한 시장은 바로 한국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즉 한국이 쉰들러 목표 달성의 열쇠를 쥐고 있다 하겠습니다.

현재 쉰들러 뿐만 아니라 코네, 티센크루프동양 등 다국적 기업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쉰들러 엘리베이터의 올 한해 성과를 평가하고 내년 및 장기적인 계획을 말씀하신다면?
2005년은 쉰들러 엘리베이터에 있어 매우 중요한 한 해였습니다. 에스컬레이터와 무빙워크 시장을 확보하기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고 특히 무빙워크 시장에서는 약 48%의 시장점유율에 도달했습니다.
정형화된 시스템 관리를 통해 고객에게 더 다가서는 방향에 중점을 두고 롯데마트, 테스코 등 하이퍼마켓을 중심으로 고객을 꾸준히 확보할 계획이며, 아직 쉰들러 제품이 들어가지 않은 이마트에도 조만간 쉰들러의 무빙워크가 운행될 수 있도록 꾸준한 노력을 기울일 예정입니다.
내년에는 SAP 서비스 모듈을 도입해 유지보수관리 조직망과 서비스를 최적화할 것이며, 기존 MRL의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노이즈나 떨림 문제를 해결한 MRL 신제품을 소개할 것입니다. 디자인 또한 혁신적으로 공개할 예정입니다.
쉰들러의 최근 MRL은 용량이나 높이, 속도 등이 향상됐을 뿐만 아니라 저소음과 떨림이 많이 개선돼 고객들의 요구를 충족시키고 가격경쟁력 또한 높은 편입니다. 쉰들러는 이러한 트랜드를 잘 반영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꾸준한 연구개발을 게을리 하지 않을 것입니다.

향후 한국에서의 주요 타깃과 주력 기종에 대해 소개해 주십시요.
쉰들러는 앞서 언급했듯이 고속기종과 에스컬레이터, 그리고 무빙워크, 기계실 없는 엘리베이터 시장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이 중 주력하는 분야는 단연 에스컬레이터를 꼽을 수 있을 것입니다. 벨트 타입으로 생산 자동화와 표준화된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는 쉰들러의 에스컬레이터는 생산성과 품질, 가격경쟁력 면에서 가장 선도적인 위치를 점할 수 있는 자격요건을 두루 갖추고 있습니다. 현재 비엔나와 중국, 미국, 남미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으며 중국공장의 경우 생산능력은 4천대, 연간 수출량은 3천5백여대에 이르고 있습니다. 각 공장은 스위스 본사의 표준에 따라 엄격하게 퀄리티 컨트롤을 하고 있어 생산품질을 동일수준으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쉰들러 그룹은 이 시장에서 우수한 제품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쉰들러와 같은 세계적인 기업의 장점 중의 하나는 고객에게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을 경주하고 높은 품질과 경쟁력있는 제품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업계 및 관련기관, 단체에 하실 말씀이 있다면?
한국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승강기 코드와 기준을 통합하기 위한 PALEA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된 것은 매운 좋은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코드를 통합하고 업계 관계자들과 경험과 아이디어를 나누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이 통합과정이 원활히 추진된다면 승강기를 더욱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만들 것이며 한국은 세계적으로도 경쟁력있고 혁신적인 제품을 공급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여집니다.
고립된 코드와 스탠다드, 보증서에 대한 요구사항들은 고객들에게 안전과 기술 혁신된 제품을 공급하는데 도움을 주지 못하고 결국 가격만 올리는 현상만을 초래할 뿐이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한국 승강기 업계 관련기관이나 단체가 코드와 기준의 통합화 작업을 공동으로 진행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해봅니다.
■글·대담 : 신영주 기자 / yjshin@liftasia.com